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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밸류 분석] 에이스침대
대한민국 침대시장의 독점기업- 에이스침대26,200원, ▼-50원, -0.19%
에이스침대는 우리나라 침대시장을 약 35%정도 점유하고 있으며, 공장 자동화 및 무인화 등 대부분의 자본지출이 끝나있는 상태이고, 꾸준한 성장을 보여왔습니다. 그러나 제가 주목하고 있는 부분은 국내 침대시장이 이 ‘안씨 일가’ 에 의해 독식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저는 이런 상황 아래서 에이스 침대의 매출 구조에 대해 살펴보고, 시장독점의 해자에 대해서 살펴볼까 합니다.
차트1- Slow and Steady, 조금씩, 그리고 꾸준히 늘어왔다.
에이스침대의 기본적인 사항들
1. 얼마짜리 회사인가?
네 에이스침대는 시가총액 2009년 4월1일 현재 916억원짜리 회사입니다. 현재 주가는 수익의 5.5배에, 가지고 있는 장부자산의 0.5배에 해당하는 금액입니다.
2. 뭘 가지고 있길래?
에이스침대가 가지고 있는 자산가치에 대해서는 Snu Value 태원호 군께서 분석을 해주셨기 때문에 간단하게 짚고 넘어가겠습니다. 전체적으로 자산총계 1830억 중 비유동자산 1126억, 유동자산이 700억가량 되며 현금 및 당좌자산이 539억입니다. 그 중 현금은 85억, 매출채권은 138억 정도입니다. 특이할 만한 사항은 2008년 단기예금이 약 2배 가량 증가했다는 것입니다.(120억->244억)이는 자본의 임의적립금 항목에서 증가 원인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전기대비 140억 증가). 그 외에도 충북 음성 및 파주에 영업자산으로 쓰이는 공장을 가지고 있고, 성남시에 비영업자산인 예전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외에 2006년 이탈리아에 설립한 자회사와 2007년 중국에 자회사를 설립 중국 시장 진출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자사주로 약 120억 정도로 30만주가량을(전체 발행 주식수 220만주) 지니고 있습니다. 비영업 자산으로 가지고 있는 성남공장의 개발여부 외에는 딱히 크게 자산의 catalyst를 찾을만한 것은 없어 보입니다(아직 따로 개발할 계획은 없다고 합니다).
3. 공장은 최신판인가??
차트2-현금흐름과 CAPEX, 영업이익, 주주이익
역시 제조업을 보면서 가장 신경이 쓰이는 부분은 CAPEX 입니다. 에이스침대는 2005년 대규모의 자본지출이 있은 이후로 꾸준히 그 양이 줄고 있습니다. 영업이익이나 CFO도 꾸준히 증가하고 있구요, 주주이익 역시 다시 증가하고 있습니다.
3. 돈은 어떻게 벌고 있나?
에이스침대의 매출구조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에이스침대는 수입한 목재와, 경강성, 스폰지 등을 가지고 공장에서 침대로 만든 뒤 대리점 망을 통해 판매하는 전형적인 제조업의 형태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림 1 전자공시 에이스침대 08년12월 분기보고서 중
전국 일반대리점 235개, 백화점 매장 75개로 총 310개의 직영 대리점망을 통해 침대를 판매하고 있으며 특이점은 침대라는 물건이 고가의 가구이다 보니 대부분의 경우 매출채권의 형태로 이익을 수금합니다. 본사에서 물건을 직영으로 판매하게 되는 대리점과는 달리 백화점에 들어가 있는 매장의 경우 매장에서 물건을 구매한 뒤 이를 재판매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 주문매출로 약 5%정도를 차지하며 이는 특판 사업에 해당하는 영역으로 호텔 및 대형 숙박업소들에서 받는 주문을 의미합니다.
고객층은 혼수시장보다는 중,장년층입니다. 사실 에이스침대의 이미지가 굉장히 고급스러운 대신 비싼 이미지를 지니고 있기 때문에(단 한번도 할인행사를 가져본 일이 없습니다.), 갓 결혼한 신혼부부보다는 처음 쓰던 침대가 교체할 때가 되었을 때와 맞물려 중, 장년층의 침대교체수요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최근의 회사의 성향 역시 점점 더 고급스럽고 개인에 맞춘 침대제작을 목표로 기타 회사들과 차별성을 두고 있습니다. 2008년 11월 개장한 에이스 에비뉴는 에이스 침대 브랜드뿐만 아니라 이탈리아 및 유럽 유명 브랜드들의 제품을 판매하며 국내 명품 가구시장을 주 타겟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청담동 ‘더슬립’의 경우 최저 700만원에서 1000만원에 호가하는 침대들을 판매하고 있습니다.
그림 2 강남구 논현동 ACE AVENUE 전경
4. 매출채권, 과연 현금으로 잘 들어올까?
중요한 것은 매출채권이 아니라 현금이죠. 매출채권은 얼마나 빨리 현금으로 바뀔가요?
차트1 에이스침대의 매출채권회전일수(1998-2007)
차트에서 보시다시피 에이스침대의 매출채권 회전일은 1998년 평균 70일에서 2008년 35일까지 줄었습니다. 업계2위인 시몬스침대의 2007년 매출채권 회전일은 약 31일 정도입니다. 군소 10대 가구회사(에이스와 시몬스, 설타침대를 뺀 나머지 회사들)들의 매출채권 회전일이 대략 50일에서 60일사이임을 감안하면 확실히 좋은 편입니다. .
단, 대손 충당률은 1%정도로 경쟁사에 비해 조금 낮은 수준으로 설정하고 있습니다. 회사측에서는 손실률은 1%미만이라고 합니다.
해자는 무엇인가.
1.대한민국의 침대는 안씨가 책임진다.
에이스침대는 국내시장의 약 32%정도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으며 국내 1위의 침대 업체입니다. 업계 2위인 시몬스침대와 3위인 썰타침대까지 합쳐서 약 50%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1위와 2위와 3위를 합쳐서 시장점유율을 보는 까닭은 에이스침대의 대주주는 안성호씨(장남)이고, 시몬스침대의 대주주는 안정호씨(차남)이며, 썰타침대는 안유수씨(부)가 라이센스를 따내 경영하는 회사이기 때문입니다. 즉, 대한민국에서 절반이 넘는 침대를 안씨가문에서 만들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이렇게 튼튼한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에이스 침대와 시몬스 침대는 압도적인 가격결정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단순히 가격결정력의 수준이 아니라 ‘가격담합’을 벌이고 있는 수준인데요,실제로 대리점들에 대한 할인판매 금지 등 몇 가지 담합행위로 인해 2009년 1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52억의 과징금을 추징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가격을 떨어뜨리거나 담합이 풀리는 일은 없을 것으로 보입니다. 예전에 교복회사들이 담합을 통해 교복가격에 거품이 있었다는 기사가 있었는데요, 그때에 비해서 침대라는 물건 자체가 가격에 대해 비탄력적인 편이고 회전수가 낮은 제품이기 제도적인 관리가 꾸준히 되지 않는 이상 쉽게 여론형성이 될만한 사회적 파급력이 없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형제간의 우애(아버지가 운영하시는 썰타는 제쳐두더라도)는 재료비 측면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인터뷰나 기사에도 많이 나옵니다만 두 회사는 원단, 목재 및 스프링의 강선 등을 공동구매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고 있습니다. 이는 굉장한 해자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요, 전량 수입하는 목재는 둘째 치고라도 국내에서 구입하는 경강선(스프링 강선)은 확실한 가격협상력을 지니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2. 과연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독자적인 회사일까?
에이스침대와 시몬스침대는 단순히 대부분의 원자재의 공동구매, 기술노하우 교환 등에서만 형제간의 우애를 보이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2006년 설립된 에이스침대의 이탈리아 현지 자회사 ZANA는 시몬스와 합작해서 만든 회사 (각 50%, 50% 전자공시 기준)이고, 역시 06년도에 설립한 가구유통전문회사 슬립샵 역시 각각 지분을 나눠가지고 있습니다.(각60%, 24.5% 전자공시 기준) 에이스침대와 시몬스 침대는 한 회사에서 나오는 다른 브랜드로 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대차와 기아차 내지는 하나의 일류 호텔 내에 한식당과 양식당이 같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게다가 두 기업은 성호와 정호 형제가 맡고 난 뒤로 서로 다른 시장을 구축하려는 면모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에이스침대는 점차적으로 더욱 고품격 명품으로서의 이미지 변화를 꾀하고 있는 반면, 시몬스 침대는 조금씩 브랜드 이미지를 젊고 건강한 이미지를 구축해나가고 있습니다. 또한 사업다각화를 추진하는 것이 안정호씨(시몬스침대)의 계획입니다.
그림 3 시몬스의 사업다각화. 아직은 배게 밖에 못 만들었지만...
또한 어려서부터 현장에서 생산계획, 원가관리 등 생산부문에서 뼈가 굵은 안성호씨(에이스침대)는 오직 침대외길인생만을 주장하고 있지만, 시몬스침대의 기획실장으로 시작한 안정호씨는 해외 시장 개척 및 사업 다각화 등 서로 다른 부분에서 경쟁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그림 4 성호와 정호 형제-이들은 풍기는 인상도 정말 다릅니다.
기타 특이사항
강력한 주주우선 정책.
에이스 침대의 또 다른 매력은 국내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소액주주 우선정책입니다. 지난 3기간 현금배당으로 1000원씩 꾸준히 배당을 했으며, 대주주와의 차등지급정책(대주주 500원)을 통해 소액주주에 대한 배려를 꾸준히 하고 있는 편입니다. 또한 상장된 이래 꾸준히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가방어를 꾀하고 있습니다.
결론
에이스침대는 현재 시가총액 900억 정도의 회사로, 자사주 30만주를 생각하면 약 775억정도입니다. 장부자산가치의 절반 정도 가격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현금(80억), 단기예금(240억) 등의 당좌자산과, 성남 상대원동 쪽에 가동하지 않는 공장을 가지고 있습니다(장부가액 104억). 또한 꾸준한 배당이나 차액배당, 자사주 매입 등의 국내에서 쉽게 찾기 힘든 주주우선 정책을 펼치고 있습니다.
에이스침대의 해자 단순히 보이는 것보다 훨씬 넓습니다(보이는 것도 좁은 편은 아닙니다). 시몬스 침대와 에이스침대는 사실상 하나의 기업으로 놓고 해자를 생각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생산에 있어서는 여러 부분을 공유함으로써 규모의 경제를 획득하고 비용을 절감하며, 판매에 있어서는 독점기업으로써 가격결정력을 확보하고, 독자적인 제품체계를 구축함으로써 서로간의 제품 경쟁을 줄여가고 있습니다.
물론 리스크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사실상 대한민국의 침대시장은 안정기에 들어서 있기 때문에 성장의 공간이 많이 남아있지 않습니다(시장의 규모는 약 6300억원대입니다.). 따라서 해외로 진출해야 하는데, 그를 위해서는 현지법인을 설립해야 합니다. 침대는 운송비가 많이 들기 때문에, 현지공장 및 법인에서 설립하는 것이 훨씬 이익이기 때문입니다. 동북아시아, 특히 중국의 침대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을 감안하면 사업전망은 밝은 편이지만 무리한 사업확장으로 인한 리스크가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가족간의 큰 싸움이라도 난다면, 지금 같은 우애 좋은 모습을 볼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특별한 catalyst나 폭발적인 성장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물론 아직 할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현금성 자산가치가 뛰어나고, 앞으로도 꾸준한 이익을 낼 것으로 기대되는 회사인 만큼 현재의 가격은 굉장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형제들끼리 막장드라마라도 한편 찍지 않는 이상 대한민국 침대시장은 앞으로도 최소한 1세대는 더 안씨 가문이 책임지지 않을까 추측해봅니다.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SNU VALUE]
작성자 노정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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