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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C그룹,올해 매출액 1조 클럽 가입
축구선수가 A 매치(국가 간의 경기) 100경기 이상 출장하면 센추리 클럽에 가입하게 된다. 이는 해당선수로서 대단히 명예스러운 일이다. 왜냐하면 이는 꾸준한 자기관리의 결과이고, 팀으로부터 변함 없는 신뢰를 받은 결과이며, 나아가 다른 축구선수들의 귀감이 되기 때문이다. 이번에 이운재 선수가 국내 골키퍼로는 처음으로 센추리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국가대표의 16강 탈락으로 인해 그 의미가 다소 퇴색된 게 사실이지만 우리는 이번 월드컵에서 그가 보여준 성실한 플레이를 여전히 기억하고 있다.
식품업계에도 연 매출 1조 클럽이란 게 있다. 말 그대로 연 매출 1조 원을 달성하는 기업들의 모임으로 요약될 수 있는데 현재까지 가입한 기업은 수많은 음식료 제조업체들 중 단지 5개 사에 불과하다. 식품업계만큼 경쟁이 치열한 곳도 드문데 1년 매출규모가 1조 원을 넘는다는 것은 대단히 힘든 일임이 분명하다. 미국의 경우에도 지난 25년 동안 총 7,454개의 기업들 중 단 387개만 가입했을 뿐 약 5%에 지나지 않는다고 한다.
국내에서 이미 1조 클럽에 가입한 회사는 CJ, 농심, 롯데칠성, 롯데제과, 대상의 다섯 개 회사다. 이들은 전통적으로 국내 식품업계의 강자다. 그런데 올해 안에 이 클럽에는 다섯 개 회사가 추가로 가입할 전망이다. 유력한 후보군으로는 서울우유, 오뚜기, 크라운/해태제과, 한국야쿠르트, 그리고 SPC 그룹을 들 수 있다. 그런데 유력 후보군 중 유독 생소한 이름이 하나 있다. SPC 그룹. 오늘 언더그라운드 가치주에서는 SPC 그룹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SPC삼립46,900원, ▲300원, 0.64% 그룹이란 이름은 생소하지만 샤니와 삼립식품이란 이름은 누구나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베스킨라빈스와 던킨도너츠, 그리고 파리바게뜨와 파리크라상은 어떠한가? 이들 회사들은 현재 식품업계 내의 각 분야에서 강력한 브랜드군을 형성하고 있는 회사들이다. 이들이 바로 SPC 그룹의 계열회사들이다. 모기업인 SPC의 이름은 생소하지만 각 계열회사들은 어느새 우리들의 생활 구석구석에 자리잡고 있었다.
SPC삼립46,900원, ▲300원, 0.64% 그룹의 모태는 사실 삼립식품이다. 삼립식품은 지난 1945년 상미당이란 이름으로 제과업을 시작했는데 창업주인 故 허창성 명예회장은 국내 양산빵 시장의 신화적인 인물이다. 개성상인인 그는 사업을 시작한 1945년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1992년까지 무려 50년 동안 양산빵이라는 한 우물만 파왔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양산빵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1960년에는 크림빵, 1970년에는 호빵, 그리고 1980년에는 보름달빵을 출시하면서 삼립식품을 국내 제빵시장의 독보적인 존재로 만들어 놓았다.
하지만 허영인 현 SPC 그룹 회장은 당시 SPC 그룹의 모태인 삼립식품을 물려받지 못하고, 삼립식품 내의 한 사업부였던 샤니를 따로 맡아 경영하게 됐다. 개성상인의 관례에 따라 장남인 허영선 전 회장이 후계자로 선택됐기 때문이다. 이후 많은 변화가 발생했다.
故 허창성 명예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난 1990년은 양산빵 시장환경이 여러모로 예전과 같지 않은 상황이었다. 소득수준이 높아짐에 따라 양산빵 보다는 신선한 빵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했던 것이다. 두 형제의 대처방안은 달랐다. 허영선 전 회장은 식품업과는 상관없는 리조트 사업 등으로 사업다각화를 추진한 반면에 허영인 현 회장은 영국의 세계적인 주류업체 얼라이드 도맥 그룹의 미국 계열사인 베스킨라빈스(1985년)와 던킨도너츠(1994년)와 합작하여 비알코리아와 파리크라상(1986년)을 설립하는 등 다양한 식품브랜드를 도입한 것이다.
원래 허영인 회장이 맡은 샤니의 빵은 삼립식품의 빵보다는 고급빵 컨셉이었기 때문에 이들 브랜드 유입은 오히려 일관적인 브랜드 이미지를 형성하는데 기여했다.
결국 삼립식품은 1997년 IMF 경제위기가 발생하면서 리조트 사업을 담당하고 있던 삼립개발 등 네 개의 계열사가 부실화되면서 부도가 나게 된다. 그리고 SPC 그룹은 계열사인 파리크라상을 통해 2002년 6월 삼립식품을 인수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제빵분야는 샤니와 삼립식품이 약 77%,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분야는 베스킨라빈스가 약 70%, 도너츠 시장은 던킨도너츠가 약 85%, 고급 베이커리 분야는 파리크라상이 약 55%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면서 국내 시장을 장악했다.
특히 제빵사업과 베이커리 사업은 운이 좋았다고 볼 수 있는데 제빵사업의 경우, 비록 삼립식품이 부도가 났지만 서울식품, 기린 등 주요 경쟁업체들 역시 한꺼번에 부도가 난 까닭에 샤니가 시장지배력을 키울 수 있었고, 파리크라상의 파리바게뜨 역시 후발주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업체인 크라운제과가 부도가 나면서 오히려 시장지배력을 확장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물론 결과만 놓고 보면 SPC 그룹이 상당히 운이 좋았다고 말할 수 있지만 미리미리 시장에 대해서 준비하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결과를 가져오지도 못했을 것이다.
각 계열사들의 매출액 현황을 살펴보면 작년 기준으로 샤니가 약 2,240억 원, 삼립식품이 약 1,320억 원, 비알코리아가 약 1,900억 원, 그리고 파리크라상이 약 4,070억 원을 기록해 1조 원에 약간 못 미친다.
물론 이들 회사들이 독보적인 시장점유율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하고 있다고는 하지만 문제는 그룹의 모체가 되는 삼립식품과 샤니의 경우(전체 그룹 매출액의 약 40% 차지), 양산빵 시장의 성장성이 그다지 낙관적이지 않다는 점이다. 그렇기 때문에 양산빵과 경쟁품목이라 할 수 있는 베이커리에 뛰어들었다고 볼 수 있다.
이에 따라 SPC 그룹은 삼립식품의 경우, 양산빵의 매출비중을 줄이고, 이미 하고 있는 우동전문점인 “사누끼보레”와 전통떡 전문점인 “비즌” 등 프랜차이즈 사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즉, 정체된 국내 양산빵 시장에서 샤니와의 경쟁구도를 지양하고, 신사업에서 성장동력원을 찾는다는 복안이다.
물론 제빵사업 역시 추진하겠지만 플레이그라운드는 국내가 아닌 중국이 될 전망이다. 현재는 중국에서 로드 베이커리숍(Road Bakery shop)을 새우고, 중국인들의 취향을 살피는 중이라고 한다. SPC는 2010년까지 2조 원의 매출액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반적으로 회사의 성장방향이 프랜차이즈 사업에 집중한다는 인상을 받았다. 2010년까지 국내외 5,200개 점포를 열 계획인데 해외시장은 이 중 600개를 오픈 할 계획이다.
SPC 그룹은 허영인 회장 일가가 대부분의 지분을 확보하여 그룹을 지휘하고 있는 양상이다. 삼립식품의 대주주는 파리크라상이다. 파리크라상은 삼립식품의 지분 40.66%를 보유하고 있다. 그런데 파리크라상의 지분은 허영인 회장 일가가 100%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샤니 역시 허영인 회장 일가가 94.1%, 그리고 파리크라상이 5.9%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영국 얼라이드 도맥의 미국 계열사인 던킨 브랜드와 합작투자한 비알코리아는 허영인 회장 외 특수관계인 지분이 66.67%, 그리고 던킨 브랜드가 33.33% 보유하고 있어 모든 계열사들에 대해 허영인 회장이 지분을 확고히 보유하고 있는 상황이다.
SPC 그룹은 올해 1조 원의 매출액을 확실히 넘을 것으로 예상돼 1조 클럽에 가입할 전망이다. 1945년에 설립된 해방둥이로서 한우물만 파온 SPC 그룹의 완성된 모습은 향후에는 과연 어떤 모습일지 사뭇 궁금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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