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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길리건]'프리미엄회복 촉매' 내비친 국민은행

(5) 제임스 길리건 – 밴 캠펜 에퀴티 인컴 펀드

 

- 왜 보수적인 펀드들이 장기적으로는 공격적인 펀드들보다 성과가 좋을까요?

 

제 나름의 이론은 있지만 증명하기는 어렵군요. 저는 성장이든 가치든 훈련이 제대로 되어 있는 사람이면 누구나 장기적으로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가치투자자들은 그 특성상 훈련을 제대로 받죠. 하지만 성장형 펀드매니저들은 상대적 강점을 살피거나 가장 이슈가 되는 주식을 쫓는 것에 치중하다 보니 훈련에 소홀해 지는 것 같습니다.

 

- 당신의 포트폴리오에는 사람들이 당신의 포트폴리오와 어울리지 않는다고 말하는 AOL 타임워너와 마이크로소프트가 있습니다.

 

그것은 가치를 어떻게 정의하느냐에 따라 다른 것입니다. 우리는 PER에 그렇게 집착하지 않습니다. 그보다는 가격에 대비한 가능성을 살펴보죠. 예를 들어 우리는 AOL을 1996년 회계문제가 불거진 직후 샀습니다. AOL이 당시 수익은 없었지만 가치주였습니다. 수익 가능성이 분명히 있었죠. 가끔 우리는 그런 회사와 같은 기회를 찾습니다. 마이크로소프트의 경우는 자본수익률이 큰 편이고 어디에 써야 할지 모를 정도로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최고의 투자는 단기적인 문제 때문에 과도하게 가격이 떨어져버린 회사와 잠재력이 시장에 의해 인지되지 못한 회사에 투자하는 것입니다. 투자는 길을 잃었거나 인가가 떨어져버린 회사들을 사는 것입니다. 거기에는 큰 기회가 있습니다.

 

- 가치와 성장의 관점에서 가장 이상적인 회사는 어떤 거죠?

 

절대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다만 저는 8퍼센트에서 15퍼센트씩 성장하는 회사를 가장 좋아합니다. 15퍼센트가 넘으면 성장투자자들이 그 주식에 달려들어서 가격을 너무 올려놓지요. 그 중에서도 특히 성장률이 높고 자본수익이 자본비용을 초과하는 회사를 좋아합니다. 최고의 회사는 자본수익률이 최소 10퍼센트대는 됩니다. 그리고 풍부한 현금흐름을 만들어내고 자본지출에 대한 감가상각을 더 이상 하지 않으며 재무 상태가 건전할 뿐만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에 거래되는 회사들입니다. 그런 회사를 할인된 가격에 살 수 있으면 매우 좋은 실적을 올릴 수 있습니다.

 

- 투자 아이디어를 얻었을 때 그 주식의 가격이 매입할만한 가치가 있는지는 어떻게 결정하나요?

 

우선 회사의 과거 실적과 연결해서 그 추정치들을 살핍니다. 우리는 장기적인 자본수익률과 마진에 정말 많은 관심을 기울입니다. 특히 그 회사가 어떻게 수익을 얻게 되었는지를 꼼꼼하게 살펴봅니다. 이것을 판단하기 위해 순마진과 운영마진 뿐만 아니라 총마진의 추세, 매출비용과 일반비용, 관리비용, 연구개발비, 그리고 세율까지 봅니다. 그런 다음 이 비율들이 경쟁회사에 비해 어떤지를 살펴보고 최종적으로 현실적인 수익성은 얼마가 되어야 하는지를 판단하죠. 현재 수익 추정치가 표준화된 수익보다 높은 주식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표준화된 수익이 현재 추정치보다 높은 경우는 대부분 주가가 낮은 수준의 수익에 따라 결정된 것이라 오를 여지가 있지요. 특히 회사가 회생할 능력이 충분히 있다고 확신이 드는 경우 오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 회사가 투자할 가치가 있다는 것을 확인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없나요?

 

그때 촉매가 있는지 없는지 살펴봅니다. 그것이 정말 가치가 있는 주식이라면 아마도 최근 몇 분기의 수입과 마진 추세가 매우 좋지 않을 것입니다. 매출 성장률도 별로 안 좋을 것이고 마진도 별로 없을 것입니다. 그런 하락이 최저 수준에서 서서히 회복되길 기다리는 거죠.

 

 

길리건은 이른바 ‘촉매를 지닌 가치(value with a catalyst)’를 찾는다. PER보다는 매출 대비 기업가치(enterprise-value-to-sales)와 EBITDA 대비 기업가치(enterprise-value-to-EBITDA)를 선호하며 현재의 수익이 일시적인 요인에 의해 훼손되어 시장에서 할인되고 있는 주식을 가장 선호한다. 이러한 기업들을 집중적으로 연구하여 기업실적이 턴어라운드 하는 시점을 매수시점으로 잡고 있다. 길리건은 이를 ‘촉매’라고 표현하고 있다.

 

제임스 길리건이 선택한 “국민은행”

 

2005년 국민은행은 순이자수익의 감소와 중소기업 부문의 부진이 계속되는데도 불구하고, 신용카드 부문이 정상화되면서 1.3조원의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2002년 하반기부터 2004년까지 2년 반에 부진한 실적을 기록했지만, 상대적으로 2005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은 업종 내에서 가장 크게 작용할 전망이다. 2004년에 실적이 정상화된 은행(하나은행, 신한은행, 지방은행 등)들은 오히려 2005년 실적이 크게 개선되기 힘들지만, 상대적으로 순이익 증가율이 크게 나타날 수 있는 국민은행은 상대적으로 실적개선 폭이 클 전망이다..

 

국민은행의 실적이 저조했던 것은 대출 포트폴리오가 내수 경기에 민감하게 구성되어 있는데다, 자산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되었기 때문이다. 자산건전성이 나쁘다는 단점은 단기간에 개산하기 힘들 것으로 보이지만 반대로 대출포트폴리오가 내수 경기에 민감하다는 점은 내수 회복기에 상대적으로 실적 개선 폭이 클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국민은행은 4분기중 2.2조원에 이르는 상각 및 매각 영향으로 NPL비율이 2.64%로 전분기 대비 0.9%개선되었으며, 고정이하 Coverage율 역시 87.6%로 역대 최고 수준으로 제고되었다는 점은 긍정적인 부분이다. 그 동안 경쟁은행 대비 Coverage율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점이 부정적 요인으로 인식되었으나 금번 결산에서 이러한 우려감을 다소 해소시킨 점은 긍정적 부분이다. 하지만 내수 경기 회복 지연 영향으로 가계 및 중소기업 부문의 실질연체율이 전분기 대비 소폭 상승하고 있다는 점은 건전성 지표의 개선이라는 호재를 다소 반감시키는 요인이다.

 

 

국민은행의 이익에 가장 중요한 요인은 아직도 “대손충당금”이며, 대손충당금은 내수경기와 중소기업부실이라는 거시적 변수에 좌우되는 항목이다. 따라서 국민은행의 주가는 내수경기의 회복속도, 그리고 중소기업 부실의 추이에 의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최근 은행들은 자산증가의 한계 및 수익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위해 비이자부분의 수익 증가를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국민은행은 국내 제1의 점포망과 고객 수를 갖고 있어 금융상품과 보험 판매에 유리한 조건을 가지고 있어 주목되고 있다. 보험판매의 경우 KB생명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판매하는 동시에 여러 보험사와 제휴를 맺어 시장을 선점해 나가고 있으며, 적립식 투신상품의 경우에도 2004년 1조원을 판매하여 투신상품 판매 수수료는 분기당 250억원 이상 유입되고 있어 업계에서 가장 우수한 실적을 올리고 있다.

  

또한 국민은행은 신임 행장 취임 이후 조직 개편과 책임경영 체제 구축의 토대가 마련되고 있다. 합병 후 당연히 뒤따랐어야 할 조직과 인원의 감축을 통한 효율성 제고의 노력이 이제야 나타나는 것이다. 국민은행은 올해 3,800명에 달하는 인원의 명예퇴직을 예정하고 있다. 다소 늦은 감은 있지만 외형 성장이 이미 한계를 보인 시점에서 이러한 효율성 제고를 통한 수익성 개선 노력은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하다.

 

2005년은 신한지주의 “리딩뱅크로서의 성장전략” VS 국민은행의 “체제 정비 전략”이 펼쳐질 전망이며 외국계은행과의 본격적인 서비스경쟁 양상이 펼쳐질 전망이다. 이러한 구도에서 국민은행이 리딩뱅크로서의 위상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지의 여부가 국민은행의 프리미엄을 얼마만큼 회복할 수 있을지를 결정짓는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건규(bluemoon@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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