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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진작 랄프 웬저를 몰랐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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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책꽂이,랄프웬저,소형주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
랄프 웬저 저 /
굿모닝북스 / 349페이지
어느 날 TV를 틀었는데 처음 보는 가수가 나온다. 많고 많은 가수들 중 한 명이겠거니 했는데 노래 실력과 춤 실력이 보통이 아니어서 그 몸짓에 점점 빠져들어 간다. 알고 보니 나이도 많고 데뷔한지도 오래 되어 그 분야에서는 꽤나 유명하다고 한다. 결국 그 가수의 열혈 팬이 되고 나서야 이런 생각이 든다. ‘나도 노래 꽤나 듣고 가수들도 많이 안다고 자부했는데 내가 왜 이런 실력자를 진작에 몰랐을까?’
최근에 출간된 책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를 통해 랄프 웬저를 만나고 난 뒤 드는 느낌이 딱 위에서 가수를 예로 들어 설명한 바와 같다. 주식 분야에서 좋은 책을 읽고 나서 드는 충격이야 가끔 있을 일이지만 좋은 책을 통해 새로운 대가를 만나고 나서 드는 충격은 정말 오랜만의 일이다.
랄프 웬저는 1970년에 에이콘 펀드를 시작해 투자자들에게 33년간 130배의 수익률을 올려주고 2003년 은퇴한 전설적인 펀드매니저다. 이 책이 1997년에 미국에서 출간되었으니 한참 현역에 있으면서도 27년의 경험이 축적되어 때 나왔단 얘기다. 게다가 출범 당시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펀드였기에 랄프 웬저가 고객들에게 보내는 연례보고서를 정성 들여 차별화되게 썼다고 하는데 그 내용까지 책에 담겼으니 이 책의 깊이나 설득력은 굳이 말이 필요가 없을 정도다.
책을 읽어 보면 알겠지만 랄프 웬저는 워렌 버핏 만큼이나 유머가 넘치는 인물임을 알 수 있다. 원제가 ‘A Zebra in Lion Country’인데 어디선가 들어 봤음직한 펀드매니저와 얼룩말의 공통점을 묘사한 비유에서 따온 것이다. 이것의 저작권이 알고 보니 랄프 웬저에게 있었다. 그의 유머와 통찰력 그리고 월가에 대한 풍자를 단적으로 드러내 보여주는 절묘한 대목이다.
또한 성공한 펀드매니저임에도 완전히 남이 대필을 한 것이 아니라 탁월한 글솜씨를 바탕으로 직접 집필까지 했으니 독자들 입장에선 그야말로 술술 읽히면서도 깊이가 있는 ‘제2의 월가의 영웅’에 해당하는 또 하나의 명저를 가지게 된 셈이다.(공저라는 점도 똑같다) 주식 분야에서 명저가 나오는 건 그리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 원제와는 달리 번역하는 과정에서 ‘작지만 강한 기업에 투자하라’는 제목으로 바뀌어 아쉬움이 다소 남는다. 소형주 투자의 대가임이 분명하고 에이콘 펀드도 최고의 소형주 펀드로 손꼽혔던 건 사실이지만 책을 읽어보면 그의 투자가 꼭 소형주로 국한되지는 않기 때문이다.
그가 얼룩말의 비유를 든 건 작은 주식을 사라는 것보단 리스크가 상존하더라도 이미 기대감을 다 반영한 주가를 형성하고 있는 주식을 피하고 대중들의 의견에 휩쓸리지 않아야 수익을 올릴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함으로 보인다. 행여나 일부 독자들이 이 책을 대충 보고 나서는 제목에 경도되어 큰 것은 아름답지 않고 작은 것만 아름답다는 식의 잘못된 결론에 이를까 걱정된다.
그보단 가치와 성장의 관계, 기술의 발전과 개별기업의 수익, 투자 아이디어 도출법, 폭락장 피하기의 환상, 성장주의 한계, 매도 시점 찾기, 기업탐방의 기술, 기술적분석의 허구, 해외주식투자의 당위성 등 주식투자를 하다 보면 한번쯤 의문을 가져 봄직한 질문들에 대한 그의 답에 귀를 기울이는 것이 이 책을 보다 더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방법이다. 하다못해 다 건너뛰고 12장에서 그가 제시하는 다섯 가지 법칙만 읽어봐도 이 책의 진가가 소형주 투자법에만 있지 않다는 사실을 알게 될 것이다.
책을 다 읽자마자 5권을 더 주문했다. 우리 회사의 펀드매니저들에게 나눠주고 일독을 권하고 싶어서다. 그들에게 워렌 버핏, 피터 린치 외에도 펀드매니저로서 우리가 본받아야 하는 새로운 영웅이 있음을 얘기하고 싶다. 그리고 다른 가치투자자들에게도 같은 얘기를 나누고 싶어 가치투자자의 책꽂이를 쓴다. 모두들 랄프 웬저 옹(翁)으로부터 지적 깨달음을 맘껏 누리길 바란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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