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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따라잡기] 매입 시점 잡는 법
요즘 주식 시장이 몹시 출렁이고 있습니다. 지난달 31일 하루만 해도 오전에는 미국 자동차 회사 제너럴모터스(GM)의 파산 위기가 다시 증폭되면서 코스피(종합주가지수)가 맥없이 떨어지더니 오후에는 상승장으로 반전해 결국 전 거래일 대비 0.74% 상승해 마감했습니다.
“상승장으로 가는 교두보인가, 하락장으로 가는 전초전인가”하는 제목이 신문 지면을 장식하고 있네요.
이럴 때면 주식 투자자는 마음이 흔들리기 마련입니다. 실은 저도 며칠 전에 주식을 매입한터라 주가 움직임에 더욱 신경이 쓰이더군요.
앞으로 주식 시장이 어떻게 전개될 것인가. 향후 주식 장세를 예측할 수만 있다면 돈 버는 것은 너무 쉬울 텐데…
이런 말초적인 궁금증이 나도 모르게 머릿속을 맴돌다 보니 어느 증권사에서 내놓은 “요즘 주식 시장 장세가 1998년 외환위기 당시와 유사하게 전개되고 있다”는 보고서에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더군요.
1998년에 경상수지가 개선되고 달러 대비 원화의 환율이 올랐는데, 이게 요즘 경기와 유사하므로 당시 주가가 많이 올랐던 음식료, 보험, 통신 업종에 지금부터 관심을 가지라는 요지였습니다.
저는 그 시절을 너무나 생생하게 기억합니다. 1997년 11월 22일, 정부가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한 것을 계기로 우리 경제는 파국으로 치달았고 이 때문에 저 역시 개인적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1998년의 주식 시장은 드라마틱하게 출렁이면서 적지 않은 주식 투자자의 인생을 바꿔놓습니다.
한국은 1997년 11월에 IMF 체제에 들어섰는데, 코스피는 그해 12월 31일에 375로 바닥을 찍다가 이듬해인 1998년에 들어서자 상승세로 돌아섭니다. 그러자 적지 않은 주식 투자자들은 주가가 바닥을 찍었다고 확신하고 재산을 털어 주식 투자에 나섰는데, 코스피는 3월 2월에 574로 정점을 찍더니 맥없이 무너져 3개월 후인 6월 16일에는 반토막으로 떨어집니다.
1997년 11월의 IMF 폭락장세로 인해 손실을 입은 투자자 보다 이듬해 1998년 4월 무렵의 폭락 장세에서 손해 본 투자자가 더 많았다는 조사도 있습니다. 1998년 4월에 바닥이라는 확신을 갖고 신용까지 동원해 자신 있게 투자에 나선 투자자들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이런 폭락장이 벌어지고 나서야 마지막까지 버티던 소수의 개인 투자자들도 일말의 미련을 버리고 주식 시장을 완전히 떠납니다. 쌍용증권(현 굿모닝 신한증권)의 스티브 마빈이 코스피 200 붕괴를 예견하며 일본행 비행기에 몸을 실은 것도 이 시기입니다.
그런데 그제서야 코스피는 대상승을 시작해 1999년 7월 20일에 1,000을 돌파하는 저력을 발휘합니다. 어느 개인 투자자가 1억으로 17억원을 만들어 성공담을 책으로 내고,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이 1억원으로 156억원을 만든 신화가 바로 이때 만들어집니다. 주식이란 게 정말이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사실을 실감하게 되네요.
이 글을 읽는 여러 분은 지금의 주식 시장이 앞으로 어떻게 전개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저는 솔직히 모르겠습니다. 더 이상 생존하기가 불가능할 정도로 부실에 빠진 제너럴 모터스(GM)를 생각하면 폭락장이 전개될 것 같기도 하고, 시중에 무섭게 풀려 있는 유동성을 생각하면 주식시장이 활기를 보일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렇게 장세를 생각하면 공포감이 밀려오다가도 기업들을 하나씩 분석하면 주식을 매입하지 않을 수가 없네요. 명백하게 저평가돼 있는 기업들이 눈에 들어오기 때문입니다.
저는 이럴 때는 워렌 버핏의 조언을 떠올립니다.
그는 얼마전 발표한 2008년 버크셔 해서웨이 사업 보고서에서 “찰리(찰스 멍거)와 나는 향후 주식 시장이 강세장이 될지 약세장이 될지를 미리 알지 못하며, 다른 어느 누구도 그럴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또 “2009년의 경제가 나쁘기는 하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 사실이 주식 시장이 오를지 내릴지를 말해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는 저평가돼 있는 우량주를 매입한다는 원칙을 지키는 것이 주식 투자에서 성공을 거두는 길이라고 밝히고 있습니다. 역사상 전무후무한 투자의 기록을 쓰고 있는 투자 대가의 조언을 근거로 저는 저평가 우량주가 눈에 들어오는 지금을 매입 시점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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