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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위 도전 용납않는 맥주의 신화
Best Brand, Best Stock - 하이트맥주
맥주업계의 신화는 계속된다.
맥주의 매력
보리 재배는 기원전 4200년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에서 발견되는데 이때부터 맥주의 음용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역사가 약 7000년이 되는 셈이다. 7000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맥주를 위협하는 다양한 음료들이 출현했지만 사람들의 맥주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이 기업화, 대형화 되고 버드와이저, 밀러, 칼스버그, 하이네켄, 코로나 등의 몇몇 브랜드가 전 세계 소비자의 머리를 지배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들은 맥주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창업가에게는 재앙과도 같다. 7000년 동안 맥주에 대한 입맛이 길들여지는 바람에 맛으로 차별화 된 제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막강한 브랜드와 자본력을 가진 플레이어가 버티고 있고 로컬 시장에서는 지역에 밀착되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만만찮은 현지 기업이 있다. 맥주는 대형 설비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다. 이 같은 불리한 상황에서 새로 맥주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기업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투자자에게 맥주 기업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맥주 사업은 7000년 동안 검증된 아이템이므로 최소한 10년 뒤에도 산업기반이 존재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맥주 기업들은 신규 경쟁자가 없고 주류라는 특성 때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익의 지속성이 보장되어 있다. 투자자가 맥주 기업에 투자한다고 하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그 중에서 누가 제일 강한가를 가려내는 것뿐이다.
하이트맥주의 성공 비결
주류 시장은 시장 진입도 어렵지만 이미 짜여진 판에서 순위를 뒤집는 것 또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해낸 기업을 우리는 신화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우리나라 맥주 시장의 신화는 단연 하이트맥주다. 이제 하이트맥주의 신화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명한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특히 마케팅 경영 사례에서 거의 빠지지 않을 만큼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 만년 2위 조선맥주를 1위롤 올려놓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수성이 창업보다 어렵다고 하는 것처럼 시장 탈환 뒤 방어도 어려운 일 중 하나다. 그러나 하이트맥주는 96년 맥주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04년 현재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58%에 육박한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은 5418억, 6635억, 7676억, 7936억, 8223억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수성을 넘어서 시장지배력을 오히려 공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하이트맥주가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하이트 브랜드를 깨끗한 맥주의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마케팅 전략에서 경쟁사를 깎아 내리는 방향으로 가면 당장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지만 스스로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지 못해 효과가 지속되지 못한다. 그러나 하이트는 맥주라는 상품에서 새로운 속성을 찾아냄으로써 스스로가 상당 기간 지속 가능한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소비자의 머리에 강렬하게 각인된 이미지는 맥주 같은 기호 음료의 판매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오비 맥주의 대응 실패를 들 수 있다.
오비맥주는 너무 오랫동안 1위를 지킨 나머지 2위 업체에 대한 대응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급격한 도전을 받게 되자 안일한 대응을 하고 말았다. 하이트의 도전에 맞서 내놓은 제품은 아이스, 넥스였다. 지금은 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정도로 대참패를 하고 말았다. 이어 박중훈 라라라 광고를 내세운 오비 라거를 출시해 자존심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사업의 물줄기를 돌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세 번째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있어 틈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본 하이트 브랜드 외에도 프리미엄급 맥주인 하이트프라임, 흑맥주인 스타우트, 생맥주인 하이트생, 카프리에 대응되는 엑스필, 수입맥주인 칼스버그까지 맥주와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탄탄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오비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1600ml 페트병 맥주까지도 같은 형태로 맞대응했다. 이런 맞대응 전략은 기본적으로 하이트라는 캐쉬 카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1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새로 내놓은 제품이 잘 되면 매출 증가, 안 되면 경쟁제품까지 같이 사장 시켜버리는 본전치기라는 장점이 있다. 대신 여기에는 고유의 하이트 브랜드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하이트맥주는 이를 무난히 수행했다고 판단된다.
신화는 이어질 것인가?
하이트맥주는 산업 특성, 고유의 체질 등에서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전형적인 내수 산업이라는 이유로 성장성에 의문을 받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장기적 관점보다는 단기적 관점이 하이트맥주의 주가를 흔들어놓는다. 예를 들면 이번 여름이 더울 것 같다 내지는 주세가 인하 된다라는 뉴스가 나오면 주가가 오르고 내수침체가 예상된다는 발표가 나오면 주가가 내리는 식이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단기적 뉴스에 의존하기 보다는 맥주 산업이 수명이 길고 그 산업에서 1위를 점하고 있다는 면에서 좀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하이트맥주의 성장을 논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하이트맥주가 성장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먼저 경쟁의 차원이다. 카스가 오비맥주에 인수되면서 맥주 시장의 구도가 단순해졌기 때문에 오비맥주의 경쟁력을 보면 하이트맥주의 경쟁력을 거꾸로 점칠 수 있다. 오비맥주는 ‘목넘김이 깨끗한 맥주’라는 컨셉을 가지고 OB에 자원을 집중했다.
그러나 OB는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저지했을 뿐 시장을 빼앗아오지는 못했다. 결국 투입한 자원에 비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오비맥주로부터 비롯된 페트병 맥주도 하이트맥주에 아이디어만 제공한 셈이 되었다.
이에 더해 지배구조상 오비맥주는 향후 공격적인 태도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올 3월에 오비맥주의 대주주인 인터브루는 유상감자를 실시해 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그리고 가동률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설비 증설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두 가지로 미뤄볼 때 오비맥주의 대주주는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이트맥주 입장에서 보면 공세에 대응할 자원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아도 되고 시장점유율 방어에서 자유롭게 된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에서 한 발짝 벗어나게 되면 소비자 독점력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 맥주 시장 성장률이 5% 내외의 저성장 국면으로 가고 있고 내수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내지 원가 인상분에 비례한 제품 가격 인상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하이트맥주의 지위와 앞서 언급한 경쟁 구도를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을 통한 성장은 무난하리라고 판단된다.
또한 작년 하이트맥주는 2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는데 오비맥주의 영업이익률이 10% 안쪽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높은 영업이익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맥주 산업이 거대 장치산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높은 가동률에서 주요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우선 내수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소비 감소와 원가 상승 압박을 흡수할 수 있고 브랜드 관리를 위한 마케팅비를 감당할 수 있다. 이익의 지속성과 기업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가치투자자가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하이트맥주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베스트 스톡은 우선주
하이트맥주가 오비맥주를 꺾을 것을 미리 예측하고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분명 큰 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측의 가능성 여부는 둘째 치고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현재는 하이트맥주가 부동의 1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탁월한 수치들을 매 분기 보여주고 있어 주가가 다소 높은 상태다. 작년 실적으로 PER은 13배, PBR은 1.9배다. 물론 안호이저 부쉬와 비교했을 때는 싸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 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미래가치를 섭섭지 않게 인정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하이트맥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가치투자자에게 적합한 베스트 스톡은 하이트맥주 우선주다. 보통주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가격 메리트가 있고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좋다. 하이트맥주는 부채가 적은 수준이 아니라 배당에 매우 적극적인 편은 아니지만 이익의 지속성이 담보되어 있는 만큼 배당의 질은 우수하다. 작년 기준으로 우선주의 시가배당률은 4.1%다. 배당뿐 아니라 보통주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괴리율이 축소되면서 나타나는 리레이팅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맥주업계의 신화는 계속된다.
맥주의 매력
보리 재배는 기원전 4200년 바빌로니아 함무라비 법전에서 발견되는데 이때부터 맥주의 음용이 시작되었다고 하니 역사가 약 7000년이 되는 셈이다. 7000년 동안 수많은 일들이 있었고 맥주를 위협하는 다양한 음료들이 출현했지만 사람들의 맥주에 대한 사랑은 여전하다. 달라진 점이 있다면 맥주를 만드는 양조장이 기업화, 대형화 되고 버드와이저, 밀러, 칼스버그, 하이네켄, 코로나 등의 몇몇 브랜드가 전 세계 소비자의 머리를 지배할 정도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이런 배경들은 맥주 사업을 새로 시작하려는 창업가에게는 재앙과도 같다. 7000년 동안 맥주에 대한 입맛이 길들여지는 바람에 맛으로 차별화 된 제품을 만들기가 쉽지 않다. 그리고 경쟁자들이 만만치 않다. 글로벌 시장에서는 막강한 브랜드와 자본력을 가진 플레이어가 버티고 있고 로컬 시장에서는 지역에 밀착되어 소비자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 만만찮은 현지 기업이 있다. 맥주는 대형 설비가 필요한 장치 산업이다. 이 같은 불리한 상황에서 새로 맥주 사업을 시작한다는 것은 상상하기조차 어렵다.
그러나 기업을 마음대로 고를 수 있는 투자자에게 맥주 기업은 매력적인 투자 대상이다. 맥주 사업은 7000년 동안 검증된 아이템이므로 최소한 10년 뒤에도 산업기반이 존재하리라는 것은 의심할 나위가 없다. 여기에 더해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맥주 기업들은 신규 경쟁자가 없고 주류라는 특성 때문에 충성도 높은 고객을 확보하고 있으므로 이익의 지속성이 보장되어 있다. 투자자가 맥주 기업에 투자한다고 하면 신경 써야 할 부분은 그 중에서 누가 제일 강한가를 가려내는 것뿐이다.
하이트맥주의 성공 비결
주류 시장은 시장 진입도 어렵지만 이미 짜여진 판에서 순위를 뒤집는 것 또한 어렵다. 그렇기 때문에 이 일을 해낸 기업을 우리는 신화라는 이름으로 부른다. 우리나라 맥주 시장의 신화는 단연 하이트맥주다. 이제 하이트맥주의 신화는 굳이 언급하지 않아도 될 정도로 유명한 옛 이야기가 되어 버렸다. 특히 마케팅 경영 사례에서 거의 빠지지 않을 만큼 탁월한 마케팅 전략이 만년 2위 조선맥주를 1위롤 올려놓는 성공의 밑거름이 되었다.
수성이 창업보다 어렵다고 하는 것처럼 시장 탈환 뒤 방어도 어려운 일 중 하나다. 그러나 하이트맥주는 96년 맥주 시장 1위에 오른 이후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내주지 않았다. 2004년 현재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은 58%에 육박한다. 최근 5년간 매출액은 5418억, 6635억, 7676억, 7936억, 8223억으로 증가 추세에 있다. 수성을 넘어서 시장지배력을 오히려 공고히 하고 있는 셈이다. 이렇게 하이트맥주가 신화를 이어나갈 수 있었던 비결은 세 가지 정도로 압축된다.
첫 번째는 하이트 브랜드를 깨끗한 맥주의 이미지로 소비자에게 각인시켰다는 점이다.
마케팅 전략에서 경쟁사를 깎아 내리는 방향으로 가면 당장은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지만 스스로 독자적인 이미지를 만들지 못해 효과가 지속되지 못한다. 그러나 하이트는 맥주라는 상품에서 새로운 속성을 찾아냄으로써 스스로가 상당 기간 지속 가능한 이미지를 창조해냈다. 소비자의 머리에 강렬하게 각인된 이미지는 맥주 같은 기호 음료의 판매에 결정적 역할을 한다.
두 번째는 오비 맥주의 대응 실패를 들 수 있다.
오비맥주는 너무 오랫동안 1위를 지킨 나머지 2위 업체에 대한 대응이 전혀 없는 상황에서 급격한 도전을 받게 되자 안일한 대응을 하고 말았다. 하이트의 도전에 맞서 내놓은 제품은 아이스, 넥스였다. 지금은 이 브랜드를 기억하는 사람도 많지 않을 정도로 대참패를 하고 말았다. 이어 박중훈 라라라 광고를 내세운 오비 라거를 출시해 자존심은 어느 정도 회복했지만 사업의 물줄기를 돌리기에는 이미 늦어버렸다.
세 번째는 제품 포트폴리오에 있어 틈을 보이지 않았다는 점이다.
기본 하이트 브랜드 외에도 프리미엄급 맥주인 하이트프라임, 흑맥주인 스타우트, 생맥주인 하이트생, 카프리에 대응되는 엑스필, 수입맥주인 칼스버그까지 맥주와 관련된 모든 부문에서 탄탄한 제품을 가지고 있다. 심지어는 오비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1600ml 페트병 맥주까지도 같은 형태로 맞대응했다. 이런 맞대응 전략은 기본적으로 하이트라는 캐쉬 카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또한 1위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는 새로 내놓은 제품이 잘 되면 매출 증가, 안 되면 경쟁제품까지 같이 사장 시켜버리는 본전치기라는 장점이 있다. 대신 여기에는 고유의 하이트 브랜드가 흔들리지 않아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있는데 하이트맥주는 이를 무난히 수행했다고 판단된다.
신화는 이어질 것인가?
하이트맥주는 산업 특성, 고유의 체질 등에서 여러 강점을 가지고 있지만 전형적인 내수 산업이라는 이유로 성장성에 의문을 받는 게 사실이다. 그러다 보니 장기적 관점보다는 단기적 관점이 하이트맥주의 주가를 흔들어놓는다. 예를 들면 이번 여름이 더울 것 같다 내지는 주세가 인하 된다라는 뉴스가 나오면 주가가 오르고 내수침체가 예상된다는 발표가 나오면 주가가 내리는 식이다.
하지만 예측할 수 없는 단기적 뉴스에 의존하기 보다는 맥주 산업이 수명이 길고 그 산업에서 1위를 점하고 있다는 면에서 좀더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하이트맥주의 성장을 논하는 것이 옳을 것이다. 장기적으로 하이트맥주가 성장할 수 있는 근거는 다음과 같다.
먼저 경쟁의 차원이다. 카스가 오비맥주에 인수되면서 맥주 시장의 구도가 단순해졌기 때문에 오비맥주의 경쟁력을 보면 하이트맥주의 경쟁력을 거꾸로 점칠 수 있다. 오비맥주는 ‘목넘김이 깨끗한 맥주’라는 컨셉을 가지고 OB에 자원을 집중했다.
그러나 OB는 하이트맥주의 시장점유율 확대를 저지했을 뿐 시장을 빼앗아오지는 못했다. 결국 투입한 자원에 비해 소기의 목적은 달성하지 못한 셈이다. 오비맥주로부터 비롯된 페트병 맥주도 하이트맥주에 아이디어만 제공한 셈이 되었다.
이에 더해 지배구조상 오비맥주는 향후 공격적인 태도로 나올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올 3월에 오비맥주의 대주주인 인터브루는 유상감자를 실시해 자금 일부를 회수했다. 그리고 가동률이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설비 증설을 하지 않고 있다. 이 두 가지로 미뤄볼 때 오비맥주의 대주주는 국내 시장점유율 확대 의지가 약하다고 판단할 수 있다. 하이트맥주 입장에서 보면 공세에 대응할 자원을 추가로 투입하지 않아도 되고 시장점유율 방어에서 자유롭게 된다.
이렇게 치열한 경쟁에서 한 발짝 벗어나게 되면 소비자 독점력을 바탕으로 한 꾸준한 가격 인상이 가능하다. 맥주 시장 성장률이 5% 내외의 저성장 국면으로 가고 있고 내수에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인플레이션 내지 원가 인상분에 비례한 제품 가격 인상은 아주 중요한 포인트다. 현재 하이트맥주의 지위와 앞서 언급한 경쟁 구도를 고려할 때 가격 인상을 통한 성장은 무난하리라고 판단된다.
또한 작년 하이트맥주는 26%의 영업이익률을 달성했는데 오비맥주의 영업이익률이 10% 안쪽이라는 것을 고려할 때 상당히 높은 수치다. 높은 영업이익률에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맥주 산업이 거대 장치산업이라는 것을 고려하면 규모의 경제를 바탕으로 한 높은 가동률에서 주요한 이유를 찾을 수 있다. 영업이익률이 높으면 여러 가지 면에서 유리하다. 우선 내수 침체에 따른 일시적인 소비 감소와 원가 상승 압박을 흡수할 수 있고 브랜드 관리를 위한 마케팅비를 감당할 수 있다. 이익의 지속성과 기업의 생존을 우선시하는 가치투자자가 중요하게 보는 요소를 하이트맥주는 가지고 있는 셈이다.
베스트 스톡은 우선주
하이트맥주가 오비맥주를 꺾을 것을 미리 예측하고 주식을 매수했던 투자자라면 분명 큰 돈을 벌었을 것이다. 그러나 예측의 가능성 여부는 둘째 치고 지난 일은 지난 일이다. 현재는 하이트맥주가 부동의 1위라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이 없고 탁월한 수치들을 매 분기 보여주고 있어 주가가 다소 높은 상태다. 작년 실적으로 PER은 13배, PBR은 1.9배다. 물론 안호이저 부쉬와 비교했을 때는 싸다고 할 수 있지만 한국 시장의 상황으로 볼 때 미래가치를 섭섭지 않게 인정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높은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 안목에서 하이트맥주를 긍정적으로 보는 가치투자자에게 적합한 베스트 스톡은 하이트맥주 우선주다. 보통주 가격의 3분의 1 수준에서 거래되고 있는 만큼 가격 메리트가 있고 상대적으로 배당수익률이 좋다. 하이트맥주는 부채가 적은 수준이 아니라 배당에 매우 적극적인 편은 아니지만 이익의 지속성이 담보되어 있는 만큼 배당의 질은 우수하다. 작년 기준으로 우선주의 시가배당률은 4.1%다. 배당뿐 아니라 보통주의 상승에 따른 시세차익을 기대할 수 있고 괴리율이 축소되면서 나타나는 리레이팅도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좋은 투자 대상이 될 것이라 생각된다.
최준철 wallstreet@viptooz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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