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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따라잡기] 그레이엄인가, 버핏인가
가치투자에는 벤저민 그레이엄 방식과 워렌 버핏 방식이 있습니다. 그레이엄 방식은 기업이 보유한 자산이 얼마나 저평가돼 있는가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하고, 버핏 방식은 기업의 향후 실적이 얼마나 좋아질 것인가를 기준으로 투자하는 것을 말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버핏 방식이 더 선호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버핏 방식에 관심을 갖다 보면 어쩔 수 없이 기업의 미래(향후 실적)를 예측해야 하는 어려움이 생깁니다. 세상을 살아가다 보면 실감하는 일이지만 미래를 맞춘다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방법이 없을까요.
저는 이 문제에 대해 해답을 찾아왔는데, 최근 성공한 개인 투자자 분을 직접 뵙고 주식 투자로 수익을 내기까지의 과정을 경청하면서 해답의 실마리를 얻게 됐습니다.
제가 만난 분은 하울(36ㆍ필명)님입니다.
하울님은 주식 투자로 인생의 반전을 이끌어내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는 종자돈 3,000만원으로 전업 투자에 나서 3년이 지난 현재 5억원으로 불렸습니다(제가 앞서의 칼럼에서 ‘3,000만원으로 전업 투자에 나서 3년만에 수억원으로 불린 젊은 개인 투자자’라고 말씀 드린 바로 그 분입니다).
2007년을 보냈더니 3,000만원이 1억원이 됐고, 이듬해인 2008년에는 이게 1억 5,000만원이 됐고, 올해 들어 이게 다시 5억원으로 불었다고 하울님은 말했습니다.
연평균 수익률 155%이니까 대단한 기록이네요. 워렌 버핏이 1956년 투자자를 모집해 69년까지 13년간 달성한 연평균 수익률이 29.5%였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수익을 낸 투자자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하울님이 그 주인공이었군요.
그런데 제가 이 분의 성공 스토리에서 특히 주목한 부분은 투자법이었습니다. 그는 “단 한번도 자산주를 고른 적이 없고, 오로지 수익가치를 가진 기업에서 승부를 봤다”고 밝혔습니다
2007년에 그에게 고수익을 안겨준 종목은 유니온5,010원, ▲140원, 2.87%이었다고 합니다. 2007년 초 1만 9,000원에 매입한 이 주식이 그 해 11월 12만 6,000원까지 상승했다고 합니다. 그는 이 주식을 8만원대에 매도해 4배의 차익을 남겼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에이블씨엔씨7,100원, ▲180원, 2.6%에서 ‘10루타’를 터뜨렸다고 하는군요. 에이블씨엔씨는 지난해 10월 1,300원이었다가 지금은 1만 6,200원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기업의 미래의 실적을 알아내는 게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대해 그는 “그래서 중소형주를 고른다”고 대답했습니다. 이유가 궁금하더군요.
그는 “시가총액이 큰 기업(대형주)은 사업구조가 방대하고 복잡한 편이어서 분석이 쉽지 않으며, 기관이나 외국인에게 유리하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합니다. 아울러 대기업의 주담(주식 담당자)은 개인 투자자에게 관심을 갖지 않는 편이라는 개인적 경험도 털어놓더군요.
중소형주 가운데서도 시멘트 철강업(유니온)을 고른 것은 이 산업이 원재료, 제조공정, 산출물이 단순해 특히 예측하기 쉽다는 점을 주목했다고 말했습니다. 이 회사는 특수 시멘트를 생산하다가 최근 철강 제련의 원재료로 쓰이는 몰리브덴과 바나듐을 생산하는 사업을 시작했는데, 이것이 유망하다고 봤다고 합니다.
소비재 기업(에이블씨엔씨)을 고른 것은 이 기업이 생활속의 기업이어서 주변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점을 중요시했다고 합니다.
그는 에이블씨엔씨의 턴어라운드 가능성을 확인하기 위해 이 회사가 운영하는 매장에 수시로 들렀다고 합니다. 수시로 제품을 구입하면서 매장 직원과 친분을 쌓았고, 그러다 보니 화장품 매입액이 100만원이 넘었다고 하네요. 이런 노력 끝에 매장의 일일 매출액의 변화까지 체크할 수 있었다고 하는군요.
결론적으로 사업 구조가 단순해 예측이 가능한 중소형주, 제조공정이 이해하기 쉽거나 생활속의 기업을 고른다면 개인 투자자에게 더 나은 결과를 가져다줄 수 있다는겁니다.
물론 그는 기왕이면 자산가치를 가진 기업이 유리하다는 점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유니온 주식을 매입할 당시 이 회사의 시가총액이 300억원대였는데, 이 회사가 가진 동양제철화학의 지분(4.7%)의 가치가 450억원이었다고 하더군요.
그는 “단기적으로 봤을 때, 주가는 예측할 수 없지만 실적은 예측할 수 있다”며 “기업의 연간 공시가 네 차례 있기 때문에 수익가치를 가진 기업은 1년에 네 차례 기회가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또, 그는 자신이 지금도 일봉, 주봉, 월봉이 뭔지 모른다고 덧붙였습니다.
하울님은 최근 5억원 가운데 1억원으로 경기 안양의 어느 근사한 아파트에 입주했다고 합니다.
하울님의 투자법은 해자를 가진 기업, 장기적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 대형 기업에 집중하는 버핏 방식과는 차이가 있네요. 그러나 어느 방법이든 주가는 기업 실적의 반영이라는 대전제 앞에서는 똑같았습니다.
개인 투자자가 기업의 수익가치에 근거한 투자법에 관심을 갖고 있다면 하울님의 투자법을 경청할만 하다는 생각을 해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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