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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 투자, 과거 10년과 미래 10년'
요즘 자산운용회사의 투자철학이나 운용원칙을 보면 너나 할 것 없이 밸류 인베스트먼트(Value Investment)를 내세운다. 우리말로 하면 가치투자이다. 하지만 가치투자가 유명해진 것은 불과 몇 년에 지나지 않는다. 사실 가치투자라는 것인 딱 부러지게 정의를 내리거나 획일적으로 기준을 적용하기 어려워 회사나 매니저마다 자신들만의 투자 원칙을 다듬어 나가고 있다.
상황은 이러하지만 그래도 우리나라에서 가치투자 하면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과 같은 회사나 매니저로서는 이채원 매니저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
1988년 올림픽이 열리던 해 동원증권을 통해 주식 시장에 첫 발을 내딛었다. 영업점 지점에서 근무하면서 본인의 표현을 빌리자면 ‘주식에 미쳐 지냈다’고 한다. 이후 8년간을 동원증권에서 근무하였으며 중간에 동경사무소 근무시 외국의 펀드 매니저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 당시 주식시장의 수준이나 주식 운용 수준이 발달하지 못한 국내 현실과 미루어볼 때 큰 충격과 신선한 경험이었으리라 미루어 짐작해 본다. 1996년에는 기존의 투자신탁회사외에 신설 투신운용사들이 대거 설립되면서 이채원 매니저 역시 동원증권의 계열회사로 설립된 동원투신운용으로 직장을 옮겨 본격적인 펀드 매니저로서의 길을 걷게 되었다.
1994년 종합주가지수가 1100을 돌파할 정도로 강세를 나타내다가 95년부터 내리 4년간 곤두박질 쳤다. 이 당시 주식 매니저로 출발한 이채원 매니저는 시장만 쳐다보고 시장만 쫓아가는 투자는 더 이상 성공하기도 그리고 고객의 신뢰를 받기도 어렵다고 판단하고 가치투자의 원칙을 세워 나갔다고 한다. 그 결실로 내놓은 펀드가 자신의 이름을 건 ‘동원밸류이채원펀드’이다. 그는 이 펀드 운용으로 1999년도 한국펀드평가가 선정한 베스트펀드매니저에 뽑히기도 했다. 1999년도 주식시장 상승과 함께 11개월간 수익률이 82%를 기록하면서 KOSPI 지수 77.2%를 초과하였다.
당시 주식시장 상승은 1년 6개월 남짓에 불과하였다. 특히 코스닥 시장과 IT주 위주의 상승에 따라 펀드 성과도 파묻혔고 오히려 더 높은 수익을 보이는 펀드들에 비해 형편없다는 고객의 질책을 받기도 하였다. 또 99년 중에 나온 당시 유행하던 스팟펀드는 장기 가치투자와의 성격과 맞지 않아 벤치마크대비 초과 성과 달성에도 불구하고 목표 수익을 채우지 못했다는 원성을 받아야 했다.
매니저가 받는 스트레스는 상상을 초월하는 모양이다. 이채원 매니저는 2000년 초 회사를 사직하였다. 대신 모회사였던 동원증권(현 한국투자증권)의 부름을 받고 고유계정을 운용하기 시작하였다. 여기서부터 일반인들은 그의 레코드나 활동을 알 수가 없다. 간간히 신문지상을 통해 고유계정 수익률이 높았다는 말만 접할 수 있을 뿐이었다. 검증해볼 수는 없으나 한국밸류자산운용에서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0년부터 2005년까지 6년간 435%의 수익률을 거두었다고 한다. 같은 기간 KOSPI 상승율은 56.4%이다.
지난 과거 10년을 이와 같았다면 앞으로 10년간은 어떠한 활동을 펼칠 것인가. 이채원 매니저는 다시 한번 가치투자, 장기투자를 내건 ‘한국밸류10년투자주식1’펀드로 공식적인 펀드 매니저로 돌아왔다. 이번에는 과거와 같은 실패(?)를 하지 않기 위해 가치투자만을 전문으로 하는 한국밸류자산운용이라는 회사를 기반으로 하였고 스팟펀드가 아닌 10년 투자 펀드를 내걸었다. 그는 “우리나라 주식 시장이 최근 2~3년간 리레이팅 과정을 거쳐 과거처럼 가치주가 널려있지는 않지만 그래도 긴 안목과 철저한 가치 분석의 원칙을 고수한다면 충분히 투자 성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질적으로 성숙해져 주식 시장은 어려워졌지만 그 만큼 투자자금의 질과 투자원칙을 고수하는 회사의 뒷받침도 성숙해졌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고전했던 중소형주 투자에 대해서도 별 걱정을 하지 않는다. 10년 투자 펀드이기 때문이다. “유동성 부족을 걱정해 주식을 매입하지 않는 것은 결혼하기도 전에 이혼을 걱정하는 것과 같다”는 비유를 인용한 그는 소형주이든 혹은 전기, 전자, 통신주이든 시장에서 소외된 저평가 주식 발굴에만 전념하겠다는 생각이다. 이를 위해 7명의 섹터 애널리스트들과 함께 기업 분석과 탐방에 골몰하고 있다. 한우물만 파다보니 그로서는 개인적으로 이룰만큼 이루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남은 것은 향후 10년을 보장 받은 가치투자 매니저로서 자신의 뜻에 동참해준 만 명의 고객 자산에 살을 붙여 돌려주는 것만 남았다고 밝혔다. 투자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이채원 매니저도 펀드 투자자도 10년 뒤의 모습이 어떨지 벌써부터 궁금하지만 섣부르게 들쳐보지는 않고 싶다.
▶이 콘텐츠는 펀드존(www.fundzone.co.kr)과 제휴를 통해 아이투자에 제공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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