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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신양회, 단 한번의 치명적 실수와 턴어라운드
1. 시멘트 업황
우량회사였던 성신양회7,760원, ▼-60원, -0.77%가 추락했던 원인은 중국산 시멘트의 유입, 건설경기악화, 레미콘사의 대형화 등의 원인보다는 결정적으로 1997년 4천억 규모의 캐팩스 투자를 집행하자마자 IMF가 터지면서 순식간에 나락으로 빠져들었다. 단 한번의 의사결정 실패가 기업의 운명을 가른 것이다.
시멘트 가격은 2003년 최고 호황기 때 고점 63,200원 찍고 2004년 말부터 떨어지기 시작하였다. 무너진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프랑스의 라파즈사는 MS확대를 위한 공격적인 단가인하정책을 추구하였고 이로 인해 30년간 견고했던 양회업계의 과점체제가 붕괴되었다.
이는 유동성 위기에 몰린 국내 캐파 1,2위인 쌍용양회와 성신양회를 정면으로 겨냥한 전략이었는데 라파즈 한라의 단가인하가 계속되자 MS 잠식을 우려한 재무구조 탄탄했던 한일, 아세아가 가격인하 경쟁에 가세하였고 이로 인해 시멘트 가격은 BEP이하 수준인 작년 말 47,000원 까지 하락하였다. 이로 인해 한일과 아세아를 제외한 전 양회사가 대규모 적자가 발생하는 최악의 사태에 이르렀고, 공멸로 가서는 안된다는 인식이 업계 전반에 확산되기 시작하였다.
특히 작년 12월 최대 스포일러였던 라파즈한라의 CEO가 교체되면서 기존의 단가인하정책 포기를 선언하였고 앞으로 수익성 위주의 경영전략을 펼칠 것으로 결정하였다. 이는 더 이상의 MS 확대가 어렵고 풀캐파가 다 가동중이기 때문에 단가인상전략으로 전환한 것으로 보여진다. 한일도 마찬가지로 캐파가 다 차니까 가격인상에 동참하고 있다. 즉, 거대 공룡인 쌍용과 성신을 무너뜨리기를 포기하고 공생의 타협점을 찾기 위한 전략수정으로 판단된다.
이러한 결과로 2007년 3월 1일부로 10~15%의 가격인상을 단행하여 현재는 판매단가가 톤당 5,4000원~58,000원이 유지되고 있는 상황이다. 7개사 중 한일이 가장 늦은 4월 5일 인상을 단행하였다. 반면 양회사와 건설사 중간에 끼어있는 레미콘 사들은 굉장한 부담을 호소하며 가격저항을 보이며 반발하고 있다. 레미콘사 입장에서도 시멘트 가격 인상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한꺼번에 너무 많이 올렸다며 저항하고 있다.
2. 전방산업 활황가능성
2005년과 2006년은 전방산업인 건설경기 침체로 인해 IMF 이후 최악의 시기였다. 2003년각 건설사의 수주잔고 중 이연되었던 물량이 한꺼번에 착공에 들어가면 양회사 OP마진이 30%에 이르는 최대 호황을 누렸었는데 최근 재현될 조짐들이 나타나고 있다.
건설경기는 2006년 9월 이후 누적신규수주 기준으로 9개월 연속 전년동기대비 증가를 기록하고 있다. 또한 혁신도시, 행정도시, 신도시 건설이 본격화 되면서 시멘트 공급량이 대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부동산가격 안정을 위한 규제정책으로 일관했던 정부가 정책실패를 인정하고 공급확대 위주의 정책으로 선회하는 순간 그 동안 규제로 인해 쌓여있던 수주잔고들이 한꺼번에 터져나오면서 건설경기가 활황으로 진입할 가능성이 다분하다. 그렇다면 후방산업인 양회사들은 2003년 수준의 물량을 확보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신도시 건설의 경우 토지보상문제로 약 1년 6개월이 소요되는데 레미콘 타설되기 시작하는 2009년부터 호황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된다.
3. 과점화된 레미콘
과거 과점시장지위자인 양회사들은 레미콘사에 대해 완벽한 갑의 입장이었다. 그러나 레미콘사들이 대형화 하기 시작하면서 갑을 관계가 서서히 바뀌고 있다. 유진, 삼표, 아주 등 대형 레미콘사가 탄생하면서 이제는 레미콘사의 바게닝파워가 더 강해지는 현실이 되었다. 양회사 계열 레미콘사를 제외하고는 모두 대형화되었다. 최근 시멘트 가격 인상에 대해 일부 레미콘사들의 강력한 저항도 이러한 맥락이다.
4. 몰탈시장의 진출
한일은 레미탈이라는 자체브랜드로 몰탈 시장을 선점하여 블루오션으로 만들어 놓았다. 한일에 의해 신규창출된 블루오션에 성신과 아세아가 밥숟가락을 얹어 놓았다. 이는 몰탈시장을 선점하고 있던 한일에 대항하기 위해 각 레미콘사들이 다른 양회사의 몰탈시장 진입을 원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에 한일은 시멘트시장의 라파즈한라와 마찬가지로 몰탈가격 인하정책을 사용하였고 아세아와 성신은 시장 참여 순간부터 마이너스가 나게 되었다.
경쟁 전 한일시멘트의 몰탈시장 점유율은 수도권 85%, 지방 100%의 압도적인 지배력을 가지고 있었는데 경쟁 이후 수도권 점유율이 60%대로 떨어지게 되었다. 향후 품질이 우수한 몰탈이 대세가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다른 양회사들도 몰탈시장에 진출할 가능성이 존재하며 시멘트 시장에서의 출혈경쟁이 몰탈시장에서도 치열하게 전개될 확률이 높다.
5. 과다부채의 압박
동사는 IMF위기 때 부도를 면하기위해 산업은행으로부터 대량의 부채를 차입하여 겨우 살아 남았는데 그 이후로 악화된 업황과 과도한 부채에 대한 매년 200억 대의 이자 속에서 허덕이고 있다. 향후 시멘트 업황이 좋아져 현금흐름이 발생하여도 대부분 이자비용과 부채상환에 사용될 것으로 전망된다.
종합해보면, 시멘트 업계는 정부의 부동산 규제와 함께 건설경기가 꺽이면서 업황 자체가 불황에 빠진 상황 속에서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한라시멘트를 인수한 라파즈한라가 단가인하정책을 쓰면서 업계전체가 안정적인 과점시장에서 과도한 출혈경쟁으로 빠져들고 말았다. 그러나 올해부터 공멸의 위기감으로 인해 더 이상의 출혈경쟁을 자제하고 판매단가 인상에 성공함으로써 최악의 시기를 벗어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더군다나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규제 일변도 정책에서 공급확대 정책으로 선회함에 따라 그 동안 미착공대기물량들이 일시에 터지고, 또한 혁신도시, 행정도시, 신도시 건설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서 시멘트 공급량 증가에 대한 기대감이 때 어느 때보다 높은 시점이다. 이에 따라 업황 자체가 호황기로 진입할 경우 캐파 3위, MS 2위의 동사의 수혜폭이 커질 전망이며 누적적자를 해소하고 턴어라운드에 성공할 가능성이 존재한다고 하겠다. 그러나 과도한 부채로 인한 이자비용이 동사의 발목을 잡고 있어 완벽한 턴어라운드에는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시멘트 업황의 턴어라운드를 지켜보면서 동사의 수혜폭을 가늠해보자.
김일태(it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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