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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는 죽지 않았다. 가치투자자가 '죽어나길' 기다릴 뿐"

편집자주 아이투자는 미국의 투자 정보 사이트 '컨트래리언에지닷컴'와 특약을 맺고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만한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이번 글의 출처는 다음과 같습니다.
* 원문 출처: 비탈리 카스넬슨(Vitaliy Katsenelson), “Is Value Investing Dead?" https://contrarianedge.com
이번 글을 쓴 비탈리 카스넬슨은 미국에선 잘 알려진 가치투자 명사로 투자운용사 IMA의 CEO이며, 부크온에서 출간한 “적극적 가치투자: 타이밍에 강한 가치투자 전략”의 저자이기도 합니다.
질문: 많은 시장 논평가들에 따르면, 가치투자는 과거처럼 효과적이지 않으며, 어떤 이들은 지난 10년 동안 성장주가 가치주보다 좋은 실적을 냈다는 통계를 제시하기도 한다. 이런 견해를 어떻게 반박하겠는가?

답변: 그 질문에는 두 가지로 답할 수 있다.

첫 번째 답은 투자자들이 보통 생각하는 “성장주”와 “가치주”라는 개념에 대한 것이다. 이 개념에 따라 투자자들은, 예컨대 PER 같은 가치평가지표들을 사용하면서 시장을 두 부분--성장주라고 하는 비싼 주식들과 가치주라고 하는 싼 주식들-으로 나눠 보고 있다. 이는 시장을 보는 매우 자의적이고 미숙한 방법이지만, 리서치 서비스들도 이런 식으로 성장주와 가치주를 비교하고 있다.

성장주들은 그들 이익의 많은 부분이 미래에 발생할 것으로 ‘기대(매우 중요한 단어다)“되기 때문에 당연히 더 높은 가치평가를 받는다. 따라서 장기채권이 저금리일 때 가격이 상승하는 것처럼, 성장주의 가치도 금리가 하락할 때 더 커진다. 먼 미래에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성장주의 현금흐름은 그것을 현재 가치로 환산할 때 적용하는 할인율(이자율을 기본으로 한다)이 낮을수록 더욱 큰 가치를 갖기 때문이다. 그런데 지난 10년 동안은 금리가 하락했고 따라서 성장주의 실적이 더 좋았다. 그러나 분명히 기억해야 할 사실은 저금리는 다이아몬드와 다르게 영원하지 않다는 것이다.

나의 두 번째 답은 다소 복잡하다. 내 생각엔 가치투자를 오해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 같다. 보통 가치투자라고 하면, 예컨대 PER 10 이하인 주식처럼 통계적으로 싼 주식을 사는 것으로 간주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이런 식의 단순한 셈법만이 가치투자자에게 필요한 유일한 능력이라면, 5살배기 내 딸 미아 사라도 아주 훌륭한 세계적인 가치투자자가 되었을 것이다. 내 딸은 영어와 러시아어로 100까지 셀 수 있으니 말이다.

사실 내게 있어 가치투자란 내가 명명한 이른바 가치투자의 6계명을 따르는 하나의 투자철학이다(이 6계명은 모두 벤저민 그레이엄의 가르침에서 나온 원칙으로 그의 책 ‘현명한 투자자The Intelligent Investor'에서 자세히 소개된 바 있으며, 후에 워런 버핏에 의해 널리 알려졌다. 여기서는 이 6계명을 자세히 소개하지는 않을 것이다).

요컨대, 가치투자자는 현명한 사업가가 어떤 기업이나 사무실 건물을 장기간 소유할 목적으로 매수하는 것과 비슷한 방식으로 주식시장에 접근하는 사람이다. 이런 시각에서 주식시장에 접근하면, 오늘날의 이른바 “성장주(이미 비싼 주식이며 방금 더 비싸진 주식, 마치 우리 경제가 향후 10년 동안 경기침체에 빠지지 않을 것이고--역사적으로 볼 때--금리인상을 초래했던 정부부채 증가에도 방해받지 않고 계속 성장할 것처럼 가격이 매겨진 주식)” 대부분을 멀리하게 될 것이다.

만약 여러분이 현재 미국경제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면, 우리가 지난 10년간 경기침체를 겪지 않았다는 것을 상기하기 바란다. 연방준비은행은 금리가 높아지면(요컨대, 금리가 2.5% 이상이 되면) 경기침체에 빠질 것을 우려해 금리 인상을 멈춘 상태다. 그러는 동안 미국 정부는 연간 1조 달러를 넘나드는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따라서 미래는 “성장주” 가격에 반영된 기대(즉, 높은 가치평가)만큼이나 그렇게 완벽할 것 같지는 않다.

“성장주”에 대해 말하면서 FANG 주식(페이스 북, 아마존, 넷플릭스, 구글)을 언급하지 않을 수 없다. 성장주가 기록한 좋은 실적의 상당 부분은 이 기업들로 인한 것이다. 이들은 모두 매우 우수하고 잘 경영되는 기업이며, 이들이 제공하는 상품과 서비스도 대단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5년 동안 이들 주식을 담지 않았다면, 시장을 이기려는 시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을 게 분명하다. 큰 시가총액과 지수에서 차지하는 높은 비중 때문에, 이들은 주식시장 수익률을 크게 좌우하고 있다.

이들의 기본 사업은 대부분의 합리적인 관찰자들이 기대했을 수준보다 더 긴 기간 동안 높은 성장률을 기록해 왔다. 그러나 이들 기업이 커질수록 대수의 법칙(law of large numbers)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다. 시장 규모에 제한을 받기 때문이다. 모든 미국 국민은(그리고 그들의 개와 고양이들도) 이미 넷플릭스를 구독하고 있으며, 넷플릭스의 글로벌 사업도 다양한 언어 장벽(생각해 보시라. 모든 사람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은 아니다)과 미국보다 낮은 서비스 가격 때문에 미국에서보다 수익성이 낮다. 구글과 페이스 북은 기본적으로 광고사업자인데, 이들 두 기업은 자연스러운 광고시장 규모의 한계(시장 포화) 그리고 경기침체기(매우 주기적으로 발생한다)의 광고지출 축소란 문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아주 괴물 같은 기업 아마존이 있다.

오늘날 모든 사람은 아마존이 얼마나 훌륭한 기업인지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다른 FANG 주식처럼) 아마존 주식도 이미 “발견되었으며,” 따라서 지금 2019년 이익의 60배(PER 60) 이상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 물론, 앞으로도 아마존이 지금까지 기록한 성장률을 계속 유지한다면 이 가격도 매우 싼 가격일 게 분명하다.

그리고 내가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조스에 반대 베팅하려는 것은 아니지만(나는 단지 그의 주식에 베팅하기를 원치 않을 뿐이다), 1990년대 말 당시 PER 52에 거래되던 월마트에 의심을 품었던--월마트의 그 이전 30년의 대성공이 계속될 것이란 기대를 비웃었던--사람은 누구나 이단아 취급을 받았던 것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그 후 13년은 월마트 주주들에게 썩 좋은 시기가 아니었다. 월마트가 다시 이익을 낼 정도로 성장해서 1999년 기록했던 고점을 회복하기까지 바로 그 13년이 걸렸다.

2,500억 달러의 수입을 기록하고 있는 아마존도 어떤 시점에 가서는 월마트와 비슷한 운명에 시달릴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아마존 주식이 고점이라고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두 가지 이유 때문에 그렇다. 첫째 이유는 아마존이란 로켓에 얼마나 많은 연료(성장성)가 남아있는지 모르기 때문이다. 둘째 이유는 어떤 주식이 과대평가되었다고 해서 그것이 더 과대평가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1999년 5월 월마트 주식은 PER 35(과대평가)에 거래되고 있었는데, 불과 몇 개월 후, 주가가 거의 50% 상승하면서 PER 52(더욱 과대평가)를 기록한 적이 있다.

가치와 성장? 오늘날 이것은 단지 싼 주식 대 비싼 주식에 관한 논쟁 이상의 것이다. 가치와 성장에 대한 논쟁은 이보다 훨씬 넓은 범위에 걸쳐 있다. 영원히 계속될 수 없는 무엇이 계속될 수 있을까? (주식시장은 대부분의 가치투자자들이 분별력과 통제력을 유지할 수 있는 시간보다 더 긴 기간 동안 비합리적인 상태에 머무를 수 있다는 사실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사람들은 이런 수사학적 질문에 대한 올바른 답을 알고 있다. 지금 FANG 주식들이 가치투자자들의 포트폴리오에 은연중 서서히 편입되고 있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가치투자자들이 FANG 주식이 가진 미래 성장성의 가치를 이해하기 시작한 것일 수도 있고, 단지 이들이 FANG 주식을 보유하지 않음으로써 받는 고통을 더는 견딜 수 없게 된 것일 수도 있다.

가치는 과거 수십 년 이상 성장을 이겨왔다. 늘 낙관적이고, 과거에서 바로 미래를 예상하며, 좋은 시기가 평균 이상 더 오래 가기를 기대하는 것이 인간이고, 바로 그래서 성장주 가치평가에 내포된 “기대”가 궁극적으로 직면하게 되는 현실보다 큰 것이 되고 말기 때문이다. 2018년 버크셔 해서웨이 연차총회에서 워런 버핏은 “너무 많이 지불하면 어떤 투자든 나쁜 거래가 될 수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요컨대, 가치투자는 죽은 것이 아니다. 단지 모든 가치투자 매니저들이 스트레스로 머리가 빠지고 결국 굴복할 때까지 기다리고 있을 뿐이다. <끝>






















<참고> 시가총액 상위 관심 종목 : LG생활건강324,500원, ▼-1,500원, -0.46% POSCO홀딩스302,500원, ▲1,000원, 0.33% SK텔레콤58,300원, ▲1,500원, 2.64% KB금융96,000원, ▼-2,000원, -2.04% 삼성물산124,400원, ▲700원, 0.57% 기아차 한국전력24,400원, ▲650원, 2.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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