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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분석]생명보험, 가치투자에 안성맞춤
생명보험업
눈덩이형 기업의 대표주자
생명보험사의 사업모델
생명보험사는 계약자로부터 보험료를 받고 미래에 사고가 발생했을 때 보험금을 지급하는 역할을 한다. 그리고 보험료 수취 후 보험금 지급까지의 기간 동안 보험료를 운용한다.
손해보험사와는 (1) 모든 상품이 장기계약으로 계약자를 묶어두기가 용이하고 자금운용에 여유가 있으며 (2) 인류 공통이자 장기간의 통계가 존재하는 생명을 담보로 하기 때문에 손해율이 예측 가능하다는 점이 다르다. 예를 들어 손해보험사의 대표적 상품인 자동차보험은 1년 만기 계약이고 손해율도 들쭉날쭉하다. 또 의무적으로 동일한 상품을 ‘구매’하는 개념이기 때문에 경쟁이 치열하여 가격전가가 불가능하다.
이에 반해 생명보험사의 보장성 상품은 어차피 오지 않은 미래의 위험에 대해서 대비하려는 것이므로 계약자 입장에서 단순 비교가 어렵고 주로 대면채널로 판매가 이루어져 고정비를 감당할 수 있는 대형 생명보험사들만의 리그이다.
이미 대부분의 상품이 변동금리로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므로 생명보험사의 계약은 판매 시점에서 미래가치가 고정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밸류에이션이 용이하고 꾸준한 현금흐름을 발생시켜 가치투자에 매우 적합한 업종이다.
생명보험사 내재가치(EV) 성장의 근거
(1) 신계약가치
보험개발원은 우리나라 생명보험사업의 EV(내재가치:실효ㆍ해약률, 사고보험금지급률 등을 기초로 산정한 생명보험사의 가치. 장래에 벌어들일 현금을 할인한 가치임)가 향후 최소 7~8년 간 최소 10% 이상씩 성장한다고 발표했다. 다시 말하면 내재가치(여기에서 내재가치는 평가 시점에 확정된 기업가치만을 뜻하므로 개별 계약과는 달리 회사를 현금흐름할인하지는 않음)가 2배 가량 커진다. EV는 평가시점에서 회사의 수정자본과 보유계약가치의 합을 뜻한다. EV에는 신계약가치가 빠져 있기 때문에 당장 신규 영업을 중단한다는 극단적인 가정이다. 따라서 운용 단에서 수정자본이 깨지거나 신계약이 역마진이 아닌 한 EV는 성장하는 것이 당연하다.
매출액에 해당하는 수입보험료는 성장하지 않을 수도 있으나, 이익이 정체되어 현재가치로 할인하면 내재가치가 정체 또는 감소하여 할인된 가격에 사지 않으면 투자수익을 낼 수 없는 일반적인 성숙산업은 아니라는 이야기이다. 이는 보유계약가치가 이미 계약 시점에 수십 년 간의 인플레이션이 감안된 현금흐름이 보장되기 때문에, 이미 매출이 발생하여 현금 또는 매출채권 항목으로 자본총계에 반영되어 있는 것과는 다르다는 것이다.
EV를 믿을 수 없다는 다소 극단적인 반응도 있기는 하다. 그러나 (1) 회계감사와 같은 방식을 외부평가를 받으며 (2) 투자자에 따라 민감도 분석을 통해 가정을 변경하는 것도 가능하며 (3) 특히 보험사의 상품이 계약 당시에 이미 미래 현금흐름을 반영하고 있으므로 기업가치를 평가하는 좋은 잣대라고 생각한다.
기존의 밸류에이션 방법이 PER(주가수익배수)이 아닌 PBR(주가순자산배수)인 것에서도 알 수 있지만 보험사의 이익은 내재가치와는 별개로 들쭉날쭉 할 수 있고, 결국 PBR 멀티플을 ROE(자기자본이익률)에서 찾는다는 것을 볼 때 EV가 장기적인 투자 호흡을 돕는다고도 볼 수 있다.
(2) 이차역마진 해소와 비차(판관비) 규모의 경제 달성
2000년 초 고금리 시기에 경쟁적으로 판매했던 고정금리형 상품들이 점차 저금리 시대로 진입하면서 운용수익률이 하락하여 수익성을 악화시키고 있는 상황을 이차역마진이라고 부른다. 그러나 점차 보유계약 중 비중이 하락하고 결국은 만기가 돌아올 것이므로 점차 이차가 개선될 것이 확실시된다.
이익의 개선여지는 비차에도 있다. 보장성보험은 계약이 만기까지 유지된다고 봐도 무방하여 안정성장기부터 완전성숙시장이 될 때까지는 운용자산은 커지고 사업비(유지비, 본사경비)는 제한되는 구간이다.
(3) 개인 연금시장 확대와 해외진출 가능성
개인 연금시장 확대도 장기 실적 모멘텀이 될 수 있다. 손보사들은 의료 실손보험을 위시하여 시장에서 성장주로 분류되는데, 이러한 성장 드라이브가 생보사에도 온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선진국과 비교할 때 보험밀도(1인당 보험료)가 낮은데 이를 채워줄 부분이 연금이다.
이 둘의 차이점은 손보사들이 상당히 고심하여 신규상품을 내는 반면 생보사들은 자연스러운 시간의 흐름에 따라 영업조직을 이용할 뿐이다. 또 손보사들이 어렵게 출시한 신규상품들은 완전히 새로운 위험을 담보로 삼기 때문에 과거 생보사들의 암보험 특약과 같이 수익성이 훼손될 여지가 있고, 생보사들의 개인연금은 전속설계사 채널이 없으면 판매하기 어렵다는 진입장벽이 있다. 이는 중소형 생보사들의 성장이 대부분 저축성보험에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봐도 잘 알 수 있다.
생명보험시장은 선진시장의 업체가 신흥국 진출을 하기에 용이한 산업이다. 인류 공통의 생사를 담보로 하는 만큼 선발업체로서 언더라이팅(계약 심사) 능력이 경쟁력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위기 이후 신뢰가 떨어지고 설계사의 충성도가 낮아 점차 퇴락을 걷고 있기는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도 한 때 외국계 보험사가 득세한 적이 있다. 실제로 대한생명은 2009년 4월에 베트남에 진출하여 1년 만에 시장점유율 3.3%로 7위에 올라 있다.
매력적인 진입시점
시장에서는 보험주를 방어주, 금리 매크로주로만 평가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부채 듀레이션(평균 잔존만기)이 길기 때문인데 사실 점차 변동형 상품 비중이 높아지고 기조적 저금리로 가고 있어 짧은 시각이라 하겠다. 그러나 어쨌든 지금은 세계적으로 출구전략을 시행하고 있는 시점이다.
이마저도 생명보험사들은 빗겨나 있는데, 이유는 시장에서 잘 모르기 때문이다. 상장 손해보험사 시가총액을 모두 합해도 삼성생명보다 작은 상황이지만 (삼성생명 20조원, 상장 손해보험사 합계 19조원) 워낙 기업공개 역사가 짧고 증권사 보험 애널리스트들이 대부분 증권사를 같이 커버하고 있어 쉽게 진입을 못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시장에 워낙 돈이 많이 풀려 있고 주력 업종의 밸류에이션이 모두 고점을 경신한 상황을 감안한다면 곧 상대적으로 부진한 보험섹터에도 매기가 돌 것으로 전망한다. 반대로 생각하면 생명보험업을 일단 담아두고 시작해도 좋은 때이다.
VIP투자자문 김현준 (mwmtmw@gmail.com)
본 자료는 일반 투자자에게 해당 업종의 사업모델을 소개하기 위하여 작성되었습니다. 따라서 ㈜브이아이피투자자문의 공식적인 투자의견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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