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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투자] 돈없다는 사람을 향한 잔소리

주변의 친구나 후배들에게 젊을 때부터 투자할 것을 권고하면 으레 나오는 반응은 “투자할 돈이 없다”는 겁니다. 사실 그 말은 맞습니다. 대개 그들은 돈이 없더군요. 남편 혼자 버는 것이 아니라 맞벌이 부부인데도 말입니다.

예전부터 저는 그 점이 꽤 궁금했더랬습니다. 어떤 집은 외벌이인데다가 아이들까지 있는데도 가사를 잘 꾸려가는 데, 어떤 부부는 둘 다 남부럽지 않은 대기업에서 근무하는데도 왜 늘 빚에 허덕이며 살까 하고 말입니다.

그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늘 돈 걱정에 시달리며 사는 사람들은 통제되지 않는 소비습관을 갖고 있었습니다.

외식은 꼭 ‘호텔급’ 레스토랑에서 해야 되고, 스타벅스 커피는 ‘매일’ 마셔야 되며, 어학연수는 적어도 ‘뉴욕’이나 ‘런던’은 가야 폼이 난답니다. 애용하는 담배는 ‘절대’ 끊을 수 없고, 핸드백은 반드시 ‘루이뷔똥’을 걸쳐야 하고, 휴대폰은 온갖 첨단기능으로 무장된 최신형만 고집합니다. 휴가시즌엔 해외여행을 꼭 가야 되고, 겨울엔 강원도 스키장으로 출퇴근하다시피 하며, 경차는 절대로 탈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폼'으로 흥한 자, 폼으로 망하게 됩니다. 우리가 아는 현명한 투자자들은 일반사람들이 절대 따라하지 못할 현란한 기술로 큰 부를 이룬 것이 아닙니다. 그들은 어렸을 때부터 절제의 미덕을 체화시켰던 것입니다.

존 템플턴은 어린 시절 움직이지도 않는 두 대의 고물차에서 부품을 빼내 쌩쌩 달리는 차로 조립한 일화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장 난 차를 두 대나 어디다 쓰냐며 주변 사람들은 비웃음을 퍼부었지만 말입니다.

고루한 얘기를 조금 더 해 보겠습니다. 자동차는 보통 출고한 지 1년 정도 지나면 30% 가량 가격이 하락한다고 합니다. 배기량이 큰 고급차일수록 이러한 경향은 더욱 심해집니다. 또한 중고차를 사게 되면 세금과 보험료에서 상당부분 할인되는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중고물품은 새 제품과는 달리 가격을 놓고 협상을 할 수도 있습니다. 말 그대로 ‘바겐(bargain)’세일인 셈입니다. 상황이 그런데도 불구하고 ‘새 것’으로 폼을 내고 싶은 마음에 큰 비용을 쉽게 지불하는 것은 아닌지 우리 스스로 자문해 볼 일입니다.

템플턴의 사례에서 보듯 오늘날 초강대국으로서 미국의 부흥은 검소한 청교도 정신에 기반한 것일 듯합니다. 그런데 최근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그간의 소비열풍을 보면 미국의 실용주의도 많이 퇴색된 듯 보입니다. 미국의 엄마들 사이에 연예인들의 아기가 타고 다니는 유모차 사재기 열풍이 불 정도라니 말입니다. 과도한 레버리지를 이용한 투자와 신용카드를 통한 과소비의 댓가로 미국 사회에는 앞으로 대대적인 소용돌이가 기다리고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런데 미국 사람들만 걱정할 일도 아닙니다. 서울에서 5,000원짜리 카푸치노 한 잔을 매일 마신다고 했을 때 한 달이면 15만원입니다. 강남역 사거리를 활보하며 커피를 즐기는 젊은이의 월급이 가령 150만원이라고 한다면 그들은 다국적 커피 회사에 매달 꼬박꼬박 십일조를 바치는 셈입니다.

물론 저는 커피를 마시지 말자는 얘기를 하는 것이 아닙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부를 갉아먹는 소비습관의 노예가 되지 말자는 것입니다. 좋은 습관을 섬기면 부자가 되지만, 나쁜 습관을 따르면 결국 거지가 되는 법입니다. 물론 그 결과는 10년에서 20년 후에 나타나게 됩니다.

최고의 투자자가 되기 위해 기업분석에 매진하는 것도 물론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갖춰야 할 ‘뭔가’가 있다는 의미에서 잔소리를 한 번 늘어놓아 보았습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 투자의 전설 앤서니 볼턴 개정판 - 부크온
  • 예측투자 - 부크온

댓글 14개

  • 챨리강
    동의합니다. 모든 사람이 원하는 부자의 모습은 맘껏 쓸수 있는 부유함(돈)이지만, 부자에게는 그 씀씀이 대신 모든 분야에 절제하고 절약하는 모습이 베어있음을 배웁니다.
    정말 원하는 것을 위해 덜 중요한 것을 줄일 줄 아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인데, 젊은이들의 모습은 실력보다는 폼생폼사일때가 많아 아쉽더군요.http://
    2008.05/27 09:59 답글쓰기
  • 챨리강
    2008.05/27 09: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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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신과인내
    좋은 글 감사합니다. 양진석님.http://
    2008.05/27 11:17 답글쓰기
  • 확신과인내
    2008.05/27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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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중연
    왜들 그렇게 소비가 심한 지~http://
    2008.05/27 13:18 답글쓰기
  • 임중연
    2008.05/27 1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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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요한밤
    교회다니시나요?? 단어들에서 묻어나는 분위기가 잘나가는 목사님 설교같네용 ㅎㅎhttp://
    2008.05/27 14:27 답글쓰기
  • 고요한밤
    2008.05/27 1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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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동야천성
    10년전. 정확히 대학교 1학년이던 때가 생각이 나네요. 그때 했던 수많은 아르바이트의 수입은 전부 어디로 사라진 것인지..... 그때는 늘 돈이 부족하다고 생각했는데..... 생각해보면 가장 여유가 있던 시절이 아닌가 생각이 드네요.http://
    2008.05/27 16:58 답글쓰기
  • 동야천성
    2008.05/27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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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총이아빠
    제 자신의 소비습관을 돌아보게 되는군요.....담배를 끊어야하는건가....ㅡ.ㅡ;;http://
    2008.05/27 19:18 답글쓰기
  • 은총이아빠
    2008.05/27 1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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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원한초보
    절대 동감입니다. 김대중씨(김대중 대통령 아님)가 10억 만들기의 기본은 근검절약이라고 했죠.http://
    2008.05/27 21:14 답글쓰기
  • 영원한초보
    2008.05/27 2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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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구
    지혜가 많이 담긴 글 감사드립니다. http://
    2008.05/28 01:47 답글쓰기
  • 당구
    2008.05/28 0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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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혼마(本間)
    점심시간에 여의도공원에 가보면 고가의 커피를 마시는 사람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내심 그들이 부럽습니다. 나는 그런 커피 못마시는뎅...ㅠㅠㅠ

    스타벅스 커피는 아내가 마시던 것을 약간 얻어 마셔 본적이 있습니다. 맛은 그럴 듯 하더군요.http://
    2008.05/28 10:03 답글쓰기
  • 혼마(本間)
    2008.05/28 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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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이로
    옳으신 말씀입니다...^^...http://
    2008.05/28 13:27 답글쓰기
  • 히이로
    2008.05/28 13: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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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램
    제가 드리는 말씀을 오해하지 말고 들어주시기 바랍니다. 저 역시 시대를 이끌어가는 자도 아니고 관철하는 철학을 드릴만한 구루도 아니지만 적어도 아이투자 칼럼이나 글에서 지혜를 얻고 배움을 얻고자 하는 마음은 가지고 있는 소시민입니다. 양진석님의 글을 계속 읽어보고 읽어보았지만 전 도무지 과연 이글이 고정칼럼을 두고 쓸만한 가치가 있는지 의문이 듭니다. 남들 다하는 이야기 남들이 다 할수 있는 이야기 그런 것 말고 자신만의 철학을 담고 자신만의 관점을 말할수 있는 이야기를 듣고 싶습니다. 그런점에서 좀더 고민이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이 사이트는 적어도 그런 고민을 가진후에 가슴으로 쓰는 글을 기대하는 독자가 너무 많기에 이런 배려와 겸손만큼은 필수인것 같습니다. 양진석님의 정진을 바라며..http://
    2008.06/19 13:50 답글쓰기
  • 바램
    2008.06/19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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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reenvalley
    아는내용도 이렇게 읽을때마다 자신에게 새롭게 다가오고 다짐하게 하는군요.. 좋은 내용 정말 감사합니다..http://
    2008.08/09 21:23 답글쓰기
  • greenvalley
    2008.08/09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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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진사랑
    원래 진리는 단순하고 누구나 아는 것입니다.

    아끼고 모아서 장기 투자하라...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실천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제 주변에도 거의 없네요. 좋은 글이라고 생각 됩니다. ^^http://
    2009.04/12 13:34 답글쓰기
  • 수진사랑
    2009.04/12 13: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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