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터 슐로스는 '저가주 사냥꾼'으로 유명한 가치투자자다. 좋은 기업에 집중투자하는 워렌 버핏과 달리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 100~200개에 분산 투자했다. 그는 45년간 연평균 15.7%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원금을 721배 불린 놀라운 기록이다. 워렌 버핏은 월터 슐로스(이하 슐로스)에게 '특급투자자(Super Investor)'라는 최고의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슐로스는 펀드를 운영하면서 탐방이나 CEO 미팅을 하지 않았고, 재무제표만 보고 투자했다. 그럼에도 그는 자산가치 대비 싸게 거래되는 기업을 사 5년 내 두배가 되면 매도한다는 원칙을 45년간 지켜 탁월한 성과를 얻었다. 왜 버핏과 다른 방법으로 투자하는지 질문을 받았을 때, 그는 버핏의 방법이 더 기대수익률이 높지만 버핏이 특별한 것이고, 자신은 그 길과 맞지 않는다고 답했다.

슐로스의 선택 '한라IMS'

슐로스는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유동자산-유동부채)이 시가총액의 30% 이상이면 자산가치 대비 저평가 된 것으로 봤다. 또한 부채비율이 100% 미만이고, 유동비율이 200%를 초과하면 재무 안전성을 갖춘 것으로 판단했다.

한라IMS는 슐로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0.4배로 0.8배 미만이고, 순운전자본은 413억원으로 시가총액 397억원을 오히려 넘어선다. 유동비율은 798%로 높고, 부채비율은 49%로 낮다.

▷ 수주 증가로 지난해 4Q '턴'

한라IMS는 선박용 계측 시스템을 주력으로 만드는 회사다. 계측시스템이란 선박 내의 각종 유체의 수위를 원격으로 측정·제어하고, 문제 발생시 위험을 알리는 시스템이다. 선박이 물에 잠긴 정도와 선박평형수(선박이 무게중심을 잡기 위해 탱크에 채우는 바닷물)의 수위 등을 체크해준다. 선박의 안전운항에 꼭 필요한 장치로, 대부분의 선박에 필수적으로 장착된다. 한라IMS는 국내 선박용 계측 시스템 분야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지난해 3분기까지 실적이 부진했던 한라IMS는 4분기 들어 실적이 개선됐다. 4분기 매출액은 12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2억8000만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순이익은 11억4000만원으로 41% 늘었다.

그간 부진했던 선박 발주가 늘어난 결과로 풀이된다. 영국 해운 조사 전문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신조선 발주량은 2206척(4870만CGT)으로, 2012년 1440척 대비 약 1.5배 급증했다. 한라IMS의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278억원으로 전년 대비 87% 늘었다.

증권가는 신사업인 LED 조명 부문의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한라IMS는 지난 2010년 블루싸이언스(지분율 31.4%)를 인수해 LED 조명 사업에 진출했다. LED 모듈을 공급받아 LED 조명 제품을 조립·가공하고 고객사가 원하는 곳에 설치해주는 사업이다. 한라IMS의 LED 조명은 최고 밝기 등급인 M1을 획득하는 등 기술력을 인정받았다. 지난해 연결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블루싸이언스의 지난해 지분법이익은 3억4500만원으로 전년 대비 135% 증가했다.

지난해 실적을 반영한 한라IMS의 주가수익배수(PER)는 38.1배다. 지난해 3분기 순이익이 13억원의 적자를 기록해 PER이 높아졌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9%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