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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서한⑤] 동침자의 동침 파트너

- 파생상품의 문제에 대한 버핏의 인식과 핵심을 꿰뚤어 보는 대목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우선 금융상품 거래에서 거래 상대방이 누구냐에 따라 생길 수 있는 위험에 관한 그의 견해를 살펴보실까요. 다소 민망하지만 거래상대방 위험을 성병에 비유한 것이나(버핏은 할렘이라든가, 성욕 등 비교적 성적인 비유를 곧잘 하는 편입니다.), 부도덕한 CEO들을 질타하는 부분은 버핏 특유의 문체가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정상적인 주식 및 채권거래는 한쪽이 현찰을 받아쥐고 다른 쪽이 증권을 그러쥐고 나면 며칠만에 끝난다. 따라서 거래상대방 위험은 빠르게 사라진다. 신용 문제가 축적될 여지가 없다는 의미다. 이런 빠른 결제 과정은 시장을 여일하게 유지되도록 해주는 핵심 열쇠다. 사실 그런 이유 때문에 뉴욕증권거래소나 나스닥 등은 1995년 결제기간을 5일에서 3일로 단축하기도 했다.

이와 대조적으로 파생상품 계약은 거래 상대방이 서로를 상대로 막대한 청구를 누적하면서 종종 몇 년, 나아가 몇 십년 동안 결제가 지연되기도 한다. (계량화하기 어려운) 장부상(paper)의 자산과 부채는 상당기간 동안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음에도 오늘날 재무제표의 중요한 일부가 되고 있다. 수십억 달러 규모의 매출채권과 매입채무가 몇몇 대규모 거래상들의 손아귀에 집중되어, 이들은 양쪽 모두에서 상당히 높은 레버리지 효과를 얻곤 한다. 말썽을 피하고 싶어하는 참가자들은 성병에 걸리고 싶어하지 않는 이와 동일한 문제에 봉착한다. 여러분이 누구와 잤느냐 만이 문제가 아니라 그 상대방이 누구와 잤느냐도 문제가 되는 것이다.

비유적 표현을 계속 쓰자면 이 사람 저 사람과 자고 다니는 것이 거대 파생상품 중개업자들에겐 사실상 밑질 것이 없다. 문제가 발생하면 정부가 구제에 나설 것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즉 이웃 전체를 감염시킬 문제를 가진 기업(그 이름은 거론하지 않겠다.)만이 확실히 국가적 관심을 끌 수 있는 것이다. (이렇게 말하기 서글프지만 합당한 귀추다.) 이같은 기가막힌 현실로부터 높은 레버리지를 자랑하며 대규모의 불가해한 파생상품들로 가득찬 장부를 가진 CEO 들의 다음과 같은 ‘기업 생존 제1법칙’이 나온다. "적당한 무능은 쓸모없다. 망칠려거든 타의 추종을 불허하게 망쳐라."

- 덧붙여 이번 주주 서한 뿐만 아니라, 버크셔 해서웨이의 그간의 파생상품 투자에 의문을 제시하는 리포트나 분석이 많았는데요, 이에 대한 그의 설명이 이어집니다. 파생상품 거래에서도 원금 보존 여부를 최우선으로 판단하고 있는 그의 투자관을 엿볼 수 있습니다. 버핏의 유명한 격언인 "첫째, 손실을 보지 마라. 둘째, 첫번째 규칙을 잊지 마라."를 상기시킬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좀 길지만, 참을성을 가지고 읽어보시면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처럼 파국을 보여주는 내 말을 듣고 나면 버크셔가 미드아메리칸에서 영업목적으로 쥐고 있는 것과 제네럴 리에 여전히 남아있는 극소수를 제외하고도 231 건이나 되는 파생상품 계약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이 의아할 것이다. 대답은 간단하다. 우리가 보유한 파생상품 계약이 설정 단계부터 저평가됐다고 믿기 때문이다. 어떤 것들은 극단적으로 그렇다. 나는 늘 나로부터 포지션 거래를 시작했고 그 추이를 늘 뒤쫓고 있다. 대형 금융기관의 CEO는 CRO(최고 위험 관리자)이기도 해야 한다는 내 믿음에 걸맞는 책임을 지기 위해서. 우리가 파생상품에서 손해를 본다면 그것은 내 잘못이다.

우리가 취급하는 파생상품에 대해 우리 거래 상대방은 계약이 이뤄지는 시점부터 우리에게 수수료를 지급해야 한다. 따라서 버크셔는 항상 돈을 쥐고 있기 마련이며 이에 따라 우리가 맞닥뜨려야 할 거래상대방 위험이란 거의 없어지는 셈이 된다. 2008년 말 상대방이 지급한 금액에서 우리가 부담한 손실을 뺀 금액, 소위 파생상품 ‘플로트’라 할 만한 금액은 총 81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플로트는 보험 플로트와도 유사하다. 기초거래에서 손익분기점에만 이르면 이자부담없는 돈을 장기간 이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100% 장담할 수야 없지만 우리의 예상은 본전치기 이상은 할 수 있으리라는 것이고 그렇게 되면 우리가 확보한 자금에 대한 상당한 투자수익까지 금상첨화로 얻을 수 있다.

우리 계약 가운데 시장이 불리하게 돌아갈 경우 담보를 제공해야 하는 것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는다. 혼란스러웠던 지난 2008년 4분기에도 우리의 담보 제공은 전체 증권 포트폴리오의 1%에도 미치지 않았다. (담보 제공을 해야 할 경우 우리는 증권을 제3의 기관에 위탁한 뒤 그에 대한 투자수익을 취한다.) 2002년 연차보고서에서 우리는 담보제공이 얼마나 치명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지를 경고했었고, 지난해 다양한 금융기관에서 그런 위협의 실례를 목도했다. 컨스텔레이션 에너지 역시 미드아메리칸이 구제책을 들고 당도했을 때 같은 이유로 파산 일보직전에 있었다.(버크셔의 자회사 미드아메리칸은 2008년 컨스텔레이션 에너지를 인수하려다 포기함-옮긴이)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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