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고수분석>(이민주 지음, 부크홀릭 펴냄)에 소개됐던 한국 주식 시장의 '주식 고수'들은 올해 약세장에서도 대부분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은 저평가된 주식이 많이 있는 지금이 주식 매입에 나설만한 시기라고 평가했다.

올해 1월 3일 2,070으로 시작한 코스피지수는 4월 27일 2,231로 고점을 찍었다가 하락세로 전환해 22일 1,847을 기록했다. 이 기간의 지수를 단순 비교하면 10.8% 하락했으나 8월 한달간 급락장이 연출되는 등 지수의 출렁거림이 심해 투자자 입장에서는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았다.

                              [코스피 지수. 2011.1.3-12.22]

올 한해 동안 약세장에서도 두드러진 수익률을 낸 개인 투자자는 ‘느린 거북’ 조길명씨이다. 정부 산하 기관에서 근무하다 투자 수익이 나면서 8월 전업 투자자로 변신한 그는 자신의 올해 수익률을 90% 가량으로 추정했다. 그는 이런 수익률을 가져다 준 효자 종목으로 진도, 미래컴퍼니, 엔텔스 등을 꼽았다. 그는 “시장의 동향이나 트렌드에 관심을 기울이기 보다는 종목의 저평가 여부를 기준으로 투자를 한 것이 수익을 가져왔다”고 밝혔다. 그의 주식 운용 자금은 4억원대이다.

<대한민국 고수분석>에 나오는 성공한 개인 투자자 가운데 정찬용이라는 익명으로 등장했던 ‘호그왓’김남석씨(케이씨네트워크 자산운용역)도 연초 대비 50% 가량의 수익을 냈다. 올해 그가 대량 보유했던 종목은 에스엠엔터테인먼트, 우진세렉스, 이노와이어 등이다. 이들 종목은 <대한민국 고수분석>의 부록에 나오는 ‘고수들의 관심종목 33선’ 가운데 수익률 상위권을 기록했다. 그는 롯데홈쇼핑에서 IR담당을 하다 2010년 9월 케이씨네트워크 자산운용역으로 옮겼다. 그는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내년에는 게임, 콘텐츠 등 서비스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압구정 교주’ 조문원씨는 덕양산업, 신성통상, 동일제지 등 자신의 보유 종목의 주가가 상승해 올해 수익률이 양호했다고 밝혔다. 조씨는 현재 10여개 종목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씨는 “주식 시장이 좋건 나쁘건 저평가된 종목은 언제나 존재한다”며 “향후 시장이 어떻게 될 것인가에 관심을 갖기보다 저평가된 종목을 찾아내고, 주가가 가치에 수렴할 때까지 보유하려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남산주성’ 김태석씨는 연초 대비 약간의 이익을 내고 있는 상태이다. 그는 급락장이 연출되기 직전인 7월 주식 평가액에 비해 23일 현재 주식 평가액이 17% 가량 줄어들었다고 밝혔다. 김씨는 “투자자에게 올해 주식 시장은 혼란스럽고 대응이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주식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지 알 수 없지만 현재 주식 시장에는 저평가된 주식이 많이 보인다”고 덧붙였다.

경기 안산에서 전업 투자자로 있는 S씨가 세자리수 수익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한민국 고수분석>에 나오는 전업 투자자 가운데 높은 수익률로 주목받았던 K씨는 자신의 올 한해 수익률을 30% 가량으로 추정했다. ‘아마리’ 이상철씨는 연초 대비 약간의 이익을 내고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 주식 고수들도 수익률이 전반적으로 양호했다.

올한해 개인 투자자들의 투자 성과는 전반적으로 부진한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18일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올 들어 투자 주체별 순매수, 순매도 종목의 수익률을 분석한 결과 개인이 가장 많이 사들인 OCI는 4월까지는 주가가 상승했으나 이후 급락해 22일 현재 연초 대비 31.1% 하락한 상태이다. OCI 다음으로 개인이 많이 매입한 현대중공업의 주가도 연초 대비 38.2% 하락했다. LG화학, LG전자, LC디스플레이 등 개인의 순매수 상위 종목 대부분이 연초 대비 주가가 하락했다. 개인 순매수 상위 종목 가운데 주가가 올초 대비 상승한 종목은 셀트리온이 유일하다.

김남석씨는 “올해 주식 시장은 개인 투자자가 대응하기에 쉽지 않았다"며 "주변의 주식 고수들은 주가가 많이 하락한 요즘 들어 주식 편입 비중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