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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따라잡기] 사라진 일본인과 아이디어



제가 몸담고 있는 신문사의 바로 옆에는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본점이 있습니다. 주말이면 이 일대 교통을 마비시킬 정도로 흡인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대표 백화점입니다. 이 백화점에 최근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이 백화점 매장을 거닐면 우리 말 못지 않게 일본 말을 듣는 것이 자연스러울 정도로 일본인 관광객들이 넘쳐 났는데, 요즘에는 이런 장면이 여간해서는 보이지 않는 겁니다. 1, 2월만 해도 제가 아침에 출근하다가 일본인 관광객들이 무리 지어 이 백화점 앞에서 문이 열리기를 기다리는 것을 봤었는데, 이제는 그 많던 일본인 관광객들이 다 어디로 갔나 싶습니다. 백화점측도 일본의 황금연휴(골든위크) 기간(4월26일~5월10일)에 특수를 누릴 것으로 예상했으나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고 밝히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일까요. 제가 취재를 해보니 환율과 관련이 큰 것으로 보입니다. 엔화(이하 100엔 기준) 대비 원화의 환율이 3월 3일 1,620원으로 역사적 최고점을 찍더니 이후 하락세로 반전해 제가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3일 현재 1,320원으로 떨어졌습니다.한국 돈의 가치가 높아지니 – 한국 제품이 비싸지니 - 일본인 관광객들의 발길이 뜸해지기 시작한 겁니다. 




[그래프 : 엔화 대비 원화 환율 추이]


엔화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달러화 대비 원화 역시 3월초에 1,559원으로 외환위기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더니 이후 낮아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3일 현재 1달러는 우리 돈으로 1,290원까지 떨어진 상태입니다.





 

[그래프 :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 추이]


엔화나 달러화는 우리 돈으로 얼마여야 합당할까요.


굳이 구매력평가(PPPㆍPurchasing Power Parity) 이론을 거론하지 않더라도 A국의 돈의 가치와 B국의 돈의 가치는 동일한 구매력을 가져야 정상입니다.


요즘 일본의 스타벅스 매장에서 팔리는 아메리카노 톨 사이즈가 350엔인데, 이게 한국에서는 3,300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엔화 대비 적정 원화는 942원입니다([3,300*100]/350=942.85).


또, 2월 기준으로 일본의 맥도날드 매장에서 팔리는 빅맥의 가격이 290엔인데, 이게 한국에서는 3,300원입니다. 이를 기준으로 하면 엔화 대비 적정 원화는 1,137원입니다([3,300*100]/290=1,137). 다시 말해 맥도날드와 스타벅스가 보여주는 엔화 대비 원화는 1,000원 언저리에 있어야 합리적입니다.

 

마찬가지로, 달러화에 대해서도 맥도날드와 스타벅스 방식을 적용해보면 달러화 대비 적정 원화는 900원대입니다.

결국 엔화 대비 원화이건, 달러화 대비 원화이건 앞으로도 한참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네요. 때마침 워렌 버핏도 2일(현지시간) 버크셔 해서웨이 주주미팅에서 “달러화의 가치가 앞으로 현저히 떨어질 것”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P.S. 환율은 버핏에게도 주요 관심사입니다. 버핏은 2003년 경제 전문지 포춘에 ‘미국의 점증하는 무역적자가 나라를 팔고 있다’(America’s growing deficit is selling the nation)는 제목의 기고에서 낭비섬(Squanderville)과 절약섬(Thriftville)의 비유를 통해 미국의 무역적자로 달러 가치가 떨어질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후 그는 한국의 대한제분, 포스코 등 해외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했습니다. 얼마전 버크셔 해더웨이 홈페이지에 들어갔더니 이게 아직도 초기화면에 그대로 링크돼 있는 걸 봤습니다. 버핏은 이 기고의 내용이 지금도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원화 환율이 떨어지는 것은 투자자에게 대단한 기회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환율이 떨어지는 상황을 활용한 투자 수익률은 환율이 오르는 상황을 활용한 투자 수익률보다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습니다.

왜냐하면 환율이 내리는 경우에 수혜 기업이 얻는 이익은 환율이 오르는 경우에 수혜 기업이 얻는 이익보다 훨씬 높기 때문입니다. 


이건 사실 어려운 이야기도 아닙니다.


기업의 이익은 수익(매출액)에서 비용을 차감한 것입니다(수익 – 비용 =이익)


원화 환율이 오르면 해외 고객에게 물건을 판매하는 기업의 수익이 늘어나는데 - 예를 들어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오르면, 1,000원에 팔았던 물건을 1,500원에 파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 수익이 늘어나면 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에 기업의 이익은 실은 크게 늘지 않습니다.


예를 들어 롯데백화점이 엔고 특수로 일본인 관광객에게 물건 100억원 어치를 더 팔았더라도 이익은 10억원 안팎에 불과합니다. (기업이 제품을 만들거나 상품을 매입하면 제조원가나 매입원가가 들어갑니다. 제조원가나 매입원가는 비용입니다)


반면 환율이 내리면 해외에서 원재료를 수입하는 기업이 유리한데 – 예를 들어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1,500원에서 1,000원으로 내리면, 1,500원에 구입했던 원재료를 1,000원에 사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 비용이 줄어든 만큼 이게 고스란히 이익으로 잡힙니다.


예를 들어 어느 한국 기업이 원재료를 20억원에 사던 것을 10억원에 사면 10억원은 그대로 이익이 됩니다. 이는 물건 100억원 어치를 파는 것과 같은 효과를 냅니다. (수익 – 비용 = 이익을 생각해보십시오)


실제로 외환위기 당시인 1998년 1월에 달러화는 1,760원에서 정점을 찍고 내리기 시작했는데, 이를 계기로 해외에서 원재료 매입 비중이 높았던 일부 기업의 주가는 10배 가량 뛰었습니다. 이건 주가가 오버슈팅한 것이 아니라 기업 이익에 합당하게 반응한 것이라고 저는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저는 최근 일어난 환율 변화로 이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업을 찾아내는데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요즘 주식 시장을 들여다보면 투자자들이 환율 변화에 관심이 덜한 것 같아서 더욱 그렇습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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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6개

  • 숙향
    환율에 관심 많습니다. 하지만 기자님께서 언급하신 것처럼 정상적인 환율이 아직이란 생각에 대미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1,100 원대에 들어섰을 때, 생각하려고 합니다. http://
    2009.05/06 13:34 답글쓰기
  • 숙향
    2009.05/06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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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관
    밀가루는 어디꺼 쓰냐? 동네 반찬집 여사장님께 물어봤더니 곰표꺼 쓴다고 하더군요
    이유가있냐고 물어봤더니 그냥 사던거라 가게가면 집어지게 된다는 http://
    2009.05/06 22:50 답글쓰기
  • 이정관
    2009.05/06 2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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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곰군
    500원 비용절감한 것이 그대로 500원 이익으로 잡히듯, 수출업체가 1000원 받던 물건을 환율이 올라 1500원 받으면 500원도 고스란히 이익으로 잡히지 않나요? 환율 때문에 원가가 올라가지는 않을텐데요..
    환율에 관심을 가져야 하는 것은 맞지만 수출업체가 수입업체보다 덜 수혜라는 것은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참고로 롯데백화점은 수출업체가 아니라 엔고 때문에 일본인 입장에서 한국물건이 싸보여 판매량이 늘었기 때문입니다. 이 경우에는 당연히 원가율과 연관이 있지요. 이 칼럼에서 적합한 예가 아닌 것 같네요..
    또 한 가지, 현재 원화가 고평가인지 저평가인지는 차치하고 구매력평가이론에 따라 원화가 엔화 대비 1000원, 달러화 대비 900원까지 올라야 한다는 것도 이상합니다. 상대적인 것이므로 환율은 그대로이고 스타벅스 커피나 맥도날드 햄버거 가격이 오를 수도 있는 것이거든요. (적정환율에 대한 언급을 위해서라면 다른 근거를 대셔야 할 듯 합니다.)
    사라진 일본인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찾는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일입니다. 하지만 모두가 끄덕일 수 있는 얘기였다면 더 좋았을 것 같네요...http://
    2009.05/07 11:39 답글쓰기
  • 곰군
    2009.05/07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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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알루
    더 받은 500원에서 재료수입비용 증가분을 빼야하는거라
    이민주 기자님 말씀이 틀린건 아니라고 봅니다.
    주식은 미래가치의 선반영이므로 환율이 충분히 하락하고나서는
    그만큼 투자자가 얻을 수 있는 수익이 작아지겠지요.
    제 생각엔 이미 달러약세, 원화강세를 반영한 베팅은 시작된것 같습니다http://
    2009.05/07 19:05 답글쓰기
  • 알루
    2009.05/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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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치또가치
    빅맥 지수, 스타벅스 지수는 각국의 환율을 비교하는 넘 유명한 지수입니다. 장기적으로 보면 각국의 환율이 여기에 수렴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네이버 검색창에 '빅맥 지수' '스타벅스 지수'라고 치면 좌르륵 나옵니다. ^..^ http://
    2009.05/08 06:22 답글쓰기
  • 가치또가치
    2009.05/08 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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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kmen
    이민주님께서 출판하신서적과 강의와 칼럼을 깊이세겨가며 주식을 배우는 사람입니다
    항상 심도깊게 생각하시고 친철하게 설명해주시고 종목분석을 해주시는 모습이 그저 감사할다름입니다
    진심으로 감사드림니다...http://
    2009.05/08 23:46 답글쓰기
  • mkmen
    2009.05/08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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