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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의 성공을 위해 실패에서 배워라
편집자주
투자실패사례,그레이엄,필립피셔,코스톨라니
올 한해 야심차게 주식 투자에 도전했던 동생 금실이가 다소 의기소침해 있습니다. 최근 원화 강세로 주가가 빠진 탓도 있지만 만족할 만한 수익률을 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오늘은 금실이처럼 고개를 떨구고 있는 개인 투자자를 위해 저 '친절한금자'가 투자의 세계에서 실수나 실패를 몸에 좋은 쓴 약으로 활용한 위대한 투자자들의 사례를 모아 봤습니다. 1998년 브랜디와인 펀드의 펀드 매니저였던 포스터 프리스의 사례입니다. 그는 시장이 너무 과열됐다는 자신의 직감을 따랐다 큰 실패를 맛봤야 했죠. 그는 시장이 너무 높은데도 미국인들이 세계 경제의 위기를 너무 무시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직접 아시아 국가들을 찾아가 곳곳을 누비며 직접 눈으로 확인까지 했죠. 결국 자신의 직감이 맞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미국으로 돌아온 그는 대부분의 주식을 팔았어요. 그런데 이상하게도 시장은 계속 올라갔죠. 이 때문에 투자자들이 그에게 압력을 가했습니다. 결국 그는 투자자들의 요구대로 어쩔 수 없이 주식을 사기 시작했어요.
그런데 아뿔사, 얼마 지나지 않아 시장이 급락하기 시작했습니다. 남들 같으면 자살이나 은퇴를 결심했을 상황이 연출됐습니다. 투자자들이 아우성을 쳤기 때문이죠. 엄청난 스트레스와 두통에 시달린 건 당연했겠죠. 자신의 직감대로 하지 않은 대가는 너무 참담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알코올 중독자도 되지 않았고 자살도 하지 않았습니다. 그는 결국 재기했어요. 어디서 무엇이 잘못됐는지 하나하나 반성하고 배워나갔기 때문입니다.
앙드레 코스톨라니는 투자자들 가운데 일생에 적어도 두 번 이상 파산하지 않은 사람은 투자자라고 불릴 자격이 없다고 말했습니다. 투자에 관한 노하우는 학교에서도 배울 수 없는 것이며, 오로지 경험에 의해서만 터득할 수 있다는 것이죠. 그는 그래서 자신이 80여 년 간 증권시장에서 쌓아온 경험을 자신의 몸무게만큼의 황금과도 바꾸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투자 초기에 실패를 경험했습니다. 하지만 실패에 대한 원인을 분석하고 되풀이하지 않았기에 투자에 성공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현금 거래는 물론 가슴 뜨끔한 신용거래, 금도 없는 금광 투자, 기름 한 방울 안나오는 유전 투자, 파산 직전의 기업 투자 등 엉터리 투자도 빈번하게 했습니다. 뭐가 뭔지도 모르면서 옵션에도 투자했다고 고백합니다. 1906년생인 그는 11세가 되던 1917년 처음으로 주식과 인연을 맺은 뒤 1999년 다리 골절상의 후유증을 이기지 못하고 9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날 때까지 주식과 함께 먹고, 자고 했죠. 그 과정에서 이처럼 적잖은 실패를 맛본 것입니다. 빚만 남은 파산할 정도로 처절한 실패를 했습니다. 자살을 떠올리는 것은 실패한 투자자에게 나타나는 공통적인 증상입니다.
그러나 용케도 그는 어려운 시기를 이겨냈습니다. 이 과정에서 그는 용기와 에너지, 인내, 운이 따라줬다고 회고합니다. 그는 주식투자로 번 돈은 '위자료'이라고 늘상 얘기합니다. 먼저 실패의 고통을 겪고 나서야 돈이 벌리기 때문이라는 거죠. 이 때문에 그는 투자 경험 중에서도 특히 실패한 경험, 즉 손실을 입었던 경험이 무엇보다 값지다고 했어요. 방금 어두운 방에 들어온 사람보다 미리 어두운 방에 있었던 사람이 훨씬 더 잘 볼 수 있는 법이라는거죠.
이번에는 또다른 전설적인 투자자인 제시 리버모어의 사례를 볼까요. 그도 수차례의 파산을 겪었지만 결국에는 엄청난 재산을 모았습니다. 총 3대의 전용 요트를 가지고 있었고, 14명의 승무원이 탈 수 있는 요트를 타고 매일 월 스트리트를 오간다고 하니깐 말이죠. 롱아일랜드 킹즈 포인트에 있었던 자신의 대저택에는 저녁 만찬용 테이블이 48개에 달했을 정도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는 초등학교조차 제대로 나오지 못할 정도로 정식 교육은 받지 못했죠. 15세때 처음 주식투자를 시작한 후 파산을 거듭했던 자신의 투자에서 빚어진 실수와 실패를 값진 경험으로 만들었습니다. 그 경험은 나중에 큰 돈이 됐습니다.
이제 가치투자자의 스승인 워렌 버핏을 살펴볼까요? 그 역시 실패한 투자 사례가 없지 않습니다. 스승인 그레이엄의 가르침을 실천하는 과정에서 싸게 거래되는 주식에 집착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나중에는 멋지게 바꿔냈지만, 사양산업인 섬유업을 하는 버크셔 헤서웨이를 인수한 것은 그 당시로서는 잘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아주 참담한 실패를 가져왔죠. 결국 1985년 100년의 전통을 가진 섬유 사업을 완전히 정리했습니다.
그러나 버핏은 이때 새로운 교훈을 하나 더 얻었습니다. 회사를 되살리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며, 쓰러진 기업이 성공적으로 전환되는 예는 거의 없다는 것이죠.
이밖에 농기구 제조회사인 뎀스터 밀 매뉴펙처링, 3류 백화점 체인인 호크차일드-콘등에 투자한 것도 버핏에게 쓰라린 대가를 지불하게 했어요. 나중에 그는 단순히 가격이 싸다고만 해서 투자해서는 안 된다는 사실을 이를 통해 배우게 됐습니다.
그는 자기가 저지른 실수를 조목조목 기록해둡니다.(여러분도 올 한해가 가기전에 실수와 실패 사례를 한번 정리해보면 어떨까요?) 그리고 그것에 대해 결코 구질구질하게 변명하지 않았습니다.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지 않고 변명만 늘어놓은 것은 실수를 통해 배우려는 사람의 자세가 아니기 때문이라는거죠. 이 때문에 그는 마치 자신이 영업보고서를 통해 자신의 실수를 주주들에게 공개적으로 밝히듯, 솔직한 경영자를 높이 평가합니다. 정직하지 않고, 솔직하지 않은 경영자는 장기적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손해를 끼친다고 믿기 때문이죠.
그의 스승인 벤저민 그레이엄도 1929년 대공황때 돈을 모두 잃어 빈털터리 신세가 됩니다. 그를 믿고 돈을 맡긴 고객들도 막대한 손실을 입었죠. 어렸을 때 아버지가 무일푼으로 돌아가신 후 또다시 겪는 시련이었죠. 이때 그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자신이 무엇이 잘못됐는지를 검토하고 재평가하는 기회를 갖습니다. 그 결과물이 데이빗 도드 교수와 4년간에 걸쳐 집필한 '증권분석'이라는 걸작인거죠. 5년 동안 고객들이 원금을 회복할 때까지는 돈도 받지 않고 일했습니다. 이때의 처절한, 그러나 살이 되는 경험이 있은 후 그는 한번 원금을 회복한 후에는 다시는 손해를 보지 않았습니다.
한 사람만 더 살펴볼까요. 바로 필립 피셔입니다. 그는 성공적인 투자자가 되기 위해서는 몇가지 일만 잘하면 된다고 했어요. 잘 아는 기업에 집중 투자하는 것이 그 중의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터득하기까지 그도 투자 초기에는 잦은 시행착오를 겪어야했어요. 창업 2년이 지나도록 돈을 벌지 못해 생활에 어려움을 느낄 정도였으니깐요. 피셔는 잘 모르는 기업에 투자를 하는 것은 “결과적으로 그 기업을 잘 아는 사람들에 비해 불리한 싸움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습니다. 실수나 실패를 인정할 줄 알고 거기서 뭔가를 배우는 자세는 피셔도 예외가 아니었던 셈입니다.
피셔는 이번 글을 마무리하는데 사용해도 좋을 말을 했는데 그걸 음미하면서 끝내겠습니다.
“투자자들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에 초점을 맞추면 안된다. 어떤 것은 어쩔 수 없는 것도 있다. 중요한 것은 그것으로부터 뭔가를 배우는 것이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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