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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자의 포트폴리오 구성
직접투자를 결심하고 증권사 계좌를 트면서 가장 먼저 직면하게 되는 고민은 '어떤 기업의 주식'을 편입할 것인지 여부일 것이다.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으며, 각 증권사, 운용사, 자문사들의 리서치팀이 주로 하는 업무들이다. 모든 투자의 근본이고, 가장 시간을 많이 들여야 하는 부분이며, 때문에 이에 관련한 책들도 부지기수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스스로 나름의 리서치 노력를 통해 좋은 기업을 선별해 놓고 나면, 과연 이 주식들을 얼마만큼씩 편입해야할 지 고민에 빠지게 된다. 대부분 가장 많이 오를 것 같은 종목의 비중을 높게 가져가거나, 아니면 가장 빠른 시간 내에 가치가 반영될 주식의 비중을 크게 편입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약간 넣어보고 스터디하면서 비중을 늘려나가는 방법도 많이 애용되고 있다.
아무리 기업분석을 잘 해서 상승여력이 1000%로 판단된다고 한들, 작은 비중만 편입하게 되면 실질적인 수익으로 연결되기 어렵기 때문에 포트를 구성하는 방법이 기업을 분석하는 방법 못지 않게 중요하다는 점은 자명할 것이다.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포트를 구성해야 할 것인가?
사실 이에 대한 명확한 '정답'은 없다. 혹자는 축구경기에 비유해서, 공격수와 미드필더, 수비수로 구분하여 포트를 구성하기도 하고, '좋으면 다 산다'는 생각으로 굳이 포트 구성에 대해 시간할애를 많이 하지 않기도 한다. 그러나 이 역시 이미 투자의 대가들은 나름의 '정답'을 제시하고 있는데, 좋은 기업을 고르는 방법에 치우쳐 지나쳤던 부분임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포트 비중에는 '이유'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 기업을 편입하는 이유가 있듯이, 얼마만큼 편입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나름의 '이유'가 있어야 한다. 몰빵을 한다면 왜 몰빵을 하는 것이며, 1% 남짓 편입한다면 왜 1% 남짓 편입하는지 합리적인 이유가 있어야 그만큼 탄탄한 포트를 구성할 수 있다.
버펫이 '집중투자'를 선호한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는데, 그만큼 그 기업을 잘 알기 때문이다. 기업을 잘 안다는 것은 과거와 현재를 통해 그 기업의 미래가 충분히 예측 가능한 범위에 있다는 이야기이며, 통째로 사는 부분은 향후 예측 불가능한 일이 벌어질 경우 통제력을 발휘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안전한 포지션이다.
비록 규모면에서 비교가 되지 않을 수 있지만, 이러한 버펫의 투자방식을 통해 개인투자자들이 포트 비중의 '이유'를 찾는데 도움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투자의 1원칙이 잃지 않는 것이고, 2원칙이 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라는 버펫의 이야기에 동의하는 투자자들이라면, 결론은 자신이 잘 아는 기업일수록 비중을 높여 편입하는 것이라는 데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돈을 투입하는 것은 '신뢰'가 전제되어야 하고, '신뢰'는 '지식과 경험'이 전제되어야 함을 고려한다면, 포트 비중은 단순히 종목 편입 비중이 아닌, 투자자의 종목에 대한 '신뢰'의 크기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포트 편입 비중의 가장 중요한 '이유'는 내가 그만큼 그 기업을 잘 '알고' 있는지 여부라고 할 수 있다.
물론 아무리 잘 알고 있는 기업이라 할 지라도 '상승여력'이 시원치 않다면 많은 비중으로 편입하는 것은 무의미할 수 있다. 그러나 그 부분은 그만큼 '싸게' 사는 것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며, 포트 편입 비중의 결정에 있어 근본적인 '이유'가 되기는 어렵다.(비싸게라도 잘 아는 기업을 많이 편입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잘 안다는 것은 그만큼 '통제' 가능하다는 말이며, '통제'가능한 것은 그만큼 리스크를 작게 가져갈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업 분석을 통해 종목 '선별'과 관련한 리스크를 줄였다면, 포트 구성을 통해 실제 투자와 관련한 리스크를 줄이는 작업이 필요하다. 물론 버펫처럼 최악의 경우 직접 개입을 통해 리스크를 줄여나가는 작업은 우리의 몫이 아닐 수 있지만, 적어도 최악의 경우가 닥칠 가능성이 적은 종목의 비중을 높이고, 상대적으로 가능성이 높은 종목의 비중을 낮추는 것은 우리의 몫이다.
이러한 리스크에 대한 고려가 없이 '상승여력'만으로 비중을 조절한다면, 향후 예기치 못한 일에 직면할 경우 포트의 리스크는 거침없이 커지게 된다. '상승여력'은 '잘 안다'는 것이 전제된 이후에 자연스럽게 고려되어야 하는 부분이며, 따라서 포트내 가장 큰 비중은 가장 '잘 아는' 기업이면서, '상승여력'도 가장 큰 기업이어야 한다. 이는 잘 알면서 확실한 분야에 대해 레버리지까지 끌어가며 지를 수 있었던 많은 성공한 사람들의 스토리와도 일맥 상통하는 부분이다. 남들이 볼 때는 '리스크'지만, 내 판단에 의하면 아주 작은 '리스크'를 감당하게 되는 것이다.
풀어쓰자면, 그 기업의 행보가 나의 예측 가능한 범위 안에 충분히 있으면서, 최대한 '싸게' 살 수 있는 기업일 수록 많은 비중을 편입해야 한다. 기대되는 수익에 비해 리스크는 낮추는 것이 '가치투자'의 근본임을 상기한다면 이러한 포트 구성 전략은 당연하게 느껴질 것이다.
지금 나의 포트를 열고,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종목을 보며 '내가 정말 이 기업을 포트내 다른 기업보다 더 잘 알고 있는가', '나는 과연 이 기업을 가장 싸게 샀는가'라고 질문을 던져보자.
만일 '훤히 꿰뚫어 보기'는 하지만 그다지 싸게 사지 않은 경우라면, 당연히 상대적인 비중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리스크는 작지만, 기대되는 수익의 크기 역시 작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싸게는 산 것 같은데, 상대적으로 '잘 모르는 기업'이라면 큰 비중을 둬서는 안될 것이다. 이는 정말 '싸게 산 것'인지 여부를 검증할 수 없기 때문이다.
잘 알면서, 싸게 산 순서로 비중을 조절한다면 그야말로 리스크는 줄이면서 수익은 극대화하는 멋진 포트로 가꿔나갈 수 있을 것이다. '리스크'는 결코 객관적으로 정의되는 개념이 아닌, 철저히 주관적으로 정의되는 개념이다. 성공적인 투자로 이어지는 포트 구성 또한 그러한 주관적인 '리스크'를 최소화 하면서 수익은 극대화 하는 방향으로 편성하는 것임을 잊지 않는다면, 어떠한 상황이 오더라도 이겨낼 수 있는 훌륭한 포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ValueSniper(lynus9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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