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투자 이혜경] 시장이 부정적인 이슈에만 반응하는 듯하다. 전날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가능성으로 급락했던 증시가 이번엔 유가 하락 추세에도 시선을 돌렸다.

밤사이 뉴욕 증시는 장 막판 반등에 성공했다. 유럽에서 그리스발 위기로 어려움에 빠진 유로존 은행들을 구제하고자 증자를 적극 검토했다는 소식에 힘입은 결과였다. 그러나 뉴욕 증시 마감 후 신용평가사 무디스에서 이탈리아 국가 신용등급을 기존 Aa2에서 3단계 낮춘 A2로 강등했다는 소식이 투자심리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날 새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이행법안을 의회에 상정해 이르면 오는 12일 미 의회에서 통과될 가능성이 제기됐지만 시장에서는 이 같은 소식에도 별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워렌 버핏 회장이 이끄는 버크셔 해서웨이는 연일 우울한 글로벌 금융 시장 분위에도 아랑곳없이 차분히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크셔 해서웨이의 부동산 전문 계열사 홈서비스오브아메리카는 최근 주택 부동산 회사를 인수했다는 소식이다.

◇오늘의 시장

외국인의 매도가 거셌던 이날 코스피 시장에서는 개인투자자가 홀로 763억원을 순매수했다. '국가'에서 2510억원 규모의 순매수로 바닥을 받쳤지만 기관투자자들이 대부분 매도로 일관해 빛이 바랬다. 기관은 총 727억원 순매도했다. 외국인은 3023억원 순매도하며 증시 급락을 주도했다. 

이날 코스피 시장(상장종목 총 891개)에서는 총 661개 종목이 하락하고, 201개 종목이 상승했다. 그나마 전날에 비해 하락 종목 수가 125개가 적다는 것이 위안거리다. 상승 종목은 전일과 비교해 104개가 더 많다. 코스닥 시장(상장종목 총 1025개)에서는 769개 종목이 떨어지고 204개 종목만 올랐다. 역시 전날과 비교하면 하락 종목 수가 87개 적다. 상승 종목은 전일 대비 82개 늘었다.

52주 신저가 종목은 전날보다 오히려 많이 나왔다. 코스피 시장에서 345개, 코스닥 시장에서 328개다. 전일 대비 각각 12개, 32개 늘어난 수치다.

◇오늘의 특징주

이날 시장을 지배한 특징주들은 대체로 유가 하락의 영향권에 있는 종목들이다.

건설업종은 업종지수가 -9.05%를 기록해 전 업종 가운데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건설업종은 유가하락에 따른 중동지역 수주 감소 우려감에 종일 매물이 쏟아졌다. 중동 발주처에서 공사대금 입금이 지연됐다는 루머가 돌아 투자심리를 더욱 악화시킨 것으로 보인다. GS건설19,600원, ▲200원, 1.03%이 하한가, 대림산업, 현대건설28,250원, 0원, 0%, 대우건설3,745원, ▲5원, 0.13% 등 대형 건설주들이 7~14%대 급락 마감했다.

건설장비/기자재들도 덩달아 주가가 부진했다. 플랜트용 관이음쇠 제조사인 성광벤드20,100원, ▼-850원, -4.06%와 태광16,830원, ▼-230원, -1.35%이 동반 하한가를 맞았고, 굴삭기업체인 두산인프라코어가 10% 하락했다.

정유주들도 동반 약세였다.{S-Oil}, 호남석유가 7~12%대 빠졌다. 

그동안 하락장 와중에도 주가가 호조였던 자동차부품주들은 차익 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된서리를 맞았다. 현대모비스245,500원, ▼-500원, -0.2%, 현대위아41,600원, ▲700원, 1.71%, HL만도38,200원, ▲750원, 2% 등 대형 부품주들이 6~14%대 주저앉았다.

코스피 저PER(주가수익배수) 1위인 외환은행은 1.1% 올랐다. 코스닥 저PER 1위 선광15,330원, ▲290원, 1.93%은 4.3% 하락, 코스피 저PBR(주가산자산배수) 1위인 유니온5,430원, ▲130원, 2.45%은 3.3% 떨어졌다. 코스닥 저PBR 1위인 무림SP1,641원, ▼-4원, -0.24%는 0.5% 하락해 시장 대비 선방했다.  

한편 광주신세계29,350원, ▲250원, 0.86%가 0.6% 상승하고, 부국증권26,350원, ▲350원, 1.35%이 1.5% 올랐다. 이 두 종목은 아이투자의 이익증가 미반영 종목에 신규 편입된 종목 8개 중 주가가 오른 종목이다. 나머지 6개 종목은 주가가 떨어졌다. (아이투자 이익증가 미반영 포트폴리오는 이익증가에 비해 주가가 낮은 종목들로 구성. 현재 이익증가 미반영 포트에는 69개 기업이 올라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