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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능프로그램 ‘1박2일’과 가치주의 공통점

요즘 화제를 몰고 다니는 TV 프로그램 중 하나는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입니다. 노래 잘하는 실력파 가수들이 보여주는 멋진 공연과 감동 때문이죠.

방송이 나가면 관련 내용이 검색순위 상위권에 오르고, 음악 사이트에서는 ‘나가수’의 가수들이 부른 노래들이 음원 상위차트를 휩씁니다.

그런데 정작 ‘나가수’가 방송되는 시간대의 시청률 1위 프로그램은 따로 있답니다. 바로 야생 버라이어티 ‘1박2일’입니다. 지난 일요일(5월 22일) 저녁 ‘1박2일’은 분당 시청률이 최고 38.8%에 이르렀습니다(AGB닐슨미디어 자료).

40%대에 육박한 수치인데요, 이 정도의 시청률은 초히트 드라마에서나 볼 수 있는 대단히 이례적인 경우라고 합니다. 참고로, ‘나가수’의 이날 최고 시청률은 분당 22.8%였습니다.

문득 이런 생각을 해봅니다. 강렬한 공연 무대와 프로가수들의 서바이벌 경쟁이라는 강한 아이템으로 무장한 ‘나가수’는 비교적 단기간에 급등하며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 ‘성장주’, 그리고 화려하진 않지만 꾸준한 인기를 이어가는 전통의 강자 ‘1박2일’은 중장기적으로 제 가치를 실현하는 저력 있는 ‘가치주’와 닮았다고 말입니다. 함께 비교해 보시지요.

1박2일 vs 나는 가수다

먼저 ‘1박2일’이 해당 시간대에 강력한 지배력을 보여주는 배경을 알아보겠습니다.

‘1박2일’의 프로그램 구조는 단순합니다. 강호동, 이수근 등 멤버들이 ‘전국의 여행지를 찾아다닌다’는 것입니다. 여행 중 식사와 (야외)취침, 미션 수행 등을 둘러싼 다양한 게임을 진행하며 온갖 생고생을 다 한다 해서 ‘야생 버라이어티’라고 하지요.

즐거움의 코드도 어렵지 않습니다. 물에 빠지고, 넘어지고, 구르는 몸 개그를 비롯해, 자다 깬 부스스한 모습으로 장난을 치는 모습 등 ‘1박2일’이 추구하는 재미는 그야말로 ‘생활의 발견’입니다. 도시의 어린이에서 시골 어르신들에 이르기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편안하게 웃고 즐길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1박2일’은 시청자 층의 범위가 넓고 깊습니다.
 


반면 ‘나가수’는 어떨까요? 프로 가수들에게 노래를 시키고 점수를 매겨 탈락시킨다는 프로그램의 구도 자체는 단순한 편입니다. 하지만 내용은 강하고 자극적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의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가수들이 부여받은 미션곡을 새롭게 해석하고 인상적인 가창력에 강렬한 퍼포먼스를 더해 청중평가단과 시청자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습니다. 

이런 서바이벌 경쟁 체제는 가수들에게 창의력과 경쟁심에 불을 질러 매번 이전보다, 다른 가수들보다 더 강하고 센 무대와 창법을 개발해 강한 무대를 연출하도록 이끕니다. 담백하게 노래 자체에 집중하는 가수들은 자꾸만 뒷 순위로 밀려나고 탈락에 이르곤 합니다. 강한 무대에 대한 대중의 선호에 따른 결과입니다.

‘나가수’ 참여 가수들의 멋진 공연과 열창은 감동적입니다만, 동시에 피로하기도 합니다. 시청자들은 자신도 모르게 TV를 보며 가수들의 무대와 창법에 대해 평가하고, 점수를 매깁니다. 서바이벌이라는 프로그램 체제가 시청자들에게 일요일 저녁 시간에 편안히 여유를 즐기기보다 냉정한 심판관 역할을 요구하기 때문입니다.  

쇼의 화려함과 채점 과정의 내면화라는 요소는 ‘나가수’가 어린이나 산골 어르신 등 불특정의 남녀노소 모두에게 다가가기 어려운 요소가 되기도 합니다. 자칫 특정 취향이나 연령대로 시청자층이 좁혀질 가능성을 안고 있다고도 할 수 있습니다.   

결국 ‘1박2일’이 중장기적으로 해당 시간 점유율을 높여나가며 현재와 같은 강력한 시청률 지배력을 확보하게 된 요인은 쉽고, 편안하고, 남녀노소 모두에게 어필하는 친밀감을 지녔다는 점 등이 아닌가 합니다.

1박2일과 닮은 종목들

우리 증시에도 ‘1박2일’을 닮은 종목들이 있습니다. 인스턴트 커피 포장재를 생산하는 동서28,900원, ▲1,550원, 5.67%, 카레·라면·조미료 등 식품을 제조하는 오뚜기405,500원, ▼-1,000원, -0.25%, 과자를 만드는 롯데제과, 라면을 만드는 농심345,000원, ▲4,000원, 1.17%, 면사(실)를 만드는 일식방직 등이 떠오르는군요.

가치주의 대명사라 할 수 있는 이 종목들은  화제의 주인공이 되는 일은 거의 없습니다. 증시에서 상한가와 같은 급상승을 통해 많은 투자자들의 눈길을 받지도 않습니다. 다만 묵묵히 본업에 충실히 경영을 하면서 기업 가치를 키웁니다. 하지만 이런 기업들은 기업 가치보다 주가가 약세를 보일 때 매수하면 얼마 후 다시 제 가치를 반드시 찾아가는 든든한 종목들입니다.  

비즈니스 모델과 시장에서의 경쟁력에 대한 검증도 끝난 기업들이 대부분입니다. 사업 모델도 단순해서 투자자들이 이해하기 쉽고, 꾸준하고 안정적인 성장과 수익성, 배당 등으로 가치투자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지요.

‘1박2일’도 비슷합니다. ‘1박2일’은 출범 당시에는 리얼 버라이어티 프로그램의 효시인 ‘무한도전’(토요일 저녁 방영)의 아류 정도로 취급받았습니다. 하지만 묵묵히 프로그램을 이어오며 ‘1박2일’은 시청자들의 일요일 저녁 시간을 시나브로 잠식해 들어갔습니다.

이제 ‘1박2일’은 검증이 끝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40% 가까운 시청률은 언제 누가 보더라도 일정 수준 이상의 재미와 시청률을 보장하는 경지에 이르렀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2007년 8월5일에 첫 방영된 ‘1박2일’은 벌써 4년 가까이 순항하고 있습니다. 출범 초기에는 미약했으나 성장해 가면서 스스로의 가치를 증명해낸 것입니다.

‘1박2일’과 ‘가치주’. 둘 다 가마솥에서 서서히 끓어올라 진한 육수로 우러난 곰탕 같은 매력을 지녔다는 생각입니다. 정말 ‘진국’입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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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개

  • SHIP
    와, 아이투자 사이트가 문화적으로도 풍부해지고있군요,
    멋집니다.ㅋ~http://
    2011.05/31 23:35 답글쓰기
  • SHIP
    2011.05/31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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