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읽을거리
아이투자 전체 News 글입니다.
경계 허물어지는 유무선 통신의 두 거인
얼마 전 종영된 드라마 해신을 보고 있자면 현대인이 보기에 답답한 장면이 한둘이 아니다. 예를 들면 장보고의 심복인 연이가 정찰을 나갔다가 핵심적인 광경을 목격하면 이를 전하기 위해서 반드시 먼 길을 다시 거쳐 장보고에게 돌아와야 하는 식이다.
이 뿐만이 아니다. 정화 아가씨의 비밀 편지를 전하러 가던 무사는 꼭 중간에 적에게 잡혀 편지는 전해지지 못하고 일이 꼬여 버린다. 당시 전화나 핸드폰이 있었다면 연이는 현장에서부터 다시 돌아올 필요 없이 장보고에게 이동전화 한 통만으로 정보를 전하면 되고 정화 아가씨도 굳이 편지를 보낼 필요 없이 전화나 팩스를 하면 되었을 것이다. 바꿔서 얘기하면 현대인들은 각종 통신 서비스의 도움으로 수고로움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통신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기업은 KT(구 한국통신)와 SK텔레콤(구 한국이동통신)이다. SK텔레콤은 현재는 SK그룹 소속의 민영회사이지만 1984년에 KT의 자회사로 시작했으므로 본류는 KT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SK텔레콤의 핵심인 이동통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반면 KT는 유선통신에 발이 묶이는 바람에 오히려 KT가 시가총액 면에서 4조 정도 SK텔레콤(시가총액 15조)에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이동통신마저 저성장 국면에 들어 가면서 유무선 경계의 의미가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 재편이 끝나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LG텔레콤 등이 뒤로 쳐진 가운데 유선통신의 강자 KT와 이동통신의 강자 SK텔레콤이 외나무 다리에서 일대 격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주요 수치 비교
밑져야 본전, 뭐든지 해보자
한때 통신주는 성장주였다. KT는 99년 상장 직후에 주가가 20만원에 육박했으며 SK텔레콤 또한 당시에 50만원(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500만원)을 넘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이 두 기업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과 기대 수준은 저성장 유틸리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투자자들이 더 이상 성장주로 보지도 않을 뿐더러 아무런 기대감 마저 갖지 않는 듯한 눈치다. 그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한때 부의 상징이기도 했던 소위 집전화와 핸드폰이 없는 가정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보급되어 더 이상 늘어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례로 한국의 이동전화 보급율은 76.5%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성인은 물론 아이들의 손에도 핸드폰이 들려 있다. 전형적인 내수 사업에서 높은 보급율은 저성장과 직결된다. 이를 돌파하는 방법은 해외시장 개척 밖에 없는데 KT와 SK텔레콤도 이를 알고 해외시장을 기웃거려 봤다. 그러나 통신은 각 나라의 규제와 보호가 심해 성과가 단기에 나지 않자 투자자들이 이마저도 기대를 전혀 하지 않게 되었다.
두 번째는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국민들의 소비에서 통신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KT와 SK텔레콤이 적용하는 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됐다. 따라서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전기료, 가스료와 마찬가지로 통신료도 억제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어 요금을 정할 때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두 기업은 돈을 벌면 벌수록 정부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매출액 추이 비교 (1990년~2004년)
하지만 고성장의 종말은 부정적 영향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성장률이 떨어졌다 뿐이지 절대적인 매출액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데다가 고정비용이 일정한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특성 때문에 매년 현금 유입량은 엄청난 규모다. 게다가 시장 재편이 끝나는 바람에 KT는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에 촉각을 곤두 세우지 않아도 되고 SK텔레콤은 KTF와 LG텔레콤을 적절한 수준에서 방어하며 시장점유율 50% 정도만 유지하면 되게 되어 자기 안방에서 어느 정도의 여유를 확보하게 되었다.
그래서 KT와 SK텔레콤은 자기 안방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가지고 새로운 땅에 깃발을 꽂는데 퍼부을 태세다. 조그만 회사들에게는 입이 떡 벌어지는 액수의 투자액을 책정하지만 이들에게는 년간 현금흐름 범위 내라 큰 부담은 없다. 더군다나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시장에서 자꾸 많은 돈을 벌면 정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이익을 다 내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 말 그대로 밑져야 본전이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자는 입장이다. 잘만 하면 저성장도 탈피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뭔가가 자꾸 부딪히는 느낌인데
그런데 문제는 KT와 SK텔레콤이 자기 안방에서 걸어 나와 다른 영역을 개척하려다 보니 결국에는 자꾸 상대와 부딪힌다는 점이다. 두 회사 모두 국내 시장에서 주로 활동하다 보니 돈이 되는 시장, 차세대 기술이란 게 사실상 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KT가 자회사인 KTF(당시 한국통신프리텔)로 PCS 사업권을 따내면서 이동통신 시장으로 들어와 SK텔레콤을 공격했던 것이 경계를 넘은 전쟁의 효시다. 결국 SK텔레콤이 시장 방어에 성공했지만 KTF도 나름대로 당시 성장 시장이던 이동통신 분야에서 2위 입지를 닦는 성과를 올렸다. KTF의 시가총액은 4조3천억원 정도다.
주요 자회사 비교
두 회사는 국제전화 시장에서 한바탕 붙기도 했다. 001로 대표되는 국제전화 시장은 KT의 텃밭이다. 그런데 국제전화와 전혀 관계가 없을 거 같던 SK텔레콤이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13%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갔다. 핸드폰에서 거는 국제전화라는 컨셉으로 001의 빈틈을 노렸고 차범근, 차두리 부자를 내세워 00700 브랜드를 알린 것이 나름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인터넷 분야에서 KT하이텔의 파란닷컴과 SK텔레콤의 네이트닷컴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M&A 대박으로 일컬어지는 싸이월드와 이동통신의 매력을 잘 접합한 네이트온 메신저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터넷업계 M&A 이슈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회사가 KT인만큼 전세가 어떻게 뒤집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차세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시장은 바로 와이브로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와이브로는 7M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무선 데이터 전송 서비스인데 하나로텔레콤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KT와 SK텔레콤 만이 남아 2006년부터 투자 집행에 들어간다. KT는 1조를 SK텔레콤은 8000억을 투자 계획으로 잡아 뒀다. 와이브로는 SK텔레콤 보다는 KT에 더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KT 입장에서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런칭되면 유선통신에 국한된 서비스 영역을 이동통신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캐쉬카우가 이동통신에 집중된 SK텔레콤으로서는 수성의 입장이다. 시속 60km를 넘어가면 통신에 제한을 받는 단점이 있지만 KT가 와이브로를 가지고 고객을 끌어 들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공통의 경쟁상대를 맞게 되는 셈이다.
와이브로 시연회 모습
미디어에서는 KT가 27.40%의 지분을 가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이 29%의 지분을 가진 TU미디어(위성DMB)가 맞닥뜨리면서 통신과 방송 디지털 컨버전스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 회사 모두 통신 쪽에서는 무선데이터 트래픽을 늘려 ARPU(가입자당 매출액)를 높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앞서 주지하다시피 방송 인프라까지 가지고 있는 터라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컨텐츠에 목말라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IHQ, YBM서울음반 등을 잇달아 사들이고 KT도 인수할만한 컨텐츠 업체를 물색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기인한다.
배당이냐 경영진이냐
바야흐로 통신사들은 고성장 시대를 접고 정보 인프라로서의 유틸리티 시대에 접어 들었다. 각종 규제와 경계선 없는 전방위적 경쟁에 노출되어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통신주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게 사실이지만 싼 주가와 안정적인 비즈니스에서 창출되는 꾸준한 현금흐름은 고성장을 대체할 만큼의 매력 요소다. 그러나 KT와 SK텔레콤은 매력 포인트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KT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7%가 넘는 높은 시가배당률이다. 싫든 좋든 공중전화, 집전화, 국제전화 등 사양 산업을 끌고 가야 하지만 인터넷 접속 서비스, 망 사업 등 독과점 사업에서 나오는 꾸준한 현금흐름이 있어 KT 경영진의 의지만 있다면 높은 시가배당률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매력은 똑똑한 경영진이다. 정부 정책은 지금껏 SK텔레콤에 유리했던 적이 없다. 그러나 끊임없는 규제를 받아 가면서도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지켜 나가는 환경 대응력이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민영화 되면서 유치하기 시작한 좋은 인재들이 두터운 중간층을 이루며 결과물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는 통신시장이 안개 속이다 보니 SK텔레콤의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잘 헤쳐 나갈만한 역량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통신은 이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정보의 유통채널 그리고 금융, 보안,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서비스업의 쌀과 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두 거인 중 누가 미래를 지배할 것인가는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이래저래 소비자들은 쏟아지는 서비스와 혜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될 것이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이 뿐만이 아니다. 정화 아가씨의 비밀 편지를 전하러 가던 무사는 꼭 중간에 적에게 잡혀 편지는 전해지지 못하고 일이 꼬여 버린다. 당시 전화나 핸드폰이 있었다면 연이는 현장에서부터 다시 돌아올 필요 없이 장보고에게 이동전화 한 통만으로 정보를 전하면 되고 정화 아가씨도 굳이 편지를 보낼 필요 없이 전화나 팩스를 하면 되었을 것이다. 바꿔서 얘기하면 현대인들은 각종 통신 서비스의 도움으로 수고로움 없이 빠르고 정확하게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는 셈이다.
우리나라에서 통신을 책임지는 대표적인 기업은 KT(구 한국통신)와 SK텔레콤(구 한국이동통신)이다. SK텔레콤은 현재는 SK그룹 소속의 민영회사이지만 1984년에 KT의 자회사로 시작했으므로 본류는 KT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지난 10년간 SK텔레콤의 핵심인 이동통신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한 반면 KT는 유선통신에 발이 묶이는 바람에 오히려 KT가 시가총액 면에서 4조 정도 SK텔레콤(시가총액 15조)에 뒤지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제 이동통신마저 저성장 국면에 들어 가면서 유무선 경계의 의미가 없는 무한경쟁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다. 시장 재편이 끝나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LG텔레콤 등이 뒤로 쳐진 가운데 유선통신의 강자 KT와 이동통신의 강자 SK텔레콤이 외나무 다리에서 일대 격전을 눈 앞에 두고 있다.
주요 수치 비교
밑져야 본전, 뭐든지 해보자
한때 통신주는 성장주였다. KT는 99년 상장 직후에 주가가 20만원에 육박했으며 SK텔레콤 또한 당시에 50만원(액면분할 전 기준으로 500만원)을 넘었을 정도다. 그러나 최근 이 두 기업에 적용되는 밸류에이션과 기대 수준은 저성장 유틸리티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투자자들이 더 이상 성장주로 보지도 않을 뿐더러 아무런 기대감 마저 갖지 않는 듯한 눈치다. 그 배경에는 두 가지가 있다.
첫 번째는 한때 부의 상징이기도 했던 소위 집전화와 핸드폰이 없는 가정과 사람이 없을 정도로 보급되어 더 이상 늘어날 여지가 없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일례로 한국의 이동전화 보급율은 76.5%로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 성인은 물론 아이들의 손에도 핸드폰이 들려 있다. 전형적인 내수 사업에서 높은 보급율은 저성장과 직결된다. 이를 돌파하는 방법은 해외시장 개척 밖에 없는데 KT와 SK텔레콤도 이를 알고 해외시장을 기웃거려 봤다. 그러나 통신은 각 나라의 규제와 보호가 심해 성과가 단기에 나지 않자 투자자들이 이마저도 기대를 전혀 하지 않게 되었다.
두 번째는 정부의 규제 때문이다. 국민들의 소비에서 통신사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늘어나면서 KT와 SK텔레콤이 적용하는 요금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커지게 됐다. 따라서 정부는 물가를 잡기 위해 전기료, 가스료와 마찬가지로 통신료도 억제하는 정책을 펴기 시작했다. 특히 KT와 SK텔레콤은 시장지배적 사업자로 지정되어 요금을 정할 때 정부의 허락을 받아야만 한다. 두 기업은 돈을 벌면 벌수록 정부의 압박이 강하게 들어오는 딜레마에 빠진 상태다.
매출액 추이 비교 (1990년~2004년)
하지만 고성장의 종말은 부정적 영향만 가져온 것은 아니다. 성장률이 떨어졌다 뿐이지 절대적인 매출액을 일정 수준에서 유지하는 데다가 고정비용이 일정한 네트워크 비즈니스의 특성 때문에 매년 현금 유입량은 엄청난 규모다. 게다가 시장 재편이 끝나는 바람에 KT는 데이콤과 하나로텔레콤에 촉각을 곤두 세우지 않아도 되고 SK텔레콤은 KTF와 LG텔레콤을 적절한 수준에서 방어하며 시장점유율 50% 정도만 유지하면 되게 되어 자기 안방에서 어느 정도의 여유를 확보하게 되었다.
그래서 KT와 SK텔레콤은 자기 안방에서 나오는 현금흐름을 가지고 새로운 땅에 깃발을 꽂는데 퍼부을 태세다. 조그만 회사들에게는 입이 떡 벌어지는 액수의 투자액을 책정하지만 이들에게는 년간 현금흐름 범위 내라 큰 부담은 없다. 더군다나 시장지배적 위치에 있는 시장에서 자꾸 많은 돈을 벌면 정부에서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이익을 다 내는 것도 큰 의미가 없다. 말 그대로 밑져야 본전이니 할 수 있는 건 다 해 보자는 입장이다. 잘만 하면 저성장도 탈피할 수 있지 않겠는가.
뭔가가 자꾸 부딪히는 느낌인데
그런데 문제는 KT와 SK텔레콤이 자기 안방에서 걸어 나와 다른 영역을 개척하려다 보니 결국에는 자꾸 상대와 부딪힌다는 점이다. 두 회사 모두 국내 시장에서 주로 활동하다 보니 돈이 되는 시장, 차세대 기술이란 게 사실상 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우선 KT가 자회사인 KTF(당시 한국통신프리텔)로 PCS 사업권을 따내면서 이동통신 시장으로 들어와 SK텔레콤을 공격했던 것이 경계를 넘은 전쟁의 효시다. 결국 SK텔레콤이 시장 방어에 성공했지만 KTF도 나름대로 당시 성장 시장이던 이동통신 분야에서 2위 입지를 닦는 성과를 올렸다. KTF의 시가총액은 4조3천억원 정도다.
주요 자회사 비교
두 회사는 국제전화 시장에서 한바탕 붙기도 했다. 001로 대표되는 국제전화 시장은 KT의 텃밭이다. 그런데 국제전화와 전혀 관계가 없을 거 같던 SK텔레콤이 자회사 SK텔링크를 통해 13%의 시장점유율을 가지고 갔다. 핸드폰에서 거는 국제전화라는 컨셉으로 001의 빈틈을 노렸고 차범근, 차두리 부자를 내세워 00700 브랜드를 알린 것이 나름의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이 밖에도 인터넷 분야에서 KT하이텔의 파란닷컴과 SK텔레콤의 네이트닷컴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현재로서는 M&A 대박으로 일컬어지는 싸이월드와 이동통신의 매력을 잘 접합한 네이트온 메신저를 보유한 SK텔레콤이 앞서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인터넷업계 M&A 이슈가 나올 때마다 빠지지 않는 회사가 KT인만큼 전세가 어떻게 뒤집어질지는 모를 일이다.
차세대 격전지로 예상되는 대표적인 시장은 바로 와이브로와 미디어 및 엔터테인먼트 분야다.
와이브로는 7MBPS의 속도를 자랑하는 무선 데이터 전송 서비스인데 하나로텔레콤이 사업권을 포기하면서 KT와 SK텔레콤 만이 남아 2006년부터 투자 집행에 들어간다. KT는 1조를 SK텔레콤은 8000억을 투자 계획으로 잡아 뒀다. 와이브로는 SK텔레콤 보다는 KT에 더 의미가 있는 사업이다. KT 입장에서 와이브로가 성공적으로 런칭되면 유선통신에 국한된 서비스 영역을 이동통신으로 확장할 수 있게 된다. 캐쉬카우가 이동통신에 집중된 SK텔레콤으로서는 수성의 입장이다. 시속 60km를 넘어가면 통신에 제한을 받는 단점이 있지만 KT가 와이브로를 가지고 고객을 끌어 들이면 SK텔레콤을 비롯한 이동통신사들은 새로운 공통의 경쟁상대를 맞게 되는 셈이다.
와이브로 시연회 모습
미디어에서는 KT가 27.40%의 지분을 가진 한국디지털위성방송(스카이라이프)와 SK텔레콤이 29%의 지분을 가진 TU미디어(위성DMB)가 맞닥뜨리면서 통신과 방송 디지털 컨버전스의 본격적인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두 회사 모두 통신 쪽에서는 무선데이터 트래픽을 늘려 ARPU(가입자당 매출액)를 높인다는 계획을 가지고 있고 앞서 주지하다시피 방송 인프라까지 가지고 있는 터라 가입자를 끌어들이기 위한 컨텐츠에 목말라 있다. 최근 SK텔레콤이 IHQ, YBM서울음반 등을 잇달아 사들이고 KT도 인수할만한 컨텐츠 업체를 물색하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 기인한다.
배당이냐 경영진이냐
바야흐로 통신사들은 고성장 시대를 접고 정보 인프라로서의 유틸리티 시대에 접어 들었다. 각종 규제와 경계선 없는 전방위적 경쟁에 노출되어 있어 투자자 입장에서 통신주를 바라보는 눈높이를 낮춰야 하는 게 사실이지만 싼 주가와 안정적인 비즈니스에서 창출되는 꾸준한 현금흐름은 고성장을 대체할 만큼의 매력 요소다. 그러나 KT와 SK텔레콤은 매력 포인트에서 결정적인 차이점이 있다.
KT의 매력은 뭐니뭐니해도 7%가 넘는 높은 시가배당률이다. 싫든 좋든 공중전화, 집전화, 국제전화 등 사양 산업을 끌고 가야 하지만 인터넷 접속 서비스, 망 사업 등 독과점 사업에서 나오는 꾸준한 현금흐름이 있어 KT 경영진의 의지만 있다면 높은 시가배당률은 유지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SK텔레콤의 매력은 똑똑한 경영진이다. 정부 정책은 지금껏 SK텔레콤에 유리했던 적이 없다. 그러나 끊임없는 규제를 받아 가면서도 시장점유율과 매출을 지켜 나가는 환경 대응력이 이미 검증된 바 있다. 민영화 되면서 유치하기 시작한 좋은 인재들이 두터운 중간층을 이루며 결과물들을 쏟아내기 시작한 점도 긍정적이다. 이는 통신시장이 안개 속이다 보니 SK텔레콤의 미래는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지만 나름대로 잘 헤쳐 나갈만한 역량이 있다고 판단할 수 있는 근거가 된다.
통신은 이제 의사소통의 수단을 넘어 정보의 유통채널 그리고 금융, 보안, 엔터테인먼트 등 각종 서비스업의 쌀과 같은 존재가 되어 가고 있다. 두 거인 중 누가 미래를 지배할 것인가는 좀더 지켜봐야 겠지만 이래저래 소비자들은 쏟아지는 서비스와 혜택에 즐거운 비명을 지르게 될 것이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더 좋은 글 작성에 큰 힘이 됩니다.
// Start Slider - https://splidejs.com/ ?>
// End Slider ?>
// Start Slider Sources - https://splidejs.com/
// CSS는 별도로 처리함.
?>
// End Slider Sources ?>
// Start Slider Sources - https://splidejs.com/
// CSS는 별도로 처리함.
?>
// End Slider Sour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