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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사면초가에 빠진 삼성

편집자주 지주회사,금산분리,에버랜드,전환사채,삼성생명,삼성


최근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 사건으로 드러난 충격적인 삼성그룹의 의혹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한 부패의 심각성을 단적으로 대변한다. 이러한 각 종 의혹의 근저에는 삼성이라는 거함의 항해를 위한 총수 일가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다는 생각이다. 이러한 행위들의 원인을 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 살펴보았다.

 

삼성그룹은 거미줄 같은 매우 복잡한 지배구조를 가지고 있다. 삼성의 이건희 회장은 작년 기준으로 삼성전자 지분 1.91%, 삼성에버랜드 지분 3.72%, 삼성생명 지분 4.54%, 삼성물산 지분 1.37%, 삼성화재 지분 0.31%, 삼성증권 지분 0.1%를 가지고 총자산규모 200조 이상의 59개 계열사를 거느린 삼성그룹을 지배하며 그룹이해관계를 좌지우지하고 있다. 또한 아들인 이재용 전무는 삼성전자 지분 0.65%와 삼성에버랜드 지분 25.1%를 가지고 삼성그룹을 물려받으려 하고 있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거미줄 같은 순환출자구조 정점에는 실질적 지배회사인 삼성에버랜드가 있기 때문이다. 이건희 회장 일가는 순환출자구조 정점에 있는 삼성에버랜드를 지배함으로써 삼성그룹 전체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다. 삼성그룹의 복잡한 출자구조를 핵심 계열사위주로 단순화하면 다음과 같다.





삼성그룹은 총수가 소수 지분만으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기 위해 적대적 M&A가 불가능한 복잡한 환상형 순환출자구조를 완성했고, 그 정점에 있는 실질적 지주회사 삼성에버랜드를 지배하며 그룹에 대한 지배권을 유지하고 있으며, 삼성에버랜드 전환사채 편법증여사건을 통해 그룹에 대한 부의 이전도 완료하였다. 다른 자회사와 관련된 것은 제외하고 보더라도 실질적지주회사인 삼성에버랜드와 관련된 환상형 순환출자구조를 무려 6개나 확인할 수 있다.

첫째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카드 –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구조, 둘째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물산 – 삼성카드 –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구조, 셋째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카드 –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구조, 넷째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물산 –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구조, 다섯째,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전기 –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구조, 마지막으로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 – 삼성전자 – 삼성SDI – 다시 삼성에버랜드로 이어지는 구조가 그것이다.

즉 이렇게 6중의 순환출자구조를 마련함으로써 적은 지분율로 그룹 전체를 지배하는 효과적인 지배구조를 확립하였고 이미 편법증여 의혹까지 받으며 부의 이전도 완료한 상태이다. 그러나 심각한 문제는 이와 같은 6중의 환상형 순환출자구조의 핵심에는 금융자회사인 삼성생명과 삼성카드가 끼어있다는 사실이다.

이는 현행 금산분리의 원칙과 정면충돌할 수 밖에 없는 결과로 이어진다. 만약 금산분리 규정만 철폐된다면 지금과 같은 지배구조로 지배권을 유지 할 수 있고 실질적 지주회사 삼성에버랜드를 통해 간단한 경영권 상속이 가능해 진다. 따라서 삼성은 현재의 그룹전체에 대한 총수일가의 지배권 유지와 이전을 위해 금산분리 원칙 폐지를 주장할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에 대해 일부 정치가와 전문가들이 화답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 현재 금융자본의 산업지배를 제한하고 있는 공정거래법 제11조와 금산법 제24조 규정 하에서는, 삼성카드의 경우 삼성에버랜드 지분 25.64% 중 5%를 초과하는 20.64%에 대해 의결권이 제한되며, 5년 내에 매각해야 한다. 또한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가지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8.52% 중 5% 초과분인 3.52%의 경우 2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의결권 제한이 이루어지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규정보다도 더욱 심각한 문제는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자산 비중이 50%를 넘게 되면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된다는 점이다. 만약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된다면 공정거래법 제8조의2 규정에 의해 금융회사 이외의 산업자본에 대한 지분을 매각해야만 한다. 이는 금융지주회사의 자회사에게도 그대로 적용된다. 따라서 삼성에버랜드가 금융지주회사로 지정되게 되면 자회사인 삼성생명은 삼성전자 및 삼성물산 주식을 의결권제한이 아니라 매각해야 하는 최악의 사태가 발생하게 되고 그렇다면 삼성에버랜드 - 삼성생명를 통해 삼성전자 등 비금융자회사를 지배하고 있던 총수일가는 비금융자회사에 대한 지배권을 잃게 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등극을 막는 것이 절실한데 나날이 증가하는 삼성생명 지분가치로 인해 불가능의 영역으로 접어들고 있다. 또한 생보사 상장문제가 해결되었기 때문에 삼성생명이 상장된다면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등극은 피할 수 없을 것이다. 그렇다면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의 상장을 막을 것이라고 생각될 수도 있으나 삼성차 채권문제로 인해 삼성생명의 상장을 피할 수도 없는 일이다.

과거 IMF사태 당시 법정관리에 들어간 삼성차로 인해 산업은행, 우리은행 등 14개 금융기관으로 구성된 채권단은 2조 4,500억을 긴급 수혈하였다. 단, 이건희 회장이 삼성생명 주식 350만주를 출연하는 조건이었다. 또한 2000년 말까지 삼성생명 상장을 통해 부채를 갚고 만약 상장가액이 채권액보다 작을 경우 삼성전자 등 계열사가 보전하기로 각서를 작성하였다. 한편, 2000년 말까지 회수가 불가능할 경우 이듬해 1월1일부터 연 19%의 지연이자를 부과하는 것으로 합의하였다.

그러나 삼성생명의 상장이 미루어지면서 채권단은 결국 2005년 12월 삼성그룹을 상대로 원금과 불어난 이자 4조7,300억 원의 지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였고, 삼성 측은 강압에 의해 작성된 각서로 효력이 없다고 항변하여 소송은 아직도 지속되고 있고 연체이자는 나날이 불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 측이 단군 이래 최대소송이라 불리는 삼성차 채권문제를 해결할 유일한 방법은 바로 삼성생명의 상장인 것이다. 현재 삼성생명의 장외가로 계산해도 채권단은 원금회수가 가능해진다.    

 

결국 삼성 측은 삼성차 채권 문제 해결을 위해 삼성생명을 상장시킬 수 밖에 없고, 그로 인해 금산분리 규정에 의해 지배구조가 위태로워지는 진퇴양난에 빠진 것이다. 하지만 삼성생명의 가치는 굳이 상장을 시키지 않더라도 계속 증가할 수 밖에 없고 그렇다면 에버랜드는 필연적으로 시기의 문제일 뿐 금융지주회사로 갈 수 밖에 없어 결국, 상장을 결정한 것으로 보여진다.

따라서 결론적으로 삼성그룹이 삼성생명의 상장을 통한 삼성차 채권문제를 해결하고, 이로 인한 삼성에버랜드의 금융지주회사 등극을 감수하면서도 현재의 지배권을 유지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은 바로 금산분리 원칙의 폐지뿐인 것이다. 이와 같은 금산분리 원칙 폐지를 위해 공을 들여온 삼성에게 있어서는 이번 김용철 변호사 사건은 그야말로 치명타였던 것이다.    


김일태(annafa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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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0개

  • 영원한초보
    이명박 당선자의 말대로 공평한 법 적용으로 경제성장율을 1% 추가로 끌어올리고 싶다면 금산분리 완화 주장부터 거두어야 할 듯 합니다. http://
    2007.12/31 14:25 답글쓰기
  • 영원한초보
    2007.12/3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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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확신과인내
    이건희씨 일가가 삼성에버랜드 90.2%를 보유하고 삼성카드가 삼성에버랜드 25.6%를 보유하는 건 좀 이상한데요. http://
    2007.12/31 16:18 답글쓰기
  • 확신과인내
    2007.12/3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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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타로
    가장 큰 문제는 금산법의 완화를 주장하는 이면에는 이러한 문제가 얽혀 있는걸 아는지 모르는지 많은 사람들이 이에 화답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순환출자 구조는 중간에 어느 한 사슬을 끊어버렸을때의 위험을 피할 수 없습니다. 또한 금융회사를 이용한 지배구조라는 것 자체가 타인의 자금을 지배구조에 이용하는 잘못된 관행이고 이에 대한 피해가 연쇄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만일 순환출자에 포함되어 있는 핵심 기업이 부도가 난다면 단지 주주의 손실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해당 금융기관의 고객, 더 나아가 국가가 이로 인한 손실을 보전함으로써 국민의 세금이 낭비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입니다.

    대한민국은 삼성공화국이라는 말처럼 삼성에서 금산법 완화를 주장하자 언론과 학계, 정계에서 이를 뒷받침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많은 국민들도 이러한 본질을 모르는 채 이러한 주장에 동조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습니다.http://
    2007.12/31 17:30 답글쓰기
  • 타로
    2007.12/31 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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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랩소디
    김용철 변호사 말대로 라면....
    삼성계열엔 앞으로 투자하지 않을 겁니다....
    여태 주주들의 돈은 훔쳐서 이건희 일가의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해 왔다는 건데....
    이런 부도덕한 경영자가 있는 기업의 주식을 어떻게 산답니까...
    한마디로 내 돈 거져 드세요 하고 갖다 바치는 꼴 아닙니까....
    버핏도 경영자의 도덕성을 상당히 중히 여겼습니다...
    신뢰할수 없는 경영자에 의해 운영되는 기업은 절대 투자하지 말라....
    이게 버핏의 원칙 아닙니까.....
    이건희 이재용 일가가 삼성경영자 자리에 있는 한 삼성 어떤기업도 투자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아무리 회사가 우량하더 라도 말입니다.....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 같은 회사와 다르지 않습니다....
    정상적이고 신뢰할 만한 기업이 얼마나 많은데...http://
    2008.01/01 16:58 답글쓰기
  • 랩소디
    2008.01/01 1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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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징검다리
    이런 문제 때문에 삼성이 그렇게 MB에 올인한 것이겠죠.
    그나저나 황영기씨와 지승림씨가 무사히 인수위에 안착했다니
    더더욱 우려하던 상황이 현실화되는 느낌입니다.http://
    2008.01/01 17:02 답글쓰기
  • 징검다리
    2008.01/01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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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일태
    윤증현씨도 자문위원으로 위촉되었지요... http://
    2008.01/02 09:23 답글쓰기
  • 김일태
    2008.01/02 09:23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cieloblu
    간단하게 에버랜드의 삼성생명지분을 전자에 넘기고 전자가 보유한 자사주를 받아오면 어케되나요?
    주식을 맞교환하면 강제로 지주사 편입두 안되구..에버랜드의 삼성전자 지분율 올라가니 괞챦지 않나요?
    그네들이 이렇게 쉬운 방법을 모를 리가 없구 이런 경우 어떤 문제가 있는건지 모르겠군요..http://
    2008.01/02 14:50 답글쓰기
  • cieloblu
    2008.01/02 14:50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김일태
    그렇게 되면 일단 가장 큰 문제는 삼성생명은 막대한 자산을 바탕으로 삼성의 주요계열사의 지분을 보유하며 그룹전체를 지배하는 회사인데, 이 삼성생명에 대한 오너 소유의 회사인 에버랜드의 지배력이 사라지는 점에 있습니다. 즉 에버랜드가 삼성생명을 통해 그룹전체를 지배하는 구조가 무너진다는 점이지요. 또한 에버랜드는 신탁지분까지 총 19.3%의 삼성생명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20%를 마지노선으로 지분법평가를 피하기 위한 술책입니다. 즉 현재 지분가치는 원가법에 의해 계상이 되어있고 주식스왑의 경우 양도차익의 20%에 대한 과세와 증권거래세를 부담해야 합니다. 현재 삼성생명의 지분가치는 장외거래가로만 보아도 2조 7천억에 달하고 상장된다면 그 차액은 더욱 커질것으로 보입니다. 이와 같은 금산분리 규정까지 위반하며 많들어 놓은 기형적인 지배구조가 증여세를 피하기 위해 시작되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삼성측에서는 받아들일 수 없는 결과일 듯 합니다. http://
    2008.01/07 11:22 답글쓰기
  • 김일태
    2008.01/07 11:22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김일태
    확신과인내님 지적 감사드립니다. 늦게나마 수정하였습니다. 90.2% 안에 계열사 지분율도 포함됩니다. 이중으로 표시가 되었네요...^^http://
    2008.05/01 22:30 답글쓰기
  • 김일태
    2008.05/01 22:30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김민경
    진짜 멋진 글입니다.
    이런 글이 많이 올라와야 소액투자자들도 정보에 밝아지고 재계의 속셈을 알아차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김일태님 감사합니다 ^^http://
    2008.12/03 17:35 답글쓰기
  • 김민경
    2008.12/03 1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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