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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야기④] 미세한 산업재, 누가 옮길까?
분체이송시스템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림 1] 동양피엔에프의 분체이송시스템
자료 : 동양피엔에프
철판으로 만들어진 큰 원통 파이프, 이 속에는 액체, 기체, 혹은 고체 형태의 물질들이 지나가고 있습니다. 이중에서 운반이 가장 힘든 고체에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합니다. 고체 중에서도 아주 작은 물질을 분체라고 부르는데, 산업용 원료, 제품에 해당하는 분체가 A지점에서 B지점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마모가 일어나거나 공정 내에 분진이 날리게 되면 제품의 불량률이 높아지게 됩니다. 마모나 분진 날림을 방지하기 위해 분체를 조금 더 안전하고 정확하게 운반하는 기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그림 2] 동양피엔에프 CI
자료 : 동양피엔에프
분체를 운반시키는 것을 포함하여 분쇄, 정련, 가열, 건조, 냉장, 혼합, 분류 등의 과정을 포함하는 시스템을 분체이송시스템이라고 부릅니다. 국내 플랜트 시장에는 80년대에 석유화학 업체들을 중심으로 분체이송시스템이 도입되기 시작하였고, 90년대 이후부터 기술 개발을 통해 국산화가 이루어지면서 적용 범위가 다방면으로 확대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국내 분체이송업체로는 2009년 12월에 코스닥에 입성한 동양피엔에프가 있습니다. 동양피엔에프는 LG화학307,000원, ▲500원, 0.16%, 호남석유화학, 삼성석유화학, 포스코DX22,450원, ▼-500원, -2.18%, 현대제철21,400원, ▲450원, 2.15%, 조선내화16,210원, ▲40원, 0.25%, 영풍436,000원, ▲8,000원, 1.87%, 농심엔지니어링, 대림산업, 현대건설27,400원, 0원, 0%, GS건설19,780원, ▲610원, 3.18% 등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분체이송시스템 시장, 동양피엔에프의 위치는?
[그림 3] 분체이송시스템의 종류
자료 : 동양피엔에프
분체이송시스템에는 이송방식을 기준으로 뉴메틱 컨베잉 시스템(PCS)과 메카니컬 컨베잉 시스템(MCS) 두 가지로 나누어 집니다. 비교적 역사가 오래된 MCS는 석탄, 곡물, 모래 등 마모에 민감하지 않은 물질을 이송하기 때문에 큰 기술력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경쟁이 비교적 심하고 수익성도 낮은 편입니다. 반면 PCS는 공기의 압력을 통해 플라스틱, 세라믹 등의 마모에 민감한 물질을 이송하는데 쓰이는데, 개별 물질에 대한 연구 데이터가 축적되어 있어야 하기 때문에 시장진입이 쉽지 않습니다.
[그림 4] 분체이송시스템의 국내 시장점유율
자료 : 전자공시
주1) 분체이송업체 중 매출액 100억 원 이상인 업체를 기준으로 산출
국내 시장규모는 2008년 기준 연 2,000억 원 정도로 추산되었으며 국내 주요 경쟁사로는 글로벌텍, 제이오, 대가파우더, 이진엔지니어링 등이 있습니다. 글로벌텍의 경우 삼성코닝정밀유리의 자회사로서 계열사 위주로 영업을 하고 있고, 비계열사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의지가 없는 것으로 보입니다. 또한 제이오의 경우 이화학 측정 및 분석기기와 금속탱크에 매출이 집중되어 있다는 점을 고려해 볼 때, 동양피엔에프는 국내 업체로서는 분체이송시스템 시장에서 비교적 큰 입지를 보유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또한 국내 maker들은 경쟁이 심한 MCS 분야에 치중되어 있는 것에 반해, 동양피엔에프는 PCS 분야의 역량을 강화하여 수익성을 높이고 있다는 데에 주목할 필요가 있습니다.
2008년 기준 세계 시장은 5조 원 정도로 추산되고 있으며, 주요 maker로는 독일의 coperion(매출액 1조 원), zepllin(매출액 1천억 원) 등이 있습니다. 이들은 오랜 업력과 축적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뉴메틱 컨베잉 시스템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동양피엔에프가 이들과의 경쟁을 하기 위한 조건으로는 설계 기술, 시공 경험, 협상력 등을 들 수가 있는데, 특히 시공 경험과 협상력에서 열세에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007년 대규모(3,500만 불)의 사우디 Kayan PC solid를 수주함에 따라 시공 경험에서 한 단계 올라섰습니다.
대호황을 맞이한 중동 플랜트 시장
[표 1] 동양피엔에프 매출구성
자료 : 전자공시
분체이송시스템은 석유화학을 필두로 전자, 자동차, 중장비, 비료, 소재, 제철 등 여러 분야에 쓰이고 있습니다. 동사의 경우 유화제품 이송분야에 매출이 다소 집중되어 있고, LCD SCRAP, 자동차 등에서 매출이 조금씩 발생하고 있습니다. 향후 분체이송시스템에 대한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자연스럽게 여러 분야에서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림 5] 세계 화공 플랜트 시장규모
자료 : douglas-westwood, 토러스투자증권
한편 2010년 상반기 우리나라 엔지니어링 업체들은 중동 플랜트 수주에서 사상 최대 규모를 달성했습니다. 그렇다면 동사와 연관성이 큰 석유화학 플랜트 관련 수주는 언제 올까요? 대략 2010년에는 2008년 말에서 2009년의 발주 물량이 돌아올 것으로 전망됩니다. 2009년 발주량은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많이 감소했었기 때문에, 2010년 석유화학 분야에서의 큰 기대는 하기 힘들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2010년 대호황을 맞이한 중동의 발주 물량이 도래하는 2011년 ~ 2012년을 기대 해봄직합니다.
[그림 6] 분체이송시스템 수주 과정
자료 : 동양피엔에프
End User의 발주로부터 전문업체의 수주까지의 시차(16개월에서 30개월)가 존재하는 이유는 공정 설계 및 기본 설계, 입찰 과정을 거치는데 상당한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즉, 중동의 석유화학 업체가 플랜트를 발주한다면 실제로 동양피엔에프의 수주는 최소 1년 이후에나 가능하게 됩니다.
규모의 확대가 협상력의 증가로 이어질까?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설계 기술, 시공 경험, 협상력이 입찰에서의 주요 경쟁력이 됩니다. 분체이송시스템에서의 기술력이란 개별 분체에 대한 물리∙화학적 특성과 이에 대한 실험 DATA 축적량으로 대변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분체마다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일괄적인 설계 방식으로는 시스템이 효율을 낼 수가 없습니다.
또한 수주 사업에서 시공 경험은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됩니다. 분체이송시스템의 경우 주로 자본집약적 산업에 적용되기 때문에 시스템에 문제가 발생할 시 상당한 비용을 초래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발주자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입찰자격사전심사(PQ)를 두고 있는데, 이 심사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바로 시공 경험이라고 합니다.
동양피엔에프의 경우 설계를 하더라도 TEST를 할 수 있는 설비와 공간이 협소했기 때문에 대규모 사업을 진행할 수 있는 기회조차도 없었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공모 자금을 통한 설비 확대로 현재 400억 원 규모의 TEST 능력에서 2011년 4,000억 원으로 확대될 전망입니다.
분체이송시스템 시장은 기술적으로, 구조적으로 진입 장벽이 높은 시장입니다. 글로벌 경기 회복이 가시화 되고 중동의 석유화학 플랜트 쏟아지는 물량이 늘어나는 가운데, 동양피엔에프는 CAPA 확대로 설계 기술, 시공 경험, 협상력에서 모두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습니다.
결론
현재 300~400억 원의 크지 않은 매출액을 기록하고 있지만, 석유화학 뿐만아니라 전자, 자동차, 중장비, 비료, 소재, 제철 등 다방면으로 진출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유한 기업입니다. 2010년 상반기 기준 비교적 높은 약 11배의 PER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향후 실적 향상이 기대되지만 안전마진 확보의 차원에서 주가의 하락을 기다리는 자세도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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