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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주회사 분석]①농심홀딩스
농심338,000원, ▼-3,000원, -0.88%이란 회사를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대표적인 브랜드 품목만으로도 신라면, 안성탕면, 너구리 등 다양한 제품을 보유하고 있고, 국내 라면시장점유율이 약 70%에 육박하는 국내 최대 라면제조업체다. 그만큼 소매업 분야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에 브랜드 파워를 바탕으로 소비자들로부터 확실한 인지도를 확보하고 있다.
농심은 지난 2003년 3월24일 자체 내의 투자사업부문을 농심홀딩스로 인적분할한다고 공시했다. 이로써 농심은 7월18일에 재상장 되었고, 농심홀딩스는 7월30일에 재상장되면서 본격적인 지주회사 체제로 들어갔다. 다시 말하면 본연의 제조사업에 집중하는 농심(존속법인)과 출자회사 관리를 위해 신설되는 농심홀딩스(순수지주회사)로 분할하게 된 것이다.
본격적인 농심홀딩스 중심의 지주회사 체제는 1) 2003년 7월1일, 농심의 자본금 감소에 따른 현금매입으로 인한 인적분할, 2) 2003년 10월15일, 농심과 율촌화학에 대한 공개매수방식에 의한 유상증자, 3) 2003년 12월3일, 농심엔지니어링과 태경농산 등 비상장자회사들에 대한 현물출자에 의한 유상증자의 세 차례 방식을 통해 이루어졌다.
1)의 과정을 통해 기존의 농심이 약 96.9% 보유하고 있던 농심개발이 농심홀딩스로 이전되었고, 2)의 과정을 통해 농심과 율촌화학의 대주주와 특수관계인들을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실시하면서 신동원 농심 부회장과 신동윤 율촌화학 대표이사의 지분율이 현 수준으로 증가했다. 이를 통해 농심홀딩스는 농심의 지분 30.82%를 취득하게 돼 지주회사 지분요건을 충족시키게 됐지만 율촌화학의 경우에는 25.97%만 취득함에 따라 지분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했다.
마지막으로 3)의 과정을 통해 태경농산과 농심엔지니어링의 지분을 각각 51.7%와 65.0%를 취득하게 돼 비상장자회사 편입요건을 충족시키게 되었다. 취득요건을 충족시키지 못한 율촌화학의 지분은 ECN 거래시장에서 추가로 매입하면서 38.61%를 취득해 결국 지주회사 체제로 태어나게 되었다.
<농심홀딩스 초기 지분현황>
<현재 농심홀딩스 지분현황>
농심홀딩스와 농심을 중심으로 한 자회사 현황을 보면 국내 최대 라면제조업이라는 단일사업을 중심으로 짜여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는 식품사업을 “선택과 집중한” 단순한 사업모델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이들 회사들을 살펴보면, 율촌화학은 포장재 제조판매업체이고, 태경농산은 라면에 들어가는 스프 제조를 주요 사업으로 영위하고 있는 업체다. 농심기획은 농심이 생산한 라면제품을 광고해주는 광고업체이고, 농심엔지니어링은 라면생산에 필요한 생산라인을 생산하는 업체다. 단지 일동레이크를 보유하고 있는 농심개발만이 라면사업과는 무관한 자회사라 볼 수 있다.
농심홀딩스는 순수지주회사이기 때문에 이들 자회사들의 지분법평가이익이 영업수익으로 잡힌다. 따라서 자회사들의 실적추이가 농심홀딩스의 기업가치에 절대적인 영향을 끼친다고 볼 수 있다. 이 중에서도 농심의 가치는 절대적이다. 농심홀딩스의 순자산가치 중 최소한 70% 정도가 농심가치인 것으로 추정된다.
따라서 농심의 실적이 안 좋거나 주가가 많이 빠지면 농심홀딩스의 주가 역시 연동돼 빠지는 경향이 있다(상장회사의 순자산가치는 단순히 시가총액으로 반영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두 기업에 대해서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즉, 농심홀딩스를 통해 농심과 율촌화학 등 각종 자회사들을 한꺼번에 보유하고 싶으면 농심홀딩스에 투자하면 되고, 농심이나 율촌화학 등 각 개별종목에만 투자하고 싶으면 이들 상장자회사들에 투자하면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농심에 투자할지, 농심홀딩스에 투자할지 고민이 될 때, 이들 종목들을 각각 보통주와 우선주의 관점에서 접근해 보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농심을 보통주라고 하고, 농심홀딩스를 우선주라 가정한다. 보통주를 기준으로 우선주의 주가가 많이 빠져 괴리율이 커지면 농심의 상대적 순자산가치에 비해 농심홀딩스의 주가가 많이 빠진 것이 되므로 농심홀딩스에 대한 투자를 고려할 수 있다.
반면에 농심의 주가에 비해 농심홀딩스가 많이 올라 괴리율이 축소되면 이와 다르게 접근할 수 있다. 하지만 농심이 “표면적인” 주가가 비싸기 때문에 농심홀딩스에 투자한다는 식의 대체투자방법은 그다지 의미가 있어 보이지 않는다. 왜냐하면 농심의 경우에는 실질적인 가치의 저평가 유무를 판단하고, 직접 투자하는 것이 효과적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이유로 순수지주회사는 한 단계 걸쳐서 투자하는 형식이기 때문에 할인율이 불가피하다.
현금창출능력이 뛰어나고, 시장에서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춘 회사를 자회사로 둔 순수지주회사는 그 자체만으로 가치를 반영할 필요가 있다. 농심홀딩스는 농심을 자회사로 두었다는 이유만으로도 시장에서 관심을 받는다. 다만 아쉬운 점은 대주주의 지분이 분산돼 있다는 점이다.
한 기업의 대주주들은 지주회사 지분을 소유함으로써 각 자회사에 영향력을 끼친다. 하지만 농심홀딩스는 지난 번에 언급한 바와 같이 지분구조가 분산돼 있다. 신춘호 농심 회장의 첫째와 둘째 아들인 신동원, 신동윤 형제가 농심홀딩스의 대주주인 반면에 셋째 아들인 신동익 메가마트 부회장은 메가마트의 최대주주로 있어 메가마트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농심과 율촌화학의 메가마트 지분처리에 주목됐었다.
율촌화학은 지난 6월12일 메가마트의 지분을 매각하지 않고, 근로복지기금에 출연했고, 농심 역시 최근에(11월24일) 사내근로복지기금으로 출연한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자산가치로 보유하고 있는 메가마트의 가치가 그대로 영업외비용으로 반영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이기 때문에 지난 6월에는 농심홀딩스의 주가가 크게 하락한 바 있다. 물론 2005년 4월에 새로 규정된 지주회사법에 의해 자회사가 보유하고 있는 특수관계인 관련 회사들을 2년 이내에 매각해야 한다고는 하지만 지주회사를 중심으로 힘이 실려야 할 지배구조가 다소 왜곡돼 있어 이는 농심홀딩스의 유일한 리스크가 아닌가 판단된다.
하지만 보수적인 경영진과 라면제조업이라는 한 우물만 집중해 온 기업의 히스토리를 감안하면 농심을 자회사로 두고 있는 농심홀딩스는 대단히 매력적인 회사임에 틀림없다. 질적으로 삶이 풍요해짐에 따라 단순한 인스턴트 식품으로 인식돼 온 라면제품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이 예전과 다른 건 사실이지만 농심은 이에 대한 변화를 인식하고,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하면서 다양한 제품군을 출시하고 있다. 국내 라면시장이 양적으로 포화됐다고 하지만 중국과 미국 등 해외시장에서의 성장성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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