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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성과 요인은 '운용사 지배구조'
전에 몇몇 자산운용사를 대상으로 운용조직에 대한 컨설팅 업무에 참여한 적이 있다. 운용사를 구성하는 운용, 리서치, 마케팅, 리스크관리 등의 각 조직 구성원을 일일이 인터뷰한 후 가장 바람직한 조직상을 제안하는 업무였다.
이 일을 하면서 느낀 것은 장기적인 펀드 성과가 결코 한 명의 뛰어난 펀드매니저에게서만 나오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제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라도 결국 그 역시 사람이기 때문에 실수를 할 수 있다.
하지만 펀드매니저의 실수는 경우에 따라 운용회사의 존립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을 만큼 영향이 엄청나다. 설사 회사까지는 아니라도 맡고 있는 펀드를 망쳐버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런 심각한 상황을 미리 방지하는 것이 바로 리서치와 리스크 관리 부문의 역할일 것이다.
또 펀드매니저가 잘 운용을 하려고 해도 돈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마케팅에서 펀드를 많이 판매해 큰 돈이 모여야 펀드매니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다. 이처럼 운용회사의 각 조직이 유기적으로 서로 협력하고 견제하면서 돌아갈 때 비로소 장기적으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다.
얼마전 한 신문에서 증권계열과 독립 자산운용사의 펀드수익률이 우수했다는 분석기사(매일경제
최근 해외 유수 금융기관들이 국내 자산운용시장 진출을 준비하고 있다 하니 조만간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보도에 따르면 회사별 대표펀드(수탁액이 가장 큰 펀드) 1년 수익률을 집계한 결과 수익률 상위 10위권에 진입한 은행계열 자산운용사는 딱 1곳 뿐이었다. 나머지 7개 은행계열 자산운용사는 모두 10위권 밖으로 밀렸다. 펀드의 수익률 뿐만 아니라 운용사 기업수익성도 증권계열이나 독립적으로 운용되는 자산운용사들이 우수하게 나타났다.
막강한 은행 네트워크에 비해 상대적으로 판매채널이 부족한 자산운용사들이 나름대로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더 많은 노력을 했다는 분석에 충분히 동감한다. 거기에다가 운용사를 구성하는 각 부문간에 장기적인 견제와 협력이 잘 이뤄질 수 있도록 지배구조를 갖췄느냐가 이 같은 결과의 배경이 됐다고 본다.
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일부 은행 또는 대기업계열사로 있는 자산운용사의 경우 최고 경영자(CEO)나 운용담당임원(CIO)이 자주 바뀌는 사례가 적지 않다. 짧은 부임기간 동안에 회사의 수익성이나 운용성과를 올리려다 보니 자칫 무리수를 둘 가능성이 높아진다. 혹은 아예 반대로 ‘사고만 치지 말자’라는 무사안일주의에 빠질 수도 있다. 이런 경영환경 아래에서는 조직간의 협력과 견제를 기대하기 어려울 수 밖에 없다.
대개 모든 일이 그렇지만 펀드운용 역시 사람이 하는 것이기에 무엇보다도 조직과 사람의 창의성이 매우 중요한 성공 요건이다. 따라서 조직과 사람이 창의성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도록 지배구조가 돼 있느냐가 좋은 운용사를 선택하는 기준이 된다. 이런 운용사의 펀드라야 결국 투자자에게도 장기적으로 우수한 성과를 돌려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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