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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투자]까마귀와 여우 그리고 가치투자자


어느 날 까마귀 한 마리가 자신의 둥지로 돌아가던 길에 예쁜 꽃이 만발한 나무를 발견했다. 잠시 쉬어가려고 나무에 내려앉았다. 그런데 나무 밑에는 여우가 이 광경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우는 까마귀를 보고 말을 걸었다. “어이, 까마귀님!” 그렇지만 까마귀는 대답할 수 없었다. 입에 맛있는 치즈를 물었기 때문이었다. 입을 벌리는 순간 치즈는 여우에게 떨어질 것이다.

그렇지만 여우도 쉽게 단념하지 않았다. “당신은 아주 아름다운 분이시군요. 스타일도 세련되시고, 날개색도 온통 검은색이라 너무 멋져요.”  마귀는 그 얘기를 듣고 있노라니 차츰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 여우는 계속 말을 이어갔다. “까마귀님은 틀림없이 멋진 목소리를 가지셨을 것 같아요. 가슴이 설렐 만큼 아름다운 소리를 낼 수 있으실 테죠. 뭐 그렇다고 노래를 불러달라는 건 아니지만요. 그래도 노래를 불러주신다면 제가 반해버릴지도 몰라요.”


까마귀는 잠시 생각했다. “그래, 내 목소리를 이토록 듣고 싶어 하는 여우의 마음을 너무 무시하는 것도 예의가 아니지. 사실 말이야 바른 말이지, 내 목소리야말로 정말 일품 아닌가.”


까마귀는 노래를 부르기로 결심하고는 힘껏 입을 벌렸다.

까아악......


그 순간 치즈는 땅에 떨어졌다. 여우는 얼른 치즈를 집어 삼키고는 까마귀를 불쌍한 눈으로 쳐다보며 사라졌다. 이솝우화에 나오는 까마귀와 여우 이야기다.


주식시장에서는 모순된 이야기들이 너무나 많이 떠돈다. 한 쪽에서는 금리상승세가 계속 지속될 것이라고 하고, 또 다른 쪽에서는 금리가 너무 올랐으니 낮아질 것이라고 한다. 미국발 서브프라임모기지 사태만 해도 그렇다. 부실채권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기조차 어렵다는 말이 있는가 하면, FRB의 금리인하 조치로 조만간 해결될 것이라는 낙관론도 존재한다. 

그래서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증권시장을 가리켜 ‘혼돈속의 혼돈’이라는 말로 표현했는지 모른다. 주식시장에 확실한 것은 없다. 신문과 방송 같은 언론을 보면 ‘시장이 불확실하다’는 문구가 늘 눈에 띄지만, 원래 시장은 불확실한 것이다. 과거에도 그래왔고, 앞으로도 그러할 것이다.


시장에서는 투자자들의 이러한 불안한 심리를 이용하기 위한 ‘여우들’이 계속 나타난다. “모 기관이 사고 있기 때문에 사야 한다.”라든지  반대로 “외국인들이 팔고 있기 때문에 팔아야 한다.”라고 끊임없이 외쳐댄다. 이때 마음약한 ‘까마귀’는 쉽게 여우의 행동에 동조해 버린다. 그러나 곧 잘못된 행동이었음을 알게 되고서는 이렇게 중얼거린다. “역시 개인투자자라서 안 돼. 주식시장은 도박판에 불과한걸 뭐.”      


가치투자자들은 때때로 불확실성을 즐길 줄 아는 사람들이다. 그들은 혼돈의 안개 속에서 뿌연 표지판을 발견하고는 그 표지판을 향해 과감하게 발걸음을 내딛는다. 표지판을 발견한 이상 다른 것들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물론 그 표지판을 먼저 발견하기 위해서는 남다른 노력이 필요하다. 꼼꼼하게 연차보고서를 확인하고, 기업의 사업성을 분석해 보아야 한다. 다른 기업들과도 비교해 저평가되었는지 확인해 봐야 한다.
 

기업들의 분석을 마친 후에 투자자가 가져야 할 것은 ‘확신’이다. 종교적인 의미에서의 믿음에 가까울 런지도 모르겠다. 투자자 스스로 확신하지 못하는 기업은 설령 운 좋게 매수했다 하더라도 여우들의 꾐에 빠져 버리기 쉽다. 경제와 기업에 대해 연일 쏟아져 나오는 각종 뉴스들에 마음을 빼앗기기 쉽다는 뜻이다. 여러 루머에 유혹되어 행동하고 나서는 “아, 좋은 것을 놓쳐버렸군.”하고 후회하기 일쑤다.


시장은 때때로 투자자들을 폭풍 속으로 몰아넣는다. 혹은 너무나 강한 햇빛을 내리쬐어 긴장을 풀도록 유도하기도 한다. 시장의 상황에 관계없이 치열하게 분석하고 강한 확신을 갖는 일이야말로 가치투자자들의 필수요건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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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측투자 - 부크온

댓글 3개

  • 행복투자
    시장의 이야기(언론 또는 전문가)는 항상 양비론으로 넘쳐나 사실에 목마른 투자자들을 헷갈리게 합니다.욕을 안먹으려는 호신용일테지만 실제는 사실(fact)을 모르기 때문에 되는대로 읋어대는 기사들이 아닐까 싶습니다. 위 글도 그런 범주에서 한치도 넘어서지 못하는 원론적 얘기....
    실은 현재 상황은 어쩌면 명확히 한 가지일텐데...http://
    2008.02/10 11:28 답글쓰기
  • 행복투자
    2008.02/10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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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담1
    '혼돈속의 혼돈'은 코스톨라니가 인용한 책 제목입니다(딴지는 아니구요^^)
    저도 최근에 코스톨라니의 책을 다시 읽었습니다. 결국은 돈의 흐름과 심리를 잘 읽어야 하겠지요
    http://
    2008.02/11 11:47 답글쓰기
  • 청담1
    2008.02/11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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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토부르스
    정말 좋은 글 감사합니다.http://
    2008.05/07 10:40 답글쓰기
  • 토토부르스
    2008.05/0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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