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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출포장, 유일한 원판동체(原版同體)
1. 원지업황과는 다른 판지업황
아세아제지의 금호페이퍼텍 인수를 계기로 원지업체간의 치열한 출혈경쟁이 종료되면서 원지가격 인상 및 유지가 가능해지며 원지업체들은 강력한 바게닝 파워를 갖게 되었다. 이렇게 증가된 바게닝 파워는 제품가격을 최종소비자에게 전이시킬 수 없는 판지, 상자업체들에게는 오히려 독이 되었다. 이는 가격 전이가 불가능한 ‘을’ 비즈니스의 전형적인 한계로, 그대로 수익성이 악화로 이어진다는 점에서 치명적이다. 판지와 상자업체들의 경우, 엔드유저가 완벽한 갑으로서 바게닝 파워 면에서 대항이 불가능할 정도이다. 즉, 삼성전자, 농심 등의 엔드유저에 대항하여 최종제품인 상자가격을 인상하기가 매우 힘든 것이 현실인 것이다. 그러한 상황하에 과점화된 원지업체들이 원지가격을 지속 인상한다면 판지업체들의 실적악화는 불 보듯 뻔한 일이다.
원지업체 구조조정에 성공한 골판지 BIG5는 다음 목표로 판지업체의 구조조정을 타겟으로 삼고 있어 수익성 악화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실정이다. 즉, 계열사 내에 원지사와 판지사를 모두 소유하고 있는 BIG5가 판지사의 구조조정을 위해 원지사의 손을 들어 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그렇다면 당분간 원지 업체는 안정적인 이익을 내고 판지업체는 실적악화로 내몰릴 수 밖에 없는 구조가 된 것이다. 이들은 궁극적으로 계열 판지업체를 제외한 중소 판지업체의 경영악화를 유도해 M&A하려는 의도가 있다고 보여진다.
2. 영업현황
한국수출포장2,715원, ▲45원, 1.69%는 빅5 중 유일하게 원지부터 상자까지의 생산라인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업체이다. 동사는 원지생산량의 47%를 외부에 판매하고 53%는 자체 골판지상자 생산에 투입하고 있다. 따라서 생산된 원지를 동사 내 판지사업부에 저렴한 공급이 가능하여 최악의 상황에서도 판지의 마진 확보가 가능한 구조를 가지고 있다. 또한 상황에 따라 사업부내 원지가격 조정을 통하여 탄력적인 대응이 가능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현재 동사의 골판지 상자시장 점유율은 약 5.18%를 차지하고 있다.
* Source : 사업보고서
향 후 예상되는 업황변동은 원지업체의 호황지속과 상자업체의 수익성 악화인데 수출포장의 경우 원지와 상자를 모두 생산하는 업체라는 점에서 두가지 변수에 모두 영향을 받게 된다. 한국수출포장의 매출구성을 보면 상자가 약 72%, 원지가 약 28%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원지부분보다는 상자부분이 더 큰 매출기여도를 가지고 있다는 의미이다. 동사의 실적은 향 후 예상되는 원지업체의 호황과 상자업체의 수익성 악화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이 예상된다. 원지부문에서 수익이 늘더라도 상자부문에서 이를 상쇄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겠다. 즉, 원지와 상자를 동시에 생산함으로써 나타나는 비용절감 등의 시너지 효과보다는 오히려 결과적으로 상자부문이 원지부문의 수익성을 훼손할 확률이 높다고 보여진다.
회사측에서는 시간이 지나면 결국에는 원지업체에 이어 판지업체의 구조조정이 이루어지고 상자가격도 오를 수 밖에 없다고는 하나 쉽지는 않아 보인다. 오히려 동사의 경우에는 원료의 저가공급을 통해 상자업계의 난국을 타개해 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는 원지업계 호황의 수혜마저 입기 힘들다는 결론이다.
3. 경쟁상황
현재 국내 골판지사는 128개 정도가 상존하는 것으로 집계되고 있고, 원지회사의 계열사를형성하고 있는 10여 개의 판지 업체들이 60%정도의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원지업체들이 BIG5 중심의 안정적 과점체제로 재편된 것과는 달리, 판지업체들은 아직 난립한 시장참여자들의 경쟁상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판지업체 시장점유율>
* Source : 각 사업보고서
판지업체가 원지가격인상을 제품가격인상으로 전이시키지 못하는 이유는 크게 다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로, 엔드 유저인 전기전자업체나 음식료 업체의 Bargaining Power가 강해 Negociation이 사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니고 파워가 없기 때문에 대부문 입찰방식으로 계약하는 것도 가격경쟁으로 내몰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둘째로 난립한 경쟁자들로 인한 치열한 출혈경쟁이 가격인상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혈경쟁을 하게 되면 일부 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기타 업체들의 이때다 싶은 덤핑물량공세로 인해 결국 올렸던 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다시 가격을 내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두 가지의 난점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즉, 판지업체가 원지업체와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서 과점화된다면 덤핑세력의 몰락으로 인해 가격유지가 가능해지고 이러한 가격인상력은 자연스럽게 니고 파워의 증가를 동반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자업체와 원지업체를 둘 다 소유하고 있는 골판지업계의 BIG 5들은 바로 이러한 점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잡고 판지계열사가 위기임에도 불구하고 원지가격을 고수하고 있다. 즉, 계열사인 판지업체의 손해를 감수하면서까지 원지가격을 인상, 유지함으로써 원지업체에 이은 판지업체의 자연스런 구조조정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동사의 경우 이러한 구조조정의 시기를 원지와 판지 사업부문을 모두 보유하고 있는 장점을 살려 원지 자체생산을 통한 원재료비 절감과 유연한 조달관계를 통해 위기를 잘 넘긴다면 향 후 원지시장과 마찬가지로 과점화에 성공한 판지시장의 과실을 충분히 향유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그러나 아직은 먼 얘기고 넘어야 할 산도 많은 것이 사실이다.
4. 대전공장 신설
동사는 대전광역시 대덕구 신일동 제4산업단지 내에 500억 원을 투자하여 공장을 신설 중에 있다. 2003년부터 투자하여 올해 12월 완공예정이다. 증설 목적은 현재 캐파가 차있기 때문에 향 후 골판지시장의 성장에 대비하고 또 늘어나는 호남쪽 물량에 대처하기 위해 물류비 절감차원에서 투자하였다고 한다. 부지는 2003년 크라운제과와 함께 매수하였으며 향후 공장에서 생산되는 박스는 인접한 전매청, LG생활건강, 크라운제과 등에 납품할 예정이라고 한다. 대전공장은 박스제작을 위한 투자이며 이용되며 원지증설과는 관계가 없다. 현재 오산공장이 표면지 위주로 원재료를 생산하고 있는데 40%정도 되는 이면지 생산비중을 없애 향후에는 이면지, 골심지는 타업체에서 구매하고 표면지만 생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예정이다. 오산공장에는 5천평 정도 여유 땅이 있어 향후 원지부분의 증설이 이루어질 가능성도 존재한다.
5. 배당매력도 점검
동사의 매력적인 점은 최대주주이자 경영자인 허용삼씨가 확고한 배당의지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허용삼씨는 “이익이 나면 무조건 배당을 하겠다”고 공언을 했다고 하는데 실제적으로 배당 히스토리를 살펴보면 이익이 난 해의 경우 40%의 배당성향을 유지하고 있으며 이익이 나지 않은 해에도 유보이익을 통해 500원을 배당함으로써 2003년도에는 배당성향 116%, 2006년도에는 배당성향 142.86%를 기록하고 있다. 정말 배당할 돈이 없었던 2004년에 유일하게 배당을 미실시하였다. 최대주주의 지분율이 18%에 불과함에도 불구하고 강력한 배당정책을 실시하고 있는 점은 매우 높이 평가할만하며 아들 허정훈씨의 지속적인 지분매입도 이와 같은 관점에서 행해진다고 봐야 할 것이다.
* Source : 각 사업보고서
6. 대주주 지분매입
동사의 허용삼 대표이사의 아들인 허정훈씨는 작년부터 시장에서 지속적으로 지분을 매입하여 지분율을 끌어 올렸고 올해도 매입을 꾸준히 지속하여 현재는 지분율이 12%에 이른다. 이는 경영권 승계절차 및 부의 이전행위라고 볼 수가 있는데, 돈이 생길때마다 시장에서 지속 매입하는 것을 볼 때 현주가에 대한 경영자의 마인드를 읽을 수 있는 대목이며 긍정적인 시그널로 판단된다.
<2006년 8~12월간 허정훈씨 지분매입내역>
종합하면, 원지업체의 호황과 판지업체의 구조조정이 동시에 예상되는 현시점에서, 유일한 원판동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 동사가 맞게 될 결과는 바로 원지업체의 수익성 증가와 판지업체의 수익성악화의 상쇄효과이다. 따라서 순수 원지업체들의 비해 이익 증가폭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판단된다. 하지만 전체적으로 Q가 늘고 있는 업황, 업황변동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사업구조, 대주주의 지속적인 지분매입, 경영자의 확고한 배당정책을 등을 고려할 때, 판지업체 구조조정으로 인한 수익성이 회복된다면 매력적인 투자대상이 될 수 있을 것이라 기대가 된다.
김일태(it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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