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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당은 전채요리? 뜨거운 감자?

편집자주 배당,배당투자
바야흐로 배당 투자의 시기에 때 아닌 배당 논란이 뜨겁습니다. 미래에셋그룹 박현주 회장이 투자할 생각은 하지 않고(못하고) 배당에 급급한 기업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언론 인터뷰 때문입니다. 이에 대한 반론으로 "그렇다고 배당도 하지 않는 기업은 더 문제이기 때문에 이익을 쌓아놓지 말고 주주에게 돌려주라"는 주장도 나옵니다. 마치 사회 전체적으로 성장이냐, 분배냐를 놓고 싸우는 것과 비슷한 양상입니다.

어쨌거나, 배당 투자 시기에 불거진 배당 논란은 주식 투자에 있어서 '배당'에 대해 다시한번 생각해보는 계기로 삼아도 좋을 것 같습니다. 특히 금실이처럼 주식 투자에 익숙치 않은 초심자는 "배당 투자 하라더니 뭔소린감?"할지 모르겠습니다.

일단 금실이 정도의 수준으로 시작해볼까요?

주식 투자는 주가가 오르면 팔아서 차익을 남기는 것 외에 또다른 과실이 있는데 그게 바로 해마다 지급되는 배당금이죠. 기업이 경영을 잘해서 거둔 이익이나 유보금을 주주들에게 분배하는 것입니다. 따라서 주식에 투자해서 거둘 수 있는 수익은 시세 차익과 배당 수익의 합이 될 수 있겠죠. 최근 몇년새 이런 점이 부각되면서 배당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습니다. 특히 연말이 다가올 수록 배당 투자에 관심이 집중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주가 변동성이 크지 않아 손해를 볼 위험이 적은데다, 안정적인 배당으로 안전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간 까닭입니다.

그러나 배당은 무조건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오해나 착각일 수도 있습니다. 꼭 박현주 회장이 아니라도 워렌 버핏 등 투자 대가들이 주장하는 바를 들어보면 배당이 반드시 좋은 것만은 아니라는 사실을 알 수 있죠. 배당에 대한 다양한 의견을 이해한다면 보다 나은 투자 판단을 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배당수익률은 전채 요리”

우선 배당에 대해 긍정적인 시각을 가진 대가를 살펴보죠. 가치투자자의 한 명인 존 네프는 주식 선택 기준 가운데 배당을 상당히 중요시했습니다. 그는 “높은 배당수익률은 본격적인 식사에 앞서 나오는 전채 요리 이상의 의미가 있다”고 말할 정도입니다.

특히 배당수익률은 그가 가장 중요시하는 저 PER(주가수익비율)와 같은 방향으로 움직입니다. 주가와 비교해 배당금을 높이는 원동력이 저 PER 구조에 있기 때문입니다. 또한 그는 우량기업일수록 배당을 늘이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러나 그는 배당수익률이 높으면 좋지만 배당이 전혀 없다고해서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투자하지는 않은 건 아닙니다. 성장률이 연평균 12~15%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면 배당 여부와 관계없이 투자한거죠. 배당이 전혀 없었지만 우수한 실적과 자금력 때문에 15% 이상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한 인텔에 대한 투자가 좋은 예입니다.


참고로 그가 운용했던 윈저펀드는 배당 수익률과 관련해서 활용하는 투자전략이 있었죠. 높은 배당수익률을 기록하는 주식에 투자했다가 배당률이 평균 수준으로 떨어지면 팔고, 다시 다른 배당 수익률이 높은 주식을 샀다팔았다 하는 방식입니다. 이런 방식으로 했을 때 같은 주식이라도 배당수익률 차이가 2% 포인트에 달했다고 하죠.

“배당에 무심한 자가 오히려 더 번다”

필립 피셔는 배당금과 관련해 분명한 투자 원칙이 있었습니다. 배당금을 많이 준다고 곧바로 훌륭한 투자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이죠. 오히려 그는 배당금을 많이 준다는 것이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바람직하지 않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는 그가 주로 성장기업에 투자한 것과도 관련이 있습니다.


그는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려면 배당금 문제는 최우선 고려 대상이 아니라, 맨마지막에 고려해야할 사항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더 나아가 “배당금에 대해 별로 관심이 없는 투자자가 결국에는 가장 많은 배당금을 받게 된다”고 까지 말했죠.


5~10년 이상의 기간을 놓고 보면 배당금을 가장 많이 주는 기업은 배당률이 높은 기업이 아니라, 오히려 배당률이 낮은 기업이라는 것입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배당률이 높은 기업의 주식을 매수한 경우와 배당률은 낮지만 사내 유보금을 연구개발이나, 신기술 개발, 광고 마케팅, 등에 재투자에 사용한 기업의 주식을 매수했을 때의 연구 결과는 후자가 월등히 높았다고 그는 지적합니다. 탁월한 경영진은 수익성이 뛰어난 새로운 사업을 개척하고, 여기서 나오는 순이익의 적은 부분만을 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배당 정책을 일관되게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이번에 논란이 인 박현주 회장의 철학과 비슷합니다.

그런데도 소액 투자자들은 투자 규모가 적고, 다른 수입원이 없을 경우 배당금에 매달리곤 합니다. 반면 투자 자금의 규모가 큰 투자자는 배당금을 완전히 무시한 채 투자의 초점을 오로지 최대의 성장 잠재력이 있는 대상에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울러 그는 배당금의 규모보다는 규칙성이 특히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투자자 입장에서 예측 가능한 배당 정책을 펴는 기업이 좋다는 것이죠. 이를 위해서는 배당성향을 고정시켜서 배당금을 지급하는 기업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해마다 받는 배당금이 달라지기 때문이죠. 투자자 입장에서는 들쑥날쑥한 배당금보다는 장기적인 계획이 가능한 일정한 금액을 받는 것이 더 낫다는 것입니다.


그는 자신의 배당 정책관을 신장 개업한 음식점에 비유했죠. 훌륭한 음식점 경영자라면 과감한 투자로 멋진 사업을 펼쳐 고객을 끌어 모을 것이라는 겁니다. 이 식당에는 항상 최상의 음식을 기대하는 고객들이 찾아오겠죠. 반면 아무리 메뉴가 뛰어나고 시설이 좋아도 아무런 예고도 없이 어떤 날은 아주 비싼 음식, 어떤 날은 아주 싼 음식을 내놓는 식당은 단골 고객을 확보할 수 없을 것이라고 그는 생각했어요. 배당 정책도 마찬가지라는 거죠. 장기 투자자 즉 단골에게는 일관성 있는 배당정책을 견지하는 기업이 좋다는 겁니다.

“수익 유보가 먼저다”

워렌 버핏 역시 배당에 관해 필립 피셔와 비슷한, 확실한 입장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신이 회장으로 있는 버크셔 헤서웨이가 1967년 이래로 한번도 배당을 주지 않았다는 것이 이를 반증한다하겠죠. 그는 회사가 배당금을 주는 것이 썩 좋은 일만은 아니라고 생각했습니다.


이런 생각은 1924년 에드거 스미스의 ‘장기 투자로서의 보통주’라는 책에서 영향 받은 것으로 보입니다. 에드거 스미스는 ‘일정기간 유보된 이익은 기업의 가치를 증대시킨다’는 주장을 폈어요. 기업은 더 나은 수익을 위해 배당금을 줄 돈으로 재투자를 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는 겁니다.
물론 이것은 유보 수익을 사용해 재투자한 수익률이 배당수익률보다 더 높아야한다는 점을 전제로 합니다.


만약 그럴 수 없거나, 그럴만한 능력이 없다면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으로 돌려주거나, 자사주를 매입하는데 사용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배당보다는 자사주 매입이 주주에게 이익이라고 생각했어요.


결국 워렌 버핏은 기업이 일궈낸 이익을 처리하는 방식으로 1) 재투자 2) 자사주 매입 3) 배당금 지급 의 순서로 좋다고 생각한거죠.


배당은 또한 과세가 되므로 실제로는 수익을 유보하는 것보다 나은 결과를 내지 못한다고도 생각했어요. 배당을 받은 개인은 이 돈을 또 어딘가에 투자해야하는 고민도 생기기도 합니다.


예컨대 버크셔 헤서웨이는 매년 유보 수익을 재투자해 연 23% 가량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만약 유보 수익을 배당금으로 지불했다면 개인 투자자가 그만한 수익률을 올릴 수 있었을까요? 이것만 보더라도 주주의 이익을 극대화 시켜줄 위대한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 훨씬 효과적이라는 거죠.

결국 배당을 준다고 반드시 좋아할 일도 아니고 배당을 주지 않는다고 반드시 나쁜 것도 아니라는 점에서는 어느 정도 합의를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중요한 것은 기업이 낸 이익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지 기업 스스로 분명한 원칙과 역량이 있느냐이며, 그것이 궁극적으로 투자자에게 도움이 될 것인가가 더 중요하겠죠. 그리고 투자자는 그것을 가려낼 수 있는 능력을 길러야겠습니다.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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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9개

  • The라이
    반년마다..아니면 분기마다 나눠줬으면 좋겠습니다.
    2006.09/29 10:39 답글쓰기
  • The라이
    2006.09/29 1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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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행소년
    아.. 좋습니다.. 제가 막연히 생각하고 있던 내용을 정리해주신 느낌이네요. 감사합니다.
    2006.09/29 17:32 답글쓰기
  • 비행소년
    2006.09/29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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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만리장코
    초보 또는 개인투자자 입장에서는 버핏이나 피셔처럼 하기가 쉽지는 않겠죠. 결론은 결국 결정은 투자자 몫이라는 것... 배당을 중시하느냐, 성장을 중시하느냐...
    개인적으로는 아직까진 어느 것이 더 나은 줄 모르겠습니다. 물론, 버핏이나 피셔처럼 해서 수익률이 나면 좋겠지만... 초보 개인 투자자에게는 균형을 잡고 가는게 낫지 않을까 싶네요...
    2006.09/30 09:58 답글쓰기
  • 만리장코
    2006.09/30 0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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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발
    일리가 있는 주장입니다. 결국 경영자(회사)가 높은 자본이익률을 지속적으로 낼 수 있느냐가
    관건인것 같습니다.
    2006.10/01 13:29 답글쓰기
  • 기발
    2006.10/01 1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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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월
    워렌버핏이 개인들한테 투자아이디어를 주기위해 지갑안에 힌트를 넣고 경매를 했다고 하던데 그 힌트가 리츠상품이라고 하던데요 취할수 있는 이익은 다 취한다가 워렌버핏 전략같은데 배당보다는 자사주 취득이 더 좋다고 생각합니다 배당은 세금이 두번나가는 구조니 먹는게 작아요
    2006.10/02 17:01 답글쓰기
  • 한월
    2006.10/02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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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돈암동자
    우선주의 경우는 보통주에 비해 훨씬 싸므로 매년 일정한 배당이 나오는 기업이라면 상당한 의미가 있지 않을까요?
    2006.10/04 23:35 답글쓰기
  • 돈암동자
    2006.10/04 23:35
  • 로그인이 필요합니다
  • ideabank
    기업이 매년 10년이상 ROE가 10 이상 버핏은 12이상 인 기업을 위대한 기업이라 했습니다.
    우리나라 기업은 해당 사항이 없다고 했죠.
    왜 일까요? 우리나라 기업은 배당금을 재투자 한것이 아니라 정치자금 같은데 비자금으로 빼돌렸죠. 아니면 부실 계열사 지원하는데 퍼 부었죠...밑빠진 독에 유보 배당금을 사용하느니 차라리 배당금 받는게 훨씬 낫죠. 배당을 안받아도 좋다는 말은 그 배당금 줄 돈으로 확실한 사업에 재투자 하는 기업에 해당되는 말입니다. 저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는 최소한 배당금을 주는 회사..적어도 시가대비 연 5% 배당수익이 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동서 같은 곳이 겨우 워렌 아저씨 기준에 든다고 할까요...찾아 봤더니 별로 없어요.
    s-oil 우선주도 배당금 열심히 주면서도 기업을 꾸준히 키워왔죠.
    배당금도 잘주고 회사도 잘 성장시키는 회사가 좋습니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배당금을 안주는 것이 아니라 배당금 줄 능력이 없어서 못주는 회사들이 많기 때문에 매년 꾸준히 배당을 주는 회사 도는 자사주를 매입하는 회사에 투자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2006.10/08 10:06 답글쓰기
  • ideabank
    2006.10/08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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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콩순이
    좋은글 잘 읽었습니다
    2006.11/11 17:44
  • 콩순이
    2006.11/11 1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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