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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하게 본 워렌 버핏



워렌 버핏 실전투자
제임스 알투처 저 / 이진원 역
리더스북 / 372페이지

최근 버핏이 대학의 초청강연에서 한국의 한 제분 회사 주식을 샀다고 고백했다. 그렇다면 한국 투자자 입장에서 의문이 들지 않을 수 없다. 그 회사가 과연 코카콜라, 질레트, 워싱턴포스트에 버금가는 영구보유주식인가? 아니라면 최고의 주식을 장기 보유하는 투자 방법에서 다시 예전의 담배꽁초 방식으로 퇴보한 것이란 말인가.

버핏 매니아에게 어리둥절한 일이지만 이런 생각 자체가 편견일 수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자. 버핏을 알면 알수록 어렵다는 걸 느끼는데 그만큼 오랜 세월 보여진 그의 투자 방법은 다채롭다. 그의 투자를 장기투자 혹은 영구보유로 못 박으면 한국의 제분 회사 투자를 이해할 수 없다. 이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만한 책이 한 권 나왔다.

그런데 원제가 'Trade like a Warren Buffett'이라는 점만 미루어봐도 버핏에 대한 통념에 도전하고 삐딱하게 본 책임에 틀림없다. Trade만큼 버핏과 어울리지 않는 단어가 또 있을까 싶기 때문이다. 저자도 밝히고 있지만 버핏이 의문스럽게 쇼를 하는 거 아닌가 하는 의심이 집필 동기였다고 할 정도다. 하지만 버핏 추종자 입장에서 보면 시도 자체는 불순했으되 역설적으로 버핏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작품으로 귀결되었다.

워렌 버핏 실전투자는 버핏에 대한 전통적 투자 신화를 깨부수고자 하는 근거로 그가 빈번하게 실행했던 합병차익거래, 부실채권 거래, 상품 투자, 매수 후 청산 등을 풍부한 사례와 함께 제시한다. 즉 그의 기술은 담배꽁초 줍기, 성장 가치투자, 차익거래의 세 가지로 나뉘는데 너무나 성장 가치투자에만 초점이 맞춰졌다는 것이다. 저자는 독자들이 장기투자 혹은 영구보유에 대한 환상을 안전마진을 중심으로 한 다양한 투자의 세계로 이끌려고 부단히도 노력한다.

개인적으로는 아마도 버핏 관련 서적의 원조라 할 수 있는 로버트 핵스트롬의 워렌 버핏의 완벽투자기법이 이쪽으로 집중 조명을 했던 영향 때문이 아닌가 싶다. 물론 그의 충정은 이해가 간다. 바둑에서 입문자와 9단자가 보는 책의 주요 내용이 다를 수 밖에 없는 것처럼 핵스트롬은 분명 버핏의 방법론 중 주식초보자들에게 가장 적합한 것을 골라서 전달하려 했을 것이고 그러다 보니 코카콜라나 워싱턴포스트가 필요 이상으로 강조된 것일 수 있다. 가장 쉽고 안전한 방법이기 때문이다.

반대로 얘기하면 이 책은 기존에 나온 버핏 책을 모두 다 읽고 소화한 사람이 심화 과정으로 넘어가기 위해 볼만한 책이지 버핏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 보기에는 다소 위험한 게 사실이다. 잘만 소화하면 투자를 보는 시각이 크게 넓어질 수 있지만 이 순서를 따르지 않으면 기존의 책에서 언급하지 않은 내용만 실으려고 했다는 저자의 의도와는 달리 입문자가 버핏을 바라보는 시각이 삐딱한 시선 자체로 남을 수 있다. 그건 이 책의 저자도 이 책을 소개하는 필자도 원하지 않는 바다.

저자가 헤지펀드 매니저다 보니 본인의 투자 사례가 일부 들어가고 버핏의 방법을 빌어 은근히 자신의 헤지펀드를 홍보하는 모습은 옥의 티다. 또 다른 저서로 Trade like a hedge fund가 있는 점도 본의가 의심스러운 대목이다. 하지만 헤지펀드 얘기를 자꾸 하다 보니 독자 입장에서 의외의 수확도 있는데 현재 활동 중인 다른 헤지펀드 매니저들과의 인터뷰 내용이다. 특히 모니시 파브라이라는 매니저와의 인터뷰는 버핏의 투자 방법을 현실에 맞게 잘 응용해 적용하는 법을 알려주고 있다.

마지막으로 서두에 남겨뒀던 질문인 왜 버핏이 제분회사 주식을 샀는가에 대한 해답을 얘기하고자 한다. 워렌 버핏의 실전 투자를 보면 그가 개인 포트폴리오로는 그레이엄이 원래 가르쳐준 방식, 즉 담배꽁초 줍기 방식으로도 투자한다고 정확히 언급하고 있다. 실제 버핏은 한국에 투자할 때 버크셔가 아니라 개인 자금을 투입했다. 투자 규모의 문제 혹은 찾을 수 있느냐 없느냐의 여부 때문에 버크셔일 때와 개인 투자일 때의 접근 방법이 다를 뿐 어떤 한 가지 방식을 고집하는 건 아니라는 얘기다.

오히려 버핏을 한 가지 개념으로 묶어 두려는 건 믿고 싶은 대로 믿고 보고 싶은 대로 보는 우리 가치투자자들 스스로가 아닌가 싶다. 이제 우리의 스승이자 본보기인 버핏 선생님이 부담 없이 마음 편하게 투자하실 수 있도록 풀어드리도록 하자. 그래야 우리도 더 많이 보고 더 많이 배울 수 있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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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개

  • 정채진
    워렌버핏이 장기보유할 수 있는 기업을 찾으려고 하는 이유는 운용하는 돈의 규모가 너무커서 꽁초식 투자만으로는 거래비용이 너무 크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적은 돈을 운용할 때는 그럴 필요는 없겠지요.
    2006.03/07 13:40 답글쓰기
  • 정채진
    2006.03/07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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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empleton
    합병차익거래, 부실채권인수등 다양한 거래전략에서도 '안전마진'의 개념이 가장 핵심 포인트였던것 같습니다. 이런 거래가 외견상 투기적으로 보여도 버핏은 현명한 투자자가 되더군요. 참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습니다.
    2006.03/07 14:03 답글쓰기
  • templeton
    2006.03/07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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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quadrupole
    1.버핏은 유태인이다.
    2.버핏은 투자자다.
    3.버핏은 환상은 없다.

    4.버핏은 확실하게 수익이 난다고 생각하면 별로 방법을 가리지 않았다.

    5.가치투자란 단어도 슬로건일 뿐이다.

    6.모든 환상에서 벗어나라.
    2006.03/07 20:45 답글쓰기
  • quadrupole
    2006.03/07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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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문답
    버핏은 유태인이 아니라고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스승인 벤 그레이엄이 자신의 회사에 받아들이려고 하지 않았죠.
    2006.03/07 23:18 답글쓰기
  • 선문답
    2006.03/07 23: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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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멍거
    버핏이 장기투자를 강조하는 것은 회사가 ROE 및 성장성이 좋을 경우 이익을 재투자하면 장기적으로 보유할 경우 가치가 계속 증가하기 때문에 가장 좋은 투자라고 한 것이지 그것이 주식투자의 유일한 방법이라고 한 것은 아닙니다.

    위의 책은 버핏이 실제 본인의 투자 스타일과는 달리 대중들에게는 장기 투자만을 강조한다는 식으로 썼지만 이는 실제와는 다릅니다.

    버핏이 가치보다 낮은 가격에 매입하는 것에만 촛점을 맞출 뿐이지 장기, 단기, 투자 대상 등은 가리지 않습니다. 다만 장기 투자의 경우 가장 편한 방법일 뿐이죠.

    버핏이 가장 선호하는 것은 회사을 통째로 인수하여 잉여 현금을 자신이 직접 투자하는 것이고 그 다음이 주식의 장기 투자 마지막이 채권, 아비트라지, 담배 꽁초식 주식투자 등입니다.

    그리고 투자 자금이 크지 않을 경우에는 아직도 담배꽁초식 투자가 유효하다고 직접 말했고 (찰리 멍거도 같은 말을 하였음) 극히 최근 까지도 아비트라지 주식 투자를 매우 많이 했습니다. (버크셔 초기 annual report를 보면 알수 있음) 그리고 1998년 Long Term Capital이 파산했을 때 이를 인수하려 했던 사람이 버핏이었던 것을 보면 주식 이외의 투자에도 매우 해박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2006.03/08 16:04 답글쓰기
  • 멍거
    2006.03/08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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