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중인 저평가 기업을 찾아라"

데이비드 윌리엄스는 독특한 펀드를 운용하는 투자 대가다. 엑셀시어 가치와 구조조정(Excelsior Value and Restructuring)이란 펀드다. '더욱 더 높이'라는 의미를 지닌 엑셀시어란 단어에서 알 수 있듯, 이 펀드는 가치 개선을 위해 구조조정 중인 회사들을 찾아 투자한다. 특히 장기적으로 이익을 개선시킬 수 있는 무언가가 진행되고 있는 기업을 선호한다.

윌리엄스는 회사가 구조조정으로 실적이 좋아지더라도 가격이 싸지 않으면 매수하지 않았다. 가치투자자의 시각으로 봤을 때 기업이 싸게 거래되야 구조조정 이후 주가가 더 빠르게 상승할 것으로 판단했다. 윌리엄스는 저평가 된 회사가 잘해 주가가 오르면 비중을 축소했다.

'경동가스', 윌리엄스의 조건 부합

윌리엄스의 저평가 판단 기준은 주가수익배수(PER)가 15배 미만이고, 주가순자산배수(PBR)가 2배 미만인 기업이다. 또한 3년간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5% 이상한 기업을 선호했다.

경동가스는 윌리엄스의 투자 요건을 만족하는 기업 중 하나다. 지난해 순이익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가 7.6배로 15배의 절반 수준이고, 주가순자산배수(PBR)가 0.75배로 낮다. 3년간 EPS 성장률은 13.9%를 기록했다.

▷ 산업용 가스로 성장성 높여

경동가스는 1977년 설립된 도시가스 회사다. 경상남도 울산시와 양산시를 주 공급지역으로 하고 있으며, 2012년 기준 국내 도시가스 시장 점유율은 12%로 2위다. 울산 지역은 국내 최대 산업지역으로 조선, 자동차, 석유화학 단지가 위치하고 있어 산용업 가스 수요가 많다. 이러한 입지 조건의 영향으로 경동가스는 산업용 가스 비중이 높다. 지난해 3분기 누적 기준 매출 비중은 산업용 가스 87%, 가정용 가스 9%다.

경동가스의 매출액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성장했다. 2003년 3642억원이던 매출액은 연평균 22%씩 성장해 2013년 2조6641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204억원에서 467억원으로, 순이익은 149억원에서 463억원으로 늘었다. 이는 회사가 담당하고 있는 경상남도 울산시와 양산시에 도시가스 보급이 확대된 결과다.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경동가스의 도시가스 공급량은 2003년 141억㎥에서 2012년 247억㎥로 늘었다.

특히 2009년 이후부터 산업용 가스 판매를 빠르게 늘리면서 실적 성장이 더 가파라졌다. 2009년 9억7300만㎥였던 산업용 가스 판매량은 지난 2012년 24억9000만㎥로 2009년 대비 155% 급증했다. 자동차, 석유화학 공장의 가동률 상승과 S-Oil로의 신규 공급 등이 반영된 덕분이다. 이에 따라 2009년 256억원이던 영업이익은 2010년 403억원으로 불어났고, 이후엔 500억원 내외로 유지되고 있다.



한편, 경동가스는 풍부한 현금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순현금은 2942억원으로, 현재 시가총액의 78% 규모다. 순현금은 단기금융자산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에서 총차입금을 뺀 금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