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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아이디스 , 홀로서기가 필요한 때
ODM사업 전략의 성공
사실 ‘{아이디스}’는 대부분의 투자자들이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사이에 큰 폭의 성장을 거듭한 기업이다.
국내 DVR 35% M/S, 전 세계 M/S 13%(High End급), 세계 3대 DVR제조업체라는 화려한 수식어를 달고 고 영업이익률과 더불어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해 왔다.
이 회사의 진정한 경제적 해자는 무엇일까? 흔히 회자되는 ‘뛰어난 기술력’이나 안정성을 중시하는 ‘보안시장의 특성’이 진정한 해자일까? 사실 기술력으로 말하자면 이 회사의 경쟁사인 ‘아구스’(078670)도 H.264 코덱을 먼저 개발하는 등 경쟁사들의 기술력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기술력’으로 결론 짓기에는 뭔가 석연치 않다. 마찬가지로 ‘안정성’을 중시하는 시장의 특성만으로 ‘경쟁력’을 설명하기에는 동사는 ODM사업자인 반면에 글로벌 경쟁사들은 토탈 보안 사업자라는 사업 방식의 차이가 있어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사업보고서나 동사와 관련된 보고서들을 읽다 보면 한가지 공통된 설명이 눈에 띄는데, 바로 SI(System Integrity)에 집중했다는 부분이다. 즉 리테일 시장보다는 B2B 시장을 주력으로 삼았다는 이야기인데, 동사의 주요 고객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알 수 있다. 국내 시장은 ‘에스원’이나 ‘삼성테크윈’에 대부분을 납품하고 있으며, 해외수출 또한 굵직한 Honeywell, ADT 등과 같은 업체에 공급하고 있다.
작은 규모의 수요처는 직접 DVR 시스템을 따로 구매하여 설치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겠지만, 대형 실수요처의 경우는 ‘보안시스템’을 통째로 외주를 주며, 향후 유지보수나 출동서비스 등을 패키지로 계약하는 경우가 보통이다. 즉 이런 실수요처와의 접점에 있는 사업자가 국내에서는 ‘에스원’이나 ‘삼성테크윈’이며, 이들에게 DVR 시스템을 공급하는 업체가 바로 동사인 것이다. 해외도 마찬가지의 유통경로로 공급되고 있으며, Honeywell이나 ADT는 동사에서 납품 받은 DVR을 토대로 종합 보안시스템 사업을 수주한다.
이에 반대되는 시장이 리테일 시장이며, 리테일 시장은 대부분 실수요자가 DVR 시스템만 구매하여 사용하므로 소규모 DVR 공급업체들도 쉽게 시장진출이 용이하다. 때문에 국내에만 대략 100여개 업체가 난립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보통 사업을 시작할 때, 마진은 작아도 안정적인 도매 수요처를 잡기 위해 노력하듯이 동사 또한 사업초반부터 B2B 위주의 전략으로 잡았으며, 이는 그간 동사의 고속성장을 견인하는 원동력이 되어왔다. 물론 이러한 전략의 배경에는 동사의 해외물량 유통의 대부분을 담당하는 ‘하이트론 시스템즈’와의 관계가 있었으며, 때문에 아직도 ‘하이트론 시스템즈’와는 견고한 관계가 유지되고 있다.
국내 매출비중은 20.3%(2006년 기준)에 불과하기 때문에, 국내에서의 지위로 동사를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볼 수 있다. 미국과 유럽 향 매출 비중이 무려 53.5%(2006년도 기준)이며, 국내 매출의 2배를 넘는 비중으로 동사에게 상당히 중요한 부분이라고 볼 수 있다.
(아이디스의 주요 고객 및 경쟁사 현황)
동사의 주요 고객 중 하나인 Honeywell사는 매출액이 약 31조원(313억불, 2006년도)에 달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동사의 제품을 공급받아 사업을 진행하는 ‘자동화 솔루션 사업부’(Automation and Control Solutions)의 매출 비중은 약 35%를 차지하고 있다. (아시아 매출은 약 10%)
이처럼 미국이나 유럽에서 DVR 사업의 메이저 사업자를 파트너로 잡게 된 것은 동사에게 큰 행운과도 같은 일이었는데, 오늘의 모습을 있게 해 준 계기였으며, 경쟁사 대비 동등한 품질에 저렴한 가격을 바탕으로 빠른 속도로 공급규모가 확장되어 갔다.
ODM사업의 그늘
그러나 대규모 수요처가 큰 규모의 매출액을 보장해 준다는 사업상 장점을 가져다 주었으나, 그동안 잠재되어 있던 해당 수요처의 사정에 따라 실적이 휘둘릴 수 있는 단점이 최근 들어 고개를 서서히 들고 있다. 든든한 기둥과도 같았던 Honeywell이나 ADT 등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이 속속 ODM 비중을 줄이거나 M&A를 통해 자체 생산 비중을 늘릴 계획에 있기 때문이다. 게다가 중국 시장은 아직까지 동사 제품 수준의 퀄리티를 요구하지 않는 시장이다보니 동사를 배제한 글로벌 메이저들의 접근이 유효한 상황이다. 최근 들어 동사가 중국 시장에 Honeywell 등의 대형 사업자를 통해 진출하기 보다 직접 진출을 천명하고 있고, 그 동안 눈길 조차 주지 않았던 리테일 시장에 진출하겠다는 동사의 전략은 이러한 대외적인 상황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Honeywell사의 보안시스템 중국제조법인)
빠르게 성장하고 있고, 아직 산업의 판이 짜여 있지 않으며 올림픽 특수가 기다리고 있는 중국 시장을 두고 모두들 군침을 흘리고 있는 양상이며, Honeywell, ADT 등의 글로벌 플레이어들은 이미 중국에 공장을 직접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꾸준히 제기되어 왔던 '중국'의 경쟁업체 관련 리스크가 조금씩 실체를 드러내고 있는데, '중국'의 ODM업체보다는, 동사의 오늘을 있게 해준 글로벌 사업자들이 M&A등을 통해 제조에 직접 뛰어들면서 고객에서 경쟁사로 변모하고 있는 상황이다.
독자적인 힘을 갖춰야
이제는 ‘홀로서기’가 필요한 시기라고 볼 수 있다. 과거 대기업과의 직접적인 경쟁을 피함으로써 상생을 꾀할 수 있었던 전략이 주효했으나, 대기업들도 속속 중국 등의 성장 시장에 직접 뛰어들고 있는 실정이다 보니 동사가 쥘 수 있는 카드의 숫자가 예전만은 못한 느낌이다.
물론 당장 거대 사업자들에 대한 ODM 공급에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겠지만, 현재로서는 리테일 시장에서 독자 브랜드로 성공하는 방법이 가장 확실해 보인다. 이익률의 훼손을 걱정할 수 있으나, 사실 독자 브랜드로 꿋꿋이 살아가고 있는 대만의 AV TECH의 CCTV 사업부의 영업이익률이 40% 이상인 것을 보면, 동사의 26%대 영업이익률은 ODM업체로서 자연스런 수준이라고 볼 수 있다. 되려 독자적인 브랜드 구축에 성공한다면 AV TECH처럼 더 높은 마진을 향유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
이제까지는 높은 기술력을 바라보며 R&D에 매진해 왔다면, 향후에는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같이 보안시스템을 종합적으로 수주할 수 있는 사업자로 업그레이드된 모습을 향해 나아가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물론 대외적인 환경이 우호적으로 보이지는 않지만, 전혀 승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 동안 쌓아온 High End 급 제품에서의 기술력이라는 무형의 자산이 건재하기 때문이며, 현재의 상황을 그동안 알게 모르게 준비해왔을 것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조금씩 차세대 시장인 NVR으로의 변화도 긍정적이다.
이은원(lyn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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