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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누밸류 분석] 작은 거인, 안국약품
안국약품6,950원, ▲60원, 0.87% – 호흡기용제 시장의 작은 거인
안국약품 은 시가총액 552억(약 15%의 자사주 감안시 실질시가총액 469억), 2008년 연간 매출액 759억의 중소형 제약업체이다. 동사는 전문의약품을 주로 생산하고 있으나 일반인들에게는 토비콤이라는 시력개선제로 더 널리 알려져 있다.
[그림1] 동사의 일반의약품 중 하나인 토비콤의 광고 장면
안국약품 - 호흡기용제 시장의 작은 거인
동사는 1990년대까지 두드러지는 성장세를 보이지 못했다. 그러다가 2000년부터 성장세가 급격히 상승하며 외형을 키워왔다.
[자료1] 동사의 외형 추이, 동사 사업보고서 (단위: 십억)
동사의 급속한 성장은 2000년 의약분업의 실시 이후 변화된 영업환경에 적합한 신제품을 출시한 덕분이었다. 2000년 이전까지만 해도 동사 매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던 제품은 그랑파제(소화제), 토비콤(시력개선제), 파파제(소화제) 등으로 일반의약품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2000년 의약분업에 때맞춰 독일 엥겔하르트사로부터 도입한 진해거담제 ‘푸로스판’을 출시하면서 동사는 제품 구성을 급속도로 변화시켜왔다.
[자료2] 동사의 매출액 비중, 동사 사업보고서
현재 동사는 전문의약품 비중이 약 90%에 달할 정도로 높은 편이며 그 중에서도 호흡기용제의 비중이 높다. (이러한 특성 때문에 동사는 황사 테마주로 분류되기도 한다.) 비교적 단순한 매출 구성은 리스크의 분산이라는 측면에서 봤을 때 불리한 측면이 있으나 규모가 크지 않은 회사로서는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기보다는 이와 같이 특정 시장에 집중하여 시장 내 강력한 지위를 점하는 것이 더 나은 전략일 수 있다. 현재 동사의 호흡기용제 시장 점유율은 약 15%로 5%대의 유한양행과 3%대의 대웅제약을 제치고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그 밖에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토비콤-S는 시력개선제 시장 점유율 35%로 역시 1위를 점하고 있으나 시장규모 자체가 작은 탓에 매출에 기여하는 비중은 미미한 편이다.
[자료3] 진해거담제의 원외처방조제액 규모, 유비케어 UBIST
한편 매출 100억 원을 넘는 대형품목이 진해거담제 밖에 없었던 동사는 진해거담제 시장이 성숙기에 접어들게 됨에 따라 다른 품목으로의 진출을 꾸준히 시도하였다. 에미타솔(항구토제), 이뮤코텔(방광암 치료제), 트리아카나(국소비만 치료제) 등은 그 결과물이었다. 그러나 이들 품목은 시장성이 크지 않은 한계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던 중 2006년 동사는 국내 제약산업 최대의 시장인 고혈압치료제 시장에 뛰어들 것을 선언했다.
[그림2] 안국약품의 주요 제품 사진, 동사 홈페이지
동사의 고혈압치료제 ‘레보텐션’은 항고혈압 효과를 가진 주성분인 암로디핀의 특허만료 이후 염기만을 달리했던 기존 개량신약들과 달리 오리지널 의약품 노바스크와 염기가 같은 반면 1/2의 용량으로 동일한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게다가 기존 약품에서 말초부종, 두통 등을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 R-암로디핀을 제거하고 S-암로디핀 성분만을 분리해내 부작용의 발생율을 낮췄다. 어렵게 설명했지만 쉽게 말해서 동사의 제네릭 레보텐션은 오리지널 의약품보다도 뛰어난 품질의 고혈압치료제라는 것이다. 형보다 나은 아우인 셈이다. 게다가 통상 제네릭 가격이 오리지널의 80% 이하로 책정되는 것과 달리 약가 역시 노바스크와 동일핞 524원(2.5mg기준)로 결정되었다. 화이자와의 특허권침해금지 소송과 관련하여 약 두 달 간 판매중지가 된 적이 있었으나 2심에서까지 승소하였고 이미 여러 회사에서 유사한 제네릭 제품을 출시한 상황이어서 특허 관련 리스크는 사실상 사라졌다고 볼 수 있다. 동사는 2008년 3분기까지 레보텐션 매출액이 59억으로 전년대비 59.1%의 성장률을 보였으며 2008년 한 해 동안 약 80억에 이르는 매출을 올린 것으로 추정된다. 한편 레보텐션은 2009년 1월 약가 인하 결정으로 현재 516원이 되었다. 1.5% 가량의 낮은 인하율로 약가 인하가 동사에 미치는 영향은 미미할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동사는 올 연말 기관지천식기침약 ‘애니코프’를 출시 예정이다. 동사는 미국의 MIDEP사로부터 후보물질을 도입해 한국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국가에 대한 판권을 45년 간 받았으며 자체 임상실험 개발을 통해 2008년 5월 식약청의 승인을 받았다. 동사는 애니코프가 푸로스판과 같은 유통경로에서 서로 시너지효과를 내는 보완적 약제로서 역할을 하며 호흡기용제 시장에서의 점유율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 밖에도 그랑파제F 등의 중소형 품목 또한 제 몫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이와 같이 동사는 200억 원 이상의 우수한 대형 품목과 몇몇의 중형 품목을 보유하고 있으며 신약의 출시 또한 목전에 두고 있어 이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높은 편이다.
게다가 동사는 제약회사 중에서도 안정적인 재무구조를 가지고 있다. 동사는 최근 수년간 금융부채가 거의 전무하다시피 하여 사실상의 무차입 경영을 해왔다. 2008년 기말 기준 부채비율은 36%로 낮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2007년~2008년 차입금이 증가하면서 금융부담이 이전보다 커진 사실이 눈에 띈다. 이는 동사가 신규 영업용 자산을 취득하는 용도로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동사는 2006년 충북 오송 생명과학단지에 1만 3천여 평의 신규 공장 부지를 분양 받았으며 계약금에 대한 분할 납부를 2008년 3분기까지 마치고 소유권을 획득하였다
[그림3] 2008년 10월 준공된 오송 생명과학단지, 헤럴드 경제
정부가 올 7월부터 일반의약품, 2010년부터는 모든 의약품을 대상으로 CGMP(우수의약품제조 및 품질기준) 를 충족시키지 못한 제약사는 판매 허가를 내주지 않기로 했다. 대형 제약사들은 강화된 기준으로 자사 의약품의 해외 수출의 길을 넓힌다는 면에서 환영하는 눈치지만 규모가 작아 신규 설비 투자할 여력이 없는 중소형 제약사에게는 큰 부담이 아닐 수 없다. 앞서 언급한 오송 단지 역시 이러한 정부 규제에 대비한 것이었다. 그러나 신규 공장을 건설하는 데 약 200억 규모의 자금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데에다 인력 확보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현재 사업을 사실상 백지화하고 원점에서 재검토 중이다. 동사는 기존 계획을 수정하여 오송에 대한 신규 투자 대신 기존의 공장이 있는 화성 향남지구에 투자를 집행할 계획이다. 투입되는 자금의 규모는 이전보다 줄어들 것이나 2010년까지 CGMP에 부합하는 생산시설을 갖추어야 한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그 시점까지 어떤 방식으로든 대규모 투자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자료4]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계획, 2007년 3월 30일 보건복지부 공고
한편 2009년 중 보건복지가족부의 기등재 의약품 목록정비 계획에 따라 호흡기관용제에 대한 약가 인하가 단행될 예정이다. 이는 호흡기용제 매출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동사로서는 리스크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정부가 환율 인상 등의 외부 환경 변화로 인해 제약업계의 수익성이 악화될 것을 우려하여 약가 인하 정도를 당초보다 완화할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이다. 레보텐션의 경우에 그러했듯 호흡기용제에도 우려했던 것보다 낮은 인하율이 적용될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
제약산업을 잘 모르는 대학생이 동사의 미래를 확신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다. 향후 동사의 영업이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 지 예측할 능력도 없으며 외부환경이 어떻게 변화할지도 알 수 없는 노릇이다.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몇 품목의 시장에서 견고한 지위를 가진 기업이 순유동자산(460억) 부근의 가격에 거래되고 있다는 사실은 매력적이라 여겨진다. 늘 그러하듯 잘 모르는 기업일수록 싼 가격에 사는 것이 무지로 인한 리스크를 줄여주는 법이다.
[서울대학교 투자동아리 SNU VALUE]
작성자 태원호
레포트를 작성한 시점인 3월 25일에 비해 가격이 많이 올랐네요.
2009년 3월 27일 현재 시가총액은 612억입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