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읽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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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치투자자의 국민 여동생 '경진이'
대부분의 남자들에게 이상형이 뭐냐고 물어보면 이렇게 대답한다. “예쁘고 착한 여자” 그러나 이내 돌아오는 대답은 “그런 여자가 어디 있냐?”일 것이다. 단 두 가지 조건인데 한꺼번에 만족시키기는 무척이나 힘든 모양이다. 일반적으로는 이쁨과 착함이 정확히 반비례 관계에 있다고 얘기한다.
그러나 이런 통념을 깨는 여인이 있으니 3년간 흥미진진한 실험으로 가치투자자들을 즐겁게 해줬던 경진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원고 관계로 매달 한번씩은 만나다 보니 경진이에게 관심을 갖는 많은 늑대들로부터 경진이가 어떤 인물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동일하다. “예쁘고 착해. 신기하지?”
지금은 꽤 많이 성숙해 여인이라고 표현하지만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대학에 갓 들어온 소녀였다. 2002년 겨울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가치투자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차에 ‘컴퓨터의 개념과 실습’ 강좌에서 경진이를 처음 봤다.
그리고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이제 1학년이면 졸업할 때까지 3년이란 시간이 있다. 3년이면 쉽게 접근한 가치투자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솔직히 호감을 주는 외모와 서울대생이라는 신분을 통해 가치투자에 무심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던 의도가 더 컸던지도 모른다. 하지만 척박한 상황에서 가치투자라는 씨를 뿌리려면 불가결한 조건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당사자가 오케이를 하는가 였는데 다행히 낙성대의 허름한 사무실과 당시 낮았던 대학경제신문의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승낙을 해줬다. 그래서 2003년 1월에 경진이는 생활 속에서 첫 번째로 골라낸 종목인 풀무원11,220원, ▼-40원, -0.36%과 함께 대학경제신문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아이투자에서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기대 반 우려 반 가치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경진이는 매달 한 가지 종목씩을 발굴해 원고를 보내줬고 때로는 같이 사진을 찍으러 가거나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면 직접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말이 쉽지 매달 무엇인가를 연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경진이는 미대생이라 실습이 많아 학기 중에는 무척이나 바쁘다. 게다가 꿈 많은 대학 시절에 하고 싶은 일은 또 좀 많겠는가. 게다가 경진이는 주식투자를 업으로 삼을 생각도 없었다.
처음엔 튀는 외모에다가 나이도 어려 과연 계속 협력해줄까 의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경진이는 원고를 미루거나 짜증을 내거나 뭔가를 요구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한번은 경진이를 알리고 싶은 욕심이 들어 경진이 몰래 네이버 얼짱 컨테스트에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그런데 경진이 순위가 생각보다 올라가면서 일이 커졌다. 주변에서 얼짱이라고 놀리고 상처를 주는 댓글이 붙으면서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컸나 보다. 조심스럽게 얼짱 컨테스트에서 내려줬으면 하고 부탁을 했다. 안되겠다 싶어서 컨테스트에서 뺐는데 그 다음 달에도 어김없이 원고를 보내왔다. 지금은 그때 얘기를 즐겁게 얘기한다. 예쁘고 착한 데다가 뒤끝까지 없는 셈이다.
먹는 기업에만 투자하면 성공한다는 ‘경진이의 법칙’은 사실 내가 붙여준 것인데 실제로 경진이는 정말 잘 먹는다. 음식을 남기는 것을 못 참는 성격이라 식사가 끝난 후에도 끝까지 접시를 비우는 경진이를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외모하고 좀 안 어울리네’라고 생각한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내숭이 없고 털털하며 솔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런 점이 경진이의 매력이다.
그렇다고 사회 통념상 무난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진이가 원고를 보내올 때 쓰는 이메일을 보면 보내는 이에 이름 대신 ‘달끝’이라고 되어 있다.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그냥 생각나서 붙인 이름이라고 왠지 이쁜 이름 아니냐고 되묻는 것이었다. 아티스트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졸업전에 가서 경진이의 작품 세 점을 구경했는데 이메일에서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가치투자자 경진이보다 아티스트 경진이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독특함이 엿보였다.
미술 공부를 더 하러 미국 유학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을 때 솔직히 국내 대학원에 진학해서 ‘경진이가 간다’를 2년 정도 더 연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살짝 갖기도 했지만 소질을 더 살릴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 것도 경진이는 역시 아티스트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경진이가 간다’는 매달 적게는 3000건 많게는 10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대학경제신문 최고의 볼거리였다. 그만큼 경진이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 코너를 내리는 사람이든 내려지는 걸 보는 사람이든 아쉬움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던 만큼 ‘가치투자를 쉽게 접근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려오는 결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리라 본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세월이 한참 지났어도 제임스딘을 젊은 반항아의 모습 그대로 기억하는 것처럼 많은 가치투자자들도 앞으로 시간이 꽤 지나더라도 경진이를 순수하게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발견하던 대학생 모습 그대로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그 동안 가치투자자의 국민 여동생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과 깨달음을 줬던 경진이의 앞날에 박수를 보내주고 그녀가 가졌던 순수한 마음과 깨끗한 미소가 결코 변치 않도록 기도해주자.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그러나 이런 통념을 깨는 여인이 있으니 3년간 흥미진진한 실험으로 가치투자자들을 즐겁게 해줬던 경진이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원고 관계로 매달 한번씩은 만나다 보니 경진이에게 관심을 갖는 많은 늑대들로부터 경진이가 어떤 인물이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다. 그때마다 나의 대답은 동일하다. “예쁘고 착해. 신기하지?”
지금은 꽤 많이 성숙해 여인이라고 표현하지만 처음 봤을 때만 해도 대학에 갓 들어온 소녀였다. 2002년 겨울 어떻게 하면 사람들이 가치투자에 대해 쉽게 접근할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던 차에 ‘컴퓨터의 개념과 실습’ 강좌에서 경진이를 처음 봤다.
그리고 불현듯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그래 이제 1학년이면 졸업할 때까지 3년이란 시간이 있다. 3년이면 쉽게 접근한 가치투자를 증명하기에 충분한 시간이다.”
솔직히 호감을 주는 외모와 서울대생이라는 신분을 통해 가치투자에 무심한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자 했던 의도가 더 컸던지도 모른다. 하지만 척박한 상황에서 가치투자라는 씨를 뿌리려면 불가결한 조건이라 생각했다.
문제는 당사자가 오케이를 하는가 였는데 다행히 낙성대의 허름한 사무실과 당시 낮았던 대학경제신문의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승낙을 해줬다. 그래서 2003년 1월에 경진이는 생활 속에서 첫 번째로 골라낸 종목인 풀무원11,220원, ▼-40원, -0.36%과 함께 대학경제신문에 처음 모습을 드러냈다. 예상대로 아이투자에서 최고의 조회수를 기록하면서 기대 반 우려 반 가치투자자들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경진이는 매달 한 가지 종목씩을 발굴해 원고를 보내줬고 때로는 같이 사진을 찍으러 가거나 집에서 해결할 수 있는 부분이면 직접 사진을 찍어 보내줬다. 말이 쉽지 매달 무엇인가를 연재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경진이는 미대생이라 실습이 많아 학기 중에는 무척이나 바쁘다. 게다가 꿈 많은 대학 시절에 하고 싶은 일은 또 좀 많겠는가. 게다가 경진이는 주식투자를 업으로 삼을 생각도 없었다.
처음엔 튀는 외모에다가 나이도 어려 과연 계속 협력해줄까 의심이 들었던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지난 3년간 경진이는 원고를 미루거나 짜증을 내거나 뭔가를 요구한 적이 한번도 없었다.
한번은 경진이를 알리고 싶은 욕심이 들어 경진이 몰래 네이버 얼짱 컨테스트에 사진을 올린 적이 있다. 그런데 경진이 순위가 생각보다 올라가면서 일이 커졌다. 주변에서 얼짱이라고 놀리고 상처를 주는 댓글이 붙으면서 나름대로 스트레스가 컸나 보다. 조심스럽게 얼짱 컨테스트에서 내려줬으면 하고 부탁을 했다. 안되겠다 싶어서 컨테스트에서 뺐는데 그 다음 달에도 어김없이 원고를 보내왔다. 지금은 그때 얘기를 즐겁게 얘기한다. 예쁘고 착한 데다가 뒤끝까지 없는 셈이다.
먹는 기업에만 투자하면 성공한다는 ‘경진이의 법칙’은 사실 내가 붙여준 것인데 실제로 경진이는 정말 잘 먹는다. 음식을 남기는 것을 못 참는 성격이라 식사가 끝난 후에도 끝까지 접시를 비우는 경진이를 발견할 수 있다. 처음에는 ‘외모하고 좀 안 어울리네’라고 생각한 정도였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정말 내숭이 없고 털털하며 솔직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런 점이 경진이의 매력이다.
그렇다고 사회 통념상 무난한 면만 있는 것은 아니다. 경진이가 원고를 보내올 때 쓰는 이메일을 보면 보내는 이에 이름 대신 ‘달끝’이라고 되어 있다. 무슨 의미냐고 물었더니 그냥 생각나서 붙인 이름이라고 왠지 이쁜 이름 아니냐고 되묻는 것이었다. 아티스트적인 발상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졸업전에 가서 경진이의 작품 세 점을 구경했는데 이메일에서의 느낌과 마찬가지로 가치투자자 경진이보다 아티스트 경진이의 향기가 물씬 풍기는 독특함이 엿보였다.
미술 공부를 더 하러 미국 유학을 계획 중이라고 밝혔을 때 솔직히 국내 대학원에 진학해서 ‘경진이가 간다’를 2년 정도 더 연장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살짝 갖기도 했지만 소질을 더 살릴 수 있도록 놓아주는 게 더 맞다고 생각한 것도 경진이는 역시 아티스트일 수 밖에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경진이가 간다’는 매달 적게는 3000건 많게는 10000건의 조회수를 기록했던 대학경제신문 최고의 볼거리였다. 그만큼 경진이를 좋아했던 사람들이 많았기에 이 코너를 내리는 사람이든 내려지는 걸 보는 사람이든 아쉬움이 많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순수한 의도로 시작했던 만큼 ‘가치투자를 쉽게 접근해도 성공할 수 있다’는 목표를 달성했을 때 내려오는 결정을 하는 것도 중요하리라 본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것이 있다면 많은 사람들이 세월이 한참 지났어도 제임스딘을 젊은 반항아의 모습 그대로 기억하는 것처럼 많은 가치투자자들도 앞으로 시간이 꽤 지나더라도 경진이를 순수하게 생활 속에서 투자 아이디어를 발견하던 대학생 모습 그대로 기억해줬으면 하는 것이다.
그 동안 가치투자자의 국민 여동생으로서 우리에게 많은 즐거움과 깨달음을 줬던 경진이의 앞날에 박수를 보내주고 그녀가 가졌던 순수한 마음과 깨끗한 미소가 결코 변치 않도록 기도해주자.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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