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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핏 서한④] 집값 하락은 핑계

- 버핏은 사업 부문별 현황을 소개하면서 최근의 주택 위기의 본질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분명히 밝힙니다.

최근의 주택 위기에 대한 논평들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질 처분은 집값이 모기지 금액보다 떨어졌기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차입자들이 다달이 내기로 한 상환금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상당한 규모의 최초 납입금을 대출이 아니라 저축을 통해 납입해둔 차입자들은 현행 집값이 모기지 원금보다 낮아졌다고 해서 집에서 쫓겨나지 않는다. 다달이 내야 하는 금액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쫓겨나게 된다.

집을 갖는다는 것은 멋진 일이다. 나와 우리 가족은 지금 집에서 50년간 즐겁게 살아왔고 더 많은 나날을 살아갈 것이다. 주택 구매의 주요 동기는 즐거움과 편리함을 누리기 위함이어야지 이윤과 추가대출의 가능성을 좇는 것이어선 안 된다. 또한 구매한 주택은 구매자의 소득에 맞는 수준이어야 한다.

주택을 둘러싼 최근의 소란은 주택 수요자, 대출자, 중개인, 정부 모두에게 미래의 안정성을 보장할 간단한 교훈을 주어야 한다. 모기지를 통해 주택을 사려면 전체 금액의 10% 이상을 정직하게 최초 납입금으로 납부해 두고, 다달이 내는 상환액도 차입자의 소득으로 충분히 갚아나갈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한다. 소득 금액도 주의깊게 증빙되어야 한다.

내 집 마련이 모두가 갈망하는 목표일 지는 모르지만 이 나라의 최우선 목적이 되어선 안 된다. 모두에게 집을 주겠다는 것은 그저 큰 뜻이어야 한다.

- 당시의 주택 대출 관행에 대해 뜨끔한 지적도 이어집니다.

당시 대부분의 기업들이 유해한 판매 관행을 도입했다. 차후 이 시기에 대해 쓴 글에서 나는 이를 “돈을 빌리지 말았어야 할 차용자가 빌려주지 말았어야 할 대부자에게서 융자를 받았다.”고 기술했다.

우선 의미있는 최초 납입금(down payment)의 필요성이 종종 무시됐다. 때때로 속임수도 개입됐다. (대출이 성사되면 3000달러 커미션을 받기로 된 한 영업사원은 “확실히 그건 내게 2000달러짜리 고양이처럼 보였다.”고 말한다.) 게다가 돈을 빌리는 이들은 도저히 맞출 수 없는 수준의 월 납입액을 요구하는 계약서에다 아무렇지 않게 서명을 했다. 잃을게 없었기 때문이다. 이렇게 해서 나온 모기지를 월 스트리트 기업들은 묶음으로 증권화해 의심할 줄 모르는 투자자들에게 팔았다. 이런 바보같은 사슬은 파국으로 끝날 수 밖에 없었고 실제로 그렇게 됐다.

1997~2000년의 이런 엄청난 실수는 훨씬 큰 일반 주택시장에 경종을 울리는 선례가 되었어야 했다. 하지만 투자자와 정부, 신용평가사들은 조립식 주택시장의 난리법석에서 아무것도 배우지 못했다. 당시의 재앙이 등골 서늘히 재연되며, 똑같은 실수가 이번에는 일반 주택 시장에서 2004~2007년의 기간 동안 일어났다. 대부자 쪽에서는 빌려 쓰는 이의 수입으로는 도저히 갚을 길 없는 대부금을 기꺼이 빌려줬고 차입자들은 이의 상환 계약서에 마찬가지로 기꺼이 서명을 했다. 도저히 불가능할 듯한 이 계약의 이행을 가능하게 할 요인으로 양쪽 모두 “집값 상승”에 의존했다. 도처에 스칼렛 오하라들이 깔렸다. “내일 일은 내일 생각해야지.” 이런 행동의 결과가 지금 경제 구석구석까지 여파를 미치고 있다.

- 버핏은 주택 모기지 사업을 하는 자회사인 클레이튼 홈즈의 차입자들, 즉 자신의 고객들은 서브 프라임 수준의 우량하지 않은 고객이었음에도 큰 문제를 일으키지 않은 반면, 훨씬 우량하다는 평가를 받던 차입자들에게서 문제가 터진 것에 대한 진단도 내놓습니다. 복잡한 문제를 단순화하고 상식에 입각한 판단을 하는 버핏 특유의 사고 방식을 볼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저그런 소득에다 상대적으로 낮은 신용점수를 가진 우리 차입자들의 성과가 훨씬 좋았던 이유는 무엇일까? 해답은 우리가 대출에 대한 기본으로 돌아갔다는 점이다. 우리의 차입자들은 모기지 상환 총액이 그들의 실제 소득(희망 소득이 아니라)과 비교하여 어느 정도인지를, 그런 의무를 짊어지고 살 수 있는 정도인지를 살폈고 이에 따라 결정했다. 간단히 말해 그들은 집값의 등락과 무관하게 갚을 의사가 있는 모기지를 빌린 셈이었다.

우리의 차입자들이 어떤 일을 하지 않았는지 살펴보는 것 또한 중요하다. 이들은 대출금 상환을 위해 또다른 조건의 빚을 지지 않았다. 몇 년 지나면 자신의 소득 금액 대비 주체할 수 없이 높은 수준으로 재설정되지만 초반에는 이례적으로 저렴하게 책정되는 ‘미끼금리’에 현혹되지도 않았다. 모기지 상환이 부담스러워지면 언제라도 이익을 보고 집을 팔 수 있을 거라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지미 스튜어트(사생활에서나 배우로나 반듯한 이미지로 유명했던 헐리우드 배우-옮긴이) 가 좋아할 만한 이들이다.

물론 우리 차입자들 가운데도 문제에 부딛치는 이들이 있을 것이다. 이들은 저축도 조금밖에 없어 역경이 닥치면 모면하기가 어려워진다. 연체나 유질(담보주택에 대한 권리 상실)의 주요 원인은 실직이지만 사망, 이혼, 의료비 등도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실업률이 높아지면 (2009년엔 분명 그럴 것이다.) 클레이튼의 채무자들 가운데서도 더 많은 수가 곤란을 겪게 될 것이며 우리의 손실도, 비록 관리 가능한 수준을 벗어나진 않겠지만, 더 커질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문제는 집값의 등락과는 전혀 연관되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최근의 주택 위기에 대한 논평들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대부분의 유질 처분은 집값이 모기지 금액보다 떨어졌기 때문에(소위 역모기지(upside-down loan) 때문에) 발생하는 것이 아니다. 차입자들이 다달이 내기로 한 상환금을 내지 못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상당한 규모의 최초 납입금을 대출이 아니라 저축을 통해 납입해둔 차입자들은 현행 집값이 모기지 원금보다 낮아졌다고 해서 집에서 쫓겨나지 않는다. 다달이 내야 하는 금액을 상환하지 못했을 때 쫓겨나게 된다.

(계속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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