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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國스노우볼]중국을 사로잡은 신발 '벨르'


중국사람들을 주도하는 패션트렌드를 이해하려면 광동 지역을 찾아보면 된다. 30년 가까이 개혁개방의 최전방 역할을 해온 광동성(广东省)은 홍콩에 인접한 독보적인 지리적 우세를 갖추었으며, 의류, 신발 등 패션산업의 전·후방 산업체계도 완벽해 패션잡화의 최대 생산지이기도 하다. 이런 산업환경을 기반으로 성공한 수많은 패션업체들이 등장하였으며, 그 중 가장 대표적인 기업은 바로 오늘 소개할 벨르 인터내셔널(Belle International, 百丽国际 이하 벨르)이다.

 

벨르는 프랑스어로 미인을 뜻하며, 주요 아이템 역시 중·고급(Mid-to-high end) 여성구두다. 1960년대 구두수선기술을 배워 근근이 밥벌이를 해오던 벨르의 창업주 덩야오(邓耀)는 홍콩에서 사촌형제가 운영하는 구두업체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당시 사촌형제들이 운영하던 미라벨(Mirabell)은 해외 브랜드 구두는 물론 자체 브랜드까지 런칭해 홍콩에서 판매하고 있는 튼실한 중견기업이었다.

 

OEM으로 그럭저럭 먹고 살만 했던 벨르는 1991년부터 본격적으로 자체 브랜드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덩야오(邓耀)는 성바이지아오(盛百椒)라는 젊은이를 과감히 기용해 사장자리에 앉혔다. 성 사장은 기대에 부응하는 훌륭한 전문 경영인으로 인정을 받았는데(회사 지분 7% 보유), 그 시작은 최대 고객사였던 미라벨과는 차별화된 발전전략을 채택하면서부터였다. 미라벨은 여전히 선진국시장과 홍콩에 초점을 맞추고, 중국 본토는 생산공장 역할을 맡기는 것에 만족했으나, 성 사장은 심천에서 공장을 운영했던 경험을 토대로 중국 내수시장의 무궁무진한 소비잠재력을 확신했다. 그 후 점차 OEM 비중을 줄여가고 자체 브랜드 육성과 적극적인 기업 인수합병을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내수시장을 개척하려고 했던 벨르사의 노력은 금새 난관에 봉착했다. 당시만 해도 중국은 WTO(세계무역기구)에 가입하지 않았고, 외자기업의 자국 내 유통사업에 대해 엄격하게 규제를 하고 있었다. 이는 내수판매실적이 거의 전무한 벨르에게는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무모한 도전이었다. 하지만 회사는 간접적으로 유통사업을 할 수 있는 방법을 고안해내었으며, 16개의 판매대행 사업자(Distributor)를 선정해 이들을 관리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피할 수 있었다. 2001년 이후 중국의 WTO 가입으로 외자자본의 중국 유통사업에 대한 규제가 점진적으로 풀렸으며, 회사는 기존 16개 판매대행사업자들을 하나의 특수목적법인으로 합병하고 벨르의 지분 일부를 취득하는 방식으로 회사의 주주로 그들과 동업하게 된다. 직접 유통망을 개척할 수 있게 된 벨르는 아주 빠는 속도로 매장을 늘려갔으며 그 과정에서 타 브랜드 인수는 물론, 미라벨의 지분도 몇 차례에 거쳐 인수하게 되며, 결국 미라벨 100% 자회사로 편입하기에 이른다.

 

벨르의 또 다른 사업은 스포츠의류 유통이다. 해외 스포츠의류 브랜드들은 중국진출 초반부터 로컬파트너들에게 라이선스를 발급하는 방식으로 유통사업권한을 주었는데, 벨르의 모 회사도 이들 중 하나였다. 벨르가 현재 취급하고 있는 브랜드는 최고급(Tier-1)으로 나이키(NIKE) 아디다스(ADIDAS)가 있으며 2급(Tier-2)으로는 카파(KAPPA), 푸마(PUMA), 리복(Reebok), 컨버스(CONVERSE), 미즈노(MIZUNO), 중국 브랜드인 리닝(LI-NING) 및 안타(ANTA) 등이 있다. 벨르는 모회사의 다른 계열사가 운영하는 스포츠의류 유통사업을 나중에 인수했다.

 




중국의 여성구두시장은 럭셔리, 중·고급, 중저가시장이 5:25:70의 비례로 나뉘어 있으며, 벨르는 그 중 중·고급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브랜드 별로 신발가격은 대개 400~2000위안 수준이며 남성구두 브랜드도 취급하고 있으나, 매출 비중으로는 여성구두가 훨씬 많이 차지한다.

 

벨르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중에서 벨르(Belle)는 전체 여성구두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1위이며, 틴믹스(Teenmix) 타타(Tata) 2, 스타카토(Staccato) 6, 바스토(Basto) 7, 센다크(Sendark)가 9위를 차지한다. 중·고급 구두시장(Mid-to-high end)에서의 합산 시장점유율은 46%에 달하며, 2위가 7% 미만인 것을 감안할 때 거의 압도적인 우세인 것이다.

 


출처: company data, VIP투자자문

 

벨르와 다른 신발업체를 비교했을 때, 가장 큰 차이점은 생산과 유통 전반을 아우르는 수직적 사업모델이라는 것이다. 20년 가까이 내수시장 개척을 하는 과정에서 유통망에 대한 지배력을 강화했고, 선점효과도 누릴 수 있었으며, 브랜드 라인업의 최적화를 통해 제품의 디자인과 품질을 향상시켰고, 제조에 편향된 사업모델로부터 생산과 유통의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는 데 성공했다.

 

의류업계에 H&M이나 유니클로와 같은 SPA브랜드(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자사의 기획브랜드 상품을 직접 제조하여 유통까지 하는 전문 소매점)가 있다고 하면, 벨르는 SPF(Footwear)인 셈이다. 멀티브랜드 전략과 유통네트워크를 통한 정보수집능력은 벨르가 짧은 주기의 소비자 구매취향과 선호도조사를 통해 생산에 즉각 반영할 수 있도록 대처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축한 것이다.

 

출처: company data, VIP투자자문

출처: company data, VIP투자자문

2007 5, 회사는 드디어 홍콩거래소에 상장하였다. 자금조달을 통해 새로운 성장계기가 되었으며 회사는 빠르게 유통매장규모를 늘려, 2011년 상반기 기준 1만3157개의 매장을 보유한 거대기업으로 거듭났다.

 

매장들의 지역적 분포도 상당히 균형적으로 되어 있고, 소비여력이나 성장성에서 2, 3선 도시(Tier-2, Tier-3)가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판단 하에 내륙지역의 매장도 적극적으로 늘리고 있는 모습이다.

 

매장의 80%는 백화점에 입점해 있으며, 다수의 브랜드가 패키지로 백화점에 동시에 입점하기 때문에 백화점을 찾는 고객들에게는 벨르의 여러 브랜드를 비교해볼 수 있으며, 소비자와의 접점도 몇 배로 늘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제로 일부 백화점 구두코너의 1/3 면적은 벨르가 차지하고 있을 정도다.

 

출처: company data, VIP투자자문


2011년 상반기 회사의 매출액은 138.9억 위안으로 동기 대비 24.6% 증가했으며 신발과 스포츠웨어 사업부문의 매출액은 각각 30.1%, 16.1% 증가했다. 상반기 신발매장과 스포츠웨어매장은 전년 대비 각각 841, 349개 늘어난 9153개와 4004개였으며 동일점포당 매출증가율은 각각 21%, 6%를 기록했다. 상반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38.2% 증가한 25.3억 위안, 영업이익률은 18.2%를 기록해 동기 대비 1.8%P 상승했으며 순이익은 20.1억 위안으로 전년 대비 28% 증가했다.

 

2011년 상반기 매출 기준, 회사의 매출구성.

 

      Revenue Breakdown

        100%= Footwear 63% + Sportswear 37%

               = (Self-owned Brand 57%+Licensing 5%+OEM 1%)+(Tier-1 Brand 32% +Tier-2 Brand 5%)

 


출처: company data, VIP투자자문

2011년 상반기 기준, 전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신발사업부문에서 자체 브랜드(Self-owned Brand)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매출 37%를 차지하는 스포츠의류 판매사업에서는 부문매출의 90% 정도는 NIKE ADIDAS에서 창출된다. 경쟁이 치열한 중저가구두에 비해 고급구두의 가격전가력은 높은 편이며, 젊은 여성들이 큰 부담 없이 반복 소비를 할 수 있는 가격대와 뛰어난 제품디자인으로 사랑을 받고 있고 80% 이상은 백화점에서 판매되고 있다. 이 때문에 벨르의 영업이익률은 상당히 높은 편이며 또한 매우 안정적으로 유지가 된다.

 

연간 3000만 켤레에 달하는 생산능력을 보유한 것도 벨르가 규모의 경제가 가능한 원인이다. 치솟는 원자재나 인건비의 부담을 무시할 수 없으나, 다른 경쟁사들에 비해 마진율이 높다. 이는 생산과 유통의 수직구조가 잘 갖추어진 것, 규모의 경제를 통한 비용절감효과를 지닌 것에 기인한다. 회사는 현재 광동지역 위주로 공장이 운영되고 있으나, 생산비용 부담완화와 생산능력 확장 목적으로 점차 다른 지역으로 공장시설을 늘릴 계획도 갖고 있다.

 

그 외, 벨르의 재무구조의 가장 큰 장점은 상당한 운전자본이 필요한 제조업임에도 불구하고 순부채가 마이너스이며 매우 건전하다는 것이다. 회사는 최근 몇 년 약 30%씩 꾸준히 배당을 실시했음에도, 상반기 기준 1조원(한화)에 가까운 현금성 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향후 대규모 투자확장에도 비교적 큰 무리가 없이 진행할 수 있다고 본다.

 

벨르의 최근 몇 년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이상 꾸준히 유지하고 있는데, 재무레버리지효과가 없는 재무구조임을 감안하면, 높은 이익률과 자산회전율이 높은 ROE의 가장 큰 요인이라고 볼 수 있다. 2009년 금융위기가 가장 심각할 때에도 마진율은 크게 하락하지 않았고 2010년 이후는 빠르게 개선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금융위기 진행 당시, 동일점포당 매출이 하락세를 보였으나, 2010년 이후 빠르게 회복하였다.




*핵심 경쟁력: Multi-Brand, 생산과 유통의 유기적 결합, 전국적인 판매 네트워크

 

벨르의 핵심경쟁력은 위의 3개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경쟁사인 Daphne(210.hk)Foshan Saturday Shoes(002291.sz)와 비교해도 이상 3개 부분에서 벨르의 경쟁력이 돋보인다. 멀티브랜드는 곧 소비자의 다양한 선택가능성을 의미하며, 생산과 유통의 시너지를 통해 규모의 경제와 높은 마진율이 가능하며, 1만 개 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경쟁사는 거의 없을 뿐더러 규모의 확장과 판관비 상승 사이에서 균형을 이루지 못하는 업체가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이런 것으로 비추어 볼 때, 벨르는 덩치가 크고 민첩한 장점을 동시에 보유한 흔치 않은 기업 중 하나다.

 

*미래 성장성: 중저가시장(Mass Market), 아동신발, 남성구두, 온라인판매

 

벨르는 2012년까지 100개 정도의 중저가 구두매장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며 올해 안에 1~2개의 매장을 신설해 시범적으로 운영하게 된다. 기존 브랜드 라인업이 아닌 새로운 브랜드를 런칭하거나 타 브랜드 인수를 통해 중저가 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보인다. 저가시장의 경쟁이 훨씬 치열하지만, 벨르가 중·고가 시장에서 이미 매우 높은 시장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시장확장의 도전은 의미가 있다. 또 기존 벨르의 고객들이 Belle Teenmix, Tata의 제품을 번갈아 구입하는 경우도 많기 때문에, 중저가 시장에서 확보한 고객들을 점진적으로 중고급 구두 구매로 인도하는 효과가 기대해볼 수 있다.

 

남성구두와 온라인판매는 이미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이지만, 당분간 기업실적에 크게 기여하는 것까지는 기대하기 어렵다. 남성구두 시장은 여성구두에 비해 작을 뿐더러 소비주기도 훨씬 길며, 벨르로서는 뚜렷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했다. 온라인판매는 회사가 'yougou.com'이라는 사이트를 통해 새롭게 시도했으나, 결과적으로 적자상태는 면치 못했던 사업이다. 하지만 매출비중이 작고, 영업손실이 전체 영업이익의 1% 미만이므로 기업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지 않다. 향후에는 모그룹에 이 부분의 사업지분을 매각하고, 흑자 전환할 때까지는 모회사에서 직접 관리할 계획이라고 알려져 있다.

 

어린이구두는 올해 안에 매장을 100개로 늘릴 계획이다. 기존 고객들이 25~40세의 여성이 대부분인 것을 감안할 때, 이들 자녀들도 잠재적인 고객이 될 수 있다는 판단 하에 진행되는 장기프로젝트로 보인다.

 

현재 벨르의 2011년 예상순이익 대비 주가수익배수(PER)는 25, 2012 20배 수준에서 거래가 된다. 2011~2013년 연 평균 이익 증가율이 20% 정도로 보면 주가수익성장배수(PEG) 역시 1.25배 수준이다. 현재 시가총액이 1300 HKD, 한화로 17조원이 넘는다. 단순 비교만으로 볼 때, 주가가 결코 싼 수준은 아니다. 그러나 중국의 소비력이 향상되면서 백화점에서 구두를 사서 신는 여성들이 늘어나고, 더 자주 구입하게 되며 평균 단가(ASP)가 올라가고 있다는 것을 감안할 때, 여전히 높은 성장성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인건비와 원가상승에 적절하게 대처하고, 양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질적인 성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 VIP투자자문 자산운용 2팀 이문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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