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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셜록 홈즈가 주식투자를 한다면.."
편집자주
필립피셔,월가의영웅
【편집자주=이 글은 과거에 박정태 기자가 머니투데이 재직(2001년)당시 '월가를 움직이는 100인'이라는 제목으로 연재됐던 글입니다. 시간상으로는 오래된 글이지만 월가의 영웅들의 철학들을 접할 수 있는 좋은 글이라 판단돼 다시 연재하고자 합니다. 시간이 흘러 일부 수치 등은 지난 데이터가 될 수도 있음을 양해 바랍니다. 박정태 기자는 현재 '굿모닝북스'의 대표이사로 가치투자와 관련된 좋은 책을 발행하는 일을 하고 계십니다】 셜록 홈즈와 형사 콜롬보가 주식투자를 한다면 어떻게 될까. 이들은 과연 어떤 방식으로 투자대상 기업을 선택할까.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고, 정확하게 범인을 찾아내듯 주식투자를 한다면 그 투자수익률은 또 얼마나 높을까.
이들은 물론 허구 속의 인물이다. 하지만 명탐정 셜록 홈즈와 형사 콜롬보를 연상시키는 투자가가 실제 세계에 존재한다. 워렌 버펫 스스로 자신을 만든 두 스승 가운데 한 명이라고 말하는 필립 피셔를 가리켜 월가에서는 그렇게 부른다.
피셔는 광범위한 정보수집과 자료분석, 철저한 현장조사를 거쳐 투자대상 기업을 선정한다. 사건 현장을 몇 번이고 다시 찾아보는 셜록 홈즈처럼 말이다. 다음 단계로는 경영진의 과거 실적을 살펴보고, 향후 경영전략에 대해 자세히 물어본다.
무심코 던지는 것 같지만 정확히 맥을 짚는 콜롬보 반장의 날카로운 질문과 같이. 마지막으로 이렇게 조사한 기업내용과 경영진의 답변 등을 종합하는 논리적인 추론이 뒤따른다. 지금의 주가는 과연 합리적인 수준인지, 또 지금과 같은 실적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질 것인지를 철저히 따져 보는 것이다.
피셔가 이런 방식으로 찾아낸 종목들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모토롤라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 다우케미칼, 래이캠 등이다. 이들 종목의 공통점은 모두가 성장성이 뛰어난 기술주들이라는 점이다. 피셔가 1907년 생으로 올해 94세가 된다는 점을 고려하면 그가 이들 종목을 주로 매입했던 1950년대에는 가히 첨단기술주였다고 할 수 있다.
피셔는 그런 점에서 월가에서 성장주 투자를 개척한 스승으로 손꼽힌다. 재무분석을 통해 순자산가치가 주가보다 훨씬 높은 주식을 찾아내는 벤저민 그레이엄이나 저평가된 가치주에 분산투자하는 존 템플턴과 무척 대조적이다. 계량화한 양적인 재무분석보다는 정보수집과 질의응답을 통한 성장잠재력의 파악이 더 중요하다는 게 피셔의 투자철학이다. 질적인 요소를 중시하는 그의 투자철학이 가져다준 성공사례를 보면 놀랍기만 하다.
우선 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세계적인 반도체 업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를 보자.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930년 유전개발을 위한 지질탐사서비스 회사로 출발했다. 이 회사가 전자제품을 생산하기 시작한 것은 제 2차 세계대전 당시 미 해군에 잠수함 탐지장치를 납품하면서부터 였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952년 트랜지스터를 생산했고, 1958년에는 세계 최초의 집적회로를 만들어냈다.
피셔가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주식을 매입하기 시작한 것은 1956년이었다. 피셔는 이 회사의 탁월한 기술력에 매료돼 당시 최고경영자(CEO)였던 에릭 존슨을 만났다. 그는 뛰어난 엔지니어 출신인 존슨의 기술혁신 능력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 피셔는 기술주를 좋아하지만 첨단기술은 변화속도가 무척 빠르고, 경쟁도 치열한 분야여서 무엇보다 최고 경영자의 기술혁신 능력이 중요하다는 게 그의 지론이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그의 예측대로 반도체에서 머무르지 않고 계속 신기술을 개발하면서 뻗어나갔다. 최근에는 휴대폰과 MRI와 같은 의료기기에 쓰이는 디지털 신호처리(DSP) 기술의 선두주자로 꼽힌다. 기술혁신 뿐만 아니라 경영기법도 탁월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는 1970년대부터 기업이익의 일부를 전사원에게 분배하고 있다.
피셔는 1956년 텍사스 인스트루먼트의 주식을 주당 14달러에 매입했다. 피셔는 이 주식을 1999말까지 보유했는데 그동안 이 회사 주식은 수십차례의 주식분할을 거쳐 한 주가 무려 1,749.6주가 됐다. 주가는 93달러로 1956년 14달러에 매입한 주식이 43년 후 16만2,712달러가 됐다. 투자수익률이 1만%가 넘는 셈이다.
피셔는 주식시장을 활기찬 게임의 장으로 생각한다. 주식시장은 많은 사람과 많은 회사를 만날 수 있고, 이 가운데 성공적인 사람과 기업을 찾아내면 큰 돈을 벌 수 있다는 게 그의 말이다.
피셔는 특히 많은 수의 보통기업에 투자하는 것보다 숫자는 적지만 뛰어난 기업체 몇 개를 찾아내 집중적으로 투자하는 게 낫다고 말한다. 그래서 피셔의 포트폴리오에는 항상 10개 미만의 종목이 편입돼 있고, 이중 3~4개 종목에 전체 투자자금의 75%이상이 집중돼 있다.
피셔는 신문과 잡지, 재무제표와 각종 리서치 자료를 통해, 또 투자전문가는 물론 사업가 등과의 대화를 통해 주식에 관한 정보를 수집한다. 자신의 투자기준에 맞는 지 여부를 결정짓는 그의 질문은 크게 8가지다.
첫째, 뛰어난 최고경영자와 우수한 경영진을 보유하고 있는가.
둘째, 이사회는 주주들에게 회사의 좋은 뉴스는 물론 나쁜 소식도 분명히 전달하는가.
셋째, 경영진은 혁신적인 정책과 제품을 만들어낸 사례가 얼마나 있는가.
넷째, 회사는 고객들에게 높은 품질의 제품을 장기적으로 제공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있는가.
다섯째, 회사의 대고객 관리와 노사관계는 훌륭한가.
여섯째, 경쟁력의 우위와 변화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는가.
일곱째, 높은 판매이익률을 계속 유지할 수 있으며, 매출액과 순이익은 증가하고 있는가.
여덟째, 장기적인 수익잠재력과 미래의 주가와 비교할 때 현재의 주가수준은 합리적인가.
피셔는 이같은 여덟 가지의 질문을 통해 그 회사를 정밀하게 분석해보고 나서야 투자여부를 결정한다. 그는 특히 다른 투자자들이 그 회사의 잠재력을 인식하기 이전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그래서 증권회사의 애널리스트들이 부정적인 의견을 내놓을 때 오히려 주식을 사는 경우가 많다. 또 주식시장이 일시적으로 급락하거나 어떤 기업의 실적이 1~2개 분기정도 갑자기 악화됐을 때도 매입할 기회로 느낀다.
그는 다른 사람들이 자신의 의견에 동의하는 지 여부가 중요한 게 아니라 자신의 기준에 맞게 철저한 조사를 한 다음 투자를 했는 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그가 주식을 팔 때는 투자한 회사가 더 이상 자신의 기준에 맞지 않을 때, 또 자신이 내렸던 최초의 판단이 틀렸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두 가지의 경우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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