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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방인]죽은 재무제표 살린 '저PER 투자'
[이방인이 보는 투자 이론 4: PER 효과 (1)]
PER효과 (1): 쓰레기통에서 재무제표를 건진 Basu
쓰레기 같은 회계정보: 일신우일신 해야 하는 회계정보
1968년 공시효과에 관한 Ball과 Brown의 연구는 효율적 시장가설을 지지하는 획기적인 증거였다. 삼성전자가 최고실적 공시 이후 주가가 큰 반응 없이 횡보하거나 하락하는 경우를 많이 보았을 것이다. 결국 재무제표를 구성하는 재무정보는 공시이전에 모두 반영된다는 것이 Ball과 Brown의 실증연구의 시사점이었다.
Ball과 Brown의 연구는 공시된 회계정보는 투자관점에서 큰 효용이 없고 재무제표를 분석하는 투자자들의 노력은 가상하지만 투자수익으로 승화시키기는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다. 투자자가 할 일은 별로 없는 것이 효율적 시장의 현실이다.
그나마 효율적 시장가설을 이야기하는 사람들은 자상하게도 해법을 제시해준다. 첫째 정보의 신선도는 생명이므로 주기적으로 빠른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그나마 투자자를 돕는 방법이므로 분기공시와 수시공시의 필요성을 강력히 제기한다. 둘째 어차피 분석을 통한 투자는 초과이익을 낼 수 없으므로 시장 전체에 투자하는 인덱스펀드에 투자하라고 권한다.
1968년 Ball과 Brown의 연구 이후 정보공시와 주가반응에 대한 연구는 학계를 지배했고, 대부분 시장의 효율성을 지지하는 연구들이었다. 대표적인 연구로 Fama, Fisher, Jensen과 Roll의 주식분할과 주가반응에 관한 1969년 연구가 대표적이다. (Fama는 강력한 노벨경제학상 후보이다.)
권불십년
1977년 맥매스터 대학의 재무관리교수인 Basu는 주가수익배수(PER)를 기준으로 5개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한 뒤 1년 후의 포트폴리오별 수익률을 검토해본 결과 저PER일수록 투자수익률이 높다는 연구결과를 제시하였다. 1977년 연구를 기초로 하여 1983년에 Basu는 1963년부터 1980년까지 17년간 1300개의 주식을 대상으로 재분석 작업을 하였다. 분석결과를 정리하면 아래와 같다.
* 장영광 김종택의 연구는 포트폴리오를 10분위로 나눠서 진행하여 필자가 2분위씩 포트폴리오를 단순평균하여 재작성하였음. 또한 시장조정수익률이므로 시장평균을 상회하는 수익률임.
Basu의 연구결과 최저PER 포트폴리오는 월평균 1.38%의 수익률로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16.56%인 반면 최고PER 포트폴리오는 월평균 0.72%의 수익률로 연평균 8.64%에 불과했다. 연간 포트폴리오의 수익률 차이는 거의 2배에 가까웠다. 또한 시장평균(예를 들면 종합주가지수 수익률)과 비교한 초과수익률 최저PER포트폴리오가 0.36%로 시장대비 4.32%를 초과한 반면 최고PER 포트폴리오의 초과수익률은 -0.27%로 연간으로 환산하면 -1.08%의 손실이 발생한다.
Basu의 연구이후 PER투자전략에 관한 연구결과들은 이후에 쏟아져 나왔다. 아마도 PER전략에 관한 연구만 만건이 훌쩍 넘을 것이다. Basu의 연구이외에 Goodman의 연구결과와 Dreman의 연구결과도 유사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Dreman의 연구는 책으로 출간된 [역발상투자]에서 발췌했다.) 국내의 연구로는 성균관대 장영광교수님의 연구가 대표적이다. PER연구를 중심으로 1980년대 우리나라 민주화 운동처럼 PBR효과, 1월효과, 기업규모효과, 소외기업효과 등과 같은 이례현상들이 지속적으로 밝혀졌다.
금쪽 같은 회계정보: 온고이지신 해도 되는 회계정보
Basu는 과거 정보를 이용해서 초과수익을 낼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보여줌으로써 많은 시사점을 주었다.
첫째 회계정보는 유용하다. Ball과 Brown의 연구 이후 1970년대 쓰레기통에 처박혀 있던 재무제표를 Basu가 건져냈다. Ball과 Brown은 내년 신간을 봐야 투자가 가능하다고 했지만 Basu는 과월호도 괜찮다고 주장한다.
둘째 세상은 효율적이지 않다. 시장이 효율적이라면 공시된 정보를 이용한 투자전략이 효과를 거두면 안된다. Basu의 연구는 공시된 정보를 이용해서 투자한 결과 투자성과가 나는 마술을 보여주었다. 그리고 그 마술은 쌀집 계산기와 간단한 산수능력을 요할 뿐이어서 초등학생도 구현할 수 있다.
셋째 투자전략을 통해 초과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시장이 효율적인 경우 공시된 정보를 이용한 어떠한 투자전략도 무용지물이 된다. 그러나 Basu는 주가와 주당순이익을 이용하여 정렬을 한 후 가장 PER가 낮은 몇 개 기업을 투자한 뒤 1년 마다 포트폴리오를 교체하는 투자전략으로 주식시장평균을 초과하는 성과를 보여줌으로써 시장에 몸을 맡기라는 주장을 어색하게 했다.
왜 PER전략으로 초과수익이 가능한지에 관한 해답은 필자도 정확하게 모른다. 가장 강력한 원인으로 위험에 대한 측정오류나 인간의 비이성적 투자행태를 언급하는 연구가 있다. 인간의 비이성적 투자행태에 때문으로 해석하는 것이 최근의 행태재무학(Behavior Finance)의 트랜드가 아닌가 싶다.
인간심리의 쏠림현상(herding)으로 인해 저성장하는 기업군에 대한 매도공세와 고성장하는 기업군에 대한 매수공세가 과하게 발생하면서 저PER와 고PER기업군이 비이성적으로 저평가, 고평가되는 상황이 발생하며 이를 통해 초과이익의 기회가 발생한다는 것이 아마도 최근의 견해일 것이다
금송아지 낳는 금소
PER는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이다. 예를 들어 주당순이익이 1,000원이고 주가가 10,000원이라면 PER는 10이다. PER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PER의 결정요인에 대해서는 나중에 칼럼을 통해 깊이 있게 다루겠고 오늘은 간단한 예를 통해 이야기 하겠다.
어떤 마을에 1년에 한 마리씩 금송아지를 낳는 금소가 있었다. 금송아지는 한 마리에 100만원에 팔렸다. 1년에 한 마리씩 송아지를 낳을 수 있는 금소의 가치는 얼마일까? 금소가 만약 1000만원에 거래된다면 금소의 PER는 10이 된다. 금소의 PER가 10이라면 앞으로 10년 동안 10마리 이상의 금송아지를 낳는다는 의미이다. 만약에 PER가 5라면 5년 동안 5마리 이상 금송아지를 낳기만 하면 수지맞는 장사가 될 것이다.
만약 PER가 100이라면 100년 이상 금송아지를 낳아야 할 것이다. 결국 PER는 금소가 금송아지를 출산할 수 있는 능력과 기간을 의미한다. 기업에서 PER는 주가가 창출할 수 있는 주당순이익의 능력과 기간을 의미한다. 1000원의 주당순이익을 가진 10000원짜리 기업의 PER가 10이라면 10년 정도 주당순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이다.
또 하나의 의미는 금소에 대한 투자수익률을 의미한다. 만약 금소에 1000만원을 투자해서 매년 금송아지를 한 마리씩 생산해서 100만원에 판다면 투자수익률이 10%일 것이다. 만약에 500만원에 금소를 매수한다면 수익률은 20%가 될 것이다. 1000원의 주당순이익을 산출하는 10000원짜리 기업은 10%의 투자수익률을 가진 기업을 의미한다.
결국 PER를 결정하는 금소의 결정요인은 무었일까? 가장 중요한 요인은 금송아지를 낳는 능력이다. 몇 마리를 몇 년간 생산할 수 있는지가 관건이다. 워낭소리의 소처럼 늙어버린 경우에는 PER가 낮아지는게 정상이다. (수익성이 없는 기업이 저PER상태가 되는 것은 정상이다.) 그리고 쌍둥이 금송아지를 생산하는 금소 종자가 개발된다면 금소의 가치가 금송아지의 20배를 받아도 된다. (수익성이 높거나 성장성이 높은 기업은 고PER상태가 되는 것이 정상이다.)
우리가 판단할 문제는 우리가 투자한 금소가 과연 금송아지 생산능력이 있는지를 분석하는 것이다. 기존의 연구결과가 주는 메시지는 주식시장은 금소의 생산능력을 너무 짧게 혹은 너무 길게 잘못 인식한다는 사실이다. 그리고 코카콜라 같은 불로장생의 금소가 존재한다는 사실도 인지하지 못한다는 사실이다.
워렌 버핏은 워낭소리처럼 늙은 소를 주로 키운다. 소값만 적당하다면 우리도 따라 할 수 있다. 아마도 소무리에 섞여있는 전설속의 상상의 동물인 불가살이(不可殺伊)를 보는 눈을 워렌 버핏이 가지고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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