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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는 그저 묻어두는 투자가 아니다”

작년 12월 말 출간돼 투자자들로부터 큰 관심을 받았던 ‘투자의 가치’(부크온 펴냄, 이건규 지음)의 저자 강연회가 열렸다.

1일 부크온에 따르면 지난 25일(월) 7시 전경련 컨퍼런스 센터 토파즈 홀에서 열린 이번 저자 강연회는 정해진 질의응답 시간을 넘겨 진행될 정도로 성황리에 끝났다. 약 50여명의 초대받은 청중이 모인 강연회에서 이건규 대표는 “왜 주식인가”란 화두를 제시하며 주식시장에서 돈을 버는 사람들의 특징에 대해 설명했다.


<'투자의 가치' 저자 강연 중 한 장면>

이 대표는 “1970~2005년 지수를 이긴 펀드매니저는 6.7%에 불과한데 과연 개인투자자가 펀드매니저의 성과를 이길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대신 “주식은 부동산에 비해 변동성 리스크가 크지만 성공했을 때의 기대수익률이 높으므로 장기투자를 통해 변동성 리스크를 낮추고 철저한 분석을 통해 성공확률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2배 상승 종목을 알려줘도 2배 수익 못 올려

여기서 이건규 대표는 흥미로운 사례를 하나 제시했다. 자신이 한 종목을 8,000원 일 때 10명에게 추천하고 1년 뒤에 20,000원으로 상승했을 때 10명이 얼마나 수익을 올렸는지 확인해본 것이다. 결과는 1위가 100%의 수익을 올린 사람으로 한번도 주가를 확인해보지 않은 사람이었다. 평균적으로는 15~20% 정도의 수익이 났고 주가를 수시로 확인하며 상승과 하락에 일희일비하다가 최고가에서 팔지 못했다.

이처럼 2배 상승 구간에도 충분한 돈을 벌지 못하는 이유로 이 대표는 “본인이 직접 분석하지 않았기 때문에 확신이 부족하며 돈을 빨리 쓰고 싶어 하고 적정주가에 대한 개념이 서 있지 않기 때문이다”고 지적했다. 그는 “좋은 종목이라고 하더라도 스스로의 판단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주식시장에서 큰 돈을 버는 사람들의 특징으로 “남들이 다 안 된다고 이야기 할 때 매입하는 통찰력을 가지고 있다”며 “남들과는 다른 정보력이나 정보 해석능력을 갖추고 있으며 남들과는 다른 투자 철학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성공 가능성이 낮은 시장 예측에서 벗어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 대표는 “2010~2016년 시장 정체기에도 종목 선정만 잘 했다면 연평균 27%의 수익률이 가능했을 것”이라며 “섣불리 시장을 예측하려 하기보다는 뛰어난 종목을 발굴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 대표는 마지막으로 “가치투자에 대한 오해가 있다”며 “가치투자는 그저 묻어두는 투자 아닌가 라는 질문을 받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가치투자는 장기투자를 추구하지만 펀더멘털이 훼손되거나 펀더멘털 이상으로 오르면 매도하는 게 맞다”고 했다. 주식의 장기투자가 중요하지만 개별 종목은 개별적으로 매력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장세는 급격하게 오르기도 어렵고 떨어지기도 어려워

저자의 강연이 1시간 20분 정도로 끝난 후 질의응답 시간을 가지게 되자 대여섯명이 한꺼번에 손을 드는 등 강의장의 열기가 후끈 달아올랐다.

이 대표는 개인이 보유해야 할 종목 수를 추천해달라는 질문에 “개인이 볼 수 있는 종목은 20 종목이 한계”라고 답했다. 또 “주기적으로 탐방이나 뉴스 확인을 해야 하는데 물리적 한계가 있다”고 했다. 시장이 하락할 때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 질문에는 “주가가 떨어졌을 때는 방법이 많지 않다”며 “현재는 그렇게 많이 걱정하지는 않는다”고 분위기를 누그러뜨렸다.

이 대표는 “올해 장세는 시장이 급격하게 오르기도 어렵고 떨어지기도 어렵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시장은 누구도 안전하지 않은 상황이기에 모든 주체들이 다 지켜보고 있다”며 “이렇게까지 다 지켜보고 있으면 문제가 터지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어떤 조짐이 있으면 부양책이나 금리를 올리지 않는 등의 정책적 대응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바이오 주는 PER가 높은데 사기도 하느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내가 잘 알지 못하는 영역에서 욕심 낼 필요는 없다. 유일하게 투자했던 건 한올바이오파마였다”며 “15년 정도 지켜보면서 회사에 대한 신뢰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의 가치' 저자 강연 중 한 장면>

투자에 실패한 케이스가 있느냐는 질문자에게 이 대표는 “최근에 이엘피라는 회사에 투자했다가 실패했다”고 솔직하게 답했다. 이 대표는 “이엘피는 삼성디스플레이 OLED패널 검사기 독점 공급 업체다”며 “중국의 수요가 있으니 회사의 이익이 커질 거라고 봤으나 글로벌 스마트폰 판매량이 낮아지며 삼성이 투자를 안 하게 됐고 중국에서도 마냥 비싸게 제품을 받아가지 않게 됐다”고 말했다. 이번 케이스의 실패에 대해서 이 대표는 “회사 얘기를 지나치게 믿고 의존했던 것이 실패 요인이다”고 말했다.

딥러닝 같은 기술로 인공지능이 주식을 예측하지 않겠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주가는 심리대로 움직이는데 딥러닝으로 사람의 심리를 예측할 수 있느냐에 의문이 있다”고 답했다. 이 대표는 “월마트의 주차대수를 세면 매출액을 추정하는 프로그램이 있다고 한다”며 “그런 건 굉장히 의미가 있고 데이터를 해석하고 적용할 수 있는 의미에서는 좋지만 사람 심리에 관련한 경우에는 복잡한 이슈다”라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빅픽처를 볼 수 있는 책을 추천해달라는 요구에는 “궁금한 점이 생겼다면 그 분야의 책을 직접 찾아보는 게 좋고 책 하나로 커버가 되지 않는다”며 “조금씩 이 책 저 책에서 모여 머리에서 종합되는 것이니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질의응답이 끝나고 나서도 많은 사람들이 ‘투자의 가치’를 들고 사인을 받았으며 이 대표와 명함을 교환하기도 했다. ‘투자의 가치’를 읽고 가치투자에 대한 공부를 시작했다는 대학생부터 기업의 밸류에이션을 어떻게 측정할 것인가를 고민하고 있다는 노신사까지 연령대가 다양했다. 그러나 한가지 똑같은 것은 투자에 대한 열의가 있고 차근차근 공부하겠다는 다짐이 확실하다는 자세였다.

이번 강연회의 또 다른 주인공인 ‘투자의 가치’는 경험이 많지 않은 투자자에게 안성맞춤인 가치투자 입문서다. 저자인 이 대표가 16년간 가치투자 명가인 VIP자산운용에서 키운 내공을 바탕으로 풍부한 사례를 싣었다. 이 책이 갖고 있는 최적의 미덕은 바로 현장의 목소리를 풍성하게 담고 있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답답해하는 부분인 원칙을 실전에서 어떻게 적용할지 충실하게 기록하고 있다.

책 자세히 보기



<참고> 검색 상위 종목 : 삼성전자53,100원, ▼-500원, -0.93% SK하이닉스168,000원, ▲3,100원, 1.88% 아난티5,360원, ▲60원, 1.13% 현대로템51,300원, ▼-2,300원, -4.29% 와이지엔터테인먼트47,950원, ▼-650원, -1.34% 셀트리온183,000원, ▼-3,900원, -2.09% 미원상사197,100원, ▲100원, 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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