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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장모님이 사면 팔아라.

투자자문사 대표를 맡고 있다 보니 여기저기서 지금 주식을 사야 하는지에 대해 많은 질문을 받곤 한다. 요즘들어 평소에 연락을 하지 않던 친구나 선후배들까지 연락이 오는 것을 보면 주식에 대한 관심이 부쩍 늘어난 것이 분명하다. 불과 5~6개월 전만 하더라도 주식시장이 내수침체와 중국 긴축의 영향을 받아 침체기를 벗어나지 못할 거라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그런 걱정이 쏙 들어가고, 주가지수 1000선에 무난히 안착할 것이라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나오고 있다.

사실 주식 매수 타이밍을 알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다만 주식시장이 과열되었는지를 알아볼 수 있는 방법이 몇 가지 있긴 하다. 미국의 유명한 펀드 매니저 피터 린치는 칵테일 파티를 예로 들어 장세를 읽는 법에 대해 이야기한 적이 있다. 칵테일 파티에 온 사람들이 그에게 다가와 직업을 물은 뒤 펀드매니저라고 대답하면 조용히 고개를 끄덕이곤 사라진다. 이 단계는 침체기인데 아무도 주식에 대해 관심을 갖지 않는 단계이고, 이 시기에 주식을 사면 절대로 손해볼 염려가 없다. 두 번째 단계에서는 칵테일 파티에 참석한 사람들이 피터 린치의 직업을 듣고서 좀 더 머뭇거린다. 이 단계에서는 이제 막 시장이 움직이기 시작했을 경우이다.

세 번째 단계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피터 린치를 에워싸고 주식에 대해 한 두 마디씩 하면서 그에게 어떤 주식을 사는 게 좋은지 자문을 구한다. 네 번째 단계는 모두가 이미 주식을 갖고 있는 상태다. 파티에 온 사람들 모두가 자신이 갖고 있는 주식을 자랑하면서 사람들이 더 높은 가격에 사 주길 바라고 있는 경우이다. 이 때는 시장이 고점에 근접했을 때이므로 오히려 갖고 있는 주식을 팔아야 할 때라고 피터 린치는 설명한다.

피터 린치의 칵테일 이론과 비슷한 이론으로 장모님 이론이 있다. 장모님이 주식을 사서 수익을 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주식시장이 고점이라는 것이다. 장모님은 일반적으로 나이가 50대 중반을 넘었고,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투자스타일을 가지고 있다. 더구나 일반적으로 앞선 세대를 사셨던 장모님은 왠지 자신보다 교육 수준도 낮으시거나, 세상 돌아가는 것을 잘 모르시는 분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많다. 그런 장모님마저 수익을 낼 정도의 장세라면 주변에서 주식투자를 하고 있지 않은 사람을 보기 힘들고, 주가 또한 적정 수준 이상으로 올랐다는 의미이다. 하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바로 이 시점에서 이제 주식시장이 안전하구나라고 생각하고 주식투자를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이론들은 일반 투자자들이 군중심리에 따른 투자를 많이 하고 있고, 항상 주식을 고점에서 사게 되는 논리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얼음판 위에 사람이 많을수록 사람들은 그쪽이 안전하다고 생각하고 더 많은 사람들이 몰려든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사람들이 더 많이 몰려들게 되면 얼음판이 깨져서 사람들을 더 위험하게 만들 가능성이 커진다.

군중과 역행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사람들은 다수 안에 있고,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을 때 비로소 안도감을 느끼게 된다. 하지만 주식시장은 대중의 생각과 반대로 움직일 수 있는 용기와 지혜가 필요하다. 주식투자에 관심이 있다면 칵테일 파티 이론과 장모님 이론을 적용해서 주식을 살 시기인지 스스로 체크해 볼 필요가 있다. 직장동료들이나 동창회 모임에서 이미 주식투자를 하고 있는 사람이 1/3 미만 정도 수준이라면 아직은 주가가 저평가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김민국 VIP 투자자문 대표 / kim@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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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개

  • 부동존
    아....1/3미만....요것이 심히 어렵군요. 제 주위에는 주식을 죄악시하는(저도 3년전 까지 그랬습니다.) 사람들 뿐이라 영원히 1/3이 되질 못하겠어요. 사람을 좀 더 많이 만나야 하겠당...

    아님..속 편하게 우리나라 주가는 영원한 저평가로 생각해뿔까 보다.
    2005.03/24 11:47 답글쓰기
  • 부동존
    2005.03/24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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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무진
    장모님이 없어요 ㅜ.ㅜ
    나도 장모님을 갖고 싶어용 ㅋ
    예비 장모님도 없어요 킁
    2005.03/24 12:48 답글쓰기
  • 야무진
    2005.03/24 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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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들레처럼
    저희 장모님께서 주식투자를 하든 뭘 하든 돈 좀 굴려다오 하시면서 얼마를 3주전에 저에게 주셨는데
    (물론 차용증은 써 드렸습니다만.. ^^;)
    이것도 고점을 의미하는 시그널이 아닐는지....^^;
    물론 그 돈 중 50%는 새마을금고 6%짜리 특판 비과세정기예금 들었고 45%는 아직도 MMF에서 잠자고 있습니다. ㅡ.ㅡ
    2005.03/24 16:03 답글쓰기
  • 민들레처럼
    2005.03/24 1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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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독한투자자
    민들레처럼님...
    글이 재미있네요...
    VIP투자자문에 맞기시는것은 어떨까요 ?
    2005.03/24 16:18 답글쓰기
  • 고독한투자자
    2005.03/24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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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캉
    저는 3월 중순 삼성동 코엑스몰 서점에 갔다가 주식코너에 들리게 되었습니다. 평소에 썰렁하던 코너
    가 사람들로 북적였었는데, 거짓말 안하고 아줌마, 할아버지 포함 대부분 나이드신 분들이었습니다.
    특히나 할아버지 1분은 밑에 앉아서 열심히 주식서적을 탐독, 집에 오다가 와이프에게 이러이러한데
    혹시 꼭지가 아닐까 우스개 소리로 농담 걸던 생각이 납니다. ㅎㅎ 지금 고스란히 수익 내주고 있는 제가 좀 한심해서 넉두리 늘어놓습니다. 모두들 즐투 하세요~
    2005.03/24 21:56 답글쓰기
  • 미캉
    2005.03/24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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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금씩
    지금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지고 있네요 ^^ 거품인가 아닌가 걱정되기도 합니다. 기우가 아니길 빕니다만...
    2005.03/29 19:48 답글쓰기
  • 조금씩
    2005.03/29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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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모사
    저는 아무것도 모르지만 한가지 의문이 있읍니다.

    지금 우리나라 상황에서 꼭지가 걱정되어야 하나요?

    10년 동안 주식이 오른적도 10년동안 주식이 내린 적도 있지 않나요?

    주식 700에서 물반 고기 반이었으면

    이제 900~1000 왔다갔다 해도 뭐가 문제입니까?

    까짓거 800까지 내려갔다고 칩시다. 그래봐야 1년전 주가입니다.

    도대체 뭐가 두려우신데요......

    제 주위요? 아무리 얘기해도 돈벌면 밥이나 사라는 놈만 있지 절대 주식안합니다.

    주식 1000 남에 이야기 입니다. 그게 불쌍한 서민들에 모습이겠죠.

    제가 더욱 한심하게 느끼는 것은 1년전에 아무도 지금 물반 고기 반이니 빨리 주식사라

    하던 놈 아무도 없었다는 겁니다.

    근데 지금은 살게 없다는 사람이 나오네요.

    그게 사실이라고 칩시다. 그런데 저는 전혀 귀에 안들어 오네요.

    그러면 그때 주식 왕창사시지 뭐했나?
    2005.04/05 02:00 답글쓰기
  • 오모사
    2005.04/05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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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onman
    친구 소개로 여기 2~3번 들어온 신참입니다..
    나이는 인제 막 30대 초반에서 중반으로 넘어가는 정도입니다..
    그전에는 부동산에 관심을 가져.. 강남권에 아파트 한채 가지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앞으로 주식좀 해볼려고 들어왔습니다..
    이런 컬럼은 너무 고전적인 컬럼이네요.. 좀 재태크에 관심있는 사람이면
    역발상에 관련된 컬럼은 열댓번은 더 읽었을 겁니다.. 물론 실천이 어렵겠지만..
    앞으로 보다 핵심적인 컬럼을 기대합니다..
    2005.04/10 14:26 답글쓰기
  • ironman
    2005.04/10 1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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