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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서흥캅셀, 가치투자자의 관심주"
서흥캅셀(008490): 될 듯 말 듯한 실적개선, 영원한 가치투자자의 관심주
독점이라는 말은 언제나 우리 가치투자자들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런데 항상 느끼지만 이 시장이라는 놈은 참 똑똑하다. 독점기업들은 성장성이 너무 떨어지거나, 비싸게 거래된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이런 기업들이 성장 드라이버를 찾거나 일시적으로 폭락하기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필자는 흔히 이를 ‘영원한 관심주’라 부르는데 독점일 뿐만 아니라 독특한 사업모델을 가지고 있는 동사도 그 범주에 해당한다.
내수 하드캡슐: 포화, 그러나 꾸준한 캐시카우
하드캡슐 판매량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서흥캅셀은 내수가 정체된 상황에서 수출이 소폭 증가하고 있다. 최근 3년 간 내수 판매량은 CAGR -0.6%, 수출 판매량은 3.5%이다.
내수 하드캡슐 단가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2008년 환율급등 효과를 제외하면 하드캡슐은 판매량과 판매액이 거의 차이가 없다.
하드캡슐 내수시장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하드캡슐 내수시장은 한국캅셀과 85:15의 과점시장을 유지하고 있다. 장기적으로 1인당 복용하는 약제가 많아진다고는 하나, 일단은 보수적으로 국내 하드캡슐 시장은 포화되었다고 보고 동사의 내수 하드캡슐 매출도 유지된다고 보는 것이 적절할 것이다.
수출 하드캡슐: 성장성 유효
그렇다면 관건은 해외시장인데, 이 부문은 앞서도 말했듯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중요한 것은 지속성이다. 동사의 수출은 두 가지 방법으로 나뉜다. 첫 번째가 국내 제약사에 선납 후 잉여물량을 전문 에이전트를 통해 중계무역으로 판매하는 것이고, 두 번째가 다국적 제약사들로부터 직접 주문을 받아 생산•판매하는 것이다.
하드캡슐 생산 및 판매량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재고자산회전일수
자료: Quantiwise, 브이아이피투자자문
그런데 동사의 매출은 주문생산에 의해 타이트한 공급을 보이므로 수출에 있어서도 두 번째 방식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다. 더 재미있는 것은 해외 아웃바운드 영업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제약회사의 입장에서는 마진이 높은 시장을 타사에게 빼앗기거나 공유(제네릭)하고 싶지 않아 한다. 또 거래처와의 신뢰관계도 중요하다. 그래서 공급의 안정성을 꼼꼼히 따지는데 약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려면 당연히 캡슐 공급도 안정적이어야 한다. 여기에서 왜 제약시장에서 캡슐이 타 제제로 대체되지 않는 지는 다음을 참고하도록 한다.
캅셀의 특장점
자료: 브이아이피투자자문
때문에 대형 다국적 제약사는 하나의 캡슐 공급업체만을 두는 것을 꺼려하는 실정이다. (현재 세계적으로 가장 큰 캡슐 공급업체는 화이자의 자회사 ‘캡슐 겔’이라는 회사로 각국에 공장을 두고 있다.) 그래서 일정 수준 이상의 기술력을 가진 회사를 직접 찾는데 그 중 동사도 대상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내수시장에 비해 세계 제약시장의 규모가 어마어마함을 감안할 때 설비증설에 따라 수출량은 충분히 따라 붙을 수 있을 것으로 판단된다.
수출 하드캡슐 단가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베트남 공장 신설
하드캡슐 가동률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동사의 공시된 가동률은 88%이다. 하지만 이 수치는 일 24시간, 월 29일의 살인적인 가동시간 기준이며, 실상 VG캡슐(식물성) 교체생산 또는 정비를 위한 시간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꽉 찬 100% 가동률이라 할 수 있다. 또 송내 공장부지가 5,500평에 불과한데 신규 매입한 오송생명과학단지의 토지는 24,000평에 이른다.
주식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현재 송내 공장은 마치 복합시설처럼 설비들이 들어가 있어 효율성과 수율이 떨어진다고 한다. 어떻게 보면 매출이 증가시키고 싶어도 하기 어려운 구조였던 것이다. 이에 2007년부터 ‘서흥 베트남’이라는 현지법인을 설립하여 수출용 생산량을 증대시키고자 하고 있다. 현재 베트남 공장에는 하드캡슐 설비 10기(송내공장은 28기)가 완공되어 시험 가동을 마쳤으며 곧 나머지 5기도 설치한다.
베트남 현지법인 투자계획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베트남 현지법인 향후 시나리오 1
자료: 브이아이피투자자문
베트남 현지법인 향후 시나리오 2
자료: 브이아이피투자자문
그러나 연간 50억원 가량 소요되는 감가상각비의 영향으로 가동률이 증가한다고 하더라도 서흥 베트남의 적자는 당분간 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향후 동사의 지분법평가이익을 눈 여겨 봐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서흥 베트남의 수익성 회복 추이가 동사의 성장동력과 오송생명과학단지 이전에 대한 잣대로 활용할 수 있다.
제약 소프트캡슐: 저마진
소프트캡슐 판매량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제약 부문이 직수출 감소(미주 현지법인 생산)와 국내 제약회사들의 자회사 등을 통한 직접 생산으로 판매량이 줄었으나, 식품 부문은 최근 5년 간 CAGR 12.1%로 견조하게 성장하고 있다.
소프트캡슐 판매액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소프트캡슐 단가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식품 소프트캡슐: 아직은 우리의 시장
식품 부문은 판매개수뿐만 아니라 고급화에 따른 가격인상 쌍끌이로 매출액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좀더 자세히 살펴보면 투입되는 식품 자체 단가의 상승에 따라 제품가격이 인상되는 것이므로 (소프트캡슐은 공캡슐로 판매되는 것이 아니라 동사가 직접 충전까지 담당한다.) 마진 폭은 크게 변동하지 않는다.
건강식품 시장전망
자료: 조선일보
일본 건강식품(의약품 형상에 한정) 시장
자료: 야노경제연구소, 경제통계시스템
수 년 간 GDP의 2배 이상으로 성장한 일본 시장, 그리고 아직 일본의 1999년(5,100억엔, 현재 환율 1345원/100엔을 기준으로 6조8,574억원) 규모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국내 시장규모(국내 시장규모는 전체 건강식품인데 반해 일본 시장규모는 의약품 형상에 한정되었음을 다시 한번 주지한다.)를 감안할 때 국내 건강식품 시장은 초기 국면이라고 판단된다.
여기에 건강식품이라는 것이 홍삼, 알로에 등의 몇 가지를 제외하면 과거의 로얄젤리, 얼마 전의 코엔자임Q10, 최근의 오메가3와 글루코사민 등 유행에 민감하여 소규모 업체의 진•출입이 잦은데 이들은 시설투자비와 유행시기의 적절성(시설투자를 하더라도 수율을 맞춰야 한다.)에 부담을 느껴 식품의 효능 연구에만 집중한다. 그리고 이 시장을 동사가 전담하는 것이다. 이 부문의 의미 있는 경쟁사로는 대웅제약의 자회사 R&P바이오 밖에 없는데 우루사 생산만도 바쁘다고 한다. 또 대형 제약사들이 하드캅셀을 포함하여 동사에 위탁하는 것으로 미루어볼 때 수익성 문제가 있어 당분간은 대기업이 직접 소프트캡슐 제조 및 충전을 할 가능성은 배제해도 무방할 것이다.
• 결론
동사에 대한 의사결정을 할 때 검증해야 할 것은 의외로 단순하다. ‘내수 하드캡슐 부문의 안정성 대비 주가가 많이 싼가?’와 ‘수출 하드캡슐 또는 식품 소프트캡슐의 성장이 이익을 크게 개선시키는가?’의 두 가지이다. 제약회사와의 관계에 있어 을(乙)의 입장이기 때문에 Snowball의 칭호를 붙이기는 어려우나, 국내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음에도 매출액 1,000억원에 불과한 틈새시장의 강자로서 충분히 주가가 떨어지기를 기다려 볼 만 하지 않을까?
VIP투자자문 김현준 (mwmtmw@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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