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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스노우볼] 에너지 소비대국의 화윤가스
2010년, 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은 에너지 정보통계기관이 에너데이타의 2009년 에너지 소비 분석자료를 인용해 “2009년 중국의 에너지 소비량이 미국을 넘어 세계 최대가 되었다”고 보도했다. 이 통계자료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10년간 에너지소비가 2배 늘었고, 2위인 미국의 뒤를 이어 인도도 러시아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 거대한 인구규모와 빠른 경제성장속도를 감안할 때, 당연한 결과지만, 이러한 현상의 이면에는 또 신흥국가들의 에너지소비 비효율성도 반영이 됐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석탄과 원유의 의존도가 지나치게 높고, 단위당 에너지사용효율이 낮은 것이 원인이다. 이를 의식해, 중국정부는 오는 2015년까지 단위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7% 감축하는 것을 목표로 한 계획을 발표했다.
다운 스트림인 도시가스산업을 이해하기 위해서 우선 먼저 중국의 천연가스의 수급과 참여기업들의 사업모델을 우선 짚어보자
중국의 천연가스 75%는 위에 그림에서 보다시피 중서부지역에 매장되어 있으며 그 중에서도 Ordos 32%, Sichuan 27%, Tarim 15%로 가장 많고 동북부인 헤이룽쟝, 보하이만,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에도 분포되어 있다.
중국의 천연가스 기간망(Backbon gas pipeline)은 총 4만Km에 달하고 오는 2012년부터 서기동수(West to East) 2기 파이프라인이 가동될 예정이며, 2020년까지 기간망 총 연장을 6만Km로 늘리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2007년 이후, 중국의 천연가스공급을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상황이 지속됐지만, 국내외 공급확대를 통해 내년부터 전체적으로 수급균형을 이룰 것이라고 골드만삭스는 예측하고 있으며 향후 5년간 천연가스의 수요는 연간 20% 내외의 증가를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부에서 발표한 12.5계획에 따르면 2020년에 이르면 천연가스사용이 전체 에너지의 8%를 차지할 것(현재 4%)고 하는데 이를 토대로 추산해봐도 20%의 증가율은 합리적인 수준으로 보인다.
천연가스의 채굴 또는 수입은 3대 국영 에너지회사인 페트로차이나, 시노펙, 시느쿠가 독점하고 있으며 그 중에서 페트로차이나가 70%를 차지하고 있다. 국내 기간망 건설 및 운영 역시 국가독점사업으로 페트로차이나의 비중이 가장 높다.
2000년 이후, 정부는 다운 스트림인 도시가스산업의 민자유치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공개입찰을 통해 일반적으로 30년 동안 독점적으로 사업을 할 수 있는 업체를 선정하고, 선정된 사업체는 12~18개월 동안 지정 사업지역 내의 파이프라인을 설치하게 된다.
천연가스의 가격은 3단계로 구성되어 책정된다. 채굴가격(Wellhead price), 운송비(Transmission tariff), 최종 소비자가격(Distribution price), 채굴 및 수송은 국가발전개혁위원회(NDRC)가 가격을 결정하며, 사용호가 지불하는 가격은 이를 기초로 각 지방정부가 직접 사업자를 선정하고, 적정마진을 감안해 책정한다. 최종가격은 원칙적으로 1년에 한번씩 조정이 가능하며, 지자체 및 관련 부서가 가이드라인을 제시하고, 공청회를 통해 의견을 수렴한 후 반영하는 구조이다. 때문에 도시가스사업체는 에너지가격의 변동과는 크게 상관없이 안정적인 적정마진을 유지할 수 있다.
2009년 중국의 도시화비율은 46.6%이었고, 도시가스 보급률은 11%에 불과했으며 지역간 보급율 차이가 매우 크게 나타났다. 현재 인구 백만명 이상의 도시 중에서도 27개는 아직 도시가스가 전혀 보급되지 않았는데, 이들 인구만 해도 8,700만 명에 이른다. 때문에 도시가스산업은 아직도 고속성장기에 갓 진입한 상태이며 성장성이 매우 밝다.
그렇다면 화윤가스는 과연 어떤 회사일까?
1938년, 중국공산당은 당 운영비 조달을 목적으로 홍콩에 연화행(联和行)이라는 회사를 설립하였으며 1948년 화윤으로 이름을 변경한다. 화윤(华润)이라는 회사이름의 유래는 여러 가지 설이 있는데 그 중 가장 많이 알려진 것은 중화의 화, 모택동의 자 윤지(润之)의 윤을 따서 지은 것이라고 한다. 현재의 화윤그룹은 초대형 국영 지주사그룹으로 성장하였으며, 에너지, 유통, 부동산, 맥주, 도시가스, 반도체 등 다양한 사업을 영위하고 있으며 여러 개의 상장사를 보유하고 있는 거대기업이다.
다운 스트림에 대한 민간자본투자를 허용했지만 여전히 자본집약적인 특징이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재무건전성은 안정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본 전제라고 할 수 있다. 화윤가스는 최근 몇 년간 꾸준하게 M&A와 기존 사업 지역 내의 도시가스보급률 상승을 통해 사업규모를 키워왔지만 2011년 상반기 기준, 56억HKD에 달하는 현금성자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순부채율 역시 마이너스로서 매우 건전한 상태이다. 다시 말하자면, 이는 향후 규모확장을 위한 토대가 될 것이며, 높은 부채율을 보이고 있는 다른 경쟁사와 비교되는 점이기도 하다.
화윤가스가 건전한 재무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데는 몇가지 이유를 들 수 있다. 기존 우세 사업지역이 이익성장율과 수익성이 좋았기 때문이며, 파이프라인 설치에 들어가는 투자비용을 사용자들에게 사전에 부과하는 연결수수료를 미리 받을 수 있어 자본적지출에 대한 부담을 경감했기 때문이다. 또 피인수대상 기업에 대해 화윤가스의 주식을 발행해서 인수하는 방식을 택함으로써 현금사용부담을 줄였다.
현재 도시가스산업의 현황으로 볼 때, 여전히 산업집중도가 낮고 전국적 사업자가 많지 않다. 도시가스보급률이 80%가 넘는 북경지역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 북경홀딩스(Beijing Enterprise, 00392.HK)가 2010년 기준 6%의 시장점유율로 1위를 하고 있고, 화윤가스가 5.2%로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북경홀딩스가 베이징, 톈진, 허베이의 일부 지역 등 사업이 매우 집중된 것을 감안할 때, 향후 사업확장성에서는 화윤가스에 뒤지고 있으며, 조만간 화윤가스는 1위를 탈환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도시가스산업의 지속적인 이슈는 바로 기업간 인수합병이다. 자본집약적인 특징과 사업확장의 수요 때문에 기업간 인수합병은 가장 효율적인 방식이고 상위 기업을 중심으로 산업이 재편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화윤가스는 인수합병에 가장 적극적인 기업일뿐더러, 국영기업의 배경 때문에 신규 사업지역 진출이나 에너지공급계약체결 등에서 규모가 상대적으로 작은 민영기업들보다 유리한 위치에 있다. 특히 아직까지 공급부족이 완전히 해결되지 않은 상태에서 안정적인 공급처확보는 무엇보다 중요한 사안이다. 화윤가스는 일찌감치 3대 국영 에너지회사들과 공급계약을 체결했으며 페트로차이나로부터 68%, 시노펙 12%, 시누크로부터 4% 공급받고 있다.
화윤가스는 사업지역 분포로 볼 때, 수요증가율이 비교적 높은 지역에 집중되어 있으며, 사업확장도 적극적이므로 이익성장율과 마진율이 모두 타 경쟁기업 대비 높다는 특징이 있다. 물론 현재로서는 주민용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은 것도 있지만, 이는 향후 점차 업계 평균수준으로 수렴할 것으로 보인다.
강력한 현금흐름을 기반으로 한 지역독점적인 사업모델, 환경오염을 줄이고 에너지의 효율성을 동시에 향상시킨다는 관점에서 봤을 때 분명 매력적인 산업임은 틀림없다. 게다가 몇몇 대도시를 제외하면 아직도 보급률이 매우 낮아 성장전망도 매우 밝아 보인다. 하지만 급속한 성장을 위해 신주발행 등 기존 주주의 몫이 단기적으로 희석될 수 밖에 없으므로 전체 이익증가율에 비해 EPS증가율이 낮아지는 것 또한 적정가치산출에 반드시 참고해야 하는 변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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