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타임월드: 명품관 리뉴얼로 화룡점정(畵龍點睛)

 

브이아이피투자자문 김현준 (mwmtmw@naver.com)

 

입지: 판정승

 

필자는 광주신세계, 대구백화점, 한화타임월드, 그리고 해당 지역 경쟁사들을 순차적으로 방문해왔다. 느끼는 것은 입지와 DM 등은 직접 가보지 않으면 절대 알 수 없다는 것이다.

 

롯데백화점 대전점 (서구 괴정동 소재, 영업면적 15,412평)

자료: 다음, 한화타임월드

 

세이백화점 (중구 문화동 소재, 영업면적 10,500평)

자료: 다음, 한화타임월드

 

 

갤러리아 타임월드 (서구 둔산동 소재, 영업면적 16,224평)

자료: 다음, 한화타임월드

 

사진에서는 잘 나타나지 않으나 단순 접근성은 세 백화점 모두 뛰어나다. 대구백화점이나 롯데백화점 광주점이 구 도심에 위치하여 교통편의성이 열악했던데 비하면 대전지역 백화점은 전부 왕복 6차선 이상의 교차로를 끼고 넓은 진입로를 확보하고 있었다. 주차장도 인구 및 백화점 규모에 비해 비교적 잘 갖추고 있었다.

 

그러나 집객효과를 결정짓는 입지 측면에서 보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신시가지이기는 하나 구석이라 주변환경이 휑한 느낌을 준다. 반면 타임월드는 신시가지의 중심 둔산동에 자리잡고 있고 오피스지역과 주거지역이 빼곡하게 들어서 있어 한 눈에 봐도 가장 입지가 좋음을 알 수 있었다. 하지만 번화한 정도로 따지자면 세이백화점도 타임월드 못지 않고 홈플러스와 서대전공원, 배후 대규모 아파트 단지를 끼고 있는 점도 강점이다.

 

경쟁구도 Over-view

 

입지만 가지고 결론을 내리면 동사와 세이백화점이 2강,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1약의 구도를 형성해야 맞다. 이제 시장점유율을 보자.

 

롯데백화점 대전점 대비 갤러리아 타임월드 시장점유율 (예수매출총액 기준)

자료: 한화타임월드

 

동사가 제공한 시장점유율 자료에는 세이백화점이 빠져 있다. 그 이유는 뭘까?

 

세이디에스 요약 대차대조표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세이디에스 손익

자료: 전자공시시스템,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세이백화점은 재무구조가 열악하고 영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동사의 경쟁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실제 방문했을 때에도 번지르르한 겉과 달리 속은 CGV 이외에 별로 볼 것이 없고 중저가 아울렛의 분위기와 흡사했다. 주식담당자의 말에 따르면, 세이백화점을 포함한 2009년 시장구도는 5:3:2 정도라고 한다.

 

리뉴얼: 결정타

 

다음 의구심은 (롯데백화점 대전점에 비해 입지가 우월한 것도 하루 이틀 일이 아니고, 세이백화점의 체력이 약해진 것도 하루 이틀 일이 아닐 진데) 왜 동사가 지금에서야 주목을 받느냐는 것이다. 비밀은 리노베이션(명품관 리뉴얼)이에 있다.

 

리노베이션 개요

자료: 한화타임월드,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어차피 작은 도시에서(각 백화점까지 자동차로 10~20분 소요) 접근성만 보장된다면 입지가 무슨 소용이랴? 그러나 입지가 가장 좋은 상황에서 동사가 차별화를 시도하면서 앞으로 치고 나가자 고객들의 마음은 급속하게 기울었다. 그야말로 화룡점정(畵龍點睛)이 아닐 수 없다. 대전광역시는 원래부터 연구직, 공무원, 군인의 비중이 높아 소득의 탄력성이 적은 데다가 서울로부터의 유입인구가 많은 도시라고 한다. 사측은 지금까지 소득 상위계층의 명품 또는 프리미엄 쇼핑에 대한 수요가 잠재해 있었고, 나아가 서울로 원정쇼핑을 떠나는 수요까지 있었는데 이를 모두 흡수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단순한 명품 효과라면(사실 명품은 타임월드에서 사고 나머지는 롯데백화점에서 살 이유는 롯데포인트 밖에 없음. 단, 타임월드는 상류층 DM에서 오히려 강점이므로 우려되지 않음) 수익성이 악화되어야 맞다. 하지만 수익성은 유지되고 있고 최근 늘어난 감가상각비를 고려하면 더 좋아졌다고 볼 수 있다.

 

자료: Quantiwise

 

감가상각비

자료: Quantiwise

 

따라올 테면 따라와 봐

 

롯데백화점 대전점과 비교하면 스타식스 영화관이 5개관으로 롯데시네마 8개관에 비해 작다는 것을 제외하면 MD에서도 손색이 없다.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층별로 동일한 구색에 바둑판 모양으로 각 브랜드의 옷들이 경계선을 이루고 있다고 한다면, 타임월드는 가장자리에는 모두 주요 브랜드가 특색 있는 점포가 배치되어 있고 가운데에도 브랜드 별로 넓고 짜임새 있게 자리하고 있다. 또 대리석 바닥과 화려한 조명이 멋을 더한다.

 

여기까지 보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은 그럴 듯하게 리뉴얼 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수 있다. 사측의 설명은 세 가지이다. 첫째로 롯데백화점은 임대매장으로 잔여 임대기간이 10년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굳이 큰 돈을 들일 니즈가 없다는 것이다.

백화점의 대규모 리뉴얼 텀이 10년임을 떠올려 보면 일견 이해가 가지 않는다. 둘째는 롯데백화점의 전사적 전략과 관련이 있다. 충분히 노하우와 자금력을 가지고 있지만 더 이상 지방 백화점을 죽임으로 해서 얻는 효용(ROIC 개념이라고 보면 됨)이 작고 아직까지 남아 있는 지방 백화점들은 만만한 상대가 아니기 때문에 차라리 할인점과 해외진출로 활로를 뚫겠다는 것이다.

첫 번째 이유와 같이 생각해보면 대전지역은 세그멘트를 서민 백화점으로 잡고 유지한다는 정도로 해석된다. 셋째는 명품 브랜드들의 신규점포 론칭 기준이다. 루이비통, 구찌, 버버리 등 대표 명품들이 신규점포 론칭을 검토하는 최소 기준 중의 하나가 밀집인구 100만명이라고 한다. 아래 표를 참고하면 롯데백화점 대전점이 명품 브랜드를 유치하거나 유치를 통해 대세를 거스를 수 없다는 것은 더 명확해진다. (쉽게 말하면 본 운용역이 아는 모든 명품은 타임월드에 있었고, 대전 롯데백화점에는 아는 명품이 하나도 없었음)

 

자료: 통계청, 한화타임월드

 

나는 아직도 배고프다

 

동사는 지방백화점 치고 차입금도 꽤 있는 편이고 최근 CAPEX도 많이 있었다.

 

이자발생부채

자료: Quantiwise,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자료: Quantiwise, 브이아이피투자자문

 

광주신세계, 현대DSF와 비교하면 주주자본 또는 주주이익이 증가하는 것을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뜻이다.

 

광주신세계 현금누적

자료: Quantiwise, 브이아이피투자자문

 

현대DSF 차입금상환

자료: Quantiwise, 브이아이피투자자문

 

사측에서는 아직 먹을거리가 많이 남았다고 한다. 타임월드의 점장은 관례적으로 한화갤러리아 임원이 내려오는 경우가 많은데 현재 점장인 함태영 전무는 압구정 갤러리아를 초창기에 진두지휘했던 인물로, 이번 리뉴얼도 수 차례 강력하게 모회사에 요청을 했고, 대 성공을 거둔 이후 같은 전략을 이어 나가려고 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3, 5, 6층 리뉴얼이 확정되었고 야외주차장의 영플라자화도 적극적으로 진행하고 있다고 한다. 그렇다고 해서 차입금을 늘리거나 배당을 줄이는 것은 아니라고 하니 다행이다. 다음 그림을 보면 한 눈에 들어온다.

 

자료: 한화타임월드

 

한화타임월드가 이상하게 실적이 잘 나온다는 것을 알고도 ‘리뉴얼 효과겠거니.’하고 뒷전으로 미뤄둔 것이 직접 가보니 명쾌하게 비밀이 드러났다. “가봤어? 안 가봤으면 말을 하지 말아.” 개그 프로그램의 유행어를 떠올리게 하는 요즘이다. 발로 뛰고 눈으로 직접 확인하는 것이 제일이다. 동사의 변화는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