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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분석] 자동차주를 사야 하는 이유
포스코DX22,950원, ▲1,400원, 6.5%와 삼성전자57,900원, ▲1,900원, 3.39% {현대중공업}은 전 세계를 주름잡는 우리나라 산업계의 대표주자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그 이외에 또 다른 공통점이 있다. 당연한 얘기일 수 있겠지만 국제적으로 치열한 경쟁구도를 뚫고 현재의 위치에 올라섰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 치열한 국제 경쟁구도를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일본이다. 일본은 우리나라와 많은 면에서 닮아 있다. 두 나라 모두 전후 급진적인 산업화, 그 와중에서의 인접국의 전쟁 수혜, 그리고 자원빈국이자 인재강국으로서 2차 가공업으로 경제를 키워왔다.
세계적인 시각을 견지해 보면, 이미 글로벌 분업화가 상당히 진행된 상황이기 때문에 각 나라 별로 할 수 있는 일이 따로 있다. 선진국은 금융, 엔터테인먼트와 같은 지식산업을, 개발도상국은 1차 산업 또는 경공업에 매진해야 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같은 애매한 위치의 국가는 기술집약적이면서도 자본집약적인 산업이 적합하다.
공동화의 본질은 기술·기능의 인프라 상실 2차대전의 패전국 일본은 전후부흥이 일단락된 시점에서 미국을 본받고 미국을 따라잡자며(脫亞入歐) 공업입국(工業立國)에 눈을 떴다. 그리고 전후 50년, 일본의 과학기술과 공업화는 미국을 따라잡고 일부는 넘어섰다. 이것은 기업전략이라기보다 국가전략 차원의 이야기인데, 그러한 기본적인 전략 부분에서 ‘산업의 공동화’ 문제를 생각할 필요가 있다. 미국이 여전히 1등 주자로 달리고, 뒤에서는 중국이 점점 추격해온다. 그런 가운데서 아무리 봐도 공업입국외에는 방법이 없는 일본으로서 무엇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새삼 생각해야 할 시점이다. |
<자료: 덴소 인사이드>
한·중·일 3국 간 성질 별 수출입 구조 <자료: 지식경제부>
바로 필자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역(逆) 샌드위치론이다. 일본에서 우리나라로 중심축이 넘어온 산업을 살펴보면 순서대로 철강, 반도체, 조선, 가전(휴대폰 포함)이다. 철강에서 휴대폰까지 점점 산업재에서 소비재로, 기술력과 브랜드가치가 중요해지는 특징을 보인다. 철강은 1차 가공업에 불과했다. 반도체는 자본집약적인 장치산업이다. 그리고 최종 소비자가 기업인 조선을 지나 개개인의 선택이 중요하고 손에 쥐어지는 가전과 휴대폰도 대한민국이 세계를 선도하고 있다.
글로벌 주도산업의 패러다임 시프트 <자료: 브이아이피투자자문>
결론부터 말하면 그 다음이 자동차일 확률이 높다는 것이다. 2003년 3월 지식경제부(당시 산업자원부)가 발표한 <5년 내 전자, 조선, 철강에서 한·중·일 경쟁 치열> 자료를 보면, “동태적 경쟁력 변화에 따라 향후 일본의 경쟁력 상실부문이 조선, 철강 → 전자 → 자동차 → 정밀기계, 소재의 순으로 예상됨”, “자동차: 엔진, 기어 및 각종 센서류 등 자동차 핵심부품에서 일본의 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완성차 부문에서 한국의 경쟁력 기반 마련”이라고 하였다.
그렇다면 왜 굳이 지금 1등인 휴대폰의 삼성전자, LG전자가 아닌 자동차를 얘기하는 지에 대한 답은 자명하다. 주식시장은 꿈을 먹고 사는 곳이다. 아래 그림에서 볼 수 있듯이 조선업체들은 아직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수주량을 가지고 있지만 더 이상의 신규수주가 없어 큰 사이클은 지났다고 보고 기대감이 사라졌다. 마찬가지로 LED TV와 스마트폰은 앞으로 몇 년 간 우리나라를 먹여 살릴 수는 있으나 이 또한 정점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글로벌 신조선 발주 <자료: Clarkson, 동양종합금융증권>
KRX 조선업 지수 <자료: 대신증권>
이에 반해 자동차는 아직까지 현대차그룹의 세계 시장점유율이 미미하고 세계 유수의 업체들이 아직 건재한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렇기 때문에 큰 기회가 남아 있다고 판단된다. 품질과 브랜드가 중요하다고는 하지만, 반도체라고 품질이 중요하지 않았고 워크맨이라고 브랜드가 중요하지 않았는가? 절대 그렇지 않다. 과연 처음부터 선주들이 동방의 소국(小國)인 코리아가 만든 배를 사려고 했을까? 하지만 지금은 어떤가? 품질로 세계 1등이라는 말이 자자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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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
한국 |
1960년대 |
영국으로부터 세계 조선업의 주도권 획득 (건조량: 1,000만G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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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대 |
과열된 설비투자 경쟁 중에 터진 오일쇼크로 대폭적인 설비감축 (건조량: 1,700만GT를 고점으로 하락) |
조선업 태동 (건조량: 100만GT 미만) |
1980년대 |
세계 경제의 정체 국면에서 급격한 엔고 현상으로 인해 가격경쟁력 저하 (건조량: 500만GT까지 지속적으로 하락) |
정체에 빠진 일본 건조능력을 틈타 공격적인 설비투자 (건조량: 300만GT 수준까지 확대) |
1990년대 |
노무비 등 원가상승으로 경쟁력 지속적 하락 (건조량: 500만GT 수준 유지) |
확대된 건조능력과 저렴한 원가구조로 경쟁력 강화 (건조량: 500만GT까지 확대) |
2000년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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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주량, 건조량 기준 세계 1위 (건조량: 1,500만GT 돌파) |
<자료: 산은경제연구소, 브이아이피투자자문>
하지만 다시 한번 공급과잉이 일어났고 지금은 공이 중국으로 넘어간 상황이다. 아직까지 품질 측면에서 중국산 선박과 비교할 수준이 아니라고는 하나, 본 운용역이 제시하는 중기적(中期的) 자동차업 성장 시나리오도 당장에 벤츠, BMW보다 좋은 차를 만든다는 것이 아님을 주지할 필요가 있다.
같은 맥락에서 (하이브리드 등은 논외로 한다면) 이제는 우리나라가 자동차에 대한 기술력은 여타 유수의 브랜드에 비해 크게 뒤떨어지지 않고 곧 따라잡을 것이라 확신한다. 그리고 상대적으로 싼 비용구조로 경쟁력 있는 제품을 생산해 낼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브랜드가치를 다져 나간다면 못 할 이유도 없다. 또 현대자동차그룹은 공격적인 설비투자와 현지화 전략으로 준비된 플레이어라는 판단이다. 그래서 도요타가 요지부동의 세계 1등일 때 필자는 우리나라의 자동차 업종에 집중하자고 강변하는 바이다. 미국시장에서 현대차가 선전하는 것은 환율 때문일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기회로 브랜드를 알리고 품질을 검증 받는 계기가 되고 있다. 이는 우연이 아니다. ‘언제나 영웅은 난세 속에서 난다.’는 말이 있듯이 경제 면에서도 공급과잉으로 인해 선발주자들이 어려움을 겪고 해당 국가 경제의 중심축이 타 산업으로 넘어갈 때 후발주자에게 기회가 오고 빠른 성장을 해 왔다.
2009년 상반기 글로벌 완성차 시장점유율 <자료: 자동차공업협회>
철강도 마찬가지이다. 기존에 유럽 업체들이 좌지우지 하던 것을 공급과잉에 따라 무수한 인수합병이 일어나게 되고 그에 따라 한국과 일본이 덕을 보게 된 것이다. 그리고 2000년대 일본 철강산업의 구조조정이 일어나면서 중국과 아르셀로 미탈 등 양적 공세를 펼치는 곳으로 무게중심이 옮겨가고 있다. (포스코는 한국의 유일한 조강업체로 내수에 대한 지배력을 가지고 있어 과감한 구조조정을 거친 일본의 철강업체들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현대차 2분기 5000억 흑자 ‘글로벌 빅3’ 등극을 꿈꾼다 지금 현대·기아차의 상황은 일본 업체들이 1980년대 미국시장에서 빅3와 경쟁하며 주도권을 잡아가던 상황과 매우 비슷하다는 진단이다. 당시 일본차는 품질 좋고 소형차를 원하는 미국 소비자의 욕구를 충족시키며 소형차 시장을 휩쓸었다. 이번에는 주인공이 현대·기아차로 바뀐 셈이다. 문제는 3~4년 뒤 현대·기아차가 미국을 비롯한 선진국의 고급차 시장에 진입할 때 불거져 나올 수 있다. 가톨릭대 김기찬 교수는 "1989년 이후 일본 업체들은 저가 고연비 차량에서 고가 고품질 자동차로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는데 사실상 도요타자동차만 성공하고 나머지는 전부 실패했다"고 말했다. 그는 "현대·기아차도 비슷한 상황에 놓일 수 있는데 최근에 글로벌 자동차 시장에 연비라는 장벽이 하나 더 생겼기 때문에 매우 어려운 관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품질 개선도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최근 미국 JD Power의 신차품질조사에서 현대차 아반떼(미국 판매명 엘란트라)는 소형차 부문에서 1위에 올랐지만, 현대차는 전체 신차품질조사에서는 4위였다. 또 현대차의 기계적 부문 평가는 5점 만점에서 3점에 그쳤다. 즉, 현대차가 기계적인 품질에서는 아직 부족하다는 것이다. 중고차(출고 후 3년 된 차량) 평가의 경우, 현대차는 14위를 차지했다. 현대차의 품질이 오래가지 못한다는 방증이다. 이는 현대차가 '빅3 메이커'로 도약하려면 뼈를 깎는 품질 개선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여기에다 고질적인 노사 갈등과 파업은 현대차를 자칫 삼류 자동차 회사로 끌어내릴 수 있는 '아킬레스건(腱)'으로 꼽힌다. 교통안전공단 자동차성능연구소 박용성 박사는 "툭하면 파업을 일삼는 후진적인 노사 관행을 떨쳐 버리지 못한 기업이 글로벌 초일류 회사가 되는 경우는 '나무 위에서 물고기를 구하려는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
<자료: 조선일보>
<자료: 오토모티브>
큰 그림을 그려 꿈이 있는 필립피셔형 장기투자를 한다면 우리나라에 제2의 포스코, 현대중공업이 나오지 말라는 법은 없다. 첨언하면 필립피셔는 개별 종목의 숟가락 개수까지 다 알 정도로 치열한 리서치 후에 장기보유를 했다. 대한민국의 자동차회사는 현대차219,000원, ▲2,000원, 0.92%와 기아차 밖에 없다는 현실이 아쉽지만, 우리 가치투자자들은 여전히 bottom-up의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
브이아이피투자자문 김현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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