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이 오면 바빠지는 기업이 있다?”

채권추심 업체 고려신용정보의 얘기다. 채권추심이란 채권자를 대신해 채무자로부터 자금을 받은 후 이를 채권자에게 돌려주는 일이다. 경기 침체로 채무불이행자가 많아지면 채권추심 수요도 자연스레 증가한다.



▷ 국내 1위 채권추심 업체

고려신용정보10,320원, ▲100원, 0.98%는 1991년 설립된 채권추심업체다. 사업 초기 신용조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으며, 지난 1998년 채권추심업을 허가 받았다. 코스닥 시장엔 2001년 1월에 상장했다.

현재 채권추심 사업을 하는 신용정보회사는 국내 23곳에 이른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고려신용정보는 매출액 기준 국내 채권추심 1위 업체다. 채권추심 외에도 고려신용정보는 거래 상대방에 대한 신용정보를 제공하는 ‘신용조사’와 금융기관의 각종 제반서류 업무를 대행하는 ‘민원대행’ 사업을 하고 있다. 반기 말 매출 비중은 채권추심 88%, 신용조사 9%, 민원대행 2%다.

채권추심 산업은 경기에 대해 양면성을 지닌다. 불황이 오면 불량채권이 많아져 일감이 늘어나지만, 채무자의 상환능력 부족으로 채권회수율은 낮아진다. 반면 경기가 살아나면 채무상환능력이 개선돼 회수율이 높아진다. 이 같은 특성 때문에 채권추심사업자는 타 업종에 비해 경기에 둔감하다.

주 수요처는 금융기관이다. 기술보증기금, 한신저축은행, 신용보증기금 등이 대표적이다. KT요금상담센터, 스카이라이프 등 통신사의 채권도 담당한다. 고려신용정보는 이들의 자금을 회수한 후 그 대가로 회수금액 당 약정수수료율 만큼 수익을 인식한다.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수수료율은 채권자와 약정에 따라 통상 20%~30%에서 결정된다.

▷ 민사채권으로 시장 확대...조세채권 기대감은 ‘덤’

지난 2009년부터 신용정보법 개정으로 새로운 시장이 열렸다. 신용정보회사가 민사채권에 대한 추심업무도 수행할 수 있게 된 것. 과거 채권추심업체는 법인 간 상거래에서 발생한 상사채권에 대해서만 추심업무가 가능했다. 고려신용정보는 민사채권으로 매월 약 7억원의 매출을 거두고 있다. 지난해 연간 매출액이 806억원임을 감안하면 약 10%에 해당하는 규모다.

최근 국가 재정 건전성문제가 부각된 것도 고려신용정보에 호재다. 지방자치단체의 재무상태가 악화되면서 체납된 지방세 징수업무를 민간업체에 맡겨야할 필요가 생겼다. 이와 관련 지방세법 일부 개정안이 2010년 5월 발의된 바 있다. 신용정보협회를 중심으로 관련 기관에 조세채권 추심업무를 위탁하는 것이 골자다. 향후 미국, 일본의 사례와 같이 조세채권에 대한 민간 위탁이 이뤄질 경우 고려신용정보는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채권추심은 서비스 업종에 속한다. 용역매출이 100%인 만큼 인력 충원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다만 업계 간 과당경쟁과 채권추심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 때문에 인력수급이 어려운 상태다. 업계 1위 사업자인 고려신용정보 남자 직원의 평균 근속연수가 2.8년에 불과한 게 증거다. 이같은 여건은 판관비의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고려신용정보의 영업이익률은 1%~3%대로 서비스 업종 중 낮은 편에 속한다.



▷ 재무구조 우량...2세 지분 확대 ‘주목’

고려신용정보는 재무구조가 우량한 회사다. 반기 말 유동비율은 168%로 100%를 초과하며, 부채비율은 47%로 100%미만이다. 부채도 이자를 지불하지 않는 미지급금, 당기법인세 부채 등이 전부다. 고려신용정보는 지난해 말부터 무차입 경영을 고수하고 있다.



여윳돈도 많다. 반기 말 현금및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을 합한 금액은 55억원이다. 이는 개장 전 시가총액 143억원의 38%다. 배당도 두둑한 편이다. 고려신용정보는 지난 2009년부터 보통주 1주당 50원의 배당금을 책정했다. 지난해 시가배당률은 4.7%다. 이 회사의 박종진 사장은 2010년 3월 언론과 인터뷰에서 "주주에게는 배당을, 고객에게는 만족을, 직원에게는 자긍심을 줄 수 있는 회사가 되기 위해 노력 중이다"고 밝혔다.



한편 윤의국 고려신용정보 회장의 아들인 윤태훈 대표는 최근 회사 지분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작년 8월 부사장에 임명될 당시 윤 대표의 보유 지분은 1.48%였지만, 올 5월 3.26%까지 확대됐다.

▷ 주식MRI 분석 결과, 상장사 상위 3%

아이투자가 개발한 주식MRI로 분석한 고려신용정보의 투자 매력도 종합 점수는 25점 만점에 20점으로 전체 상장기업 중 58위(상위 3%)를 차지했다.

중장기적으로 이익 성장률이 높아 고성장주에 속하며 재무 안전성은 높아 안전한 편이다. 또한 소비자 독점력이 높아 경기 변동에 관계 없이 현재의 수익성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주식MRI는 아이투자에서 자체 개발한 실시간 종목분석 도구다. MRI 종합 점수는 수익성장성과 재무안전성 뿐만 아니라 기업의 이익 지속성을 가늠할 수 있는 사업독점력과 적정주가 수준까지 함께 고려해 판단한다.

주식MRI 종합 점수는 25점이 최고 점수이며 높을수록 저평가 우량 기업이다. 또한 종합점수가 높을수록 5각형 모양의 도형 내부가 가득찬 그물 형태로 나타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