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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하!] 안전마진, 이 괴상한 국-영 조합은 뭐?
[아하!] 법률용어나 세무용어 못지 않게 읽는 사람을 '뭥미'(뭐지) 하게 만드는 말이 투자 세계에도 적잖습니다. 속칭, 그들만 잘 아는 '공장 용어'인 셈인데요, 아이투자의 [아하!]는 투자세계에서 언급되곤 하는 이런 말들의 정확한 개념 설명이나 풀이를 통해 이해가 쉽도록 도와드리는 코너입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아이투자 편집자>
아들 : 아빠, 우리가 산 주식이 또 떨어졌어. 나 화면이 막 파래.
아빠 : 그러게, 좋은 주식인데 걱정이구나.
아들 : 근데 아빠 화면은 아직 빨간색이네? 똑같이 떨어졌는데 왜 그렇지?
아빠 : 그건 아빠가 너보다 안전마진이 더 많기 때문이지.
아들 : 헐,,,뭐가 더 많다고요....!!?
안전마진(margin of safety), 이 괴상한 한글과 영어의 조합이 의미하는 것은 무엇?
같은 높이의 목욕탕에 두 사람이 들어갔다고 해보죠. 만약 물높이가 조금씩 높아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키가 작은 사람은 점점 위험을 느끼고 결국은 빠져나오게 될 것입니다. 반면 키 큰 사람은 좀 더 여유 있게 머물 수 있을 것입니다. 이 목욕탕의 물높이와 키의 차이가 바로 안전마진입니다.
예를 들어 1,000원의 가치가 있는 물건을 500원에 산다면 내가 산 가격(500원)과 이 물건의 실제 가치(1,000원) 사이엔 500원의 차이가 발생하게 됩니다. 이러한 가격과 가치의 차이가 바로 안전마진입니다. 그 차이가 클수록 사람들은 그 물건이 싸다는 것을 알게 되고, 사고 싶어져서 가격이 올라갈 확률이 높겠지요.
안전마진을 구할 때 중요하지만, 혼동하기 쉬운 개념이 바로 ‘가치’와 ‘가격’입니다. 워렌 버핏의 말을 빌려 설명해보죠.
“가격은 당신이 지불하는 것이고, 가치는 당신이 얻는 것이다.”
가치투자자는 시간이 지나면 가격은 가치를 반영한다는 믿음이 있습니다. 따라서 가치보다 싼 가격에 산다면 수익을 낼 수 있다고 믿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가치와 가격의 차이인 안전마진은 가치투자에 있어 근본이 되는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가격은 시장에서 매일매일 형성되고 있으니 알 수 있지만, 가치는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가치를 구하는 방식은 투자자마다 다릅니다. 투자의 대가들 또한 저마다의 방식이 있는데요, 여기서는 가치투자의 창시자인 벤저민 그레이엄과 가치투자의 완성자라 불리는 워렌 버핏의 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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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엄 |
버핏 |
가치 산출 |
현재 기업이 가진 재산 |
현재 재산 + 앞으로 벌어들일 재산 |
안전마진 |
가격과 현재 재산 비교 |
가격과 미래 재산 비교 |
강조점 |
싼 기업 |
좋은 기업 |
그레이엄은 기업이 지금 당장 현금으로 바꿀 수 있는 재산이 얼마나 되는 지가 그 기업의 가치라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만약 기업의 가격이 그 재산보다 현저하게 싸다면(주식시장에서는 이런 일이 종종 발생합니다) 가격과 가치의 차이가 생기는 것이고 이는 ‘안전마진’ 이 있음을 뜻합니다. 가격이 싸면 쌀수록 안전마진은 커지게 되어 그만큼 손실을 볼 가능성은 줄어들고, 이익을 볼 가능성은 커집니다. 따라서 그레이엄은 ‘싸게 사는 것’을 강조했습니다.
그레이엄이 가치를 산출하는 방식의 장점은 비교적 정확하게 가치를 산출해 낼 수 있다는 점입니다. 그 기업에 대해 완벽히 알지 못하더라도, 장부에 적힌 숫자를 보고 판단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반면 언제쯤 장부가치만큼 가격이 오를지 알 수 없다는 것과 시장의 정보을 얻을 수 있는 수단이 발달할수록 그런 기업을 찾기 어렵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버핏은 기업이 지금 가진 재산도 중요하지만 앞으로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따라서 버핏의 가치 계산은 기업이 앞으로도 잘 해 나갈 수 있는가에 초점이 맞춰져 있었고 좋은 기업임이 확실하다면 지금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안전마진이 확보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기업이 좋을수록 기업의 미래가치가 커져서 안전마진 역시 커지게 되므로 버핏은 ‘좋은 기업을 사는 것’을 무엇보다 강조했습니다.
버핏이 하는 방식의 장점은 현재 버핏의 존재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버핏은 바로 그 방식으로 세계적인 부자가 되었기 때문이지요. 반면 버핏처럼 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어느 기업이 미래에도 잘 해나갈지 판단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죠.
그럼 투자자에게 안전마진이 왜 중요할까요?
첫째, 안전마진은 어느 정도의 수익률을 목표로 하고 있는지 가늠하게 해줍니다.
장기적으로 가격이 가치에 수렴한다는 믿음이 가치투자를 가능케 하며 이러한 관점에서 가격과 가치의 차이인 안전마진은 곧 기대수익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안전마진은 가치를 잘못 산출했을 때조차 손실을 볼 가능성을 줄여줍니다.
만약 투자자가 가치를 너무 높게 산출하는 실수를 했다 해도, 충분한 안전마진을 두고 싸게 샀다면 기업의 가격이 더 떨어질 가능성이 적으므로 그만큼 손실의 가능성은 적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제 쓰인 사례를 보겠습니다.
<실제 사례>
... 따라서 이 종목은 500원의 안전마진을 확보했다고 볼 수 있다.
-> ... 따라서 이 종목은 가치와 가격의 차이가 500원이라고 할 수 있다.
<주: 이 글의 난이도 ●●●○○>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