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에 강한 기업’

글로벌 아웃도어 업체 영원무역의 얘기다. 소비 경기 둔화로 의류업체 대부분의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영원무역은 양호한 성적표를 받은 몇 안 되는 업체 중 하나다.

영원무역38,450원, ▼-350원, -0.9%의 3분기 매출액은 353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3% 늘었다. 영업이익은 342억원으로 21% 증가했으며, 순이익은 245억원으로 2% 늘었다. 영원무역을 제외하고 3분기 영업이익이 개선된 업체는 한세실업14,600원, ▼-410원, -2.73%뿐이다. 불황에도 실적 선방을 보인 영원무역을 매력은 무엇일까.



▷ 글로벌 아웃도어 업체

영원무역은 아웃도어 및 스포츠 의류 제조업체다. 영원무역홀딩스88,800원, ▼-1,200원, -1.33%(전 영원무역)가 2009년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인적분할하면서 신규 설립된 회사다. 모회사인 영원무역홀딩스가 특수관계인을 포함해 지분 55.31%를 들고 있다. 이 밖에 5%이상 주주로 템플턴자산운용이 11.54%, 템플턴 인베스트먼트 카운슬이 6.84%를 보유 중이다.

영원무역은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한다. 노스페이스, 나이키를 포함해 40여개의 글로벌 브랜드와 거래를 하고 있다. 이들의 주문을 받아 현지공장에서 아웃도어, 스포츠 의류, 신발 및 백팩(Backpack)을 생산·수출한다. 영원무역은 일찍이 방글라데시, 중국, 베트남 등에 진출해 글로벌 생산기지를 구축했다. 이 밖에 자체 브랜드로 제품을 생산하기도 한다. 자체 브랜드는 영원프라자 매장을 통해 국내에서 유통된다. 증권업계에 따르면 매출의 95%가 수출에서 나온다.



제품별 매출 비중(3분기 누적)은 아웃도어 83%, 신발 6%, 백팩을 포함한 기타 10%다. 영업이익 비중 역시 아웃도어가 93%로 압도적이다.

▷ 방글라데시 현지 법인 이익 급증

영원무역의 매출액은 최근 2년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2010년 2분기 연환산(최근 4분기 합산) 7315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올 2분기 연환산 1조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부터 주력 브랜드인 노스페이스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아웃도어 시장이 급성장한 결과다.

생산기지 대부분이 방글라데시에 위치한 덕도 봤다. 영원무역은 9월 말 30개의 종속회사를 두고 있는데, 이 중 17개 회사가 방글라데시 법인이다. 영원무역의 관계기업등지분관련투자자산의 55%를 방글라데시 법인이 차지하고 있다.



최근 중국과 베트남에선 근로자들의 임금인상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여기에 구인난까지 겹치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세계 유명 바이어들은 생산 비중을 방글라데시로 확대하는 추세다. 특히 지난해부터 유럽의 일반특혜관세제도(GSP) 변경으로 방글라데시에서 유럽으로 수출되는 모든 의류에 대한 관세가 면제됐다. 이 같은 호조로 영원무역의 방글라데시 현지 법인은 수혜를 톡톡히 봤다. 2010년 285억원 순이익을 기록했던 방글라데시 법인은 지난해 769억원, 올해 3분기 누적 743억원을 기록했다.



이에 따라 영원무역의 자회사의 손익을 반영한 순이익도 급증했다. 2010년 728억원이었던 자회사의 손익을 반영한 순이익은 작년 1171억원, 올해 3분기 연환산 1292억원으로 늘었다. 아이투자에서 개발한 'V차트(Value_Chart)' 중 ‘매출액&영업이익&순이익’ 차트를 보면 영업이익보다 순이익이 빠르게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 글로벌 아웃도어 시장 성장 수혜

증권업계는 향후 영원무역이 꾸준히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 20일 메리츠종합금융증권은 “영원무역은 2012년 말 방글라데시 내 공장 4개를 신설할 계획이며, 생산 효율화에 나설 계획”이라며 “현지 OEM업체 중 가장 큰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어 글로벌 바이어의 방글라데시 생산 비중 확대에 따른 수혜가 기대된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의 아웃도어 시장은 2015년까지 연평균 27% 성장할 전망”이라며 “중국 역시 높은 임가공비 부담으로 방글라데시나 베트남산 섬유 수입을 늘릴 계획이어서 영원무역은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 자산구조 우량 + 재고부담 적어

아이투자에서 제공하는 'V차트(Value_Chart)' 분석에 따르면 영원무역의 자산구조는 장기자본 〉 자본총계 〉 고정자산 순으로 나열돼 있다. 일반적으로 우량기업에서 볼 수 있는 형태다. 특히 투자자산 비중이 크다는 점을 확인 할 수 있는데, 자회사나 장기매도금융자산 등이 기업의 핵심자산임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의류업체는 재고자산 회전일수 점검이 필요하다. 쌓인 재고는 유행이 지나면 가격이 크게 떨어져 수익성을 악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영원무역의 경우는 예외다. 대부분의 제품이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으로 납품되기 때문에 재고에 대한 부담이 없다. 국내에서 유통되는 자제 브랜드는 직영점, 백화점을 통해 판매되기 때문에 재고로 쌓일 가능성이 있다. 반기 말 재고자산 회전일수가 22일로 과거와 비교해 높지 않은 편이다.



반기 말 영원무역의 유동비율은 132%로 일반적으로 안전하다고 판단하는 기준인 100%를 초과한다. 부채비율도 64%로 100% 미만이다. 차입금 비중은 최근 높아져 26%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한 해 벌어들인 영업이익으로 이자를 지급하고 남는지를 알아보는 이자보상배율은 116배다.



3분기 실적을 반영한 주가수익배수(PER)는 11.6배다. 주가순자산배수(PBR)는 2.3배, 자기자본이익률(ROE)은 20%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