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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기투자를 해도 실패하는 이유
안녕하세요. 두번째 글이 늦었습니다. 직장 생활에 쫓기며 지내다 보니 그렇게 됐네요. 저의 첫번째 글에 올려주신 댓글들을 감사하게 잘 읽었습니다.
저는 첫번째 글에서 개인 투자자들이 투자에서 실패를 겪는 이유와 버핏의 투자 원리로 수익을 내는 실제적인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했는데, 이 가운데 우선 개인 투자자가 실패를 겪는 이유를 알아볼까 합니다. 원인을 알아야 해법을 찾을 수 있겠지요.
개인 투자자가 주식 투자에서 실패를 겪는 이유로는 참으로 많은 것들이 열거됩니다. 장기 투자를 하지 않아서, 종목 선정을 잘못해서, 빌린 돈으로 투자를 해서, 투자 지식이 부족해서 등이 대표적입니다.
그런데 진짜 문제가 뭔지에 대한 해답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는 기회가 2004년 한국의 주식 시장에서 있었습니다. 아시다시피 이 시기에 워렌 버핏이 한국 주식들을 매입했지요. 한편 개인 투자자들도 이 시기에 주식을 매입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워렌 버핏의 매입 종목과 개인 투자자의 매입 종목을 비교해본다면 시사점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요.
먼저, 이 시기에 개인 투자자들이 즐겨 매입했던 종목 10가지 입니다. 다시 말해 2004년 한해 동안의 개인 순매수 상위 10대 종목입니다.
삼성전자57,900원, ▲1,900원, 3.39%, 삼성SDI277,500원, ▲8,500원, 3.16%, 삼성전기113,300원, ▲1,300원, 1.16%, 삼성테크윈, LG카드, 효성44,750원, ▼-300원, -0.67%, 동부일렉트로닉스, SKC, C&상선, 기아차.
개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 주식을 가장 많이 매입했고, 다음으로 삼성SDI, 삼성전기 등 삼성 계열사 주식에 관심을 가졌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종목을 매입해 지금까지 보유하고 있을 경우의 수익률을 계산해보겠습니다.
이들 10가지 종목 가운데 LG카드와 동부일렉트로닉스를 뺀 8가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연수익률을 계산해봤습니다. LG카드와 동부일렉트로닉스를 뺀 이유는 주가 추이를 계산하기가 여의치 않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LG카드는 당시 유동성 위기로 청산, 법정관리설이 파다했었고 2007년 3월에 신한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로 편입됐다가 그해 10월에 신한카드와 통합됐습니다. 동부일렉트로닉스는 2007년 동부한농과 합병돼 현재 동부하이텍 반도체 부문으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2004년 12월 - 16.5%
2005년 12월 + 9.5%
2006년 12월 + 6.6%
2008년 6월 1일 + 13.8%
보다시피 초기 손실이 마이너스 16.5%로 아주 컸네요. 초기 손실은 투자 수익률을 떨어뜨리는 주범입니다. 초기에 손실이 크면 다음 연차에 수익을 내더라도 만회하기 어렵습니다.
그러다 보니 2, 3, 4년째에 플러스의 수익을 냈지만 이 기간의 평균 연수익률은 3%에 불과합니다. 다시 말해 2004년 초 5,000만원을 묻어뒀다면 3년 6개월 가량이 지난 현재 5,540만원에 그쳤을 것입니다. 물가상승률도 따라잡지 못했으니까 사실상 손실을 봤네요. 그냥 은행에 넣어뒀더라도 이보다는 수익률이 나았을 것입니다.
결국 개인 투자자들은 이들 종목을 장기 보유했더라도 어차피 손실를 봤을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장기 보유라는 말이 나왔네요. 저는 개인 투자자들이 장기 보유에 대한 생각을 다시 정리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장기보유는 올바른 종목을 선정했을 때에만 빛을 발하는 것입니다. 애초에 종목 선정이 잘못되면 장기 보유는 의미가 없습니다.
주식을 해본 분이라면 주식 투자에서 가장 견디기 힘든 것은 손실이 나서 장기간 물리는 것이라는 사실을 실감할 것입니다. 이럴 땐 차라리 손절매를 하는 것이 계좌에서 손실이 나는 것을 보면서 마음고생을 하는 것보다 나을 것입니다. (잘못된 종목을 장기 보유하는데 따른 심리적 고통을 비용으로 환산하면 만만치 않은 금액이 나올 것입니다)
결국 개인 투자자의 가장 큰 문제는 잘못된 종목 선정에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시 말해 종목 선정이 잘못되면 아무리 장기 투자를 해도 수익을 낼 수 없습니다.
한편 같은 시기에 워렌 버핏이 어떤 종목을 매입했는지 살펴볼까요. 다음은 2004년 초에 워렌 버핏이 매입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주식 시장의 5개 종목입니다. 이 글을 읽는 아이투자 회원 분이라면 잘 알고 계실 것이라고 짐작됩니다.
포스코DX22,950원, ▲1,400원, 6.5%, 신세계131,800원, ▲1,800원, 1.38%, 대한제분132,700원, ▲1,700원, 1.3%, 에스원62,000원, 0원, 0%, 현대제철20,950원, ▼-700원, -3.23%,
포스코는 버크셔 해더웨이의 2007년 사업보고서의 포트폴리오에 나와 있는 종목이고, 신세계이마트와 대한제분은 찰스 멍거 버크셔 해더웨이 부회장과 워렌 버핏이 각각 언급한 종목입니다. 개인 투자자 차원이든 버크셔 해더웨이 회사 차원이든 하여간 매입했음이 확실한 종목입니다. 에스원과 현대제철은 워렌 버핏이 직접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이런저런 정황으로 봐서 매입했다고 보여집니다.
제가 위의 5가지 종목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했을 경우 연수익률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계산해봤습니다. 다시 말해 2004년 초에 이들 5개 종목을 똑같은 금액씩 매입하고 현재까지 보유하고 있을 경우 연수익률의 변화가 어떻게 되는지를 계산해본 것입니다.
2004년 12월 27.5%
2005년 12월 35.0%
2006년 12월 35.5%
2008년 6월 1일 36.9%
주식 투자를 해본 분이라면 이게 어느 정도 수익률인지가 짐작이 될 것입니다. 2004년 초 5,000만원이 3년 6개월여만에 1억 6,000만원으로 불어나 있게 됩니다. 워렌 버핏은 애초에 종목 선정을 잘했고, 이 종목을 장기보유함으로써 복리 효과도 누린 것입니다.
정리해봅시다. 주식 투자의 성공의 요체는 종목을 잘 고르는데 있습니다. 장기 보유는 종목을 잘 고르고 나서의 문제입니다. 애초에 종목을 잘 골라야 한다는 것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그렇다면 이 시기에 워렌 버핏이 매입한 종목과 개인 투자자들이 매입한 종목에는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요. 양쪽의 포트폴리오를 다시 한번 나열해봅시다.
워렌 버핏 : 포스코, 신세계이마트, 대한제분, 에스원, 현대제철,
개인 투자자 : 삼성전자, 삼성SDI, 삼성전기, 삼성테크윈, LG카드, 효성, 동부일렉트로닉스, SKC, C&상선, 기아차.
아쉽게도 겹치는 종목이 단 한 개도 없네요. 개인 투자자들이 워렌 버핏을 따라 한다고 말하지만 실제로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꼼꼼히 살펴보면 워렌 버핏의 포트폴리오와 개인 투자자의 포트폴리오에는 한가지 근본적인 차이가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니다. 그게 뭘까요. 그 차이를 안다면 주식 투자의 성공 확률이 높아집니다.
다음 글에서는 이 차이를 알아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