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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양유업,42년 마이웨이 독불장군
◇ 100배 남은 장사
‘44억으로 4857억을 벌었다’
위대한 주식투자자의 얘기도, 운이 억세게 좋은 도박사의 얘기도 아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유와 분유를 파는 회사인 남양유업63,400원, ▲1,800원, 2.92%의 성공 스토리를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2006년 1분기 기준으로 자본금이 44억원인데 이익잉여금이 4857억원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증자한 게 언제인지 찾아보기도 힘들다. 게다가 자본잉여금도 대부분 재평가적립금이니 말 그대로 사업만 딱 해서 본전의 100배를 튀긴 셈이다.
그렇다고 재수 좋게 4000억원을 한 방에 벌어낸 것도 아니다. 놀라지 마시라. 남양유업은 창업 이래 무려 42년 동안 연속 흑자를 기록했다. 벌어낸 금액도 금액이지만 지난 42년간 대한민국에 얼마나 많은 사건 사고들이 있었는가를 생각하면 그 끈질김에 질릴 정도다. 주머니는 또 얼마나 자물통인지 그간 벌어놨던 돈을 고스란히 가지고 있다. 부채 없이 현금만 딱 3200억원을 보유 중이다.
그러니 주가가 제자리일 리가 없다. 1985년 8000원 하던 주가는 현재 60만원을 넘었다. 회사가 돈을 벌면 장기적으로 주가는 그 가치를 반영한다는 가치투자자의 믿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시간 나면 따로 남양유업의 재무제표를 한번 찾아서 보라. 아마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 마술사의 비결은 뭘까
기업이 42년간 흑자를 이어왔다는 건 한 두 가지만 잘 해서 이룬 성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남양유업의 비밀을 밝히라고 한다면 뭉뚱그려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거 같다.
첫째, 제반 여건 특히 남양유업 제품의 수요 상황이 매우 좋았다. 70~80년대는 베이비부머들의 아이들이 한참 태어나고 자란 시기다. 당연히 아기 때는 분유를, 어린이 때는 우유를 많이 소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남양유업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원활한 현금흐름을 가질 수 있었다.
둘째, 남양유업이 가진 아이템들의 DNA가 우수했다. 예를 들어 수요가 많았다 하더라도 한번 사면 오랫동안 쓰는 내구재를 생산했다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져간 기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유, 우유, 요구르트라는 게 먹으면 없어지는 소비성 제품이라 특정 년도에 떼돈을 벌 수는 없었지만 매년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었다.
남양유업의 대표제품들
셋째, 유효 적절한 투자로 경쟁자들을 늘 앞서왔다. 일단 이 전제조건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우물을 파면 역량이 분산될 뿐만 아니라 적의 수도 많아진다. 그런데 남양유업은 오로지 식품에만 집중했다. 거기에다 풍부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차원의 투자가 아니라 경쟁자를 따돌리고 소비자의 사랑을 얻는 끊임없는 투자를 집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투자의 대표적인 경우가 최신 생산설비의 도입, 끊임없는 연구개발, 지속적인 광고, 현장 마케팅 등이다. 한때 목장에서 등급을 매기는 남양유업 직원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도 있었지만 남양유업이 품질에 대해 갖는 애착은 거의 병적이다. 또한 그렇게 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사옥 하나 없는데 반해 광고비는 매년 600억원 이상 집행한다. 돈을 아낄 곳과 쓸 곳을 안다는 얘기다.
조금 독특한데 광고와 구별되는 것이 현장 마케팅이다. 70년대의 우량아 선발대회, 8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임신육아교실 등이 남양유업의 작품이며 산부인과에 분유를 뿌리거나 사이트를 열심히 운영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작은 거 같지만 이런 일들이 모여 경쟁자와의 차이를 꾸준히 내는 것이다. 한 우물을 파지 않았다면 이런 활동을 이벤트처럼 몇 번은 할 수 있었겠지만 지속적으로 하진 못했으리라.
◇ 독불장군에게 좌절은 없다
이익잉여금과 보유현금은 모두 과거가 남긴 달콤함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남양유업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만약 애널리스트에게 남양유업을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물어보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10가지 정도를 얘기해줄지 모른다.
일단 출산율이 낮다. 그나마도 낳으면 분유를 먹이지 않고 가급적이면 모유수유를 한다. 분유뿐 아니라 우유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대형 유통업체가 등장해서 매번 가격을 깎던가 덤을 얹으라고 강요한다. 그렇다고 경쟁이 완화된 것도 아니다. 우유, 분유, 음료 부문 모두 머리가 깨질 지경이다.
하지만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 흐름을 보면 의외의 결과다. 이익에 부침은 있지만 열악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정액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작년에는 사상 최대의 매출과 함께 5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1990~2005)
환경의 변화는 어쩔 수 없어 등 뒤에서 바람을 맞는 상태는 아닐지라도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수십 년간 통했던 남양유업의 마법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아마도 남양유업이 사용했던 마법이 워낙 기본에 충실한 것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특히 최근에는 신제품 개발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맛있는 우유 GT’다. 이 제품은 남양유업의 독불장군적 속성을 잘 보여준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흰우유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가공유 쪽에서 신제품을 만드는데 반해 남양유업은 정공법으로 흰우유 자체를 업그레이드 했기 때문이다. 잡맛을 없애 10~20대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며 하루 판매량 200만개로 승승장구 중이다.
남양유업의 신제품들
맛있는 우유 GT가 본업에서의 강화라는 성과를 가져다 줬다면 ‘17차’의 히트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음료 시장에서의 자신감 회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줬다. 혹시 ‘니어워터’를 기억하는가? 남양유업에서 처음 선보인 미과즙 음료의 원조였으나 롯데칠성의 ‘2% 부족할 때’에게 밀려 주인공을 빛내주는 조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나름대로 프렌치카페가 선전했지만 커피도 일종의 우유 관련 제품이라는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음료 시장에서의 히트 상품을 가져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5년 3월 출시된 17차는 이제 하루에 50만개씩 나가는 히트 상품 반열에 올라섰다. 오히려 콤플렉스 때문인지 남양유업은 17차를 준비할 때 빈틈이 없었다. 시장조사를 통해 타겟을 20대 여성층으로 맞출 수 있었고 칼로리를 제로로 가져가면서 웰빙 트렌드에도 부합시켰으며전지현 을 이용해 대대적인 마케팅 캠페인을 벌였다. 심지어는 경쟁업체가 쉽게 시장으로 진입하지 못하도록 패키징까지 정교하게 가져가고 1차부터 99차까지 상표 등록까지 마쳐버렸다. 니어워터의 뼈아픈 실패가 17차의 성공으로 이어졌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어쨌든 17차의 성공을 기점으로 남양유업은 본격적으로 음료 사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음료시장에 워낙 강자들이 버티고 있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대형유통업체들이 힘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어 그리 녹록해 보이지는 않지만 분유와 우유의 시장 축소를 탈피할 하나의 카드를 가지게 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결국 음료사업의 성공 여부는 지금까지 남양유업이 보여준 능력을 가지고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남양유업은 투자자보다 훨씬 더 긴 호흡으로 시장을 좌시하고 있을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 아쉬운 주주정책
남양유업의 현재 시가총액은 4780억원이다. 현금만 3200억원에 매년 순이익이 대략 500억 정도 되니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나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시장지배력, 경영능력 등을 감안할 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베스트 스톡이 되는데 결정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이 주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이념, 사업설명 등을 봐도 주주에 대한 언급이 없다. 남양유업은 오직 고객에게만 구애를 보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양유업의 단점으로 거래량 부족을 꼽지만 자금이 제한적이고 투자 기간이긴 개인투자자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주정책의 부재는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할 거 없이 남양유업에의 접근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다. 주가가 60만원이 넘지만 배당금이 950원이라 기회비용 벌충이 되지 않아 장기투자 시에 안전판이 없다는 것 또한 걸린다.
따라서 남양유업에 올인을 하기 보다는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으로 편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당장의 결정으로 쇼부를 보지 않는 경영진의 특성을 감안하여 오랜 시간을 가정해야겠다.
미녀를 가지는 데는 어느 정도의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따라서 튕기는 맛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42년 흑자기업의 주주가 되느냐 아니면 주주를 홀대하는 악덕기업으로 보느냐의 결정이 달라질 것이다.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최 준철 wallstreet@viptooza.com
‘44억으로 4857억을 벌었다’
위대한 주식투자자의 얘기도, 운이 억세게 좋은 도박사의 얘기도 아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우유와 분유를 파는 회사인 남양유업63,400원, ▲1,800원, 2.92%의 성공 스토리를 한 마디로 요약한 것이다. 2006년 1분기 기준으로 자본금이 44억원인데 이익잉여금이 4857억원에 이른다. 마지막으로 증자한 게 언제인지 찾아보기도 힘들다. 게다가 자본잉여금도 대부분 재평가적립금이니 말 그대로 사업만 딱 해서 본전의 100배를 튀긴 셈이다.
그러니 주가가 제자리일 리가 없다. 1985년 8000원 하던 주가는 현재 60만원을 넘었다. 회사가 돈을 벌면 장기적으로 주가는 그 가치를 반영한다는 가치투자자의 믿음을 실증적으로 보여준 대표적인 사례다. 시간 나면 따로 남양유업의 재무제표를 한번 찾아서 보라. 아마도 입이 다물어지지 않을 것이다.
◇ 마술사의 비결은 뭘까
기업이 42년간 흑자를 이어왔다는 건 한 두 가지만 잘 해서 이룬 성과가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굳이 남양유업의 비밀을 밝히라고 한다면 뭉뚱그려 세 가지를 들 수 있을 거 같다.
첫째, 제반 여건 특히 남양유업 제품의 수요 상황이 매우 좋았다. 70~80년대는 베이비부머들의 아이들이 한참 태어나고 자란 시기다. 당연히 아기 때는 분유를, 어린이 때는 우유를 많이 소비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러다 보니 남양유업은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원활한 현금흐름을 가질 수 있었다.
둘째, 남양유업이 가진 아이템들의 DNA가 우수했다. 예를 들어 수요가 많았다 하더라도 한번 사면 오랫동안 쓰는 내구재를 생산했다면 잠깐 반짝하고 사라져간 기업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유, 우유, 요구르트라는 게 먹으면 없어지는 소비성 제품이라 특정 년도에 떼돈을 벌 수는 없었지만 매년 꾸준히 돈을 벌 수 있었다.
남양유업의 대표제품들
셋째, 유효 적절한 투자로 경쟁자들을 늘 앞서왔다. 일단 이 전제조건은 한 우물을 파야 한다는 것이다. 여러 우물을 파면 역량이 분산될 뿐만 아니라 적의 수도 많아진다. 그런데 남양유업은 오로지 식품에만 집중했다. 거기에다 풍부한 현금흐름과 재무구조가 뒷받침 되었기 때문에 현재 상태를 유지하는 차원의 투자가 아니라 경쟁자를 따돌리고 소비자의 사랑을 얻는 끊임없는 투자를 집행할 수 있었다.
이러한 투자의 대표적인 경우가 최신 생산설비의 도입, 끊임없는 연구개발, 지속적인 광고, 현장 마케팅 등이다. 한때 목장에서 등급을 매기는 남양유업 직원들의 모습을 담은 광고도 있었지만 남양유업이 품질에 대해 갖는 애착은 거의 병적이다. 또한 그렇게 돈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변변한 사옥 하나 없는데 반해 광고비는 매년 600억원 이상 집행한다. 돈을 아낄 곳과 쓸 곳을 안다는 얘기다.
조금 독특한데 광고와 구별되는 것이 현장 마케팅이다. 70년대의 우량아 선발대회, 83년부터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는 임신육아교실 등이 남양유업의 작품이며 산부인과에 분유를 뿌리거나 사이트를 열심히 운영하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고 있다. 작은 거 같지만 이런 일들이 모여 경쟁자와의 차이를 꾸준히 내는 것이다. 한 우물을 파지 않았다면 이런 활동을 이벤트처럼 몇 번은 할 수 있었겠지만 지속적으로 하진 못했으리라.
◇ 독불장군에게 좌절은 없다
이익잉여금과 보유현금은 모두 과거가 남긴 달콤함이다. 하지만 지금 현재 남양유업의 현실은 그리 만만치 않다. 만약 애널리스트에게 남양유업을 사지 말아야 할 이유를 물어보면 아마도 그 자리에서 10가지 정도를 얘기해줄지 모른다.
일단 출산율이 낮다. 그나마도 낳으면 분유를 먹이지 않고 가급적이면 모유수유를 한다. 분유뿐 아니라 우유 소비도 감소하고 있다. 게다가 대형 유통업체가 등장해서 매번 가격을 깎던가 덤을 얹으라고 강요한다. 그렇다고 경쟁이 완화된 것도 아니다. 우유, 분유, 음료 부문 모두 머리가 깨질 지경이다.
하지만 1990년부터 2005년까지 매출액과 영업이익 흐름을 보면 의외의 결과다. 이익에 부침은 있지만 열악한 주변 환경에도 불구하고 일정액 이상을 유지하고 있고 매출도 꾸준히 증가추세에 있다. 작년에는 사상 최대의 매출과 함께 54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을 정도다.
매출액 및 영업이익 추이 (1990~2005)
환경의 변화는 어쩔 수 없어 등 뒤에서 바람을 맞는 상태는 아닐지라도 결과만 놓고 봤을 때 수십 년간 통했던 남양유업의 마법이 21세기에도 여전히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아마도 남양유업이 사용했던 마법이 워낙 기본에 충실한 것이어서 그럴지도 모르겠다.
특히 최근에는 신제품 개발 능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 대표적인 제품이 ‘맛있는 우유 GT’다. 이 제품은 남양유업의 독불장군적 속성을 잘 보여준다. 대부분의 회사들이 흰우유 매출을 보전하기 위해 가공유 쪽에서 신제품을 만드는데 반해 남양유업은 정공법으로 흰우유 자체를 업그레이드 했기 때문이다. 잡맛을 없애 10~20대 소비자들을 끌어 들이며 하루 판매량 200만개로 승승장구 중이다.
남양유업의 신제품들
맛있는 우유 GT가 본업에서의 강화라는 성과를 가져다 줬다면 ‘17차’의 히트는 콤플렉스를 가지고 있었던 음료 시장에서의 자신감 회복이라는 달콤한 열매를 가져다 줬다. 혹시 ‘니어워터’를 기억하는가? 남양유업에서 처음 선보인 미과즙 음료의 원조였으나 롯데칠성의 ‘2% 부족할 때’에게 밀려 주인공을 빛내주는 조연으로 전락하고 말았다. 나름대로 프렌치카페가 선전했지만 커피도 일종의 우유 관련 제품이라는 면에서 진정한 의미의 음료 시장에서의 히트 상품을 가져보지 못했던 게 사실이다.
그러나 2005년 3월 출시된 17차는 이제 하루에 50만개씩 나가는 히트 상품 반열에 올라섰다. 오히려 콤플렉스 때문인지 남양유업은 17차를 준비할 때 빈틈이 없었다. 시장조사를 통해 타겟을 20대 여성층으로 맞출 수 있었고 칼로리를 제로로 가져가면서 웰빙 트렌드에도 부합시켰으며
어쨌든 17차의 성공을 기점으로 남양유업은 본격적으로 음료 사업에 강공 드라이브를 걸 것을 대내외에 천명했다. 음료시장에 워낙 강자들이 버티고 있고 경쟁이 치열할수록 대형유통업체들이 힘을 가져갈 것으로 예상되어 그리 녹록해 보이지는 않지만 분유와 우유의 시장 축소를 탈피할 하나의 카드를 가지게 된 것만큼은 분명하다.
결국 음료사업의 성공 여부는 지금까지 남양유업이 보여준 능력을 가지고 판단하는 수 밖에 없다. 물론 남양유업은 투자자보다 훨씬 더 긴 호흡으로 시장을 좌시하고 있을 것임을 감안해야 한다.
◇ 아쉬운 주주정책
남양유업의 현재 시가총액은 4780억원이다. 현금만 3200억원에 매년 순이익이 대략 500억 정도 되니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는 하나 보유하고 있는 브랜드, 시장지배력, 경영능력 등을 감안할 때 부담스러운 가격은 아니다.
하지만 베스트 스톡이 되는데 결정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다. 경영진이 주주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기 때문이다. 경영이념, 사업설명 등을 봐도 주주에 대한 언급이 없다. 남양유업은 오직 고객에게만 구애를 보낼 뿐이다.
많은 사람들이 남양유업의 단점으로 거래량 부족을 꼽지만 자금이 제한적이고 투자 기간이긴 개인투자자에게는 그다지 문제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주주정책의 부재는 기관투자자, 개인투자자 할 거 없이 남양유업에의 접근을 꺼리게 만드는 요소다. 주가가 60만원이 넘지만 배당금이 950원이라 기회비용 벌충이 되지 않아 장기투자 시에 안전판이 없다는 것 또한 걸린다.
따라서 남양유업에 올인을 하기 보다는 적절한 포트폴리오 구성 종목으로 편입을 하는 것이 바람직해 보이며 당장의 결정으로 쇼부를 보지 않는 경영진의 특성을 감안하여 오랜 시간을 가정해야겠다.
미녀를 가지는 데는 어느 정도의 희생이 따르는 법이다. 따라서 튕기는 맛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42년 흑자기업의 주주가 되느냐 아니면 주주를 홀대하는 악덕기업으로 보느냐의 결정이 달라질 것이다. 어떤 관점을 가지느냐는 각자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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