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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 이유없는 저PBR주에 투자하라
PBR효과
이유 있는 저PBR
일전에 저PBR에 투자를 권하는 칼럼을 썼다. 매사가 그렇듯이 이유가 있느냐 없느냐는 중요한 문제이다. 세상은 대부분은 이유가 존재하기 때문에 현상이 나타난다. 이유없는 저PER에 투자하는 것처럼 이유없는 저PBR을 찾는 것이 투자자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
저PBR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첫째는 손익계산서상의 문제이고, 둘째는 재무상태표상의 문제이다. 두 가지 이유를 잘 살펴보면 좋은 저PBR 주식을 찾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째 손익계산서의 문제는 씀씀이가 큰 돈 많은 재벌 2세의 문제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아도 씀씀이가 커서 적자폭이 커진다면 저BPR이 될 수 밖에 없다. 실제로 저PBR인 기업들 중 손실이 나거나 장기적인 저성장이 이유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만약 고성장이나 고이익이면서 저PBR이라면 좋은 투자대상이 될 것이다.
둘째 재무상태표상에 자산의 질이 낮아서 저PBR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다음 4가지 유형의 기업의 기업가치는 얼마가 바람직할까?
구분 |
현금왕 |
대출왕 |
재고왕 |
건물왕 |
자산 |
현금 100 |
대여금 100 |
재고자산 100 |
부동산 100 |
자본 |
자본 100 |
자본 100 |
자본 100 |
자본 100 |
사례 |
|
금융기관 |
의류회사 |
건설회사 |
현금왕은 현금으로 자산이 구성되어 있으므로 재평가의 여지도 없이 시장에서 100억에 거래가 될 것이다. 그러나 대출왕, 재고왕, 건물왕은 상황에 따라 다를 것이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투자는 보수적인 관점을 견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빌려준 돈은 떼일 위험이 있고 재고자산은 진부화될 가능성이 있으며 건물은 부동산 경기가 하락하면 제 가격을 받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자산의 질 때문에 금융기관, 의류회사, 건설회사가 저PBR이 되는 경우가 발생한다.
자산의 질을 판단하는 공식
결국 자산을 보수적으로 평가하는 것은 투자자에게 필요한 덕목이라고 할 수 있다. 보수적 투자자를 위해 Whraton 경영대학원의 Berger교수는 보수적으로 자산의 질을 판단하는 공식을 개발했다. 안타깝게도 1986년도의 미국의 파산한 기업의 사례에서 모형을 개발했다. 미국사례이고 80년대 사례란 점에 양해를 구한다.
Berger의 모델은 다음과 같다.
순자산가치
= [(1.0 * 현금) + (1.0 * 시장성유가증권) + (0.72 * 수취채권) + (0.55 * 재고자산) + (0.54 * 유형자산)]
– [(1.0 * 매입채무) - (1.0 * 총부채)]
계정 |
일반재무제표 |
Berger모형 |
공식 |
현금 |
100억 |
100억 |
1.0 * 현금 |
재고자산 |
100억 |
55억 |
0.55 * 재고자산 |
부채 |
100억 |
100억 |
1.0 * 부채 |
자본 (순자산) |
100억 |
55억 |
자산 – 부채 |
시장가치 |
60억 |
60억 |
|
PBR |
0.6 |
1.09 |
시장가치 / 순자산 |
예를 들어 주식회사 안팔려의류는 현금 100억, 재고자산 100억, 부채 100억 그리고 자본이 100억이다. 시장가치가 60억일 때 안팔려의류의 PBR은 0.6으로 저평가상태가 된다. 그러나 보수적인 관점의 Berger모형을 이용하면 순자산가치가 55억으로 낮아지고 PBR은 1.09로 9%나 할증된 가격에 거래가 된다.
일반적으로 자산의 가치는 보수적인 관점에서 평가하는 것이 맞지만 반대의 경우도 발생한다. 급격한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보유자산이 오히려 적게 평가되는 경우도 발생한다. 2006-7년에 철강주는 보유 재고자산이 많을수록 더 높게 평가되었고 (맨홀뚜껑이 도난당하던 때이다.), 자산주 열풍이 불던 시기도 유사했다.
하지만 국제회계기준(IFRS)이 시가평가를 지향하기 때문에 이제는 부동산을 포한한 모든 자산을 보수적인 관점에서 평가해야 한다.
이유 없는 저PBR
PBR을 이용한 투자전략을 몇 가지 생각해볼 수 있다.
첫째 수익이 발생되는 저PBR주에 투자하는 전략이다. 재벌 2세에 직업까지 탄탄하다면 가장 이상적인 결혼상대자일 것이다. 이러한 투자전략에 유사한 투자방법을 제시한 학자가 시카고 대학교의 Piotroski교수이다. 2000년에 가치투자에 대한 논문으로 빅스타가 되어 후일 시카고대학교에서 스탠포드대학교로 영전하였다. 다음 칼럼에서 Piotroski교수의 투자전략을 언급하겠다.
둘째 자산을 재평가한 저PBR주에 투자하는 것이다. 현재 저PBR인 의류주나 건설주의 문제는 재고자산이다. 재고자산을 최대한 보수적으로 재평가를 해도 저PBR이라면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한 투자전략이 될 것이다. Berger의 모델을 이용하여 PBR을 재계산하여 투자하는 전략이 가능할 것이다. 하지만 Berger의 모델은 80년대 미국의 도산한 기업의 표본을 이용하였기 때문에 그다지 합리적이지는 않다. 2000년대 국내의 정상 기업을 표본으로 유사한 모델을 만들고 싶은 뜻깊은 독자분이 계시다면 연락을 부탁드린다. 상당액(?)의 연구용역비만 제공하신다면 모델을 만들어 드리겠다.
셋째 아예 다른 자산은 제외하고 현금이나 현금과 유사한 자산만을 보고 투자하는 전략이 가능하다. 이런 투자전략은 가치투자의 구루인 벤자민 그레이엄이 제시한 방법이 하나의 사례가 될 것이다.
뉴욕주립대의 오펜하이머 교수는 벤자민 그레이엄의 투자기법을 검증하는 시뮬레이션을 시도하였다. 1970년 12월 31일부터 1983년 12월 31일까지 13년 동안 주당 순유동자산 가치의 66%이하에서 거래되는 주식에 투자하여 매년 말 기준으로 교체하는 포트폴리오를 구성해본 결과 연평균수익이 29.4%로 시장평균수익률 11.5%보다 18%이상의 초과수익이 발생함을 입증하였다. 시장수익률을 2배 이상 지나치게 초과하였다.
결국 이유없는 저PBR에 투자하란 의미로 정리된다. 직업도 있고, 현금자산이 풍부한 이성과 결혼하면 된다. 직업이 없거나, 현금자산이 부족한 이성은 저PBR이 되는 것이 당연하다.
자산의 미래는 가치다: 소녀시대의 추억
필자가 자산가치 투자를 선호하지만 사실은 자산가치투자는 진부한 투자방법이란 점을 시인하지 않을 수 없다. 일반적으로 회계학에서 자산은 미래의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자원으로 정의된다. 예를 들어 대한항공의 자산은 항공기이며, 해성산업의 자산은 임대용 건물이다.
그러나 네트워크 사회로 진화하면서 자산의 개념도 진화하고 있다. 워렌 버핏의 투자스타일이 자산중심에서 수익중심으로 바꿨던 것처럼 실제로 자산의 개념이 유형자산에서 무형자산으로 진화하고 있다. 예를 들어 NHN, 엔씨소프트, 메가스터디, 하나투어 그리고 에스엠은 유형의 자산보다는 무형의 자산으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대표적인 기업들이다. 현대차나 삼성전자도 기술력과 디자인력이란 무형의 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
무형의 자산은 사실 유형의 자산보다 중요하다. 무형자산이 중요한 이유는 첫째 실제 가치를 창출하는 원동력이며 둘째 상각할 필요가 없는 무한한 자산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대표적인 무형자산은 맛집의 주방장의 솜씨이다. 실제로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은 점포의 입지나 인테리어가 아닌 맛이며 맛을 내는 주방장의 손이다. 뿐만 아니라 주방장의 손이나 레시피는 상각할 필요가 없는 훌륭한 자산이다.
자산은 미래의 가치를 창출하는 밧데리이다. 대한항공의 항공기는 결국 밧데리처럼 사용하고 버릴 것이다. 반면 무형자산은 충전기와 같다. 일정기간이 지나면 충전하여 재사용이 가능하다. 워렌 버핏의 투자전략도 유형의 자산보다 무형의 자산을 중시하는 방향으로 진화한 이유도 이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필자도 무형자산의 중요성을 절감한 투자사례를 경험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필자는 에스엠을 매입했다. 기억으로 2000원도 안되는 주가에 천 만원 정도 매입했다. 에스엠을 매수한 이유는 200억 이상의 현금을 보유했는데 시가총액이 200억 미만인 저PBR주였고 소녀시대를 사랑하는 마음때문이었다. 그러던 차에 2009년 가을 필자가 결혼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에스엠을 거의 매수가격에 매도했다. 소녀시대를 버리고 와이프를 선택한 것이었다.
그런데 소녀시대를 버린 대가는 너무나 참혹했다. 2010년 소녀시대가 “오!”를 발표하면서 주가가 오(5)배 이상 상승했다. 날아가버린 주가를 보면서 내가 본 현금이란 자산보다 에스엠의 진정한 자산은 소녀시대란 것을 알았다. 하지만 후회는 없다. 우선 엄청난 교육을 받았고 (지금까지 보유했을 경우 거의 7500만원짜리 수업을 받았다고 생각한다.) 소녀시대보다 강력한 자산인 와이프를 M&A했기 때문이다. 지금도 (소녀시대 대신 내 옆에 있는)와이프를 보면서 만족해하며, TV에 소녀시대가 나오면 채널을 돌린다. 소녀시대가 상각대상 자산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이 투자의 신인 이유는 눈에 보이지 않는 자산을 보는 눈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투기꾼은 주가를 보고, 투자자는 재무제표를 보지만 워렌 버핏은 80의 나이에도 소녀시대와 그 이상의 것을 보고 투자할 것이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