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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종보고서]골판지의 반란
I.
1. 수급의 안정
1)공급의 축소
제지업이 진입장벽이 높은 장치산업이기는 하나 IMF 직전에 각 업체의 대규모 신규설비증설 이후로 시작된 수급불균형 속에서 10년동안 신음해왔다. 이러한 10년 동안의 고통 속에서 여러 업체들이 도산하였으며 살아남은 업체들도 최악의 시기를 어렵사리 견뎌왔다. 이렇게 각 업체의 피와 눈물로 점철된 10년동안의 실타래가 작년 2006년부터 드디어 풀리기 시작하였고 그 신호탄은 아세아제지의 페이퍼텍 인수 후 일어난 원지업계의 구조조정이다.
※ 주요 골판지 생산업체 설비현황
업체 |
공장 |
CAPA(년간) |
평균가동률 |
설립연도 |
장부가격 |
아세아제지 |
청원공장 |
약38만톤 |
90.09% |
89년,97년 |
290억 |
아세아페이퍼텍 |
시화공장 |
약36만톤 |
84.70% |
97년 |
705억 |
안양공장 |
공장폐쇄(2006) |
73년 |
매각 | ||
한국수출포장 |
오산공장 |
약22만톤 |
96.75% |
88년 |
264억 |
부산공장 |
공장폐쇄(2004) |
60년 |
매각 | ||
안성공장 |
약25만톤 |
90.52% |
94년 |
112억 | |
양산공장 |
약11만톤 |
88.62% |
97년 |
157억 | |
대전공장 |
2007년 12월 완공 |
07년 |
450억 | ||
대림제지 |
오산공장 |
약21만톤 |
90.05% |
87년 |
77억 |
동일제지 |
안산공장 |
약23만톤 |
91.30% |
86년 |
115억 |
의령공장 |
약10만톤 |
91.60% |
04년 |
60억 | |
신대양제지 |
반월공장 |
약20만톤 |
90.00% |
85년 |
61억 |
시화공장 |
약30만톤 |
90.00% |
96년 |
246억 | |
삼보판지 |
부천공장 |
공장폐쇄(2006년) |
81년 |
288억 | |
시화공장 |
약17만톤 |
80.93% |
99년 |
221억 | |
태림포장 |
시흥공장 |
약26만톤 |
75.05% |
94년 |
272억 |
구미공장 |
약11만톤 |
75.85% |
99년 |
77억 | |
포천공장 |
약8만톤 |
79.67% |
01년 |
66억 |
자료 : 각 사업보고서
* 1) 청원공장 1호기 설립 89년, 3호기 설립 97년
2) 장부가격은 토지+건물
위의 표에서 확인할 수 있는 바와 같이 각 원지업체의 대규모 신규설비증설이 IMF외환위기 직전인 97년도에 집중적으로 일어났으며 그 후 상자업체를 제외한 원지업체의 신규증설은 단 한 건도 없다. 즉, 97년 일어난 공급증가의 여파가 IMF사태 이후의 수요감소와 맞물려져 10년간의 수급불균형을 야기한 것이다. 설비증설은 97년 이후로 정체된 가운데 04년 한국수출포장의 부산공장폐쇄, 2006년 아세아페이퍼텍의 안양공장 폐쇄 등 오히려 공급물량은 감소하고 있는 추세이다. 2003년 신용카드대란으로 소비버블에 편승해 깜짝 호황이 잠시 있었으나 본격적인 10년간의 수급불균형이 해소된 것은 2006년에 이르러서라고 할 수 있다.
(단위: M/T)
|
2000 |
2001 |
2002 |
2003 |
2004 |
2005 |
2006(10월) |
생산 |
2,774,631 |
3,160,969 |
3,101,071 |
3,433,929 |
3,525,280 |
3,585,882 |
3,008,922 |
출하 |
2,681,671 |
3,153,840 |
3,077,881 |
3,467,076 |
3,462,894 |
3,583,882 |
3,118,154 |
재고 |
129,357 |
156,005 |
161,904 |
128,757 |
191,143 |
193,143 |
83,911 |
자료 : 한국제지공업연합회
위의 도표와 같이 2006년을 기점으로 수요가 공급을 추월하여 수급불균형이 해소되었으며 그로 인해 재고는 급감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2)수요의 증가
골판지 출하에 있어 내수 비중은 약 88%로 내수가 결정적인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국내 경기 및 각 산업 동향에 결정적인 영향을 받는 산업이라 할 것이다. 골판지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골판지업의 매력은 그 수요측면에 있어서 끊임없는 신규 대체수요가 창출되는데 있다고 한다. 해외 아웃소싱으로 인해 공산품 비중이 줄어들자 홈쇼핑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택배물량이 늘어나 이를 대체하였고, 향 후 미래에는 전자상거래 시장의 확대를 통한 수혜가 예상된다. 최근에는 농산물 포장화사업이 이슈화 되어 신규성장동력 확보에 기대감을 가지게 하고 있다.
무엇보다 지속적으로 골판지업의 호황을 기대하게끔하는 요소는 바로 홈쇼핑 및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이다. 홈쇼핑 및 인터넷 전자상거래 시장의 성장으로 인해 택배산업의 규모는 커질 수 밖에 없고, 택배산업의 규모가 커짐에 따라 자연스럽게 그 포장재로 사용되는 골판지에 대한 수요가 끊이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2. 가격의 안정
1)판가 인상
골판지 원지업체에 있어서 과거 최대 스포일러는 금호페이퍼텍이었다. 과거 부도가 났던 조일제지를 인수하며 금호그룹이 제지업에 뛰어들었으나, 이미 원지-상자 업체간의 수직계열화가 이루어져 있던 골판지 업계의 특성상 고정매출처 없이 원지를 판매하기에는 상당한 어려움이 있었고, 불황일수록 그 어려움은 더해만 갔다. 결국 금호페이퍼텍은 출혈경쟁을 주도하며 덤핑전략으로 원지업체들을 어려움 속으로 몰고 갔다. 하지만 결국 금호페어퍼텍이 아세아그룹에 인수됨으로써 스포일러는 제거되었고, 출혈경쟁은 종지부를 찍게 되어 2006년부터 판가를 인상한 후에도 그 가격이 지속 유지되는 선순환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 표면지 판매단가추이 (180평량기준)
2)원가 하락
① 고지가격 하락
골판지 원지의 원가구조는 원재료비가 약 50%정도 되고 전력 및 유류비가 약 15%를 차지한다. 따라서 원재료비가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표면지의 경우에는 펄프가 30%사용되지만 저급지의 경우에는 고지100%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골판지원지의 원가에는 고지가격이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친다고 할 것이다. 2004년 4월 13만 6천원 수준이던 고지 단가가 지속적으로 하락하여 8만원이하에서 거래되다가 최근 10만원 선으로 상승해있는 상태이다.
※10년간 국산고지 단가추이
자료 : 동양종합금융증권
※ 국산고지 가격과 아세아제지 영업이익률 추이
자료 : 하나증권
위의 자료에서도 보듯이 국산고지의 가격추이는 아세아제지의 영업이익률 추이와 완전히 반비례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만큼 고지가격이 원지업체 이익률에 미치는 영향이 큼을 알 수 있으며, 표면지 전문의 아세아제지가 저 정도임은 감안할 때 골심지와 이면지를 주력으로 하는 신대양과 동일제지 영업이익률과의 연동성은 더욱 심할 것이다.
그렇다면 향후 고지가격 변화에 대한 예측이 중요시되는 부분인데,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고지가격은 하향안정화할 것이라는 결론에 도달할 수 있다. 우선 첫째로 70%에 이르는 국내 폐지회수율 때문이다. 쓰레기 종량제와 분리수거 정착의 영향으로 각 가정에서 종이쓰레기를 재활용수거대에 따로 분리하는 모습을 쉽게 관찰할 수 있다. 둘째로 골판지와 백판지업체들의 구조조정으로 고지에 대한 수요가 감소하였기 때문이다. 고지는 골판지 뿐만 아니라 백판지의 주 원재료로 사용되는데, 골판지 업체와 백판지 업체의 구조조정으로 고지에 대한 수요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 셋째로 원화강세 현상으로 인한 수출부진과 수입증가가 고지발생량 증가에 한몫하고 있다. 중국을 중심으로 소비재 수입은 급증하는 반면 원지수출은 감소하여 국내고지의 발생량이 지속으로 증가하고 있어, 고지에 대한 수요 감소와 결합하여 고지가격의 하락을 유도하고 있는 것이다.
② 유류비용 절감
제지업은 타산업에 비해 전력비와 유류비 소요가 많이 들기 때문에 각 골판지는 비용절감을 위해 에너지 절약방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신대양제지의 경우 자체 소각로열을 이용하여 스팀을 제작, 벙커C유 대체효과를 얻음으로써 벙커C유 사용량이 20%나 감소하였으며, 동일제지도 마찬가지로 자체 소각로를 운영하여 소각로열을 통해 스팀을 제작, 기계를 가동함으로써 벙커C유 사용량을 줄이고 있다. 동일제지의 경우 2004년에 비해 연 10억정도 연료비를 절감하였다.
③ 원화강세효과
인쇄용지 업체의 경우 환율하락으로 인한 펄프수입비용 절감효과보다 수출마진감소분이 더 크기 때문에 환율하락이 실적에 부정적으로 작용한다고 할 수 있으나 골판지 업체의 경우에는 내수비중이 크기 때문에 원재료 절감효과가 더 커 환율하락이 유리하게 작용하게 된다. 즉 환율하락은 골판지 원지 업체에 있어서는 호재로 작용하는 것이다.
II. 업계 구조조정
1. 원지업체 구조조정
한국 골판지 산업 조직도(Big 5의 수직계열화 과점체계)
현재 한국 골판지 산업 조직도는 위와 같이 BIG5로 구성되어 있다. 원지 업체, 상자 업체, 지함 업체가 수직계열화 되어 있다. 현재 이와 같은 과점체제가 형성되기까지 가장 중요한 이슈로 두 건의 M&A가 있었다. 첫째는 삼포판지, 대림제지의 고려제지(구 화승제지) 인수이고, 둘째는 아세아제지의 아세아페이퍼텍(구 조일제지-금호페이퍼텍) 인수이다. 이 두 건의 M&A를 통해 모든 메이져 원지사가 5대계열에 합류하는 구조조정이 완료되었다. 따라서 골판지업은 5대 메이져계열사들의 과점 상황 속에서 업황 개선에 따른 안정적인 성장을 이루어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2. 상자업체 구조조정
원지업체들이 BIG5 중심의 안정적 과점체제로 재편된 것과는 달리, 상자업체들은 아직 난립한 시장참여자들의 경쟁상황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아세아계열만 4개사, 태림계열 3개사, 신대양계열 4개사, 삼보판지와 수출포장 등 BIG5 내에서만 13개사가 난립하고 그 이외에 수십여 소형업체가 경쟁을 펼치고 있다.
원지업체의 경우 2006년 이후 안정화된 과점시장적 지위를 이용하여 원지가격 인상에 성공하였으나, 상자업체의 경우 원재료인 원지가격인상이 이루었졌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품가격인상으로 전이시키지 못하고 있는데 그 이유는 크게 다음 두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첫째로, 주요 매출처인 전기전자업체나 음식료 업체의 Bargain Power가 강해 Negociation을 통한 가격전이가 사실적으로 힘들기 때문이다. 즉 전형적인 을 비즈니스의 한계를 보여준다. 대부문 입찰방식으로 계약하는 것도 가격경쟁으로 내몰리는 주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둘째로 난립한 경쟁자들로 인한 치열한 출혈경쟁이 가격인상을 막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출혈경쟁을 하게 되면 일부 업체들이 가격인상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기타 업체들의 이때다 싶은 덤핑물량공세로 인해 결국 올렸던 업체들이 손해를 보고 다시 가격을 내리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두 가지의 난점은 동시에 해결될 수 있는 성질의 것이다. 즉, 상자업체가 원지업체와 같은 구조조정을 통해서 과점화된다면 덤핑세력의 몰락으로 인해 가격유지가 가능해지고 이러한 가격인상력은 자연스럽게 니고 파워의 증가를 동반할 것이기 때문이다. 상자업체와 원지업체를 둘 다 소유하고 있는 골판지업계의 BIG 5들은 바로 이러한 점을 최상의 시나리오로 생각이고 있다.
※ BIG 5 지분구조
투자회사 |
피투자회사 |
아세아제지 |
아세아페이퍼텍 21.16%, 유진판지 100%, 제일산업 99.26%, 에이펙 100% (삼성수출포장은 유진판지가 80% 지분보유) |
태림포장 |
동일제지 9.31%, 태성산업 25%, 월산 9.97%, 동일팩키지 49%, 태림후지포장 65% |
동일제지 |
태림포장 15.54%, 태성산업 25%, 월산 28.78%, 동일팩키지 49% |
삼보판지 |
고려제지 60% |
대림제지 |
고려제지 40% |
신대양제지 |
대양제지 18.1%, 광신판지 58.6%, 신대양판지 42.6%, 대영포장 15.08%, 장천 30%, 대양판지 13% |
한국수출포장 |
없음 |
이와 같은 BIG5의 지분구조를 감안할 때 원지 업체 중에서는 상자업체의 지분을 전혀 가지고 있지 않은 아세아페이퍼텍과 대림제지가 상자업체로 인한 지분법평가손실없이 이익을 극대화할 수 있을 것이라 판단된다. 반면 상자업체 지분을 다량 보유하고 있는 아세아제지, 동일제지, 신대양제지는 지분법평가손실로 인한 이익훼손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3. 유형자산의 처분
대규모 장치산업의 특성상 각 골판지업체들은 대규모의 공장을 가지고 있다. 특별히 공장라인의 수명이 정해져 있는 것은 아니지만 2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나고 가동율이 떨어지다보면 공급물량조절이나 효율성증가를 위해 공장을 폐쇄하는 케이스가 생길 수 밖에 없다. 공장을 폐쇄하고 부지를 개발하거나 처분하게 되면 대부분 감가상각이 끝난 유형자산으로부터 대규모의 평가차익이 발생하게 된다. 즉, 영업용 자산이 비영업용 자산으로 변신하면서 그 자산가치가 업그레이드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아세아페이퍼텍의 경우 안양공장을 2006년 폐쇄하고 토지를 매각하여 처분이익 157억이 발생하였다. 현재 삼보판지의 경우 부천공장을 폐쇄한 후 임대수익용으로 운용하고 있는데, 수익가치화가 일어난다면 시가가 평당 300만원 정도 잡혀있는 장부가와는 엄청난 차이가 있어 대규모 평가차익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와 같이 각 사는 공장폐쇄와 토지매각으로 인한 자산가치상승가능성을 가지고 있으므로 이점도 투자판단시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얼마전 이엔페이퍼(구 신호제지)는 대전공장을 아세아페이퍼텍 컨소시엄에 116억에 매각하고 골판지 원지사업 완전철수를 선언하였는데 아세아페이퍼텍 컨소시엄에는 아세아제지, 아세아페이퍼텍, 신대양제지, 동일제지, 고려제지 등 원지 5개사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 컨소시엄은 대전공장을 인수하더라도 가동하지 않고 폐쇄함으로써 원지업체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선언하였다. 이는 원지업체의 희망찬 미래를 단적으로 대변하는 케이스로 원지업체의 수급불균형이 향 후 몇년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일태(it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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